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토·일 9:20 tvN 드라마   원작 웹툰.  제작 : 정지민(연출)  최효비(극본) 12부작

출연 : 김태리, 신예은, 라미란, 정은채, 김태훈 외 다수 

 

* 연기 잘하는 김태리, 국극단 이야기 등 흥미를 끄는 드라마여서 재미있게 보기 시작했다. 어려서 옆집 언니 손에 이끌려 국극단 공연을 본 적이 있었다. 구경거리가 없던 어린 시절이었으니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 경험으로 성인이 되어서 국극 공연을 보러가기도 했다. 

1950년대 한국전쟁후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 드라마는 정년이 시장 장사판에서 깡패들이 가하는 수모에 저항하며 창을 부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 모습을 본 국극 배우 문옥경의 눈에 띄면서, 한때는 장안 제일의 소리꾼이었던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울로 상경하여 국극단에 들어간다. 딱한 사정이 있어 다방에서 일하던 친한 동료가 팔을 다쳐 윤정년이 대신 일을 나갔다가 대타로 노래를 부르게 된다. 그 장면을 본 방송국 PD는 손을 뻗어 그녀를 갈취하려 든다.

정년이를 내쫓았던 국극단 단장은 사정의 전말을 알게 되자 정년의 위약금을 물어주고 다시 그녀를 받아들인다. 정년이의 라이벌인 도도한 허영서와 벌어지는 갈등과 경쟁이 극을 재미있게 끌어간다.

구성진 창을 소화해서 부르기 위해 배우들은 일 년 동안이나 노래연습을 했다고 한 만큼 자연스럽고 듣기좋은 창 실력을 보여준다. 우리 민족의 노랫가락과 함께 지나간 추억어린 장면들이 극을 보는 나이든 시청자들에게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가볍지 않은 국극단을 소재로 한 웹툰이 원작이라는 사실이 특이하다. K 열풍이 전세계로 퍼져나가는 시기에 좋은 작품을 연출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 든 어른들은 대부분 일찍 잠자리에 드는 만큼 조금 더 이른 시간에 상영하면 더 좋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