吾超 황안웅 선생의 말과 글 (6)
2008. 1. 24 (목) 영남일보
目 (눈 목 : 흰자와 검은 동자를 본뜬 눈의 모양) |
눈은 보는 것을 주관하는 감각기관으로 '감찰관(監察官)이라고도 한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기도 하고, 또는 겉만 아니라 좀 더 자세히 살피기도 하는 것이 '눈'이다.
이 세상 모든 것을 두 종류로 나눈다면,
첫째, 눈으로 보이는 것과,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이 있다.
눈으로 보아야만 볼 수 있는 것은 모양과 색깔을 지닌 유형물이요,
눈을 통해 도저히 볼 수 없는 것은 모양도 없고 색깔도 없는 무형물인 것이다.
산, 바다, 꽃, 나무 등 형색을 지닌 물질명사는 단순히 눈으로 보아 그 존재를 알 수 있지만,
사랑, 우정, 진리 등 추상성을 지닌 명사는 반드시 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이 아니다.
오히려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보려면 눈을 지그시 감아야 겨우 떠오른다.
속담에'눈이 눈을 못 본다'는 말이 있다.
자신의 눈으로 자신의 눈을 도저히 볼 수 없듯이 자신의 결함을 자신이 발견하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눈을 크게 뜨고 보아야 할 것이 있고, 눈을 지긋이 줄이고 보아야 겨우 볼 수 있는 것이 있으며,
아예 눈을 감고 보아야 보일까 말까 하는 것들이 있다.
'사람의 눈' 이라는 뜻을 지닌 '見(볼 견)'은 '본다'는 뜻과 더불어 보이는 것이 '나타나 있다'는 뜻도 있다.
전자는 내가 직접 눈을 뜨고 본다는 주관성을 지닌 말이라면,
후자는 보이는 것이 나타났기 때문에 볼 수 밖에 없다는 말로 객체에 중심을 둔 말이다.
나아가 눈에 손을 얹어 만든 '看(볼 간)'은 그저 보이니까 본다는 말이 아니라
보이는 어떤 물건이 겉에서 나오는 빛을 가리고, 그 사물 안에 갊아있는 본질적 바탕을 자세히 살피어 본다는 말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百聞不如一見)'는 말은 백번 들어도 직접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는 말이다.
듣는 귀는 좌우 양쪽에 붙어 있기로 한 쪽 소리만 듣지 말라는 뜻이다.
그러나 눈은 흰자위와 검은 동자가 중복되어 있으면서도 하늘의 일월(日月)처럼 좌우 양쪽에 있으니
귀를 통해 듣는 것보다 직접 눈으로 봄이 더욱 중요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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