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외국 영화

영화 '아쉬람' : 사랑

나무^^ 2010. 2. 28. 00:50

 

 

 

                                                    제작     캐나다. 인도

                                      감독     디파 메타

                                      주연     리사 레이, 존 아브라함 외 다수 

 

 

                친구들과 만나 이대 모모극장에서 보았다. 오기로 한 친구가 연락이 되지 않아 기다리다  

                     아깝게도 표 한 장을 버렸다. 친구는 휴대폰을 놓고 나간데다 볼일이 늦어진 모양이다.

 

                     이 영화는 영상미가 돋보이고 내용적 울림도 깊은 아름다운 수작이었다.

                     몇 년전에 가본 인도 갠지스강을 다시 보는 감회가 새로웠다. 그 이면에 감추어져 알 수 없었던

                     기구한 여인들의 삶을 영화를 통해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아쉬람'이란 흰두교도들이 머물며 수행하는 사원을 뜻하는 힌디어라고 한다.

                     엄격한 힌두교 교리에 희생되는 여성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노출시킨 탓에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폭동과 심지어 시위자 중 자살까지 일어나자 영화제작을 중단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5 년후 바라바시가 아닌 스리랑카에서 바라바시를 세트촬영하는데 성공하였다고 한다.  

                     또한 8살 쭈이야역을 맡은 '사탈라'는 영어도 힌디어도 할 줄 모르는 스리랑카 소녀였다니

                     감독의 노력과 어린 아이의 연기가 뛰어남을 알 수 있다.

 

                     한 식구의 입을 덜기위해 어린 딸을 결혼시킨다. 그들 가운데는 신랑이 죽어 신부라고 하기도 전에

                     과부가 되어 버림을 받고 불가촉천민이 되어 살아가는 여인들의 집단, 그들의 체념한 삶 속에도

                     사랑은 찾아들지만 관습을 뛰어넘을 수 없는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절망 뿐이다.

                     집단 속에서 합리화된 절망, 그것은 누구를 위한 희생인가?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1930년대 간디 살아 생전의 모습을 등장시킴으로 이 영화는 사실감을 더하고

                     안일하게 지켜져 내려오는 관습과, 진리를 지키기 위한 실천을 대립시키는 양상으로 진한 감동을 연출한다.

                    '신을 진리라고 믿었지만, 이제 나는 진리가 신이라고 믿는다'고 말하는 간디의 선각적 발언으로 말미암은 

                     사회적 동요는 개인 뿐만 아니라 사회전체를 뒤흔드는 혼란을 가져오고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지켜져 온 관습에 대항하는 용기가 필요함을 일깨운다.

                     마지막 장면 오랫동안 멈춘 여인의 얼굴은 잊을 수 없는 감동을 각인시키며 마음을 사로잡는다.

 

                     운명! 인력으로 저항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이것을 운명이라고 생각하며 받아들인다.

                     그러나 그 운명은 누가 만들어 가는가? 신이? 나는 그런 신은 없다고 생각한다.

                     내 운명은 내가, 나아가 함께 공존하는 사회구성원들이 만들어가는 것일 뿐이다.

                     진리! 그 진리조차도 시공간에 따라 변한다. 세상의 모든 존재하는 것은 변한다는 사실, 그것이 진리일 뿐이다.

                              그래서 진리 또한 '있으면서 없고 없으면서 있는 것'이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생각하게 된다.

 

                     인간의 희노애락을 직설적으로 노출시키기보다는 수려한 영상과 세련되고 절제된 연출로 

                     승화시킨 품격 높은 잘 만든 영화였다. 영화 전편에 흐르는 음악도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