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외국 영화

밤쉘 : 발명가 영화배우

나무^^ 2019. 7. 2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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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알렉산드라 딘

               제작  미국. (미국. 2018. 89분)

               출연  헤디 라머,  다이엔 크루거 외 다수

 

올레 TV에서 유료로 본 영화이다.

'밤쉘'은 몹시 충격적인 일이나 아주 매력적인 미녀를 뜻하는 단어라고 한다.

이 영화는 배우이며 발명가였던  '헤디 라머'의 일생을 다룬 기록 영화이다.

낯이 익은 그녀의 얼굴을 어디서 보았나 했더니 영화 '삼손과 데릴라'에서 보았던 게 생각난다.

단순히 배우만이었다면 그리 흥미를 끌지 못했을텐데 그녀가 '와이파이'를 처음 발명했다고 해서 보게 되었다.

 
1914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태어난 그녀는 16세가 되자 자신이 충분히 아름답다는 것을 알고 거대 영화사에 발을 들여놓는다. 그리고 그녀가 처음 출연한 영화 '엑스터시'는 그녀를 유명하게 했지만, 저속한 여배우로 낙인 찍히게 하였다.
그녀가 한 인터뷰 중 이야기이다.  
"혼자 촬영한 장면이었는데 화면을 편집해서 화끈한 정사 장면으로 만들었어요. 원래는 아닌데... 팔을 왜 모으는지 물으니까 질문하지 말라더군요.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소파에 바늘을 꽂아 자세를 잡는다고. 소란 일으키기 싫어서 하라는 대로 했지요.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아버지는 정말 무서웠어요. 나를 죽이고 싶어 했어요. 그때 제가 말했죠. 그들에게 보여주겠다고..."
 
76세가 되어 자신의 일생을 회상하며 인터뷰한 이 테이프도 2018년 한 언론사 휴지통 옆에 버려졌던 것을 우연히 발견함으로써 이 영화를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녀는 14살 연상의 군수물자를 다루던 경제계 거물과 결혼했다, 그리고 한 남자아이를 입양한다. 자유외에는 무엇이든지 가질 수 있는 부유한 생활을 하였지만 지나친 구속을 견디지 못하고 영국으로 탈출했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그대로 고향에 남아있었다면 유대인 학살을 피한다는 보장이 없었던 때였다. 그녀는 자신에게 가해진 불명예스러움을 떨치기 위해서 헐리우드로 가서 부단히 노력했지만  편협했던 시대는 앞서가는 똑똑한 그녀를 시키는 대로 하는 배우로만 존재하길 바랬다.  
'삼손과 데릴라'로 성공한 그녀는 영화사를 나와서 스스로 두 편의 영화를 만들기도 하였다.
 
1940년 독일군 어뢰 공격으로 배에 탄 83명의 어린이들을 포함해 293명이 사망하는 사건을 본 그녀는 무선으로 조종되는 어뢰를 발명하고자 와이파이의 기초가 되는 무선통신 아이디어를 내고 협력자 조이 앤타일과 함께 88개의 주파수로 특허를 받는다.
이  ‘주파수 도약(Radio Torpedo)’ 기술은 현대 군사 기술 뿐만 아니라, ‘와이파이(Wifi)’, ‘블루투스(Bluetooth)’ 등과 같은 휴대전화 기술로 발전하여 사용되고 있다. ‘구글(Google)’은 그녀의 탄생 101주년을 기념하는 헌정 영상을 2015년 공개하며, 그녀가 없었다면 구글도 없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그녀의 과학적 업적을 추앙해 주었다고 한다.
 
그녀는 비행조종사이자 제작자인 친구를 도와 비행기 날개를 만들기도 하면서 그가 마련해준 작업실에서 취미로 발명을 하며, 생계를 위해서는 삼류영화 배우로 살기도 한다. 
그녀의 아이디어는 한 과학자에 의해 구현되고 그는 그녀의 발명을 인정하지만, 외국인 여성이라는 편견에 밀려 그녀는 자신의 권리를 찾지 못한 채 세월이 흐른다. 특허 만료 이후에도 6년간이나 유지되는 권리를 알지 못해 받지 못하였다.
 
그녀의 미모는 계속되는 남자들의 구애를 받아 결혼을 여러 번 하게 한다. 그녀의 다섯번째 남편은 그녀의 고향을 재현하는 듯한 리조트를 지어주는 등 그녀를 사랑했지만 안타깝게도 약물중독자였다. 그녀는 한 남자와 오래동안 함께 하지 못했지만 결혼에 억매이지 않음으로 여러 남자에게 사랑을 받으며 자신의 삶을 살았다. 그녀에게는 아들과 딸이 하나 있고 손녀도 있어 그녀를 회상하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온다.
 
사람은 누구나 늙음을 피할 수 없으며 미녀일수록 그 격차는 커질 게 분명하다. 배우였기에 그녀도 여러 번의 성형을 하면서 자연스럽지 못한 노화를 맞아야 했다. 사라진 그녀의 외모를 비하하는 관객들에게 외면 당하며 은둔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뒤늦게나마 그녀의 진가를 시상하는 곳에서 (아들이 어머니를 대신해 전화로 그녀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그녀의 위상을 회복하는 장면은 그나마 파란만장했지만 훌륭한 족적을 남긴 한 여인에게 감사함을 표하고 다행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그렇게 뛰어난 외모를 지니지 않았다면 학창시절 화학시간을 즐겼던 그녀는 과학자나 별명가로 살았을 것이다.
그러면 더 나은 노후를 보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이 내렸다고 하는 아름다움을 실컷 누렸으니 무슨 여한이 있겠는가!
삶은 누구에게나 우여곡절이 있으며 기쁨과 고통이 함께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 자연스럽게 노화를 받아들이고 연기하는 배우'수잔 서랜드'가 제작에 참여했다고 한다.
배우 '다이엔 크루거'가 그녀의 편지를 읽는 장면도 나온다.
 
'사람들이란 비이성적이고 논리도 없고 자기중심적이지요.
 그럼에도 그들을 사랑하세요.
 
 좋은 일을 하면 이기적인 다른 동기가 있다고 비난할지 몰라요.
 그럼에도 좋은 일을 하세요.
 
 가장 큰 생각을 가진 대인배가
 가장 작은 마음을 가진 소인배에게 무너질 수 있어요.
 그럼에도 크게 생각하세요.
 
 몇 년이 걸려 지은 것도 하룻 밤 사이에 무너질 수 있겠죠.
 그럼에도 지으세요.
 
 당신의 최고를 세상에 주고 호되게 공격당할 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최고를 세상에 주세요.'      
                                                    -헤디 라머-
 
그렇다. 삶은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그 과정에 의미를 두고 살 때 행복할 수 있다.
재미있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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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밤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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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쉘<-헤디라머

     

>밤쉘<

          

>밤쉘< 인형이 아닌 사람이 되고자 했으나

      

>밤쉘<그녀는 위대한 과학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