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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기쁨 (피에르 신부 作)

나무^^ 2010. 7. 13. 14:22

 

 

 

Abbe Pierre 지음   백선희 옮김   마음산책 출판

  

"타인은 지옥이다' 라고 사르트르는 썼다. 나는 마음 속으로 그 반대라고 확신한다. 타인들과 단절된 자기자신이야말로 지옥이다...

 타인은 내 삶의 '단순한 기쁨'이 될 수 있다." 라고 필자는 말한다.  

 

 카톨릭 신부라는 종교인에서 나아가 진정한 휴머니스트의 삶을 살다간 그는 세상의 빈곤과 불평등, 불의에 맞서 치열하고 걸림없는 박애주의를 실천한 성인이나 진배없는 귀하고 아름다운 사람이다. 전쟁과 살인과 불의에 길들여져 자신의 안락만을 꿈꾸며 사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인간다운 삶의

'구원'을 몸소 실천하며 세상을 밝힌 그의 업적들을 읽으며 숙연해진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곡식이 되어 수많은 사람들을 먹이듯이 그는 '엠마우스'를 통해 상처입은 독수리- "나는 인간의 마음이 상처입은 독수리와 같다고 여긴다. 그림자와 빛으로 짜여져 영웅적인 행동과 지독히도 비겁한 행동 둘 다를 할 수 있는 게 인간의 마음이요, 광대한 지평을 갈망하지만

끊임없이 온갖 장애물에, 대개의 경우 내면적인 장애물에 부딪히는 게 바로 인간의 마음인 것이다."- 들과 손을 잡고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육신의 보금자리를 지음으로 정신적 구원도 함께 이루도록 해주었다.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에 대해 깊은 성찰과 이해를 지닌 그는 자신이 믿는 신의 사랑과 자비를 스스로 실천함으로 신의 존재를 증명해보였다. 

타인에 대한 사랑과 헌신으로 자신의 영혼이 느낄 수 있었던 그의 기쁨은 온갖 장애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함께 자기 자신을 이김으로 내면적 자유를 누릴 수 있었다. 신앙이 내 자신에게 구원이 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권력과 반목에 이용될 뿐이다. 따라서 본질을 잃어버리는 타인을 향한 무기가 될 수 있는 일이다.

 

누구나 필자처럼 바르고 깊은 신앙심을 지니고 살아갈 수는 없는 일이겠으나, 적어도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 생각하는 이라면 이 분의 진솔하고 아름다운 삶의 고백에 귀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 또한 책을 통해 훌륭한 한 인간을 만나는 즐거움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일이다.

책을 선물해 준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