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외국 영화

영화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 부부애

나무^^ 2014. 8. 13. 01:22

 

 

                     감독  도리스 되리

                     제작  독일, 프랑스 (2009년. 127분)

                     출연  엘마 베퍼, 하넬로레 엘스너, 아야 이리즈키 외 다수

 

                  함께 오랫동안 살던 노부부가 어느날 갑자기 소중한 짝을 잃는 죽음을 맞는다. 

                       이 영화보다 애절하게 사랑하는 부부의 이별을 표현한 영화도 드물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과 함께 하는 공연 준비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내게 맡겨진 역할을 생각하며 답답하던 중, 

                       이 영화 속에 나오는 부토댄서의 춤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창조는 모방에서 나온다고 하지 않던가!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의사로부터 남편 '루디'의 암선고를 듣게 된 아내 '트루디'는 그 사실을 숨긴 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여행을 계획한다. 그들은 베를린에 사는 자녀들을 보러 가지만 자식들은 바쁜 나머지 부모의 방문을 짐스러워한다.

                       그들의 보이지 않는 냉대와 무관심에 상처받으며 결국 그들은 발틱해로 둘 만의 여행을 떠난다.

 

                       아내는 댄서의 꿈을 접고 사랑하는 남편과 자식들을 위해 한 평생을 살았지만 그녀의 가슴에는 꺼지지 않는

                       빛바랜 꿈이 있었다. 부토 댄서의 공연을 보며 그녀는 눈물을 흘린다. 남편은 밖에서 그녀를 지루하게 기다린다.

                       집에 돌아와 잠이 오지 않는 밤, 그녀는 내켜하지 않는 남편을 붙들고 생의 마지막 춤을 춘다. 

                       그녀는 그 곳에서 예기치 않게 먼저 죽음을 맞는다. 망연자실한 루디는 막내 아들 칼을 만나러 무작정 도쿄로 가고,

                       칼의 무관심 속에 홀로 도시를 헤매다가 벚꽃이 만발한 공원에서 부토댄스를 추는 한 소녀를 만난다.

                       외투 속에 아내의 옷을 입고 그녀와 함께 숨쉬고 싶은 그는 후지산을 가슴에 품고 살아온 아내를 위하여 

                       소녀와 함께 그곳으로 떠난다. 며칠째 구름에 가려있던 후지산이 모습을 들어내던 새벽,

                       그는 진심으로 아내를 이해하며 아내의 마음으로 부토댄스를 춘다. 

             

                       나는 영화 속 트루디처럼 당연히 한 남자의 아내로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키우며 살아갈 줄 알았다.

                       그러나 흐드러지게 피었던 벚꽃이 모두 져버린 봄날의 허망함처럼 나의 젊은 날은 뜻하지 않게 지나가버렸다. 

                       이별의 아픔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일까?  내게 사랑은 지독한 슬픔이었다.   

                       

                      '부토'란 그림자춤을 뜻한다고 한다. 망자의 얼굴화장을 한 그들의 손놀림이나 몸짓은 아주 섬세하다.

                       부토춤을 추는 소녀는 자신과 늘 전화통화를 하던 어머니를 가슴에 품고 그리움을 춤으로 표현한다.

                       루디는 소녀의 춤을 통해 망자와 만나는 법을 배우고 사랑하는 아내를 만날 수 있었다.

 

                       내게 이번 공연에서 사랑의 슬픔을 춤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내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몸짓을 통해 표현하는 일은 아름답고 멋진 일이다.  

                       기쁨도 슬픔도, 떨어지는 꽃잎처럼 지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건 살아있음의 즐거움일 뿐이다.

     

                       이 영화는 후지산의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전체적으로 깊이있는 연출을 한 , 완성도 높은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