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친구와 함께 나선 봄 나들이 '청산도'는 눈부신 유채꽃밭, 바람결에 춤추는 아름다운 청보리밭으로 우리들 마음을 황홀하게 맞아주었다. 옷깃을 여기게 하는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아침 7시30분에 신사역에서 28인용 리무진 2대가 나란히 출발하여 전남 완도에 도착하였다.(싱글벙글 여행카페)
완도 수목원에서 주위를 둘러본 후 동백꽃 핀 등산로를 40여분 트레킹하였는데 시간이 짧아 좀 아쉬웠다. 그리고 이동하여 전망대에 올라 시내를 둘러보았는데 무척 높이 솟은 전망대는 끝까지 올라가는 건 아니었고, 3층까지만 올라가 내려다보았다. 유리창이 맑지 않아 사진을 찍는 것도 생략하였다. 넓디넓은 바다에 펼쳐진 여러 섬들이 고즈넉하니 눈에 들어왔다.
* 영화 촬영을 했던 포구에 들러 민속마을도 둘러보았다. 텅빈 셋트장의 모습은 영화에서처럼 아름답지는 않았지만 멋진 장면들을 생각나게는 하였다.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구경하느라 포구 사진도 찍지 않았네!
* 완도에서 여장을 풀고 선착장에 나가 저녁식사를 하였다. 휘황한 불빛들은 도시인들에게는 피곤할 뿐, 아름답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대문짝만한 간판들에 비해 음식이나 서비스는 졸속하였다. 진행자 '도도'씨를 따라가 회를 먹을걸, 술을 먹지 않아 그들의 술자리가 부담스러울까봐 빠졌더니...
4인이 함께 든 방은 조촐하니 깔끔하였고 동행한 이는 대학에서 근무한다는 얌전하고 예쁜 이였다. 성격이 활달해 보이는 이는 다른 일행들과 어울렸고, 교사이신 또 한 분과 함께 어울려 다녔다.
아침 식사후 일찍 여객선을 50여분 타고 청산도에 도착하였다. 영화 '서편제'에서 보았던 아름다운 풍경은 시멘트 길로 변해서 그 멋을 느끼기 어려웠지만 섬주민들이나 여행객의 편리함을 위해서 그리 했을터이니 타박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좀 아쉽다. 풍경과 어울리는 흙길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스러움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햇빛에 반사하는 노오란 유채꽃밭의 화사함과 바람결에 춤추는 청보리밭의 아름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 마늘밭에서 막 다듬은 마늘을 파는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다 한 단 사서 가방에 넣었더니, 마늘향이 어찌나 진한지 버스 속에서 다른이에게 폐가 될 것 같아 좀 민망했다. 집에 가져와 다음날 가늘게 썰어 묻혀서 삼겹살 구이와 먹었는데 그 맛이 일품이었다. 길을 걸어가다 지천인 쑥도 좀 뜯어왔다. 살짝 데쳐 된장국을 끓여 먹으면 몸에 좋으니까...
* 보기 드문 흙길을 따라 걸으며 일상을 벗어난 자연의 한적함을 마음껏 누렸다. 10개 코스를 다 돌아보지는 못하고 관광버스(5000원)를 이용하여 서편제 길과 돌담길, 해안길을 걸으며 구경했다. 미니버스를 이용한 사람들은 모두 둘러보았겠지만, 친구와 마음 내키는대로 걸어다니는 것도 좋았다. 가는데마다 영어와 한글을 붙여 써서 촌스러움을 느끼게 했다. 예를 들어 '슬롯길'이라는 표찰을 '느림의 길(walk slowly )'이라고 쓰면 자연스러울텐데...
* 섬에서 나올 때 점심식사를 맛있게 한 곳이 있었는데, 수협 뒷쪽 골목으로 '섬마을'이라는 식당이었다. 7,000원 백반의 미역국과 반찬들이 모두 맛있고 깔끔하여 추천한다. 주인장의 인심도 후하고...
돌아오는 버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드넓은 평야, 아파트 가득한 곳에서 사는 도시인의 마음을 트이게 한다.
* 미술교사라는 분이 버스에서 안내 봉사를 하는 등 관광에 힘쓴 흔적을 많이 느낄 수 있는 깨끗하고 조용한 섬이었다. 혼자 사는 노인분들의 외지로 떠난 자식들에의 그리움이 집집마다 가득한...
봄나들이에서 돌아오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점심 먹고 바로 출발한 덕에 그리 밀리지 않고 서울 신사역에 도착한 시간은 9시 30분 경이었다.
6월에 여행까페에서는 청산도에서 하룻밤을 자는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완도에서 숙박을 하는 것보다 좀 더 청산도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 좋을 것이다. 좀 멀지만 친구들과 함께 봄나들이 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휴대용 작은 카메라의 성능이 별로라 좋은 사진은 못 되나 그래도 체력이 약한 내게는 매우 편리하고 고마운 물건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즐기는 것으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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