吾超 황안웅 선생의 말과 글 (45)
2008. 8. 18 (월) 영남일보
母 (어미 모 : 어미가 아이를 안고 젖을 물리는 모양)
청대의 설문학자 단옥재(段玉裁)는 '母'(어미 모)를 "남자는 장부, 여자는 부인이라 하여 서로 상대를 이룬다.
여자는 또한 부인이라 말하지만 '女'를 '부인'과 엄밀히 나누어 말하면 시집간 여자를 부인이라 한다."
(男, 丈夫也. 女, 婦人也. 立文相對. 渾言之, 女亦婦人, 析言之, 適人之乃婦人也)라 했다.
여자는 시집을 가기 이전에는 친정 부모의 딸로 '처녀'(處女 딸의 입장에 처해 있음)이다.
일단 장부의 아내가 되면 한 집안 딸의 입장을 벗어나 시집의 며느리나 아내가 되기 때문에 시집으로 들어와
빗자루를 잡고 집안을 청소하는 일을 비롯하여 모든 집안일을 꾸려 나가는 '부인'(婦人)이 된다는 것이다.
시집에 들어와 아이를 낳게 되면 자신의 아이를 품에 안고 젖을 먹여 이를 길러내는 자녀 양육까지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여자가 아이를 품에 안고 다소곳이 젖을 물리고 있는 모양을 '母'라 했다.
따라서 여자가 삶을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과정은 집안 살림과 자녀 양육에 있다는 것이다.
중년에 이르러 많은 자녀를 둔 어미를 '비녀 꼽은 어미'로 '每'(항상 매)라 하고, 유약한 마음을 지녀
이를 어기면 안 된다는 뜻에서 '毋'(아닐 무)라 하여 '금지'(禁止)를 나타내는 글자로 써왔다.
그래서 '每'는 '많다'는 뜻이 집중적으로 들어 있다.
자녀가 많듯 열매가 많은 나무는 '梅'(매화 매), 철없는 자식을 많은 말로 달래면 '誨'(깨우칠 회),
달은 전혀 보이지 않고 해만 비치는 날은 '晦'(그믐 회),
마음속에 언제나 남아 떠나지 않는 것은 '悔'(뉘우칠 회)이다.
다른 사람이 남의 부인을 얕보는 것을 '侮'(업수여길 모), 서로 내통하면 ''(간통할 애),
풀이 거침없이 자라 듯 간통이 계속되는 일을 '毒'(독할 독)이라 했다.
즉 가장을 파괴하는 해독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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