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제작 스페인 (2002년, 112분)
출연 하비에르 카마라, 다리오 그란디네티, 레오노르 와들링, 로사리오 플로렌스 외 다수
*10 여년이 지난 지금도 이 영화를 잊지 못하게 하는 건 함께 본 사람과의 좋은 추억때문이다.
독일 무용가 '피나 바우쉬'와 브라질 음유시인의 노래 '쿠쿠루쿠쿠', 그리고 주옥같은 테마 음악이 생각난다.
독일 부퍼탈 극장의 예술감독이었던 피나 바우쉬의 작품 '카페 뮐러' 공연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사랑의 상처를 표현하는 여인을 보면서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는 '마르코'와 옆자리에서 그를 흘깃거리는 '베니그노'.
그 두 사람 성격은 다르지만 사랑하는 여인들을 매체로 서로를 이해해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내성적인 성격의 베니그노는 아픈 어머니를 수년간 간호해 왔었다. 우연히 베란다 발코니에서 마주 내려다보이는, 발레 학원에서 춤추고 있는 이들 중 아름다운 용모의 '알리샤'에게 주목한다.
그녀의 생기발랄한 모습을 매일 보면서 사랑을 느껴가는데, 어느날부터 그녀가 보이지 않자 찾아가기에 이른다.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알리샤는 식물인간이 되고, 간호사인 베니그노는 자청해서 그녀를 보살피며 삶의 기쁨을 느낀다.
여행잡지 기자 마르코는 여성 투우사 '리디아'를 취재하기 위해 접근한다. 그는 실연한 그녀와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가까워지던 중, 그녀는 투우를 하다 사고를 당해 코마 상태에 빠진다.
마르코는 베니그노와 알리샤가 있는 병원에서 베니그노와 구면인 것을 알게 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친구가 된다.
알리샤가 살아있다고 느끼며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며 간호하는 베니그노와 달리, 마르코는 리디아와 더 이상 교감할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한다.
리디아의 병상에 나타난 그녀의 가증스러운 옛애인으로 그는 그녀를 떠난다. 그 후, 마르코는 리디아의 사망소식과 함께 베니그노가 감옥에 수감된 사실을 전해 듣는다.
알리샤의 임신으로 베니그노가 수감되지만 영화는 추측하게 할 뿐 그 사실을 드러내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의 지극정성으로 깨어난 알리샤는 재활치료를 받기 시작하고 이제 다시 그녀를 만날 수 없는 베리그노는 절망한다.
알리샤에게 이야기 해주기 위해 그가 보았던 '애인이 줄었어요.'는 아주 흥미로운, 영화 속의 영화이다.
오스트리아의 표현주의 화가이자 작가이기도 했던 'Alfred Kubin' 의 '죽음을 향한 도약' 장면이 나오는 이 영화의 내용은, 한 과학자가 스스로 약을 먹고 실험하던 중 몸크기가 손가락 크기만 해져 결국은 사랑하는 여자의 자궁 속으로 들어가는 내용이다. 그 영화처럼 베니그노는 자신의 사랑을 완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죽음을 선택한다.
이영화는 작품완성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음악감독 '알베르토 이글레시아'의 활약도 돋보인다.
'Hable con Ella' 테마 음악의 첼로 선율이 아름답고 애절하게 영화를 감싸며 보는 이의 심금을 울린다.
사람마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모두 다르다. 받기만 하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건없이 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사람도 있다. 대개의 사람들은 적절하게 서로 주고 받기를 원하지만...
어느 것이 옳고 그른 것이 없는 일이다. 그리고 적절함이라는 것 또한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어떤 방법으로든 사람들은 사랑하기 원하고 사랑받고 싶어한다. 그 욕망이 간절할수록 삶은 외로워진다.
함께 이 영화를 보았던 건축설계 사무소장이었던 이가 노래 이야기 하다가 '대머리 남자가 멋있는 걸 보여주네!' ㅎ
그도 이 영화를 다시 보거나 영화 속에 흐르던 노래를 듣는다면 아마도 내 생각이 날거다. '여자를 사랑하는 방법을 좀 배워야 해요' ㅋ...
그를 떠났지만 그와 함께 나누었던 따스했던 시간들은 내 기억 속에 아름답게 남아 있다.
이렇게 예술성 강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훌륭한 감독의 좋은 영화가 TV 쿡에서 무료였다.
'좋은 외국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뻐꾸기' : 전쟁과 인생 (0) | 2014.07.12 |
---|---|
영화 '비러브드' ; 사랑 (뮤지컬) (0) | 2014.06.24 |
영화 '그린 카드' : 계약 결혼 (0) | 2014.05.30 |
영화 '어부의 신발' ; 종교 (카톨릭) (0) | 2014.05.29 |
교육 영화 '클래스' ; 프랑스 중학교 (0) | 2014.05.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