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안느 퐁텐
제작 프랑스 (2009년. 110분)
출연 오드리 토투, 아서 카펠, 베누아 포엘부르데
TV '쿡'에서 '사넬'에 관한, 지나간 영화 두 편을 보았다. 모두 2009 년에 개봉된 영화지만 두번째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2011년에 개봉되었다.
30 여년전 시동생이 선물한 '샤넬5'가 아직도 내 화장대 한 켠에 놓여있어 뚜껑을 열으니 여전히 향기롭다.
두 세번이나 썼을까? 향수를 뿌릴 일도 없거니와 향수로 누굴 유혹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인위적인 향기를 좋아하지 않은 이유가 가장 크다.
두번째 영화 속에서 그녀만의 향수를 제작하기 위해 장미꽃 농원을 방문하는 장면이 나온다. 향수 한 방울을 만들기 위해서 수백송이의 장미꽃이 필요하다고 한다.
또 아주 오래전에 일인데, 지인에게서 선물받은 베이지색 샤넬백이 내 취향이 아니여서 안 쓰고 가지고 있다가 결국은 바자회에 내놓았다. 그 사실을 안 동료가 펄쩍 뛰며 자기가 사겠다고 쫓아갔으나 내놓은지 몇 분도 되지 않아 사라졌다. 체인끈이 부담스러운데다 짐이 많은 내게는 작은 크기의 디자인이였다. 내 맘에 안 드는 것을 누굴 주기도 그래서...
패션의 한 획을 그었다고 할 수 있는 '샤넬'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두 편 모두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남자에 의존해 살던 시대에 한 여성으로서 독립적이고 당당했던 그녀의 삶이 매력적이었다.
부모가 돌보지 않아 고아원에서 자라 양장점 견습공으로 들어간 재봉사였지만 가수를 꿈꾸며 카페에서 춤추며 노래 부르던 그녀는 한 귀족의 도움으로 파리 사교계에 발을 들여놓는다. 몸을 꽉 조이는 코르셋과 레이스로 화려함을 치장하던 상류여자들 속에서 과감하게 그 모두를 제거하고 자신만의 실용적인 의상을 제작하는 그녀의 탁월함을 알아주던 남자 '아서 카펠'과 사랑을 나눈다.
그의 도움으로 모자 가게를 열면서 시작된 그녀의 팻션사업은 상류사회의 유행을 바꾸어놓는다. 그러나 서출 귀족이었던 그는 정략결혼을 하며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떠난다.
자신의 어머니를 비롯하여 남편에게 속한 여자들의 의존적 삶에 회의를 느낀 그녀는 일에서 보람을 찾으며 자유롭게 살아간다.
화려함이 지나쳐 치덕거리는 천박함마저 느껴지는 패션계에서 그녀의 절제된 단순한 스타일은 실용성과 함께 마치 그녀의 확고한 성격처럼 돋보이며 고급스럽다.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을 향해 노력한 그녀에게는 남다른 능력이 있었다. 지금보아도 그녀의 의상이 어색하지 않은 '명품'을 탄생시킨 것이다.
2010년 영국 아카데미 주연상을 받은 여배우 '오드리 토투'는 실제 그녀의 모습과 많이 흡사했다고 한다.
2009년 칸영화제에 오른 두번째 영화는 마치 이전의 영화를 이은 듯 정상에 오른 그녀가 작곡가 '스트라빈스키'를 만나 사랑을 나누며 그녀만의 향수'샤넬5'를 만들기까지의 내용이다. 이 내용은 음악에 관한 영화편으로 옮겼다.
'좋은 외국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 ; 가족애 (0) | 2012.03.25 |
---|---|
철도원 ; 가족애 (0) | 2012.03.18 |
사랑아 나는 통곡한다 ; 심리극 (0) | 2012.03.05 |
순수의 시대 (0) | 2012.02.28 |
엘리리자베스 여왕의 스캔들 (0) | 2012.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