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을 읽고

외상죽음 (루이 훼르디낭 셀린느)

나무^^ 2016. 5. 10. 19:26

 

지은이  루이 훼르디낭 셀린느

옮긴이  이 형식.  범한출판사

                

오래 전에 사놓은 '현대의 세계문학' 전집에 있는 책이었는데, 얼마 전에야 읽었다. 

1984년 범한 출판 책에서 역자는 '빈곤과 위선에 저항한 작가'라는 제목으로 이 소설을 해설하고 있다. (1983년 중앙일보사에서 발행한 '오늘의 세계문학 22'에서는 '생, 예정된 보상이 없는...'으로 해설을 시작한다. 이 책에는 그의 젊은 시절, 노년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삽화도 몇 점 있어 더 좋은 자료가 된다.)

                                                     

나는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어릴 적 같으면 깜짝 놀랄 만큼 불편한 심기를 느껴야했겠지만, 이제는 과히 놀랄만한 일도 없을 만큼 온갖 잡다한 세상살이를 보고 듣고 경험한 나이가 되었기에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글을 쓴 프랑스 작가 '루이 훼르디낭 셀린느'(본명:루이 훼르디낭 데투세)는 1894년에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어렵게 자랐다. 그러나 독학으로 공부하여 의사가 되었고 자유사상으로 감옥에도 갔었고 망명도 해야했다.

1961년에 파리 교외의 뫼동에서 쓸쓸히 사망하였다고 한다.

                            

1930년대 급변하는 나라정세로 좌우진영 모두에게 비난을 받았던 그는 고독하고 비참한 생활을 하면서 작품을 집필했다고 한다, '밤끝으로의 여행'에 이어 내놓은 이 작품도 그가 죽은 뒤에야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 자전적 요소가 강하지만, 비속어로 가득한 소설은 냉정하리 객관적이고 비참한 요소들로 넘친다.

'은어를 만들어 내는 것은 증오이다. 은어는 진실된 빈곤의 감정을 표출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작품해설 中)고 작가는 말한다. 이 작품에는 많은 은어들이 나온다. 그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며 그 비참함을 고발한다. 

 

허망한 삶, 무엇도 보장되는 것이 없는 삶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는 증오가 깃든 은어로 표현하며 아무렇게나 내팽개치듯 마구 쏟아놓지만 그 안에는 사랑과 인간미가 있으며, 고통을 이겨내야하는 인내와 유쾌하게 살아가기 위한 정직한 고뇌가 있다.

세상이 양과 음이 함께 존재하듯이 인간도 선과 악, 고상함과 저열함 등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다. 이상적인 가치를 지니고자 분투하는 인간이 있는가 하면 그러한 가치들을 짓밟기위해 사력을 다하는 인간도 있다. 순간순간의 선택이 자신의 운명을 만들어 간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뒤돌아본다. 

   

이 작품에서 다루어지는 주인공의 나이 이후, 작가의 삶의 경험을 소설화한 작품이 '밤끝으로의 여행'이라고 하니 읽어보고 싶다.

1930년대 프랑스의 하층민들의 생활상을 적나라하게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외상 죽음' 단어의 의미도 곰곰히 생각해보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