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

(43) 男 (사내 남)

나무^^ 2008. 8. 6. 16:02
                            吾超 황안웅 선생의  말과 글 (43)                                                     

                                                                                    2008. 8. 4 (월) 영남일보  

          男 (사내 남 : 밭에 나가서 힘쓰는 사람)

 

 

 

               '삶'이란 곧 '사람'의 준말이다.

                그런데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삶의 영역을 달리 해야 할 서로 다른 두 부류가 있다.

                즉 '男'(사내 남)과 '女'(계집 녀)이다.

                길짐승에 있어서의 암컷과 수컷의 구별은 '소'를 표준삼아

                수컷은 암컷에게 씨를 토해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牡'(수컷 모)라 했고,

                암컷은 수컷으로부터 받은 씨를 고스란히 변화시켜 '새끼'를 내놓는다는 뜻으로 '牝'(암컷 빈)이라 한다.

 

                날짐승의 암컷은 때가 되면 자신이 낳은 알을 모아 일정기간 동안 알뜰히 품어 '새끼'를 친다는 뜻에서

               '雌'(암컷 자)라 하고, 수컷은 암컷이 알을 품고 있는 동안 밖으로 돌아다니며 암컷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날개의 힘이 유독 크다는 점을 그대로 본떠 '雄'(수컷 웅)이라 했다.

                이런 점에서 암컷을 '음'(陰)이라 하고, 수컷을 '양'(陽)이라 하며,

                음을 '그릇'이라하고, 양을 '성능'이라 하는 표현은 대단히 옳은 말이다.

                왜냐하면 음은 어쩌면 새끼를 담아내고 기르는 '그릇'과 같은 존재이고

                양은 모든 가솔(家率)을 이끌고 가는 성능을 그 기본으로 여겨야 한다는 것이 전통적인 음양관이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천지에서 만물이 생겨나 사방으로 벌려져 있는 상황을 두고

               '하늘은 베풀고, 땅은 변화시켜 내며, 사람은 이를 자라게 하고 먹여 기른다(天施地化人長養)'라고 했는데,

                이를 사람의 삶에 빗대어 말하면 '女'는 아이를 낳고, '男'은 씨(氏)로서 종자를 내린다는 말일 것이다.

                어미는 '아이'를 마실거리로서의 '젖'과 먹거리로서의 '밥'을 잘 먹여 육신을 기르고,

                아비는 일단 모든 먹이를 책임지고 '아이'에게 철이 들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정신교육을 시켜온 것이다.

                그래서 밭에 나아가 일하는 사람이 되었다.

'말과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45) 母 (어미 모)  (0) 2008.08.25
(44) 女 (계집 녀)  (0) 2008.08.14
(42) 鬼 (귀신 귀)  (0) 2008.07.31
(41) 死 (죽을 사)  (0) 2008.07.24
(40) 筋 (힘줄 근)  (0) 2008.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