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다른나라)

4. 캐나다 벤쿠버에서 보낸 일주일

나무^^ 2023. 7. 17. 22:29

오빠네 집에서 일주일 있는 동안 외출하지 않은 일요일에는 근처 숲 넓은 개울에 나가 놀았다. 가는 길에는 예쁜 야생화들이 피어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화장하지 않은 생얼(이 얼굴이 더 좋다)의 친구, 아직도 젊은이처럼 곱고 건강하다.  삼남매를 잘 키워서 모두 결혼시켰다. 그들이 낳은 자녀가 다섯이다. 그들을 돌보는 일이 힘들겠지만 세상에 나서 이보다 더 큰일이 또 있겠는가! 요즘 같은 비혼시대에는 더더욱... 다복한 그녀가 동행한 여행이어서 즐겁고 감사했다. 그녀의 숨은 매력을 느꼈다.

 

 

오빠 내외와 함께 카팔라노 공원에 갔다. 카팔라노강을 건널수 있는 출렁다리가 있는 숲속 산책로를 오르내리며 원주민들의 역사도 볼 수 있는 곳이다.  개인 사유지라서인지 입장료가 비싼편이었다. 녹음이 우거져 울창하고 거대한 숲이 개인 사유지라니! 길고 긴 출렁다리를 사람들이 줄지어 건너갔다.

 

100여년전 스코틀랜드 출신 기술자 조지 그랜트 맥케이에 의해 지어졌다는 이 다리는 1889년 처음 만들어졌다가 1903년 케이블로 재단장했다. 길이 70m 높이 약 140m이며 4500kg 강철 케이블이 다리를 잡아주어 90,000kg(성인 1330여명)의 하중을 견딘다고. 입장후 젤 먼저 들리는 스토리센터는 이들 가족과 친구들의 100여 년 전 생활상을 보여준다.

 

집앞 개울에서 이상한 장면을 보았다. 어떤 나이든 남여가 큰 개를  한마리 데려와 먹이 받아 먹는 훈련을 시키는 듯 했는데, 가만 보니 먹이가 아니라 자잘한 돌멩이를 계속 주워서 던져주는 것이었다. 아니! 이래도 되는 일인가! 아무리 말 못하는 짐승이라지만 이럴 수가! 영어를 유창하게 잘하면 다가가 말리고 싶었는데, 분노만 느낄 뿐 행동하지 못했다. 괜한 시비에 말려들고 싶지 않았다. 개는 그들의 소유였고 무지한 인간들이 어떻게 나올지 짐작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이삼십분 머물던 그들이 떠났다. 지옥에나 가라! 충성하는 가엾은 개 작은 돌들을 몇 주먹은 먹었을 거다. 탈이 날텐데...

 

수영장으로 운동하러 가는 올케가 지하철 역까지 우리를 데려다 주었다. 오빠와 함께 지하철을 타고 미술관에 갔다. 한 이란 작가의 훌륭한 작품들을 감상하였다. 그들의 훌륭한 문화유산과 함께 이란 사회의 폐쇄적이고 고질적인 억압 체제를 고발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작가의 노고가 엄청났을 예술성 강한 아름다운 작품들에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였다. 떠나기 전 다시 한 번 둘러보았다. 사진으로 보는 작품은 별로이지만 현장에서의 느낌은 강렬하고 감동적이었다. 분위기가 정말 멋있었다.

또 한 여성 원주민 촬영작가이자 예술가인 그녀가 수십 년간 찍은 다큐 등을 보았다. 원주민을 대변하는 그녀의 외침이 생생하게 들리는 듯 했다. 이번 여행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보았는데 인상적인 사람들은 더운 날씨에 색색깔의 터번을 두른 종교인들이었다. 그들의 독특한 정체성이 시선을 끌지만 머리에 땀띠 나지 않을까?ㅎ 가는 곳 마다 인간이길 포기한 듯 심하게 뚱뚱한 사람들 정말 많았다. 혹은 호르몬의 불균형때문이기도 하다는데... 체중을 좀 덜고 싶은 나부터 더 적게 먹어야겠다. 

 

패션 아티스트의 작품도 전시되어 있었다. 대표적인 작품 하나 찍었다.

 

멋진 건물의 도서관도 들려 구경했다.  바다를 좋아하는 오빠는 바다 구경 실컷한 우리를 해변가로 데려갔다. 더워서 수영하고 싶으셨는지도... 잠시 머물며 비키니 수영복 차림으로 일광욕하는 젊은이들 구경하다 떠났다. ㅎ

 

다음날 오빠는 차를 운전해 빅토리아 섬으로 갔다. 큰 여객선에 차를 싣고 들어갔는데, 서둘러 8시에 도착했지만 9시 배를 못 타고 기다렸다가 10시 배를 타야했다. 방문객이 그만큼 많았다. 그러나 나오는 길에는 하나도 안 기다리고 5시 배를 금방 탈 수 있어서 오빠는 횡재라도 한 듯 기뻐했다. 갑자기 튀어나온 여경찰에게 고속주행 경고를 받긴 했지만... ㅎ

한 시간 정도 배타고 들어가서 부차드 가든의 꽃구경을 하였다.

 

주인이 일본을 다녀왔는지 일본정원이 있었다. 한국에는 전남 담양에 1530년에 조성된 자연적인 정원 소쇄원이 좋다.

 

1904년 캐나다의 기부자 제임스 카스티 레드가 설립한 부차드 가든은 100년 동안 개발, 연구하며 보존되어왔다. 55에이커 면 적에 수많은 작은 정원들이 있는데 7,000개 이상의 식물이 자란다. 습지, 식물원, 장미 정원,예술작품 등이 조성되어 꽃을 피운다. 실제 정원을 관리하던 부부가 살던 주택이라고 한다. 레스토랑에는 예술품들이 전시되어 가격표가 매겨져 있었다.

식탁에는 작은 생화 곷병도 놓여져 있었다. 선물 가게에서 기념품도 샀다.

 

돌아나오는 길에 승마장에서 풀을 뜯고 있는 말을 보니 타보고 싶었다. 승마여행을 갔던 몽골에서의 시간이 떠오르며...

 

떠나기 전 마지막날  차를 타고 와 산책한 프루벤셜 파크 안에 있는 브라이덜(면사포라는 뜻)폭포가 멋있었다. 물이 가물지 않을 때는 더 장관이라고 한다.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포스코에 들려 식료품 등을 사갖고 와 갈비를 구워먹었다.

 

친한 친구와 한달 간 한 이번여행은 많이 즐거웠다. 오랜 세월 쌓였던 큰오빠와의 갈등도 다 풀어졌다. 우리를 위해 여러 가지 신경을 많이 쓴 오빠내외에게 감사하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옆좌석에 한국의 집으로 방학을 보내러 가는 친절한 명문대 미대생이 앉았다. 내가 부탁하기도 전에 얼른 일어나 트렁크를 집칸에 올려주고 도착한 후 내려주어 감사했다. 이런 게 행운이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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