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

員 (인원 원)

나무^^ 2011. 7. 19. 21:33

 

                                                  吾超 황안웅 선생의 말과 글

                                                                                                                                     2011. 4. 11 (월) 영남일보

                            員 (인원 원 : 발 달린 이동형 솥의 모양)

 

 

               불의 발견으로 이를 이용하기 시작한 이래 음식을 익히는 생활 도구로서 등장하게 된 '솥’은

               오랜 세월을 두고 많은 모양으로 발전했다. 
               그 중 가장 간단한 취사용구로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언제나 옮겨 쓸 수 있는 솥으로는 '員’(솥 원)을 들 수 있다.

               이는 곧 솥에 발이 달린 모양 자체를 '貝’라 본 뜨고 그 위에 덮는 뚜껑을 '口’라 해 솥을 상형한 글자다.

               그런데 솥이 지니는 용량은 음식을 나눠 먹을 수 있는 사람의 숫자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솥을 상형한 '員’은 본래의 뜻으로 쓰이는 경우 보다는 사람의 수를 말하는 '員’(인원 원)으로 많이 쓰인다.

               그러나 솥다운 솥은 돌을 깎아 만든 석기나 흙으로 빗어낸 토기
가 아니라, 단단한 무쇠로 만든 것이

               가장 합리적인 것이다. 또 그 모양이 둥근 것이어야 하기 때문에 '원’에 손을 말하는 '수’를 붙이면,

               아무리 단단한 무쇠라도 만지작거리면 덜어진다는 '損’(덜어질 손)이 된다.

               솥의 둘레나 바닥은 둥글다는 뜻에서 '員’에 큰 네모
를 그려 붙이면 '圓’(둥글 원)이 되고,

               소리를 뜻하는 '音’(소리 음)을 붙이면 어떤 장애가 없는 한 둥글게 퍼져 나간다는 뜻에서 '韻’(메아리 운)이라 했다.

               그 뿐인가. 간단한 이동용 솥과는 달리 많은 식구를 거느리던 대가족 시대에 집집마다 걸어 두고 쓰는 솥은

               그 규모도 달라야 하며 솥을 걸어 두는 발 자체도 세 개가 받쳐주어야 하기 때문에 세 발 솥의 모양에 덮는뚜껑을

               얹어 둔 '’(솥 격)이 있다.

               그래서 집집마다 집과 집을 가르는 울타리가 있고 내 집과 남의 집의 솥이 각각 다르다는 뜻에서

               '’와 '’을 붙여 '隔’(이웃 격)이라 했으며, 전쟁의 승리에 감사를 올릴 때에는 '호랑이 무늬가 있는 솥’에

               개고기를 삶아 하늘에 바친다는 뜻에서 '獻’(바칠 헌)이라 했다.

               나아가 솥은 음식을 익히는 취사용구로, 기본적으로는 나무
에 불을 붙여 음식을 끓이거나 삶는 모양을

               조각 낸 장작과 연결지어 솥을 나타낸 글자로 '鼎’(솥 정)이 있다.

               또 솥은 반드시 흔들림이 없이 안정되게 잘 걸려 있어야 한다는 뜻에서 흔들림이 없이 바르게 걸려 있음을 

               나타내는 '鼎立’(정립)은 곧 전쟁이 없는 태평세월을 뜻한다. 때문에 곧 세 나라가 서로 다투다가 드디어 안정을

               찾아가는 시대를 '三國鼎立時代’(삼국정립시대)라 하고, 솥이 엎어지는 꿈은 곧 분쟁의 징조로 여겼다.

               중국 대륙은 치수의 달인 우임금 이래로 아홉 고을로 나뉜 바 있다.

               그런데 중국천자가 이 아홉 고을의 영토를 아무런 차별없이 고루 사랑한다는 뜻을

               九鼎(구정)에 九州(구주)의 흙을 담아 첫 새벽에 일어나 이를 고루 어루만지는 일로 첫 일과를 삼았다고 한다.

               팔도로 나뉜 우리도 '팔정’에 각각 '팔도’의 흙을 담아 이를 첫 새벽에 일어나 어루만지는 일로

               하루의 일과가 시작되는 일이 있어야 할 듯 하다. 즉 남북의 갈등이나 남한내의 갈등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지름 길은 국토의 균형발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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