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일
나무
이 세상에 태어난 게 무어 그리 대수라고
물질과 물질이 만난 연기에 불과한 것을
이제는 매년 기억하는 일을 그만둔다.
그건 어머니 살아계신 때로 족하다.
그래도 장미 꽃다발을 들고 온 어린 친구는 반갑다.
그래도 잊지 않고 날 찾아온 그의 마음도 고맙다.
생일케잌에 불 켜고 노래 부르는 아들도 사랑스럽다.
'어미다' 하지 않고 '덕래 할미다' 하는 목소리를 잊은 건 슬프다.
인디언들은 시간 흐르면 절로 찾아오는 생일 축하하지 않고
참 잘한 일 있어 그 영혼이 아름답게 성숙할 때 축하했다지.
꿈처럼 잊혀져가는 세월 속에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또렷이 생각나는 사람들은 꿈이 아니다.
생일마다 한 사람씩 만날 수있다면 일년을 기다려도 좋겠다.
그러면 생일은 잊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날이 되겠지.
어릴 적 내 마음 깊은 곳에 숨어있던 사람을 만나고 싶다.
젊은 날 거절했던 바람처럼 지나친 이들을 만나고 싶다.
언젠가 준비없이 헤어진 이들을 다시 한 번 만나보고 싶다.
'시 같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 (환, 악몽) (0) | 2005.11.17 |
---|---|
베란다 (0) | 2005.09.12 |
인연(만남, 사람들) (0) | 2005.08.30 |
다른 사람들 (다시 결혼하고 싶은 여자, 키 큰 사람) (0) | 2005.08.18 |
그대에게 (1, 2, 3) (0) | 2005.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