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폴 헤기스
제작 독일 미국 (113분)
출연 산드라 블록, 브랜든 프레이저, 탠디 뉴튼, 테렌스 하워드 외 다수
우리말로 '와르르, 쾅, 충돌(하다), 추락(하다)' 등의 뜻을 지닌 'crash' 라는 이 영화는
LA에 사는 각기 다른 8 쌍의 사람들이 부딪히며, 인종과 계급에 대하여 품는 편견과 갈등을 다룬 내용이다.
저예산 영화라지만 유명배우들이 많이 참여한 이 영화는 시종일관 긴장감 속에 눈을 뗄 수없는 박진감으로
각각의 사건들을 몰아간다. 그리고 생각해야만 하는 문제들을 던지면서 얼키고 설키는 사건들을
진정한 화해를 위해서 달려가게 한다.
줄거리는, 정치적 야망이 큰 지방검사가 아내와 식사를 하고 나오다 흑인 청년 둘에게 차를 강탈당하면서
시작된다. 흑인에 대한 편견이 심했던 그의 아내는 진저리를 치며 흑인을 증오하고, 한편 백인 경찰은
강탈차량과 같다는 이유로 흑인 방송국 PD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그의 아내에게 비열한 성추행을 한다.
그러나 흑인인 남편은 저항하지 못하고 수치심에 화가 난 아내는 그를 경멸하며 그들의 관계까지 위험해진다.
그것을 지켜본 젊은 순찰 파트너는 교체를 요청하지만 부당하게 거부 당하고, 혼자 순찰을 돌던 중 인종주의를
넘어섰다고 생각했지만 자신 또한 의심과 편견에서 비롯한 어이없는 사고를 저지르게 된다.
또한 열쇠수리공을 의심하며 결국은 총질까지 하고마는 중동 사람의 헤프닝과 화해...
자신에게 편견없이 대하는 백인 경찰을 믿었다가 죽고마는 흑인 청년... 그리고 그의 형...
동생에게 무관심했던 그에게 내려지는 정치적 선심은...
절대적인 악인도 선인도 없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는 사건들은 불안한 미국인들의 심리를 잘 드러낸다.
상대를 믿을 수 없는 두려움 속에서 잘 살아보겠다고 벌이는, 부족한 인간들의 갖가지 행태는
인간이 얼마나 불완전한 종족인지, 강대국 미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아슬아슬한 위기들을 딛고
존재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감독 폴 헤기스는 '우리가 우리들 자신을 자각하고, 낯선 사람과의 차별이 단지 작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는 방법을 다루고 싶었다. 나는 끊임 없이 우리의 삶을 효율적으로 단속할 수 있는 방법에 흥미를 가진다.
그러다보면 우리가 그렇게 많이 다칠 수 있는 방법은 자연 느슨해진다.'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 삶은 늘 어디서나 충돌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오늘날 처럼 점점 더 개인화 되어가는 복잡한 도시의 삶에서는 더더욱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상대방 입장에서 배려하고 이해하는, 사랑하는 마음을 지닌다면 서로를 다치게 하는,
치명적인 충돌은 막을 수 있으며 그것이 내가 살고 네가 사는 길이 아닐 수 없다.
여러 사건을 잘 엮어 완성도를 높인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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