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외국 영화

트럼보 (영화 극본 작가)

나무^^ 2019. 4. 13. 19:47


  


                                    감독   제이 로치

                                 제작   미국 (2016. 124분)

                                    출연   브라이언 클랜스턴, 다이안 레인, 헬렌 미렌 외 다수


 했던 영화를 자주 방영하곤 하는 ebs 명화극장이 가끔은 새로운 재미있는 영화를 하기도 한다. 이 영화처럼...

재미와 시사성과 감동을 모두 갖춘 좋은 영화를 만드는 일이 얼마나 어렵겠는가! 보는 사람들은 쉽지만...

그럼에도 끊임없이 좋은 영화는 만들어지고 영화팬들의 일상을 즐겁게 해준다.

이 영화는 실존 인물 '트럼보'(1905년~1976년)를 다룬 영화여서 더 사실감을 느끼며 볼 수있었다.

주연 인물이 바로 명화를 탄생시킨 탁월한 극작가이기 때문이다. 그는 1939년에 '총을 든 조니'로 전미도서상을 받은 경력이 있다. 영화로는 '로마의 휴일' (1953년), '브레이브 원'(1956년), '스파르타쿠스'(1960년), 빠삐용 등 아카데미상을 두번이나 수상했지만, 1993년에 이르러서야 그의 아내가 그 대신 트로피를 받을 수 있었다.


이 영화 속에서도 '로마의 휴일' 영화를 가족들과 함께 보고, 시상식을 하는 것도 집에서 구경하며 기뻐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는 그를 통해 당시 미국 사회의 반공주의 열풍과 함께 할리우드 영화계의 맹목적인 추종을 드러낸다.

세계 2차 대전 후 미국을 뒤흔든 매카시즘 속에서 작품 활동을 13년간 금지당한 작가는 어쩔 수 없이 11개의 가명으로 기획사가 원하는대로 작품을 쓰면서 가족을 부양하며 살았다.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헐리우드 10인'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그는 증언을 거부하여 11개월간 감옥살이를 했다.

시대의 부당함에 맞서 자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을 굳히지 않고 사는 일은 참으로 고행이 아닐 수 없다.

피페해져가는 그를 지켜주는 가족의 힘으로 그는 자신이 싸구려 작품을 쓸 망정 자신을 부정하며, 동료를 부당하게 고발하는 비천한 짓을 하지않았다. 

딸의 생일에도 아랑곳 않고 욕조에 몸을 담군 채 꿈쩍 않고 글을 써야하는 아빠의 모습에 가족들은 갈등하기도 한다.

나이 들어 종일 책상에 앉아있어야 하면 하체가 무거워지고 몹시 힘들다. 그 나름대로의 처방이었을게다.

쉴 틈없이 매일 하루종일 써내도 간신히 먹고 살 정도인 생활을 10여년 동안 유령처럼 묵묵히 살아낸 거다.

각성제를 복용하며 글을 써내느라 심신이 피페해져가는 그를 보는 가족들도 함께 상처받아야 한 삶이었다.    


지금도 종종 상영되는 고전영화 '로마의 휴일'은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여배우 '오드리 햅번'을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해주었다. 글밖에 쓸줄 모르는 그는 아무도 사주지 않는 시나리오를 친구에게 팔아서 영화를 만들게 하였다.

아카데미 수상자로 나설 수 없는 그가 사망한 뒤 그의 아들은 아버지가 원작자임을 밝혔다고 한다.

'브레이드 원'이 두 번째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고서야  사람들은 가명으로 활동하는 그를 알게 되었다.

'킹브라더스'라는 B급 제작사의 무지막지한 사장덕에 그래도 그는 가족을 부양할 수 있었고 같은 처지의 동료들에게도 일감을 나누어 줄 수 있었다.


영화계 좌파 인사 색출에 앞장선 인물 중에 월트 디즈니와 로널드 레이건도 있었다. 존 웨인 등도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그들은 모두 승승장구하여 디즈니는 오늘날 가장 큰 놀이 왕국이 됐고, 영화배우였던 레이건은 대통령이 되었다. 

영화배우 '커크 더글러스'는 그럼에도 그의 실력을 알아보고 '스파르타쿠스'의 극본을 트럼보에게 맡기며 그를 후원하는 내용도 나온다.


매카시의 폭탄선언으로 공산주의 사상에 반대하지 않는 사람들은 무조건 미국의 적이 되었다. 

'찰리 채플린' 같은 예술가도 추방되던 시기였다. 사실은 합리적인 이성을 따랐을 뿐 그들은 특별히 공산당 활동을 하지도 않은 사람들이었다. 편을 나누어 '너는 어느 편이냐'고 물어서 침묵하면 공공의 적이 되던 때였다.

그가 공산당에 가입해서 영화 스태프들의 처우개선 시위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한 것이다.

허긴 지금도 우리나라에서는 반공사상을 앞세워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공산당, 또는 빨갱이라고 공공연히 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평화적 통일을 하기 바라는 사람은 모두 공산당인가!

어떻게든 북한을 포용하는 정책으로 나라의 앞날을 더 나아지게 하려는 노력은 보지 않고, 몇몇 정치가들이 자신들의 입신양명만을 꾀하려는 것 같아 안타깝다. 도대체 누가 북한 같은 체제를 원하겠는가!


냉전 시대 미국 헐리우드 영화사를 흥미롭게 보여주는 영화이다. 주연 배우의 연기력도 좋다.

그를 그렇게 탄압하지 않았다면 좋은 작품이 더 많이 남았을 텐데...



           





트럼보의 삶을 다룬 영화



욕조에서 시나리오를 쓴 일화로도 유명한 트럼보.

         
               ▲ 욕조에서 시나리오를 쓴 일화로도 유명한 트럼보.


반미조사위원회 심문에 끌려나온 트럼보.

          
            ▲ 반미조사위원회 심문에 끌려나온 트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