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을 읽고

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10 (정여울 作)

나무^^ 2016. 9. 14. 20:24

 

미니다이어리증정)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 10

       정여울 글.  홍익출판사

 

                     

 이 책은 작년에 한 친구가 선물해서 조금씩 읽게 된 책이다. 만난지 한참된 그 친구 생각이 난다...

                           오래전에 영국배냥여행을 한 후 수박 겉핥기식 서유럽여행을 하여 아쉬운 차에 재미있게 보았다.  

                           글을 쓴 정여울씨는 문학평론가인데다 혼자 많은 여행을 하였으므로 이러한 책을 쓸 수 있었을 것이다.

                           잔잔히 가슴에 와닿는 이야기들을 그 지역만의 특별함과 자신의 생각을 담아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느낌별로 분류하여 사진과 함께 표현하였다.

                           

                           예를 들어 '버지니아 울프'가 살았던 집을 찾아간 곳에서는 작가의 생각과 함께 그녀의 글을 

                           소개하며 독자들의 마음을 이끈다. '아무리 사소하고 아무리 광범위한 주제라도 망설이지 말고

                           어떤 종류의 책이라도 쓰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여행하고 빈둥거리며 세계의

                           미래와 과거를 성찰하고, 책을 읽고 공상에 잠기며, 길거리를 배회하고 사고의 낚싯줄을 강 속에

                           깊이 담글 수 있기에 충분한 돈을 여러분 스스로 소유하게 되기 바랍니다.' (버지니아 울프 <자기의 방>中에서)

 

                           여행지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시간,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며 성찰하는 작가의 마음이 진솔하게 전해진다.

                           그리고 수많은 인용구나 좋은 책들을 소개하므로 인문학과 여행기가 아름답게 잘 버무러진 책이다.

                          '...세렌디피티라는 단어가 그렇다. 뜻하지 않은 발견, 운좋게 우연히 찾아낸 행운을 뜻하는 이 단어는 

                           장님 코끼리 더듬듯 모르는 길을 찾아 물어물어 더듬어가는 여행자의 가장 큰 기쁨이다...

                           세렌디피티는 바로 그런 뜻밖의 행운이 가져다주는 천진한 기쁨을 불러일으킨다. 항상 계획에 따라

                           주도면밀하게 행동하고, 의도한대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짜증부터 내기 시작하는 현대인에게,

                           세렌디피티는 '당신의 의도와 통제를 벗어난 곳에서 뜻밖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워 준다...'

 

                           작가의 말처럼 나도 친구와 배냥여행을 하면서 그런 경험을 여러번 하였다. 참 행복한 추억이 아닐 수 없다.  

                           함께 다녔던 친구는 자신의 계획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속상해하며 즐겨야 할 시간을 아쉽게도 낭비한 후에야

                           후회를 하였다. 여행은 마음을 비워야하는 것도 가르친다. 건강한 내 다리로 돌아다니며 내가 보지 못했던

                           세상의 많은 것들을 볼 수있고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은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 경험인가! 

                           소중한 시간과 비싼돈을 들일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여행사를 통해 덴마크에 갔을 때 안데르센동상을 지나치면서 안데르센 박물관은 가보지 못한 아쉬움을 

                           작가의 글과 사진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어린시절 동화책를 읽으며 꿈꿀 수 있었던 내게도 그 분은 특별하였다.

                           작가의 글을 공감하며 옮겨본다. 

 

                         '...모든 경험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경험을 삶 속에 끌여들여 새로운 삶의 에너지로 변신시키는

                           열정이 있을 때, 나쁜 경험조차도 좋은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안데르센의 작품을 읽고 있으면 아픈 체험일수록

                           오히려 아름다운 이야기로 승화시키는 예술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오덴세의 안드르센 박물관에서 종이접기공작, 그림, 편지, 여행가방, 우산, 구두 등등 그가 남긴 삶의 흔적들을

                           바라보며 상상한 안데르센은 단지 자신의 콤프렉스를 문학작품으로 만회하려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눈의 여왕>의 게르다처럼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는 죽음도 불사할 정도위 강인한 영혼을 가졌으며,

                         <인어공주>처럼 사랑을 소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이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간절한 꿈을 깨끗이 

                           접을 줄도 아는 사람이었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그의 슬프고도 아프기 그지없는 이야기들 속에는 상처투성이의

                           삶에서 반드시 최고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끌어내고야 말겠다는 강인한 생의 의지가 넘쳐흐른다.

                           아픔만으로는 예술에 다다를 수 없다. 자신의 아픔을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기 위한 영혼의 창문으로 쓸 줄아는

                           사람, 아픔을 흙으로 삼고 열정을 불가마로 삼아 이야기라는  아름다운 도자기를 구워낼 줄 아는 사람,

                           그가 바로 진정한 작가일 것이다...'

 

                           언제고 문득 여행길에 오르고 싶으나 여의치 않을 때 아무장이나 펴서 읽으면 여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