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절에 공연장을 가는 대신 영화로 찍은 오페라 '리골레토'를 감상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이 오페라는 작곡가 '베르디'가 '빅토르 위고' 원작의 '방탕한 왕'을 보고 1850~1851년에 만들었다.
베르디 오페라 29 개 중 16 번째로 만들었다는 이 작품은 그의 중기 오페라 3 대 작품 중 하나이다.
초연은 1851년 3월 페니체극장에서 상연되었는데, 내용의 부도덕함과 프랑스 군주의 타락상을 묘사했다는 이유로
금지되었다. 따라서 이탈리아에서도 금지되었다. 그래서 베르디는 당국과 타협하여 프랑스 왕국의 배경을
이탈리아 만토바로 바꾸고 등장인물의 이름도 전부 다 바꾸었다. 또한 외설적이거나 엽기적인 장면도 모두 삭제되었다.
따라서 왕의 방탕함이 아닌 곱사등 광대인 한 아버지의 비극에 초점이 맞추어진 오페라가 되었다.
오페라 제목도 '저주(La Maledizione)'에서 주인공인 '리골레토(Rigoletto)'로 바뀐 것이다.
이 작품에서 보이는 특징은 아리아를 중심으로 극의 전개를 전달해 주는 '레치타티보 세코' 대신에 일관된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레치타티보와 아리아, 혹은 2중창 등이 연속되어 나오는 ‘쉐나(scena)’로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전체 작품은 13 개의 장면으로 구분되고 한 장면을 자유롭게 꾸밀 수 있었다고 한다.
공작의 칸초네 ‘여자의 마음’ 아리아의 비중을 2중창보다 적게 하고 대신 조역들을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게 하었다.
줄거리와 주요 아리아는 다음과 같다.
1막 1장 만토바 공작의 아리아, ‘이 여자나 저 여자나(Questa o quella)’
연회가 열리는 호화롭고 떠들썩한 방에 등장한 만토바 공작은 새로 눈여겨 둔 처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그의 호색적인 여성 취향이 드러나는 아리아를 유쾌하게 부른다. 진정한 사랑은 없고 모든 여자가 같다는 내용이다.
1막 2장 공작과 질다의 2중창 '사랑은 영원한 태양(E il sol dell'anima)',
질다의 아리아 '그리운 그 이름(Caro nome)'
학생으로 변장한 공작과 질다의 2중창이다. 일체의 외출을 금지하는 아버지 리골레토가 유일하게 허락하는 교회를
갈 때마다 보았던 미남의 청년, 질다는 그를 사모하게 되고 하녀 조반나는 그에게 매수 당해 아버지의 부탁을 잊고
그를 집에 들인다. 공작과의 짧은 만남을 기뻐하며 사랑에 빠진 질다는 짧은 가사의 벨칸토의 콜로라투라 기법으로
구성된 느린 아리아와 플루트의 감미로운 선율이 순진한 여인을 표현한 아리아를 노래한다.
3막 만토바 공작의 칸초네 '여자의 마음(La donna è mobile)',
공작, 질다, 마달레나, 리골레토 4중창 ‘아름다운 아가씨여(Bella figlia dell'amore)’
리골레토와 질다의 2중창, ‘그를 너무 사랑했기에··· 저 멀리 하늘에서(V'ho ingannato...Lassu in cielo)’
공작의 여성관을 보여주는 그 유명한 아리아이다. 호색한 공작의 실체를 보여주기 위해 여관 밖에서 기다린다.
만토바 공작은 스파라푸칠레에게 술과 방을 준비하게 하고 유쾌하게 '여자의 마음'을 노래한다. 가사는 16세기
프랑스 국왕 프랑수아 1세의 4 행시를 모델로 하였다. 이 멜로디는 작곡가 베르디가 아리아 초연 전에 퍼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공연 직전까지 비밀을 지키려고 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고 한다.
마달레나를 유혹하는 공작을 본 후 질다가 현실을 알게 되는 장면에서 네 명이 서로 다른 감정을 표현된 4중창을 부른다.
3막 리골레토와 질다의 2중창 ‘그를 너무 사랑했기에··· 저 멀리 하늘에서(V'ho ingannato...Lassu in cielo)’
자루 안에 들어 있는 질다를 발견한 리골레토가 절규하자, 죽어가는 질다가 리골레토에게 자신의 잘못을 빈다.
플루트 아르페지오 반주에 맞추어 질다는 천국에 가서 리골레토의 행복을 빌겠다고 말하며 숨을 거둔다.
리골레토는 질다의 죽음에 '저주구나!'라고 외치며 쓰러지고 막이 내린다.
오페라의 가장 비극적인 슬픈 피날레를 장식하는 2중창이다.
심신이 병든 꼽추 리골레토는 만토바 공작의 문란한 생활을 부추기는 광대이지만 딸 질다를 누구보다 아끼는
다정한 아버지였다. 그러나 사랑에 빠진 순진한 딸을 구하지 못하고 오히려 죽게 만드는 비극을 초래한다.
리골레토를 혐오하며 저주하는 귀족은 딸 질다를 리골레토의 정부로 오해하고 납치해 공작에게 바치려고 한다.
공작의 성에 납치된 딸을 찾던 리골레토는 공작에게 유린당한 질다를 발견하고 분노하며 복수하기 위해
살인 청부업자에게 공작을 죽여 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공작을 사모하게 된 그의 여동생 '마달레나'의 간청으로 공작 대신 자신의 집에 처음 오는 남자를 죽이기로 한다.
멀리 떠나려고 남장을 한 질다는 이를 엿듣게 되고 공작대신에 자신이 죽임을 당하고 공작을 구한다.
공작의 시신으로 믿고 있던 리골레토는 공작의 노랫소리를 듣고, 당홯하여 자루를 열자 죽어가는 딸 질다를 발견한다.
질다는 용서를 구하며 죽음에 이르고 리골레토는 자신에게 귀족의 저주가 실현되었음을 깨닫는다. (다음 백과 사전 참고)
자신을 배신하고 농락한 남자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품으며 죽어가는 질다는 성스러움과 미련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누구나 할 수는 없는 비현실적인 설정이기에 그것이 이상적인 사랑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한번은 맞아야 하는 죽음을 자신의 고귀한 사랑과 맞바꾸는 희생은 분명 아름다운 일일게다.
딸을 소중히 여기는 리골레토의 무한한 사랑이 분노와 복수로 바뀌면서 오히려 딸을 잃어버리고 마는 설정은
주관적인 인간의 단순한 견해가 얼마나 어리석은지 여실히 보여준다. 복수의 부질없음이다.
땀을 비오듯이 흘리며 열창을 하는 리골레토역의 나이든 성악가( ), 아름다운 딸 질다( ) 등
완전 감동이었다, 그렇게나 많은 아름다운 오페라를 작곡한 베르디는 정말 음악의 천재이다.
막 중간 휴식 시간에 부녀역할의 두 주인공이 나와 관중에게 앵콜 이중창을 불러 훈훈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내가 본 오페라 영화의 사진을 인터넷에서 찾을 수 없었다. 볼 때 몇 장 찍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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