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서 아침식사까지 하고 내리니 큰오빠가 마중 나와 계셨다. 죄송하게도 한 시간이나 기다리셨다고. 우리를 데리고 상가에 가서 쥬스를 한 잔 사주시고 해발 152m에 위치한 퀸 엘리자베스 공원을 구경 시켜 주었다. 1939년 벤쿠버를 방문한 영국왕 조지 6세와 엘리자베스 공주(엘리자베스 2세 여왕)를 환영하기 위해 붙인 이름이다. 공원은 무료이지만 식물원과 주차장은 유료였다. 다양한 테마의 정원과 워터스 분수, 조형물 러브 인 더 레인 등 볼거리가 많고 사계절 늘 푸른 식물을 볼 수 있으며 결혼사진 촬영지로도 유명하단다. 내게 호랑이처럼 엄했던 오빠는 여전히 건강하고 힘이 넘쳤지만 성격은 부드러워지다 못해 아내의 눈치를 살피는 정도가 되었다. 좀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가 머무는 내내 친절하게 잘 대해주셔서 감사하다.
오빠네 집에 와 짐을 풀고 올케가 담근 물 김치 국물로 해주는 시원한 냉면을 먹었다. 고기도 조금 구웠으면 더 좋았을텐데... 친구가 고기를 잘 먹는데... 생각하였다. 올케는 크루즈에서 고기를 실컷 먹었을 거라며 생략했다.ㅎ 집 앞에 5분쯤 걸어나가면 넓은 개울과 숲길이 있어 산책하기 그만이었다. 큰 나무들이 많은 조용하고 깨끗한 주택가였다. 오빠네 머무는 며칠 동안 자주 나가 산책하며 산림욕을 즐겼다. 첫 날, 혹시 집을 못 찾을 까 봐 사진을 찍고 나갔다.
이번 여행에 도움을 많이 준 사랑스러운 조카이다. 큰오빠 내외와 함께 살다 일년만에 분가했는데, 결국 손주들을 위해서 오빠는 공들인 단독주택을 아들네에게 주고 아파트로 이사가셨단다. 검은 가지가 보이는 벚꽃나무가 예쁜 사진을 보여주셨다. 오빠가 이사간 후 아쉽게도 옆집 할아버지가 철이 아닌 때에 전지를 심하게 하여 죽여버렸다고 한다. 쯔쯧, 아까워라!
록키에서 돌아오자 조카가 일식집에서 점심을 사고 집에 모셔가 맛있는 생일케이크를 대접하였다. 영양제 선물도 주었다. 고모를 배려한 생각 깊은 조카내외가 고마웠다. 그들이 늘 지금처럼 행복하길 빈다.
큰 도시마다 전망대가 있어 도시 경관을 내려다볼 수 있게 한다. 오빠가 시애틀까지 운전해 가서 Space Needle 전망대에 올라갔다. 사방이 유리벽이라 좀 오금이 저렸지만 유리 발코니에 올라가 사진을 찍었다. 꼬마들이 오히려 무서워하지 않았다.
시애틀에서 열린 Century 21 Exposition으로 알려진 1962년 세계 박람회를 위해 지어졌다. 건축가 Edward E. Carlson과 John Graham Jr.에 의해 설계되고 땅에 묶인 비행접시에서 아이디어를 받았다고 한다. 자체 기술로 설립하였다는 설계모형도, 제작과정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었다. 이곳도 역시 152m 높이에 회전식 레스토랑이 았어 식사하며 전망을 즐길 수 있다.
퍼브릭 재래시장을 갔지만 사람들이 넘 많은데다 주차시키기도 어려웠다. 햄버거를 사와서 차속에서 먹고 명품 상가가 몰려있는 곳에 갔다. 친구는 자녀들 줄 옷가지 선물을 샀다. 오빠내외와 나도 구경하다 생활용품을 구입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은 로얄여행사를 통해 3박4일 로키여행을 하였다. 우리가 타고 다녔던 대형버스이다. 말을 유창하다 못해 마침표가 없이 이어지는, 친절한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로키를 향해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크루즈에서 만났던 남성분 두 분을 다시 만났다. ㅋ 인연이긴 한데... 취향이 넘 달라~~
브라이덜 폭포를 감상하고 골드러시의 마을, 호프를 거쳐 코퀴할라 하이웨이 타고 메릿에 도착했다. 중식으로 식사를 하고 목재와 인삼의 도시라는 캠룹스를 지나 레벨스톡 국립공원의 중심 마을 호반도시 샐몬암을 지나 자스퍼 공원에 도착하였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 넓고 쾌적했다. 이번 여행 내내 정말 넓은 방을 사용하였다. 우리 가이드 잠시 혼자 떨어져 앉아 업무가 바쁘다. 친절하게도 단체사진을 두 번이나 찍어 일일이 카톡으로 보내주었다. 무려 7장씩 14장을! (2시간 걸려서! 자기 얼굴 잘 나온 거 고르란다) 이런 노련한 가이드님도 생전 처음이다. 정성이 감사할 뿐이다.
기막히게 멋지고 웅장한 로키산맥의 봉우리들을 보면서 달리는 버스에서 사진을 찍었다. 히말라야 에베레스트산을 보지 않았다면 세계 최고라고 할 만하다. 여기는 시설이 정말 좋고 부유함이 넘친다. 회귀하는 연어가 올라온다는 강을 보았다.
광활한 초원을 보며 종일 달려가 자스퍼 공원을 구경하고 빙하걷기 체험을 하였다. 로키 역시 빙하가 많이 녹아 민둥돌산이 많이 보였다. 코로나 전만 해도 로키 초입부터 눈이 녹지 않아 춥다고 했는데 이상고온현상이 심각하다.
버스에서 지나가면서 본 눈물의 절벽! 어마무시하게 장엄하다. 새하얗던 만년설이 녹아버린 거대한 산들은 아랑곳 않고 제 모습을 드러낼 뿐이다. 보는 내내 경이로움을 느꼈다.
호수가 옥색인 것은 석회석의 함량과 햇빛 때문이라고 한다. 요호국립공원의 피토 플러스 호수, 색깔 정말 죽인다! 그야말로 표현할 길 없는 빼어난 터어키석 옥색이었다. 물결이 일지 않아 숨을 멈추고 있는 것만 같았다. 록키 국립공원이 아름다운 것은 만년설과 함께 아름다운 에메랄드 호수들이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귀여운 우리네 토종 다람쥐 같은 녀석, 한입 가득 뭘 물었다. 가곡에도 나오는 유명한 루이스 호수, 햇빛에 반짝이는 물결이 보석처럼 빛났다. 친구와 기념으로 발을 담구었다. 이번 여행은 친구 덕에 내 사진도 여러 장 찍었다.
하루에 두 번 예배하는 꽤 큰 한인교회가 있었다. 세상 어디에 가도 교회가 없는 곳은 없는데 세상은 날이 갈수록 포악해진다. 자유시간에 잘 정돈되고 세련된 거리, 예쁜 상점들을 구경하며 산책했다.
곤돌라 타고 본 경치 그만이었다. 구비구비 이어지는 산은 정말 멋있고 믿음직스럽기 한이 없다.
* 벤푸에서 보내는 마지막날 밤, 전망 좋은 호텔방에서 산 너머 해가 지는 것을 보며 친구와 화인잔을 짠! 마주쳤다.
클래식부터 팜송까지, 유튜브에서 받아놓았던 음악을 들으면서... What a wonderful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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