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우리나라)

명절에 떠난 남도여행 (순천만~항일암~오동도~통영~소매물도)

나무^^ 2016. 2. 13. 16:46

 

                                                                                

 

 '싱글벙글' 까페에서 설날 12시에 떠나는 남도여행(2015. 2. 8 ~ 10일)이 있어 동네친구와 함께 가기로 했지만, 과로로 병이 난 친구는 취소하고 혼자 길을 나섰다. (16,5000 + 30,000원) 신사역에서 정각에 버스가 출발했다. 가이드까지 27 명을 태운 리무진 버스는 전용도로를 달리며 예상외로 밀리지도 않고 일몰을 보기 좋은 시간에 맞추어 순천만에 도착하였다. 인원점검을 하며 좌석배치를 하는데 나와 동명이인이 있었다.ㅎ

이 여행사로 국내여행을 네번째하는데, 20대부터 70대까지 연령층으로 조용한 분위기가 맘에 든다.

오래전에 와 보았던 순천만 갈대밭은 잘 조성이 되어 장관을 이루며 보는 이의 마음을 흐믓하게 하였다. 단체여행이라 전망대까지 갔다오는 길이 바빠서 아쉽게도 생태관 건물에는 들어가 보지 못했다. 석양이 물든 채 어두워져가는 하늘을 가득 떼지어 날아가는 철새들의 군무도 장관이었다.

  

 

    

 

 

 

 

 

   

 

 

 

 

 

 

 

 

 

 

 

   

 

 

 

 

 

  

 

   

 

 

 

 

 

    

 

 

 

 

 

    

 

 

 

 

 

 

 

    

 

 

 

  

 

   

 

      

 

 

              

 

    

 

 

* 갈대밭을 지나 바쁘게 전망대까지 걸어갔다오니 땀이 흠뻑 났다.  인심 후덕한 주인이 숭늉까지 주는 음식점(일품)의 꼬막정식(15,000원)을 맛있게 먹고 일행은 숙소로 향했다. 여행사에서는 아침 두끼만 포함되어있어 개인 부담을 했다. 뜨거운 물이 비치된 안락한 버스와 모든 일정이 좋았다. 숙소는 항일함 아래 언덕의 넓지 않은 방을 4인이 사용해야 했다.친구인 두 사람과 나처럼 혼자온 이, 그렇게 넷이서 이틀간 방친구가 되었다. 함께 온 친구 두 사람중 한 사람이 명절증후군듯 몸이 아프자 친구는 슬며시 나가 약을 사다 주며 그녀를 돌보았다. 구정인데도 문을 연 약국이 있었나보다.

또 한 여인는 성품이 선하고 술 뿐만 아니라 음식도 폭풍흡입하듯 잘 드셨다.ㅎ 근데 건강진단도 하지 않는다니...

첫날밤 몇 사람이 모여 흥겨운 자리를 마련했는데, 새벽에 일몰을 보러 가려면 아무래도 무리일 거 같아 사양하였다. 혼자 온 남자분, 뒤늦게 신청하여 독방(2만원추가)을 쓰게 되었는데 평소 습관대로 깨벗고 자는 바람에 방바닥은 뜨거웠지만 윗풍이 있어 결국 감기몸살에 걸리고 말았다. 아마도 그동안 좀 피곤한 일상을 보낸 모양이다.  

새벽 6시30분, 항일암에 올라 몇년만에 다시 일출을 보았다. 언제 어디서 보아도 그 광경은 장엄하고 아름답다. 

조금씩 어둠이 걷히며 드러나는 항일암의 모습과 드넓은 바다가 장관을 이루며 감동적이었다.

 

 

 

 

 

 

    

 

       

 

 

 

   

 

 

 

   

 

 

 

 

 

   

 

 

 

   

 

 

 

   

 

 

 

   

 

    

 

 

 

 

   

 

 

 

 

 

   

 

 

 

 

 

   

 

   

 

 

 

 

 

   

 

 

* 여수 항일암에서 일출을 본 후 먹는 아침밥은 운동을 한 후라 맛있었다. 과식하고 힘들어하는 이가 있을 만큼ㅎ...

이번 여행은 제법 걷는 시간이 많아 체력이 약한 나는 땀이 나고 힘들었지만, 경치가 좋고 공기도 상쾌해 기분이 좋았다.

이제 버스를 타고 오동도를 향해 갔다. 어젯밤 이야기들 나누다 늦게 잤지만 새벽에 일어나 모자른 잠을 보충하는 꿀휴식! 오동도에 도착하여 숲도 산책하며 등대까지 갔다왔다. 숲길에 피다 남은 동백꽃 한 두송이가 숨어있어 어여뻤다. 등대에서 바라보는 푸르른 바다에는 마치 어미 젖가슴처럼 봉긋봉긋 놓인 작은 섬들이 정감어려 보기 좋았다. 동행하던 남자분은 몸상태가 좋지 않아 힘들어했지만 그래도 함께 다니며 사진을 잘 찍어주었다.  혼자 온 활발한 여자분은 자전거를 빌려 씽씽 타고 돌아 다녔다. 성수기가 아니어서 섬이 한적하니 좋았다. 

                

 

 

 

 

 

   

 

 

 

 

 

   

 

 

 

 

 

   

 

 

 

 

 

 

   

 

 

 

 

 

    

 

 

 

    

 

 

 

 

* 통영으로 넘어가 미륵산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 사진을 보니 당포해전 전망대도 갔는데...

박경리씨 묘가 내려다보이고 등산길 곳곳에 시를 써놓아 잠시 읽으며 심호흡을 할 수 있어 좋았다. 통영시에서 일어난 일을 소설로 한 편 쓰고 싶어 찬찬히 돌아보고 싶었는데, 여럿이 하는 여행은 관광일 뿐, 생각했던 일은 혼자 와야  하는 일이었다. 친구 셋이서 온 팀에 나와 이름이 같은 이가 있어 이야기도 나누고 사진도 찍었다. 모두 전생의 인연들이리라.ㅎ그 중 한 친구는  관악구에 살아 전철도 함께 타고 왔다.     

 

 

 

 

 

 

   

 

   

 

 

 

 

 

   

 

 

 

 

 

 

 

    

 

 

 

 

 

 

* 일제강점기때 만들었다는 거제도와 가덕도를 연결하는 가거해저터널이다. 육상에서 콘크리트 터널을 만들어 부력을 이용해 바다속으로 가라앉혀 만들었다고... 밖으로 나가보지는 못하고 되돌아왔지만 물 속이라는 게 실감나지 않았다.

통영의 자랑스러운 작곡가 '윤이상'씨 음악축제포스터가 눈길을 끌었다. 고향을 애타게 그렸지만 독일에서 생을 마감한... 

여기야말로 수중세계 벽화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심청전 시리즈라든지...ㅎ 멋진 음악도 좀 나오고...

정부에서 좀 더 관광개발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필요한 곳이다.

 

    

 

       

 

   

 

 

 

    

 

 

 

 

* 우리 팀은 숙소에 짐을 놓고 아주 어둡기 전에 벽화가 많다는 동피랑마을 먼저 구경한 후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어릴적 뛰놀던 골목들이 생각나는, 오래된 마을의 모습들이 남아있어 정겨운데다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재미있었다. 철거당할뻔 했던 마을을 화가들이 살려내 관광지로 만든 것이다. 그리이스의 '산토리니','미코노스'섬들이 생각난다. 그곳은 마을 전체를 모두 흰색과 파란색으로 칠하고 곳곳에 예쁜 꽃화분들을 놓았으니 그림처럼 아름다울 수 밖에 없었다. 먹고살기 힘들었던 우리는 아직 그런 나라의 미적수준은 안 되지만 그래도 옛날보다는 노력하고 있다.

  

 

   

 

   

 

   

 

 

 

   

 

   

 

   

 

   

 

   

 

 

 

   

 

 

 

   

 

 

 

   

 

  

 

 

 

   

 

 

* 야경까지 보고내려온 우리 일행은 통영 시장에 들려 회를 먹기로 했다. 펄떡거리는 커다란 옥돔두 마리(4만원)에 파장시간이라 덤으로 작은 우럭 한 마리까지 회를 떴다. 내가 멍게를 만 원어치 산 것까지 아무래도 양이 너무 많았다. 기사분과 함께 한  가이드분이 같이 동석하자 했는데, 일행 중 한 이가 싫다고 해서 따로 들어간 식당에, 그만 먼저들 와 계셨다. 40대여자인데 낯가림이 심했다. 하루 종일 운전하느라 힘들었을 기사님과 신경쓰며 돌보는 가이드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고 함께 밥 한끼 맛있게 먹으면 되는 자리건만...  야박하게도... 

여행이란 자연을 즐기며,  남녀노소 가리지 말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며 어울림을 배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민망한 마음에 양이 많은 회를 조금 덜어 갖다드리고 와서 먹기 시작했다. 식감이 좋고 맛있었지만 매운탕도 있고 해서 네 사람이 먹고도 반은 남았다. 몸이 불편해 동행하지 못했던 남자분 드린다고 손 큰 언니가 챙겼지만, 아픈 사람 깨우지 않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의견에 모텔 냉장고에 보관했다. 그 분이랑 술 한 잔 더하려던 생각이었다가 김이 샌 그녀는 사온 술도 먹지 않고 잠자리에 들었다. 같은 방 쓰는 세사람이 모두 술을 먹지 못하니 흥이 많은 그녀는 좀 재미가 없었을 거 같았다.

아무튼 남은 회는 작동이 되는지도 알 수없는 모텔의 작은 냉장고가 흡수했다.ㅎ(주인에게 냉동을 부탁했어야 했는데...) 

다음날 식당에서 제공되는 아침을 든든히 먹고 소매물도 구경을 나섰다.

 

 

 

   

 

  

 

   

 

   

 

 

 

    

 

    

 

   

 

 

 

 

 

   

 

          

 

 

 

   

 

 

 

   

 

   

* 중세유럽장식미술관이 있는 줄 모르고 다른 곳을 둘러보다 시간이 안 될 것 같아 들어가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한국근현대 100년사 생활자료전시라니 추억거리가 많아 즐거웠을텐데... 가이드가 도착하면서 미리 알려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었다. 

              

 

  

 

   

 

 

 

 

 

   

 

 

 

  

 

   

 

   

 

   

 

   

 

    

 

 

 

 

 

   

 

 

 

   

 

 

 

 

 

 

 

   

 

 

 

 

 

   

 

 

     

 

   

 

       

 

       

 

 

 

   

 

   

 

 

 

 

 

          

 

   

 

         

 

    

 

   

 

 

 

 

 

   

 

 

* 소매물도는 비교적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숲을 산책해서 뱃길이 갈라진다는 곳까지 가보았다. 땀이 날 정도의 바쁜 걸음으로 다 돌아볼 수 있었다. 성게비빔밥이 제철이 아니라고 대신 멍게비빔밥을 맛있게 먹었다. 학꽁치를 회치는 음식점 아저씨께 부탁하여 맛보기회도 얻어먹었다. 한 접시 이만원이라는데~ 그래서 더 맛있었다.ㅎ 20 여분 타고 나가는 배를 기다리는 동안 부두의 깨끗한 물밑에는 작은 고기들이 모여들어 모두들 열심히 들여다보았다. 예전에는 어려운 시댁식구들과 보내느라 즐겁기보다는 힘들었던 명절을, 이제는 이렇게 유람하며 보내기도 하다니... 세상살이는 늘 변하게 마련이고, 행복은 그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새벽에 나가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여서 한 여행이었는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버스전용도로 덕에 전혀 막히지도 않고 쾌적한 여행을 하였다. 혼자라도 가길 참 잘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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