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다른나라)

이탈리아 여행 3. (피렌체)

나무^^ 2023. 2. 17. 13:15

* 오래전 서유럽 관광을 할 때 멀리 떨어져서 보고 지나갔던, 주황색 도시 전체가 세계 문화유산인 아름다운 피렌체 속으로 들어갔다.

피렌체는 14~15C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발흥지로 미켈란젤로, 지오토,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유명한 예술가들의 걸작들이 도시 곳곳에 남아 있다. '꽃의 도시'라고 불리는 것은 이탈리아어 Fiore가 '꽃'이라는 어원적 의미도 있지만 이 도시를 지배했던 메디치 가문의 문장이 바로 백합꽃이였기 때문이었다.

피렌체는 BC 10C경 '에트루리아'인들이 기초를 세워 1125년에는 자치도시 선언으로 독립국가가 되었다. 그 후 귀금속 산업을 기초로 금융업을 발전시켜 부를 쌓아갔다. 상공업자들이 중심이 되다보니 귀족보다 부를 가지고 있는 평민세력이 득세를 하였고, 여러 번의 세력다툼 끝에 1434년부터 '메디치 가문'이 예술을 통해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했다. 그러나 1500년대에 들어서면서 페스트 등으로 갑자기 중소도시로 몰락하였다.

이틸리아를 설명할 때 로마는 정치, 밀라노는 경제, 피렌체는 예술이라고 명명할 만큼 예술성이 강한 도시이다. 그래서 사전 지식을 얻으려고 '붉은 백합의 도시'(김상근 지음) 책을 사서 반 조금 더 읽다가 가져갔는데, 하필 흰종이로 곁표지를 산 탓에 흰 배개 옆에 얌전히 두고 호텔을 나왔다. 방을 나오기 전 반드시 한 번 둘러보는데 눈에 뜨지 않았다. 전날밤 몇 쪽 더 읽다 놓고는... 시트가 흰 침대에 흰색 물건을 놓으면 안 되겠다.

* 미켈란젤로가 극찬한 '천국의 문'. 1400년경 성경의 주요장면을 묘사한 3개의 문을 만들었다. 유명한 이 문은 세례당 동쪽문으로 28년에 걸쳐 만들었다. '아담과 이브', '카인과 아벨', '노아', '아브라함', '이삭과 그의 아들 에서', '야곱', '요셉', '여호수아', '다윗', '솔로몬과 시바의 여왕' 10장면이 묘사되었다. 찬찬히 살펴볼 겨를이 없었는데 부조의 입체감이 대단했다.

 

* '꽃의 성모 마리아 성당'이라 불리는 대성당 두오모는 '아르놀프 캄비오'가 설계하여 짓다가 사망하였다. 중단된 건축을 양모 길드에서 후원하여 화가이자 조각가인 '지오토 디 본도네'가 종탑을 만들었다. 그가 사망한 후에도 140여년간 건축이 계속되었는데, 설계안 공모에 당선된 '브루넬레스키'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붉은 벽돌 돔을 완공시켜 세계에서 가장 큰 석재돔을 남았다. 그 공으로 그는 대성당에 묻히는 영광을 누렸다. 여러가지 색의 정교하고 일률적인 대리석 조각은 고귀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건축물이 되었다.

 

* 지오토가 건축한 높은 종탑과 아름답기 이를 데 없는 두오모의 웅장함은 그 당시 무지했던 신자들이 머리를 조아릴 수 밖에 없는 권위를 부여했다. 예술의 거리에는 어디나 있는 인물화 화가들이 아직은 한가롭다. 

 

두오모 성당 옆 팔각 건물은 산 조반니 세례당(성 요한 세례당) . 대리석이 흔한 나라인지라 모든 건축이 대리석 조각이다.

 

* 원래는 시뇨리아궁이라고 불렸던, 이 거대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베키오궁은 '고궁'이라는 뜻이고 현재는 시청으로 쓰이고 있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복제품)이 있는 시뇨리아 광장에 있으며 이 광장에는 여러 문화명소와 박물관이 있다.

 

조각상 헤라클레스. 아래는 조각상 겔러리. '흔하면 천해진다'고 아름다운 조각상이 지천이다 보니 어느 한 작품도 가만히 머물러 감상해보지 못하고 많은 것을 보기 위해 지나치기 일쑤이다. 너무도 아름다운 작품들인데 아쉽게도 질보다 양이 된 감상이었다.  

* 보수중인 조각상 '헤라클레스와 카쿠스' (비치오 반디넬리 조각). 광장에는 기념비적 조각상이 곳곳에 많았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술품을 보관한다는 우피치 미술관도 가까이 있었지만 들어가 보지 못했다. 시간 맞춰 모여야했기 때문이다. 예술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이라면 반드시 배냥여행하며 충분히 즐길 수 있어야 한다.

 

* 호텔이나 화장실마다 변기옆에 이런 뒷물시설이 있어 손을 사용해야 했다. 요즘 사용하는 비데는 없었다.  호텔 침실마다 보기좋은 멋진 그림이 걸려있어 분위기를 살렸다. 물위에 세워진 천년의 도시 베니스로 가서 숙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