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을 읽고

그리스인 조르바 (카잔차키스)

나무^^ 2010. 5. 18. 18:44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이윤기 옮김

  

영상 음악회에서 오페라 한 부분으로 '그리스인 조르바'를 보고 그의 춤과 인간성에 매력을 느꼈다.

 그리고 책을 사 읽으면서 현대 그리스 문학의 대표적 작가라 할 수 있는 '니코스 카잔차키스'를 알게 되었다. 

 '20 C 문학의 구도자'로 불리는 그의 사상적 배경이 된 베르그송, 니체, 그리고 붓다는 '조르바'라는 실존인물인 주인공을 통해 흥미진진하게 투영된다.

신이란 인간이 딛고 넘어가야하는 단계에 불과한, 그 도약의 디딤돌로 인간이 창조한 존재일지 모른다는 그의 생각을 베르그송의 생철학에서 확인한 그는 '신은 죽었다'고 말한 니체의 심연으로서 초인의 자리를 우리의 의지로 차지해야 함을 알린다. 

                            

주인공 나와 조르바가 함께 겪는 삶의 일상은 결국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육체와 영혼, 물질과 정신, 내재적인 것과 초월적인 것 등등, 영원히 모순되는 반대개념에서 하나의 조화를 도출하려던 그에게 육체와 영혼은 둘이 아니라 하나였다.'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사업이 거덜나던 날, 세상에 거칠 것이 없는 자유인 조르바는 바닷가에서 춤을 추었고, 작가인 나는 그와 헤어져 '그리스인 조르바'를 썼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보라, 조르바는 사업체 하나를 춤으로 변화시켰다. 이것이 바로 '메토이소노, 거룩하게 만들기' 이다. 나는 조르바라고 하는 위대한 자유인을 겨우 책 한 권으로 변화시켰을 뿐이다."

생전에 작가가 마련해 놓았다는 묘비명의 문구는 그가 일생동안 추구했던 꿈과 이상을 대변한다.

'나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이것은 붓다가 깨달은 진리이기도 하다. 

일용할 양식을 먹고 삶의 희노애락을 가슴 가득 느끼되 그것에 사로잡히지 않는 자유로운 인간 조르바, 산전수전 온갖 풍상을 다 겪고 비로서 자유를 누릴 수 있었던 그는 '최후의 인간(작가가 말하는)'이 아니겠는가!  

                           

삶은 삶이 무엇인지 깨닫기 위한 여정일 것이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다양한 모습으로 삶을 깨닫기 위해 몸부림친다. 그리고 사라진다. 자신의 깨달음이 어느 정도에 이르렀는지 알지 못한 채...

잡다한 삶에 매여 진정한 자유를 누려보지도 못한 채...

'안소니 퀸' 주연의 흑백 영화에서 보여주는 조르바의 자상하면서 따뜻한 인간적 면모와 세상의 모든 고뇌를 한바탕 흐드러지는 춤으로 털어내는 자유의지를 배우는 멋지게 연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