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다키타 요지로
제작 일본 (2008년, 130분)
출연 모토키 마사히로, 히로스예 료코 외 다수
영화 포스터의 'Departures'란 단어는 '출발'. '새로운 발전' 등의 뜻을 지닌 복수어이다.
'Good bye' 역시 떠나는 상대의 '안녕'을 비는 좋은 말이다.
2012년 새해 첫날 우연히 이 영화를 본 건 내게 퍽 의미있는 일이었으며, 감동과 함께 흐믓함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내가 본 몇 편 안 되는 일본 영화 중에서 가장 흥미있게 본 영화였다.
줄거리는, 간신히 입단한 유명 오케스트라의 첼리스트였던 주인공 '다이고'가 갑잡스런 악단의 해체로 곤경에 빠진다.
꽤 비싼 첼로를 아내와 의논도 없이 대출받아 샀기 때문이었다. 세계 연주여행 다니며 멋있게 살자며 청혼했던 아내,
그러나 첼로를 도로 물리고 부모님이 남긴 시골의 한 까페였던 낡은 집으로 이사를 할 수 밖에 없다.
당장 생활을 책임져야 하는 그가 구인광고를 보고 찾아간 곳은 '영원한'이란 단어가 빠진 채 광고가 나간 여행사였다.
나는 납관하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하였는데, 이 영화에서 주인공의 예술성이 이 일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것을
보았다. 자신과 주위의 편협한 시선과 아내의 불만을 견디며 그가 이 일에 자부심과 보람을 느껴가는 과정이
잘 그려졌다. 그리고 주인공은 물론 그들의 생각이 바뀌어 간다.
누구나 맞아야하는,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이기에 모두들 생각조차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마치 나와는 상관없는 일인양 금기시하지만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과의 이별은 곧 다가오는 일이다.
아무도 죽음 뒤의 일을 알지 못하기에 그것은 끝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석가를 비롯한 많은 철학자들은 죽음을 삶과의 연장선에 놓고 사색한다.
종교인들은 모두 영혼의 불멸을 믿기에 선한 삶을 살아야 함을 강조한다.
육체적 삶에도 변화의 단계가 있듯이 영혼 또한 변화의 단계를 맞을 것이다.
유년에서 청년, 장년, 노년에 이르듯 졸속한 영혼에서 좀 더 숭고한 영혼으로의 탈바꿈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진정한 삶의 목표는 그것이어야 하지 아닐까 생각된다.
하루 세끼 밥먹고 잠자며 노년에 이르러 죽음에 이르는 육체는 누구나 다 똑같지 않은가.
아무리 훌륭한 조건을 타고 난 사람이라도 이 과정 이상일 수 없으며, 아무리 초라한 사람도
이 과정 이하일 수 없는 일이다.
사람마다 진정한 다름은 육체가 아닌 정신에 있는 것, 죽음은 곱게 화장하고 새로운 길을 떠나는
설레임으로 맞아야하는 일일것이다. 슬퍼해야만 하는 일이 아닌... 축복을 받으며 ...
삶과 죽음은 그저 강을 하나 건너는 일처럼 대수롭지 않은 일일지도 모른다.
내가 건너온 저편을 기억하지 못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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