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제임스 머쉰
제작 영국 (2014년. 123분)
출연 에디 레드메인, 펠리시티 존슨, 찰리 콕스, 헤리 로이드 외 다수
EBS 일요 명화극장(2019. 4.28)에서 본 흥미로운 영화였다.
극심한 장애를 앓아야 했던 세계적으로 유명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의 이야기였다.
뉴스나 책으로 그에 관해 알려진 짧은 정보들을 알고 있어서 더욱 관심있게 보았다.
그는 날 때부터 장애가 아닌, 1963년, 21세 때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준비하는 중에 발병한다.
손발의 경미한 뒤틀림으로부터 시작된 이 질환은 '루게릭 병'으로 앞으로 2년 밖에 살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는다.
스티븐은 어려운 공부도 공부지만, 신년파티에서 만난 제인에게 사랑의 감정이 마악 싹텄을 때였다.
그는 마치 공부를 제쳐놓은 양 그녀 땜에 열병을 앓는다. 그럼에도 동료들을 제치는 비범한 두뇌를 지닌 그에게 발병사실은 그야말로 청천벼락 같은 충격이었다. 사랑을 포기해야하는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심했다.
이 퇴행성 신경 근육 질환이라는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은 아이러니하게도 뇌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그러나 그를 절망에서 구한 것은 제인의 헌신적인 사랑이었다.
그의 가치를 알아본 문학도이자 성공회교도였던 제인은 그가 살아있을 동안 함께 할 것을 결심하고,
떠나라고 말하는 그를 설득하여 결혼을 한다. 기적처럼 2남 1녀의 자녀를 낳아 키우며 행복한 결혼생활이어야 할
삶은, 점차 제인의 체력이 한계에 이르는 것을 느끼게 한다. 경제적으로도 넉넉하지 못했던 삶은 도우미를 청할 수도 없는 그녀를 한없이 지치게 했다. 그녀는 어머니의 권유로 교회 성가대에 참석하여 노래를 부르며 조금이나마 심신의 치유를 하게 된다.
그리고 축복처럼 성가대 지휘자 조나단의 헌신적인 봉사는 그들 가정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러나 그들과 한 가족처럼 지내는 그를 사람들은 순수하게만 보지 않고 수근거리고, 그들 역시 이성의 감정이 생기게 되자 신앙심 강한 조나단은 스스로 그들을 떠난다.
한편 박사학위를 무사히 받은 스티븐은 병세가 점점 악화되어 급기야는 말을 하지 못하게 된다.
영화에서는 바그너 음악회에 참석하다 실려가는데, 실제는 학회에 참석하기 위한 여행에서 폐렴에 걸린다고 한다.
음성 인식장치인 기계의 도움으로 의사전달을 할 수 있게 되자 전문가 간호사의 치료를 받으며 그녀와 종일 지내게
된다. 따라서 아내는 서서히 그들에게서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영화는 이 즈음에서 끝나며 아름다운 감동의 여운을 남긴다.
실제 그는 25년간 함께 산 아내와 이혼한다. 두 사람 모두 합리적인 결과를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후 제인은 이성의 감정이 간절했으나 헤어져야 했던 조나단과 결혼한다.
그는 절대적으로 필요했을 간호사와 두번째 결혼을 한다.
하지만 삶은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는 법, 그녀는 '뮌하우젠 증후군' 환자로 그를 학대하기에 이른다.
결국 이웃과 자식들은 이러한 사실을 목격하게 되고 11년간 함께 산 그녀를 강제 이혼시키고 격리한다.
그는 환자 80%가 5년 이내에 사망하는 통계를 깨고 55년을 더 살며 우주와 양자 중력에 관한 연구에 기여했다.
그를 사랑과 보살핌으로 지켜주었던 아내와 사랑하는 자식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블랙홀의 물리학과 빅뱅이론으로 우주의 신비를 밝히는 데 공헌하며 그는 그렇게나 불편한 육체를 초월한 삶을
살았다. '삶이 재미없다면 비극이다'라고 말하는 그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는 것을 거부하고 긍정적이고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 신이 없다고 믿었으며, 외계인의 존재를 믿었던 스티븐의 삶을 2004년에도 영화화 했다고 한다.
영국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연을 맡았았던 '호킹'이라는 영화이다.
캠브리지 대학 후배라는 배우 '에디 레드메인'이 좀 더 스티븐에 가까운 이미지를 보여주었을 것 같다.
심한 육체적 장애를 연기하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는 스티븐 역할을 실감나게 잘 하였다.
블랙홀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아마도 이런 느낌이 아닐까 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두 번째 대수술을 하기 위해 전신 마취를 하는 과정에서 캄캄한 세계로 쏜살같이 빨려들어가던 순간,
그 공포감은 몇십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난다. 그때는 그것이 곧 죽음처럼 느껴졌었다.
마취에 들어가기 전 끔찍하게 느껴지던 그 상황이 너무 힘들어서 차라리 깨어나지 말고 그대로 죽었으면 하고
바랬었다. 여러 번 전신마취를 했었지만 그런 느낌은 그때 단 한 번이었다.
나의 의식과 생명의 연관성이 밀접하게 상관있음을 경험한 일이었다.
2년 밖에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 생명은 살짝 삶의 권태를 느끼던 스티븐에게 강한 삶의 의지를 부여하였다.
치명적인 병약한 육체를 견딜 수 있게 한, 초인적인 생의 의지가 될 수 있었다.
스티븐 호킹의 가장 유명한 저서는 <시간의 역사>이다.
그 책은 천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그를 세계적인 물리학자로 알리는 데 기여했다.
이 영화는 아내 제인이 쓴 회고록 <무한으로의 여행 : 스티븐과 나의 삶>을 원작으로 '앤서니 매카톤'이 각색을
한 것이라고 한다. 한 천재적인 인간이 비극적인 운명을 극복해가는 감동적인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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