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14 (월) 영남일보
筋 (힘줄 근 : 살 속에 들어 힘을 엮어내는 줄기)
단단한 뼈에 부드러운 살이 붙어 몸을 이뤘기 때문에 '體'(몸 체)라 했다.
그런데 부드러운 살을 다시 흩어질 수 없도록 엮어 그 줄기를 '筋'(힘줄 근)이라 한다.
즉 부드러운 살을 그물처럼 엮어 놓은 힘줄은 마치 곧은 대나무의 대부분이 힘줄로 엮어져 있는 점과
비슷하게 여겨 '筋'을 '竹'(대 죽) 밑에 '肉'(고기 육)과 '力'(힘 력)을 덧붙여 만들었다.
몸을 하나의 그물로 비유해 보면 뼈는 몸의 골자(骨子)로 이른바 '큰 벼릿줄'(綱)에 해당하며,
크고 작은 힘줄은 온 몸의 각 부분을 촘촘히 엮어낸 '작은 벼릿줄'(紀)과도 같은 것이다.
그래서 뼈가 단단하고 힘줄이 성해야 튼튼한 몸을 지탱할 수 있다.
또 어떤 조직이든 튼튼하게 유지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기강이 확실히 서야 된다는 점이다.
속담에 '공든 탑이 무너지랴'라고 했다. 여기서 '功'이란 힘을 쏟아부은 만큼 나타나는 것으로,
'力'(힘력)에 어느 만큼을 헤아린 것(工)을 붙여 만든 글자이다.
그렇다면 무너지지 않는 공든 탑을 이루는 그 힘의 원천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가?
그 일차적인 힘은 물론 자신의 내부에서 우러나오는 안속의 힘, 즉 '內功'의 힘이다.
이 안속의 힘이 거의 어떤 일을 성취할 수 있는 듯 커야 이차적인 남의 힘까지를 보태어
비로소 일을 제대로 성취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옛말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 했다.
어떤 일을 사사로운 욕심없이 적극적으로 이루고자 노력하는 사람은
그 일에 힘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그 태도는 무척 겸허하다.
이 겸허한 태도에 자연히 도움의 손이 뻗치는 것이지 제 힘도 쏟아붓지 않고
남의 힘만을 얻으려는 것은 극히 어리석은 짓이다.
곧 내공(內功)의 힘이 없이 외조(外助)가 있을 수 없듯이 교만한 자에게 힘줄을 보탤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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