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반 활동을 함께 하던 지인의 초대로 오랜만에 공연을 보러 갔다.
성악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취미활동으로 십여년간 노래를 부른 지인은 음색이 곱고 노래를 썩 잘 부르는 성악인이자 수필가이다. 가끔씩 만나는 친구 세사람과 함께 관람하였다.
좀 일찍 만나 롯데 백화점 식당에서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고 흑임자 아이스크림 후식도 맛보고 들어갔다.
끝난 후에는 꽃다발을 준비해온 친구분이 있어 기다렸다 꽃다발을 건네고 사진도 찍었는데, 전날 후레쉬를 켜고 사진을 찍은 후 끄지 않은 채, 급하게 빨리 찍으며 이상하다 느꼈더니 히뿌옇게 나와 버렸다. 사람들이 몰려 나와 단원들을 기다리느라 빈틈없을 정도였다. 이제 코로나는 상관 없다는 듯 사람이 많았다. ㅎ
놀라운 것은 이 합창단이 60세 이상 96세까지 90여명 실버들의 모임이라는 것이다.
함께 연주한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2003년 창단된 전문 오케스트라이다. 이 오케스트라는 합창을 돋보이는데 큰 몫을 하였다. 또한 오케스트라만의 연주도 훌륭하여 듣기 좋았다.
합창단원들의 노래 실력이 출중하였으며 연주곡목들도 모두 맘에 드는 좋은 곡들이었다. 여성단원이 남성의 배나 되었는데 남성단원들의 목소리가 더 힘있게 느껴졌다. 합창단의 실력은 지휘자에게 달려있다.
김상경 지휘자분은 젊어보였는데, 경력도 실력도 대단한 분이었다.
특별출연한 소프라노 김영미 성악가는 울림이 깊은 음색이었다. 특히 앵콜송으로 한 <거룩한 성>은 학창시절 합창단에서 불러보았던 곡이라 감회가 깊었다.
1부에는 외국곡들을 연주하였고 2부에서는 우리가곡을 연주하였다.
백세합창단 <Te Deum (하나님을 찬양하라)> 하이든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교향곡 제94번 '놀람' 4악장 피날레> 하이든
백세합창단 <Dies lrae 분노의 날 (Requiem 中) 모짜르트
특별출연 소프라노 김영미 <Alleluja (환호하라 기뻐하라 中) 모짜르트
<Pace, pace mio Dio (주여 평화를 주소서) 베르디
백세합창단 <Coro di Schiavi Ebrei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베르디
(오페라 La Forza del Destino 中)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 (성자들의 행진) Arr.by J.Rutter
백세합창단 <목련화> 조영식 시, 김동진 작곡
<꽃구름 속에> 박두진 시, 이흥렬 작곡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Hungarian Dance (헝가리 무곡 제5번) 브라암스
백세합창단 <가족이라는 이름> 조은아 작사, 신상우 작곡
<향수> 정지용 시, 김희갑 작곡, 조우현 편곡
<배 띄워라> 구희서 시, 박범훈 작곡, 문현주 편곡
외국곡은 FM방송에서 자주 듣고 아는 곡인데다 우리 가곡은 불러보아 아는 곡들이라 즐겁게 감상했다.
나이가 들어 노년에 이르러서도 이렇게 음악활동을 하며 삶을 즐길 수 있다면 멋진 일이다.
'백세시대'라는 말이 실감난다. 정말 건강관리를 잘 해서 노년의 여유를 누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성악은 복식호흡을 하여 호흡이 길어지고, 칼로리 소모가 많아 신진대사를 좋게 하므로 신체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아름다운 선율을 노래함으로 정신건강에도 좋다. 나는 학창시절에는 다 낼 수 있었던 높은 음들이 나이들어 목이 노쇠해져 처음엔 내지 못하다가 연습을 많이 하고 이제는 나아져서 가곡을 즐겨 부를 수 있게 되었다.
화창한 봄날, 초대해준 지인에게 감사하고 좋은 친구들과 함께 하여서 더욱 좋은 시간이었다.
'좋은 공연을 보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종의 노래 월인 천강지곡 (0) | 2023.12.31 |
---|---|
김수철과 동서양 100인조 오케스트라 (0) | 2023.10.12 |
베르디 오페라 시리즈 (0) | 2017.03.04 |
오페라 '리골레토' (베르디 作) (0) | 2017.02.05 |
오페라 마티네 '박쥐' (0) | 2017.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