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 책이 많이 쌓여있는데 우연히 손에 쥐게되어 재미있게, 가슴 짠한 웃음과 함께 읽었다.
생명에 관한 따스한 사랑이 넘치는 이야기라서...
작가는 프랑스 남부 오슈의 한 종합병원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27살의 청년이다.
그가 응급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블러그에 올리고 그 글들을 모아 책으로 낸 것이라고 한다.
암치료 이전 머리색이 붉었다는 여인, 불새여인의 희망을 위하여 그녀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일주일간
이어진다. 숨막히게 바쁜 병원 응급실의 진료 틈틈히 7층에 있는 그녀를 들여다보며 주인공 나는
그녀의 의대공부를 하는 아들이 돌아올때까지 희망의 웃음 릴레이를 펼쳐간다.
세상살이를 '선물'이라고 말해준 그의 어머니는 세상에 한 번 존재한 것들은 절대로 사라자지 않는 법이고
엄마는 죽는 게 아니라 널 통해 게속 살아 있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믿는 사람에게는 진실이다.
자식을 낳는다 것은 세상의 자신의 분신을 남기는 일이다 즉 자신이 살은 흔적을 이어가는 일일것이다.
불새여인의 아들은 죽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아들이 살아있기라도 한 양
그를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화자인 나는 그 사실을 모른채 병원에서 벌어지는 온갖 헤프닝과 사건들을
들려주며 아들이 돌아올 때까지 그녀의 목숨을 이어가도록 도와준다.
간호사가 직업인 한 지인이 사석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암 걸리면 다 죽어야 돼.'라고 말한다.
나는 깜짝 놀라 '간호사가 직업인 사람이 그런 말을 하면 어떡하냐'면서 이 책을 빌려주었다.
그녀는 한 달 넘게 가지고 있던 책을 내게 돌려주며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다 읽기는 한건지...
요즘은 여러 종류의 암에 걸렸다가 다시 쾌차하는 사람이 많을 만큼 의료기술이 발달한 시대이다.
과연 본인이 암에 걸렸어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환자를 돌보는 이가 그런 말을 하다니...
내 생명이 귀하면 타인의 생명도 귀한 것이다. 죽을 고비를 넘겨보지 않은 사람은 생명의 소중함을 모른다.
의사이자 작가인 그는 말한다.
'병원은 연극무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병원에서 우리 자신에 대해, 우리의 결심을 굳히는 것에 대해,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에 대해 노래부른다. 좋을 때나 나블때나, 병원은 삶이라는 병에 걸린 사람들을 서서히
증류해내는 연금술사의 증류기 같은 곳이다.' 그는 의료행위를 즐겁게 열심으로 해내는 사람이다.
그의 왼쪽 팔목에 스피노자의 잠언 <잘 할 것, 항상 기뻐할 것>이라는 문구를 새겨 자기최면을 건다.
이 블러그로 프랑스 최고의 의학박사 논문에 수여되는 알렉상드르 바르네 대상을 수상하였다고도 한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맡은 일을 성심껏하는 그를 느낄 수 있어 재미와 함께 감동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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