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

(44) 女 (계집 녀)

나무^^ 2008. 8. 14. 10:29

                         吾超 황안웅 선생의  말과 글 (44)                                                     

                                                                                        2008. 8. 11 (월) 영남일보  

              女 (계집 녀 : 앞가림을 다소곳이 한 여자의 모양)

 

 

                 남자와 여자가 어울려 인류 사회가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남녀가 있어 부부가 있고, 부부가 있어 부자가 있는 것이니 부자의 친함과 부부의 각별함이

                 바람직한 인간 사회의 밝은 모습이다.

 

                 남자는 밖에서 농사에 힘써서 의식주를 해결해 가고

                 여자는 집안에서 옷을 짓고 음식을 장만해 식구들을 먹이고 입히는 한편

                 언제나 빗자루를 잡고 집안 청소를 하는 등, 안살림을 착실히 꾸려가야 한다는 것이

                 종래로부터 지녀온 전통 사상이다.

                 이런 의미에서 여자란 그 모습부터 앞가림을 다소곳이 한 모양을 본뜬 것이며,

                 친정을 떠나 시집 간 여인을 두고 '女'(계집 녀)에 '쓸다'(掃)를 붙여 '婦'(아내 부)라 했고,

                 남정네가 밖으로 돌며 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집안에 딱 몸을 붙이고 살림을 꾸려가야 한다는 뜻에서

                '계집'(繫 또는 係에 집을 붙여 집안에 얽매어 있어야 함)이라 했다.

                 속담에서도 "그릇을 내돌리면 깨지 듯, 계집이
집을 떠나 밖으로 나돌면 성할 수 없다"라고도 했다.

                 그렇다고 집안에서 큰 대접을 받았는가 하면 그런 것도 아니었다.

                 공자도 "여자와 소인은 멀리 하면 원망하게 마련이고, 가깝게 대하면 공손치 못하다.

                (女子與小人, 遠則怨, 近則不恭)" (논어) 하여 여자를 소인과 같은 존재로 여겼다.

                '女'는 '汝'(너 여)의 본디 글자였다.

                 같은 '婦'라 할지라도 '아내'로 쓰이는 경우가 있고 '며느리'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그저 '빗자루 잡은 여자'라는 한 대상을 두고 아내일 수도 며느리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만큼 여자에게는 세밀하고도 정확한 인격을 부여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그러다가 내가 아닌 '너'는 너이되 나와 너 사이에 경계가 곧 물이라는 뜻에서

                '女'에 ' '(물)을 붙여 '汝'라 했다.

                 그러나 사실 너없는 내가 있을 수 있겠는가? 너와 내가 각별한 정을 지녀야만 옳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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