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3. 6 (목) 영남일보
夭 (흔들 요 ; 머리를 흔들고 있는 모양)
사람이 두 팔을 벌리고 서 있는 정면 모양인 ‘大’의 머리 쪽에 한 획을 비껴 그어 만든
‘夭’를 ‘어여쁠 요’ ‘일찍 죽을 요’라고 한다.
사람이 머리를 좌우로 갸웃거리는 것은 자신을 상대방에게 어여쁘게 여겨 달라는 몸짓이다.
그런데 이런 행위는 남자들 보다는 흔히 여자들이 많이 쓰므로 ‘妖’(요염할 요)라 하여
‘어여쁘다’는 뜻에서 벗어나 ‘어여쁘게 보이려 들다’는 다소 부정적인 뜻으로 쓰이기도 하다.
그러나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고개를 탁 밑으로 숙이고 의식을 잃으면
그 ‘죽음’은 타고난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일찍 죽는 일이기 때문에 ‘夭’를 ‘일찍 죽음’이라 했다.
이는 한참 뜻을 세우고 왕성하게 살아가야 할 30대의 죽음을 뜻한다.
이처럼 ‘夭’는 긍정적인 뜻과 부정적인 뜻이 다 포함되어 있는 글자이다.
예뻐서 좋은 경우와 예쁘지도 않으면서 예쁘게 보이려는 거짓도 있다.
큰 것을 한 입에 삼키려 들면 마땅히 고개를 쳐들어야 하기 때문에 ‘呑’(삼킬 탄)이라 하였다.
또 예쁜 조건은 바탕이 바싹 마른 것 보다는 아무래도 촉촉해야 하므로 ‘沃’(비옥할 옥)이라 하였다.
<시경>에서 “아름답고 아름다운 복사꽃이여! 군자의 좋은 짝이로다. (桃之夭夭 君子好逑)”
라는 글귀의 ‘夭夭’란 어떤 뜻인가? 아무래도 예쁜 상태는 젊고도 건강한 때에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에
‘夭夭’를 ‘少壯之盛貌’(갓 피어난 건강한 모양)이라 풀었다.
그리고 마치 대나무 가지가 바람에 흔들거리듯 나긋한 몸을 드러나는 감정 그대로
하늘거리는 예쁜 모양을 일러 ‘笑’(웃음)’라 하였다.
웃음은 마음의 기쁨에서 나온다.
‘기쁨’이란 마음속에 충만한 ‘氣’(기운 기)가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것이며,
이때에 드러나는 밝은 얼굴에 비쳐지는 생리적 현상이 곧 ‘웃음’이다.
그러므로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면 아무래도 좀 더 젊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一笑一少’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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