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박 삼일 가을 여행을 바람처럼 다녀왔다.
사는 건 참 쓸쓸한 일...
자연은 그런 마음을 위안하기라도 하는 듯 황홀한 아름다움으로
외로운 이들의 심신을 즐겁게 해준다.
설악산 현리에서도 차로 이십여분 더 들어가야 시작되는 곰배령의 고적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그리고 간혹 만나는 사람들도 반가웠다.
작년엔 야생화 꽃밭을 보고 감탄했는데 이번엔 이어지는 단풍로에 마음을 빼앗기며
계곡을 흐르는 물과 함께 산행을 했다.
* 너른들에서 바라본 점봉산의 그윽한 단풍
* 디카야! 바닥에 깔린 고운 선홍색 단풍잎들을 정녕 이런색으로 밖에 보여줄 수 없단 말이냐?
* 하루는 길을 잘못 들어 곰배령이 아닌 단목령으로 가는 너른골로 들어가 엉뚱한 길을 헤집으며
숨찬 등산을 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그만 안내판을 지나쳤다.
저녁에 내려오다 곰배령이 좋아 짱박고 사는 자칭 '설피민국 추장님'을 만나 함께 저녁을
지어 먹고, 고맙지만 도저히 그곳에서는 쉴 수 없어서(너무 엉망진창이라, 죄송!))
그의 안내로 후덕한 노부부가 운영하는 깨끗한 민박집 '점봉산장'에서 피곤한 몸을 뉘였다.
이튼날은 살며시 비가 내리고 우린 우산을 쓰고 아름다운 곰배령을 향해 떠났다.
* 위로 올라갈수록 안개가 자욱하여 몽환적인 분위기가 또한 신비감을 자아낸다.
평일이어서인지 사람이라곤 없다. 중간에 외국인 두 사람과 또 서너 사람을 만났을 뿐이다.
* 끝없이 펼쳐진 야생화 밭은 꽃대신 납작한 잎새들의 고운 빛을 보여주었다.
수많은 예쁜 들꽃을 보려면 팔월 말쯤 가야한다.
* 한적한 산행을 하기에 여기보다 좋은 곳이 또 없으리라. 그리고 산행로가 완만하여 체력이
약해도 두시간 반 정도면 올라갔다 한시간 반정도면 내려올수 있다.
추장님이 데려간 터미널 근처의 추어탕집, 그 맛이 일품이였다.
봄에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내년에도 가 볼 생각이다.
종달새처럼 지저귀는 예쁜 두 친구가 함께해서 더욱 즐거운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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