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벤저민 브리튼
공연 서울시 오페라단 지휘 구모영
장소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공연 시작 전 서울시오페라단 이건용 단장님은 '도요새의 강'으로 제목을 정한 이유와 브리튼 음악의 특성,
일본예술 '수미다가와노' 등에 대해 설명하여 관객들이 공연을 잘 이해하며 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서울시오페라단의 '현대 오페라 시리즈' 첫 번째 공연이라는 이 작품은 과거 국내에서 '섬진강 나루'라는
제목으로 번안해 공연된 적이 있다는 영국 작가 '브리튼'의 소규모 오페라이다.
이 공연을 보기 전에는 어떨지 약간은 미심쩍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아서 환호성과 함께 많은 박수를 보냈다.
내용인즉은 자식의 실종으로 실성해 '미친 여인'으로 불리며 아이를 찾아 떠돌던 엄마가 얻어탄 배에서
한 여행자에게 1년 만에 죽은 아이의 소식을 듣고 절망에 빠진다. 그러나 함께 배를 타고 가던 사람들의
진정한 공감과 기도로 깊은 위로를 얻는다는 내용이다. 원래는 불교적인 내용을 기독교적인 내용으로
바꾸었다고 해서 조금 아쉬었다. 기독교인들은 더 많은 감동을 느꼈을 것이다.
미친여인을 포함하여 출연진이 모두 남성이라는 점과 음악, 분장, 의상, 조명 등이 독특하고 예술적이었다.
미친여인을 열연한 테너 '서필', 뱃사공 역을 맡은 바리톤 '공병우', 8 명의 수사(修士)를 이끄는 수도원장역의
베이스 '김영복', 여행자 '성승욱' 등 훌륭한 성악가들이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였으며 수사들의 중후하고
아름다운 화음 또한 감동적이었다.
나는 아이를 낳아보고 헤어져보기도 한 어미이기에 이작품의 비극적인 선율들이 퍽 절실하게 다가왔다.
가볍고 코믹한 것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진지하고 고뇌어린 내용의 깊은 울림이 아름다운 긴여운을 남기며
서울시오페라단의 '현대 오페라 시리즈' 를 믿고 관람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무더운 한여름밤을 잘 즐기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흐믓했다.
아래 사진의 색채와는 퍽 다른, 아름답고 몽화적인 분위기와 조명, 절제되고 세련된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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