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나나 조르자제
제작 독일, 그루지아, 영국, 프랑스 (2000년. 95분)
출연 누차 쿠키아니제, 예브게니 쉬디킨, 샬바 이아쉬빌리 외 다수
귀여운 주인공의 철없는 사랑이 웃음을 터트리는 인상적인 영화였다. 참 질풍노도의 십대라더니...
그런데 단순한 사랑이야기가 아닌, 구소련에 속해있던 작은 나라 '그루지아'공화국의 자유를 향한 열망과
인간 내면에 숨어있는 욕망을 다룬 영화였다. 네모 선장의 잃어버린 바다는 나라 잃은 슬픔을 상징했다.
14 세 나이보다 조숙한 소녀 '시빌'이 방학을 맞아 시골마을에 도착하면서 헤프닝이 일어나고 그 자리에서
만난 41세 홀아비 '알렉산드르'를 사모하여 그의 주위를 끊임없이 맴돈다. 또한 그의 아들 미키는 첫눈에
시빌에게 반하는데, 자신의 아버지에게만 관심이 있는 그녀를 따라다니며 애를 태운다.
아내를 잃은 후 천문에만 관심이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마을 여자들과 몰래 사랑을 나누는 것을 본
시빌이 질투심에 사로잡혀 그에게 노골적인로 애정공세를 피지만 그는 야단을 치며 피하기 일쑤다.
변성기를 막 지난 미키의 목소리가 영화를 시작한다. 못다한 키스의 아쉬움이 첫사랑에 대한 그리움임을
느낄 수 있다. 시빌은 동갑내기 미키와 뛰놀면서 그를 툭하면 무시하지만 장난처럼 미키에게 가을이 오기전에
100 번의 키스를 하라고 허락한다. 시빌은 호시탐탐 그녀의 빰에, 목덜미에, 입술에 입을 맞춘다.
감정이 내키는대로 행동하는 시빌을 나쁜피가 흐른다고 비난하는 금욕적이고 보수적인 마을 사람들, 하지만
'엠마누엘' 영화를 보면서 억눌렸던 자신들의 옥망을 분출시키는 사고를 일으키게 되고 마을이 발칵 뒤집힌다.
연로한 교장이 자신의 침대가 아닌 불어선생의 침대에서 복상사하고, 난봉꾼 피에트르는 볼베어링을 낀 채
섹스하다 봉변을 당한다. 그들 모두의 가슴에는 사랑과 자유에 대한 열망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질투에 눈이 먼 아들은 시빌이 벌거벗은 몸으로 아빠의 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자 흥분한 나머지 총을 쏜다.
한편 사랑하는 이에게 쫓겨난 시빌은 그 상황을 피하기 위해 바다로 떠나는 선장의 배에 올라탄다.
삶이란, 사랑이란 그렇게 허망한 것이다...
감정에 솔직한 삶을 사는 건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억누르고 사는 것 만큼이나...
이래도 저래도 삶이 어렵고 힘들긴 마찬가지이다. 그러니 순간순간 선택을 잘 할 수 밖에 없다.
주인공의 깜찍하고 해맑은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철부지짓을 하는데도 귀엽기만 하다.ㅎ
그루지아 공화국 출신의 감독은 건축가, 배우, 교수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쳐 감독으로 데뷔하였다고 한다.
그가 87 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받았다는 '나의 영국인 아버지'라는 영화도 보고 싶다.
재미있게 잘 만든 이 영화는 TV 올레에서 무료로 보았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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