▼ 오늘은 스파이스(향신료) 투어를 하기 위해 숲속 농장으로 갔다.
▼ 농장에 들어서자 온갖 향신료 나무들의 은은한 향취가 코를 자극한다. 모두 열심히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냄새를 맡느라 여념이 없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가 생각나는 시간이다.
▼ 이 넙죽넙죽한 식물은 스와힐리어로 '셀리셀리' 라는데 무엇에 쓰는지는 그만 잊어버렸다.
▼ 이건 우리나라 생강과 비슷하게 생긴 '빈자리'라는 식물인데, 샤프란 대신 쓰는 노란 향료란다.
▼ 아이들이 좋아하는 바닐라아이스크림에 들어가는 '바닐라', 길쭉길쭉하게 생긴 덩굴식물이다.
▼ '시나몬'이라는 계피향이 나는 식물껍질이다.
▼ 이 청년이 바나나껍질을 이용하여 하나하나 담을 수 있는 봉투를 만들어 나누어 주었다.
▼ 독특한 모양의 열매를 주렁주렁 매단 이 나무는 '휘니스'라고 한다. 생전 처음 보는 열매와 식물들이다.
▼ 커피 중 하나라는 '(음)차이' 식물이다. 아래 것은 고슴도치 같은 '두리안' 열매이다.
▼ 배앓이 치료로 쓰인다는 '클로부스' (생강) 잎이다.
▼ 이 식물은 '목에 좋은 차' 라고도 설명한다.
▼ 초코렛 원료로 쓰인다는 '파카오'. 아래는 바나나 나무.
▼ 톡 건들면 잎이 오므라지는 '미모사' 분홍색 예쁜 꽃이 피었다.
▼ 목화솜처럼 보이는 이 열매는 '카포크'라고 한다. 어찌나 빨리 설명하면서 지나가는지 사진을 찍고 설명을 메모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단체 투어의 단점이지만 아쉬움은 잠깐이다.
▼ '삘리삘리'라는 자잘한 이 붉은 열매는 립스틱, 연지 등으로 사용한단다. 옅에 섰던 청년이 시범을 보이자 아가씨들이 입술에 발라보고 서로 보면서 웃는다. 즐거운 식물학 공부시간이다.~
▼ 화장품 향의 원료라는 '랑귀랑귀' 모두의 손에 발라주는데 자연향의 은은함이 코끝을 유혹한다.
▼ 반으로 자르니 앙증맞은 씨가 경탄을 자아내는 이 작은 열매는 '나투메꾸'라는 건데 고기요리 소스에 쓰인단다.
▼ 노래를 부르며 리듬에 맞추어 한 청년이 하늘 높이 치솟은 코코넛 나무로 다람쥐처럼 잘도 기어 올라간다. 비켜서라며 코코넛을 툭툭 떨군다. 그리고 내려와 두발 사이에 넣고 척척 깎는데 칼에 베일까 보는 우리는 조마조마하다. 모두를 둘러앉아 잘라주는 여러 가지 과일들을 맛보며 잠시 쉬는 동안, 그들이 만들어 준 바구니, 풀벌레 목걸이, 왕관, 넥타이들을 하고 사진 찍으며 즐겁고 재미있는 경험을 하였다.
▼ 이 두 분은 룸메이트였는데, 왼쪽분은 공항에서 떠날 때 내 옆에 앉았지만 같은 여행팀인 줄 몰라 도착할 때까지 말 한 마디를 나누지 않았다. 그래도 그렇지, 선생님이라는데 그렇게 얌전할 수가! 나중에 들으니 영어 선생님이라는데, 영어로 말하는 거 한 번도 못 들어보았다.ㅎ
오른쪽 분은 서글서글한 경상도 해운대 사나이, 해운업에 종사했지만 앞으로 가업인 도자기업을 할 생각이라고... 형님이 유명 도예가라고 한다. 두 분 모두 착하고 인간성 좋은 분들이었다.
▼ 근처 호텔의 예술적인 알림판에 눈길이 갔다.
▼ 흑인노예들의 영령을 위로하기 위해 노예시장 위에 세워진 대성당으로 갔다. 안에 들어가니 성당 전체의 모형도와 함께 지하에는 그 당시 노예들을 가두었던 골방들이 쇠사슬과 함께 보존되어 처참했던 당시의 상황을 증언하는 듯 했다. 아마도 흑인들을 지금 동물원의 오랑우탄 정도로 생각했었나보다. 어떤 인간에게 그럴 권리가 있는 것일까?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고개 들고 일어설 수도 없는 공간에 짐짝처럼 차곡차곡 재여진 흑인들은 배를 타러가기도 전에 반 이상이 죽어나갔다. 또 항해를 하면서 반은 죽어 버려지고, 결국 생존력이 특출한 강인한 흑인들만이 그나마 노예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니 오늘날 일부 흑인들의 약탈은 참혹한 일을 당한 조상에게서 이어온 인과응보의 순리가 아니겠는가!
▼ 날씨가 뜨거워 이층에서 쉬다가 깜박 교회 뒷뜰에 있는 노예들의 처참함을 증언하는 조각상을 보지 못하고 나왔다. 2층 시원한 휴게실에서 사진잡지들을 보다가 내려와서는 전시된 미술작품들을 감상하였다.
▼ 공주처럼 차려입은 이 꼬마 아가씨는 넉넉한 집 따님인 모양이다.
▼ 시장에서는 말로만 듣던 사탕수수즙을 짜서 팔고 있었다. 시원하고 자연스러운 달콤한 즙을 한 컵씩 사먹었다.
▼ 금방 구워온 듯 보이는 빵을 사서 조금 먹어보니 여간 맛있지 않았다. 그래도 물건을 사면 사진 찍는 것을 마다하지는 않았다. 늘 사먹어야 했던 과일, 야채들도 신선하고 맛있었다. 오돌도톨한 두리안 열매의 맛은 달콤하긴 했으나 껍질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를 맡느니 안 먹고 싶은 과일이다.
▼ 룸메이트 손에 한 예쁜 헤나문신. 여행내 지워지지 않았다. 나도 해보고 싶었지만 눈에 띄는 게 신경 쓰여 말았다.
▼ 대문의 호화로운 장식으로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나타낸다고 한다.
▼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파는 아저씨. 더위에 유혹을 느꼈지만 행여 배탈 날까 사먹지 못했다.
▼ 옷가게가 자기집인 듯, 이 꼬마 아가씨 아까 성당에서 본 멋부린 꼬마네! 서양인 관광객 오빠랑 찰칵!
▼ 딸의 머리를 땋고 있는 엄마, 활짝 웃으며 1$ 내고 찍으라고 한다. 무조건 거부하는 것보다 모델료를 받고 찍으라고 하는 게 차라리 낫다.
▼ 어디나 있는 기념품 가게에 들어가 여러가지 물건들을 구경하고 친구들 줄 소품을 몇 개 사기도 했다.
▼ 기념품 가게에서 파는 멋진 의자다. 앉아보지 말라는 경고문이!
▼ 잔지바르에서 다시 돌아온 스톤타운. 이 골목 낡은 집들이 왠지 정감어린다. 하룻밤 자고 고속 페리호를 타고 다르에스살람으로 돌아간다. 그리고는 잠비아의 수도 '루시카'로 기나긴 여정을 계속한다.
▼ 또 신원을 기록하고 배를 타기 위해 뜨거운 햇볕 아래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여행의 반은 이동하는 시간일 것이다.
▼ 숙소로 가는 미니버스의 조수가 찬 시계가 탁상시계 만큼이나 크다. 잠비아에 도착하여 묵은 숙소는 2인 1실이었다.
▼ 탄자니아의 '니에레레' 대통령은 스와힐리어를 국어로 채택하여 나라의 뿌리를 살린, 우리나라로 치면 세종대왕과 비슷한 이다. 그는 교육학과 문학을 전공한 교사 출신으로 성경, 섹스피어의 희곡 등을 번역한 실력가이다. 국민들의 문자해독에 힘씀으로 문맹율 낮추고 문화발전에 기여하였다. 국민들은 그를 '음왈리무'(선생님)라 부르며 존경하여 화폐에 그의 얼굴이 실리고 곳곳에 초상화를 붙여놓았다. 서민들도 신문구독을 할 수 있게 되었단다.
▼ 아프리카인의 주식이라고 할 수 있는 '우갈리' 지역마다 호칭이 다른 이 음식은 하얗고 찰진 옥수수 가루로 만든 일종의 백설기 같은 떡이라고 할 수 있겠다. 손으로 떼어 조물조물 만진후 소스에 찍어먹는데 먹을만 했다.
▼ 룸메이트는 역시 선생님이라 어디가나 아이들이 염두에 있었다. 여러 가지 짐승의 모양을 정교하게 도장으로 새겨주는 좌판을 발견하고 주문을 한다. 인상 좋은 이슬람 청년은 그녀가 예뻤는지 두어 번 할인이 안 된다고 고개를 저었지만 가격을 후하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하나 더 주어 그녀를 마냥 기분좋게 해주었다. 어린 아이들이 이 색다른 동물 도장들을 찍어 칭찬해주면 얼마나 기뻐할지 안 봐도 눈에 선하다.
▼ 우리나라 '마' 같이 생긴 야채인데, 깎아 구운 것을 사먹어보니 목이 메는 반고구마 같은 맛이었다.
▼ 길거리에는 사탕수수를 잘라 다발로도 팔았다. 또 담장 쇠꼬챙이에 셔츠를 걸어놓고 파는 상인도 있었다. 대개 왠만한 상점은 쇠창살을 해놓고 보안을 철저히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어시장의 해물을 조리해서 파는 좌판 시장. 해물을 파는 어부들은 물론 해물을 사러온 많은 사람들이 요기를 한다.
▼ 해물을 먹고싶었지만 도매시장이라 구경으로 끝내고, 차 속에서 먹어야하는 야채 과일을 사갖고 숙소로 돌아왔다.
▼ 버스정류장 앞 리어카에서 파는 문어, 오징어 맛있었다.
▼ '달라달라' 라는 미니버스를 타보기로 하고 호텔이름을 대니 버스 차장마다 모두 다 간다고 한다? 아닌 거 같은데...
호텔키에 적힌 이름을 운전기사들에게 보여주니 한 운전 기사가 타라고 해서 무사히 호텔 앞 거리까지 잘 왔다.
▼ 숙소에서 쉬는 동안 뒤적여 본 잡지들에서 본 사진이다.
▼ 기념품 가게에서 산 흑단나무 빗, 냉장고 등에 붙이는 인디언 소년, 하마 돌접시.
▼ 룸메이트가 아침에 주문했다 찾아온 고무도장들. 나름 솜씨좋은 예술품이다.
* 우리가 묵었던 호텔과 옆 건물의 노점상들이 풍성한 시장을 방불케 한다.
▼ 마냥 느리게 나오는 아침 식사. 토스트에 달걀후라이, 커피나 홍차. 베이콘이나 과일까지 나오면 훌륭한 식사였다. 아침 식사를 하고 호텔밖으로 나가니 길에서 파는 '나찌'라고 부르는 뜨거운 하얀 흰죽이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 호텔 로비에서기다리는 동안 사람들이 TV에서 나오는 인도 드라마를 보고 있다. 우리는 차를 타고 타자라 역으로 간다. 11시 출발한다고 했지만 12시가 되어 도착한 미니버스는 가다가 기름을 넣는 것은 물론 타이어 바람까지 넣고 떠난다. 기차가 3시 50분에 출발한다고! 그런 걸 2시차라고 해서 아침부터 수선을 떨었다. 에구구! 기다리다 지쳐요!!! 역에서는 또 문을 잠구었다 30분도 지나 열어서 밖에 나간 사람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안을 들여다보고 서있게 하질 않나, 아무튼 낯설고 이해하기 힘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참 내, 사서 고생이라더니...
▼ 타자라 열차는 '탄자니아 - 잠비아' 철도의 준말이다. 말라위나 잠비아로 가는 가장 좋은 교통수단이란다. 자그만치 2박 3일을 가는 열차이다. 우리는 운좋게 43 시간 만에 도착했지만 보통 50시간 정도를 잡는단다.
▼ 아기들을 위한 동물 그림을 그린 가구도 갖추어져 있는데, 아기는 한 명도 없네!
기다리는 동안 룸메이트, 또 망고 먹기 시작! 아예 별명을 '망고'라고 부를 정도로 망고를 좋아했다. 난 좀 먹으니 질리던데...
▼ 개찰구가 열리자 밀물처럼 몰려나오는 가지각색의 수많은 사람들.
▼ 그 많던 사람들과 짐들이 모두 열차에 오르고 텅빈 개찰구를 뒤로 20 칸이 넘는 길고 긴 열차는 떠났다.
▼ 4인 1실로 2층침대가 놓인 일등석은 깨끗한 편이었다. '덜커덩 덜컹, 삐이익!' 쉬지않고 내지르는 괴성만 아니면 퍽 낭만적이었다. 여행이 취미라는 머리 긴 소녀같은 이 분은 퍽 얌전한 선생님이었는데, 아직 제짝을 만나지 못한 나이 많은 미스였다. 오랜 시간을 차창밖을 내다보면서 광활한 아프리카 대륙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였다.
▼ 가는 나라마다 화폐가 달라서 매번 바꾸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잠비아는 기차에서 환전하는 게 낫다고 했다. 유로화처럼 아프리카화도 통일되면 편리할 텐데, 아직은 어림없는 이야기겠지만 언젠가는 나라끼리 협상이 잘 이루어지고 경제가 고루 발전하면 가능할 것이다.
▼ 삼등칸으로 갈수록 장사하는 이들이 많이 몰려든다. 간식으로 식사를 때우기 때문이다.
▼ 일주일에 두 번 지나간다는 기차를 보는 일은 아이들에게 즐거운 일이다. 타지에의 동경과 함께 간식을 얻기도 하니까...
▼ 기차가 중간 역에 멈추어 서면 일행은 모두 내려 몸을 쭉 펴보지만 얼마를 쉬는지 대중없어 불안한 마음에 곧 다시 들어가야 했다.
▼ 가는 동안 비가 쏟아지기도 했지만 곧 그치면서 드넓은 대륙의 신선한 느낌을 더하곤 했다. 차에서 종업원들이 식사를 주문받아 주식인 '우갈리'를 시키니 손을 씻을 물을 따라준다. 비프스프 맛이 아주 좋았다. 기차에서 환전하는 게 낫다고 해서 환전상인들과 가격을 흥정하는 모습도 흥미로웠다.
▼ 기차가 쉬는 곳마다 모여들던 수많은 아프리카 사람들. 그들의 다채로운 모습은 긴 여행을 흥미롭게 하였다. 사진 찍히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 우리를 구경하는 그들의 웃음이 환하다.
▼ 이곳은 사는 형편이 비교적 좋은 마을인 듯 깔끔히 정리된 주택들의 양철지붕이 햇빛에 반짝였다. 우리 나라도 새마을 운동으로 농촌의 초가지붕을 모두 양철지붕으로 개량했던 시절이 있었다.
▼ 기차에서 이틀밤을 자고 난 아침, 우리는 '루사카'에 도착해서 국경을 넘는 비자를 내느라 줄을 서서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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