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외국 영화/음악, 무용

푸치니의 여인 (작곡가)

나무^^ 2024. 3. 6. 19:13

 

감독  파올로 벤베누티, 파올라 바로니

제작  이탈리아 (84분)

출연  리카르도 조슈아 모레티, 지오바나 다디, 타니아 스퀄라리오 외 다수   

<나비부인>,<라 보엠>,<투란도트>,<토스카> 등 주옥 같은 오페라 12 작품을 남긴 자코모 푸치니(1858~1924). 이탈리아의 유명한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10 세 때부터 고향 루카의 ‘성 조반니 교회’ 합창단원으로 시작하여 14세 때 오르간 연주를 하며 음악적인 재능을 인정 받았다. 그는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를 보고  오페라 작곡가가 되겠다는 꿈을 갖었다고 한다.

1909년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마을 토스카나 지방의 ‘토레 델 라고’에서 오페라 <서부의 아가씨> 작곡에 몰두할 때, 이미 세계적으로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로 명성을 떨치던 푸치니는 사랑했던 여인들에게서 받은 영감을 그의 작품에 실었다고 한다. 하녀 도리아에게 유독 친절한 그를, 아내 엘비라는 의심하면서 집착과 감시를 집요하게 한다. 그러나 영화는 암시만 할 뿐 사실적 상황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리고 아내의 악랄한 질투는 결국 도리아를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그러나 도리아가 죽은 후 부검 결과 그녀는 처녀의 몸이었다.

그들은 아내가 예상하는 그런 관계가 아니었다. 실존인물이었던 '도리아 만프레디'는 그의 음악적 영감을 위해 희생된 여인이었다. 

집에 갇혀 도와달라며 애원하는 그녀는 푸치니에게 그저 사랑스러운 순결한 여인, 그의 예술적 도구에 불과했다.

자신에게 가해지는 치욕을 참을 수 없는 그녀는 자신의 목숨으로 순결과 부당함에 항거하였다.

 

아, 여자들이여! 절대로 남자를 사랑하여 자신을 버리지 말아라!

아름답고 황홀한 사랑도 내가 있고 나서 있는 것...

마농, 미미, 토스카, 나비부인 등 그의 오페라 속의 여주인공들은 모두 푸치니를 설레게 했던 뮤즈들이었다고 한다.

그는 말하길 '나는 정열적인 사냥꾼이다. 우선 거위를 쫓고, 최고의 오페라 대본을 쫓고, 매력적인 여성을 쫓는다.'

그는 음악을 위해서 여성을 그냥 쫓기만 한다는 것인가? 

당대 최고의 스캔들이었다는 이 이야기는 법정까지 가 그의 아내는 5개월 구속형을 받았으나 그는 거금의 합의금과 함께 용서를 빌면서 이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고 한다. 부유한 아내의 지나친 질투에 희생된 가엾은 하녀를 구하지 않은 그의 비열함이 느껴진다.

하녀 도리아는 그의 오페라 <투란도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하녀 '류' 역으로 형상화됐다.  

'나는 극장을 위해 작곡하도록 신의 명령을 받은 사람이다.'라고 스스로 말한 것처럼 그의 오페라는 전 세계 클래식 음악인들에게 변함없이 연주되며 사랑을 받는다.  

 

참고로 1971 년에 창설된 '푸치니 상(The Puccini Award)'은 자코모 푸치니를 잘 소화해 낸 여성오페라 가수에게 주는 것을 시작으로 1983년부터는 푸치니 음악 등과 관련된 음반이나 영화 등으로 수상 분야가 넓어졌고 매년 푸치니가 사망 한 11월 29일에 수여한다고 한다.

1977년 마리아 칼라스, 1997년 마리아 키아라와 호세 카레라스, 2006년에는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수상했다.

2008 년에는 푸치니 탄생 150 주년을 기념하여 ‘국제 푸치니 상’을 창설했다. 이탈리아 오페라 보급에 기여하고 푸치니를 유명하게 하며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조수미가 받았다. 
또한 매년 여름이면 토스카나 지방의 ‘토레 델 라고’ 라는 작은 이마을에서는 푸치니를 기리기 위한 오페라 축제가 열리고 덕분에 전 세계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축제를 즐긴다. 이곳은 푸치니가 30 년 동안 지내면서 대부분의 작품들을 작곡한 아름다운 곳이었다.

‘파리는 화려하며 런던은 아름답지만 언제가 토레 델 라고의 집으로 가고 싶다’며 병상에서도 그리워한 곳이란다.

푸치니 페스티벌은 푸치니 사망 후 그의 유언에 따라 1930 년부터 열리기 시작했는데, 세계 3대 테너로 불리는 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도 페스티벌을 통해 데뷔하거나 인기를 얻었을 만큼 세계적인 유명한 오페라 가수와 오페라단이 출연하는 국제적인 오페라 축제로 발전하였다. 

이 영화에서 가장 돋보인는 건 영상미이다. 마치 흘러가는 명화를 보는 듯 아름다운 장면들이 피아노 선율과 함께 마음을 사로잡는다.   

피렌체 인상주의 대가라는 감독이 연출한 미적 감각,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은 자연 그대로의 매혹적인 배경과 어우러져 깊은 감동을 자아내며 또 다시 보고 싶은 영화이게 한다.

아름다운 토스카나 ‘토레 델 라고’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푸치니의 음악과 100 년 동안 숨겨졌던 이야기는 극도의 미학적이고 고전적인 표현의 선율과 이미지로 영화의 작품성을 높이며 화면을 오랫동안 음미하게 한다. 

푸치니역을 잘 소화해 낸 음악가 리카르도 모레티는 국제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이탈리아 피사 지방 출신으로 평생 개인적으로나 직업적으로 '마에스트로 푸치니'에 영향을 받고 연결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친구인 감독 파올로 벤베누티가 제안한 주인공역을 기쁘게 수락했다고 한다.
모스크바 볼쇼이 오케스트라의 작곡가이자 지휘자였던 그가 연기하는 푸치니의 모습은 또 다른 거장의 모습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알고서 본다면...

푸치니가 환생한 것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의 의상과 수염 그의 손짓 하나하나는 물론 실제 식사를 거의 하지 않고 담배와  커피를 즐겼다는 푸치니를 표현하기 위해 늘 담배를 입에 물고 커피를 마시고 유일한 식사장면 조차 스프를 먹는 것으로 끝낸다. 또한 화려한 저택, 자동차, 푸치니의 편지 내용 및 거위사냥 장면들은 실제 푸치니의 모습들을 그대로 담아낸 것이라고 한다. 

<서부의 아가씨>는 벨라스코의 동명의 희곡 '황금시대 서부의 아가씨'를 바탕으로 오페라 대본 작가 찬가리니와
치비니니의 합작인 3 막으로 이뤄진 당시로서는 가장 진보적이고 현대적인 음악이라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1850 년대 미국 서부의 황금 시대를 배경으로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여걸 '미니'와 순수함을 지닌 도적 두목 '딕 존슨'의 사랑을 그린 행복한 결말의 작품으로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에서 지난 1910 년에 초연되었다고 한다. 
이 영화 속에 나오는 노래 <아름다운 루카로 떠난 내 사랑> 가사이다.

 

아름다운 루카로 떠나 멋진 신사가 된 내 사랑
안부를 전하고 싶지만 심부름꾼은 믿을 수 없네

내 사랑에게 듣는 한 마디가 심부름꾼의 백 마디보다 귀한 것을
내 사랑에게 듣는 한 마디가 심부름꾼의 백 마디보다 훨씬 더 귀한 것을

모두가 내 얼굴이 검다고 하지
검은 땅은 수확이 풍성하고 

카네이션은 그렇게 검고도 또 얼마나 우아하던가
모두가 내 사랑 덕분에 그의 머리칼이 검게 변했다지
나에겐 천사 같은 내 사랑
모두가 내 사랑은 검다고 말하네
나에겐 천사 같은 내 사랑

촛불은 둘로 나뉘어 빛을 낼 수 없고
분수는 두 줄기로 갈라져 흐를 수 없지
두 남자를 사랑하는 여인은 둘 다 기쁘게 할 수 없네
다만 할 수 있는 것은 한쪽은 행동을 한쪽은 말을 전하는 것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