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이연우
제작 한국 (2014. 121분)
출연 박보영, 이 종석, 이세영, 김영광외 다수
EBS TV (2019. 11. 24.일)에서 이 영화를 보면서 많이 웃었다.
배우 이종석의 표정 연기가 정말 실감나게 수시로 웃음을 유발시켜 재미있게 보았다.
줄거리도 탄탄하여 거부감 없이 볼 수 있었으며, 나의 학창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교복의 정다움이라니! ㅎ
그때는 카라깃에 풀까지 매겨 빳빳해야했던 교복이 그리도 지겹게 느껴졌었는데, 나이들어 생각해보니 그 새하얀 교복의 의미심장한 특권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불시에 점검을 하는 탓에, 풀을 매긴 카라를 가방에 넣고 다니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풀을 매긴 카라는 목을 바르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강제성이 있어 여간 피곤하지 않았다.
반듯하고 짧은 단발머리 등 규율의 엄격함이 지나쳤었는데, 요즘 여학생들은 화장도 하고, 민망할 정도로 짧은 스커트를 입어 소녀들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풋풋한 순진함이 많이 사라진 느낌이다. 어떤 치장을 하지 않아도 어여쁜 시기이기 때문이다. 피끓는 청춘들이 남녀공학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외모에 더 신경을 쓰게 될 것 같다.
언젠가 TV에서 이 영화하는 것을 무심히 지나쳤었는데, 또 하길래 '맨날 한 걸 또 해.' 투덜거리며 보았는데 의외였다.
1982년 충청도 한 고등학교 학생들의 성장기를 내용으로 하였다.
주인공 영숙은 대폿집을 하는 어머니와 함께 사는 여고생 일진이다.
그와 어린시절을 함께 자란 중길을 좋아하며 마음 쓰지만, 중길은 다른 여자애들에게만 관심을 보이며 아무렇지 않게 여친을 바꾼다. 그가 그러는데는 나름 심오한 이유가 있었다.ㅎ
그러나 애궂게도, 중길은 영숙의 남친이자 쌈짱인 광식에게 시달림을 당한다.
한편 그는 서울에서 전학온 소희에게 온 정신이 팔리지만 맘처럼 쉽지가 않다.
영숙이 간직했던, 오래되어 헝겊을 감은 컴퍼스는 가슴이 짠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중길이 소희에게 다가가는 설레임 가득한 장면들은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철없는 시절 그들이 책임감을 배워가는 성장과정은 질풍노도처럼 뜨겁고 암울하기도 하지만, 감독은 순수한 마음으로 그들을 잘 이끌어 보는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좀 비현실적인 느낌도 없잖아 있지만... ㅎ)
지방의 특색이 살아있는 어투와 그 시대의 문화적인 배경들도 정겹게 느껴진다.
영화에 흐르는 '내게 사랑은 너무 써~' 노래도 재미있고 그 시대의 그리움을 자아낸다.
진지함 속에 유모가 넘치는 연출이 성공한 작품이다.
나이 어린 배우들의 연기가 자연스럽고 어여쁘기 그지없다.
나이든 세대가 향수를 느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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