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經
성문사 사서오경, 홍익출판사 시경 참고
시경 해설
시경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집으로 기원전 11C ~ 6C 까지 주나라의 노래모음집이다. 즉 지금으로부터
2500년~3000여년 전에 민간인들 사이에 불리워진 민요와 신에게 제사지낼 때 부르던 송가를 실은 것이다.
처음에는 경전이란 뜻의 '經' 이 붙지않고 그냥 시, 또는 '시 삼백'이라고만 불렀다.
대개 학자들은 전국시대 말쯤에서 부터 '경'이라는 높임말을 붙였다고 보고있다.
전체 편수는 305 편이며 편명만 남은 것이 6편 합쳐 311편이다.
이 시들은 風(풍), 賦(부), 比(비), 興(흥), 雅(아), 頌(송)의 六義(육의)로 되어 있으며,
육의는 다시 시의 성질에 따라 國風(국풍), 小雅(소아), 大雅(대아), 頌(송)의 네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국풍에는 15 나라들의 민요들이 실려 있는데, 그 지역은 대체로 황하와 위수 유역을 중심으로 한 중국 북방이지만,
남방의 한수와 장강 근처의 민요도 약간 섞여있다. 남방지역은 아마도 춘추이전 주나라의 세력이 미치고 있던 지역과
합치될 것이다.
첫째 풍은 백성들간에 불리워지던 민요를 말하며, 전체 시경 편수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160편에 이른다.
아와 송은 귀족들간의 노래로 아는 궁중에서 연주된 것이며 송은 종묘에서 제사지낼 때에 연주된 노래이다.
둘째 흥은 본 내용과는 별개의 사물을 단순히 흥을 돋우기 위하여 사용된 것이라 하나 그 내용과 전체적 비유는
시경만이 갖춘 특별한 형태이다.
다음 부와 비는 별로 중요시 되지 않는다. 공자는 논어에서 시경의 귀절을 많이 인용하여 설명한다.
따라서 공자 이전부터 있었던 시를 공자대에 와서 공자의 손을 거쳐 정리되고 체계가 잡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옛날에 시를 채집하는 관리인 채시관에서부터 주나라 제후들이 명한 태사나 사관의 편찬을 거쳐 내려오는
3,000여펀의 시를 공자가 300여편을 모아 지금의 시경을 편찬하였다고 한다.(사마천의 사기, 공자세가에 기록)
후에 시경의 主釋書(주석서)가 무수히 나왔으나 최고의 주석서는 毛詩序(모시서)라는 책이다.
이 책의 작자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시경을 읽는 많은 사람들의 참고가 된다.
모시서에 의하면 소아와 대아는 모두 왕정과 관계가 있는데, 정치의 크고 작은 구별로 나뉘어졌다고 한다.
또 朱熹(주희)는 음악으로 구분하여 '소아는 잔치 때 쓰여진 음악이고, 대아는 조회 때 쓰이던 음악'이라고 하였다.
嚴粲(엄찬)은 문체상으로 보아 '아는 명백정대하여 그 뜻을 직언하는 체인데 순수한 아체를 大라 하고 풍체가 섞인 것을
小라 한다.'고 하였다.
신이나 조상을 송축하던 노래 송은 周頌(주송), 魯頌(노송), 商頌(상송)으로 나뉘어진다.
주송은 주나라 초 정치가 잘 되던 시기의 작품인 듯 모든 노래가 기쁨과 존경, 또는 풍년이나 승리의 노래이다.
노송 4편은 노나라 僖公(희공)을 칭송하는 작품이며, 상송은 은나라 후손인 송나라의 노래이다.
중국의 어떤 학자는 시경은 현대어로 번역할 수 없다고 했다지만, 어느 시대나 인간의 삶에서 느끼는 공통적인
정감으로 볼 때는 시대를 뛰어넘어 지금의 인간들 삶에서 느끼는 정감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경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노래모음집임에도 신화적인 내용이 거의 없고사회의 현실을 비판한 시가 많아
매우 현실적인 성격을 띄고 있다. 또한 따스하고 부드러우며 온건하나 절제성, 함축성이 강하여 품위가 있다.
시경의 연구는 중국의 수많은 학자들의 심화와 분화를 거듭하며 오늘날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의 시경 연구는 조선초기 권근의 '詩經淺見錄(시경천견록) 에서부터 정약용의 '詩經講義(시경강의)' 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다. 시경의 번역서로는 언해본이 2종 있다. 해방 이후 번역서로도 여러 권이 있다.
第 一篇 國 風 (국풍)
* 國은 주나라가 제후로 봉한 나라이고, 風은 각 나라의 민요이다. 여러 나라의 노래에는 주공이 남쪽에서 모은 노래에서
빈나라의 노래까지 15 나라의 민요들이 실려 있다.
1. 周 南 (주남 : 주공이 남쪽에서 모은 노래)
* 문왕의 아들인 주공 旦(단)이 남방지역에서 모은 노래이다. 후대의 노래도 섞여 있는 듯 하다.
關雎 (관저 : 물수리)
關關雎鳩 在河之洲 窈窕淑女 君子好逑. 꾸륵꾸륵 물수리는 황하 섬가에서 우는데
관관저구 재하지주 요조숙녀 군자호구. 얌전한 아가씨 군자(그대)의 좋은 짝이라네.
參差荇采 左右流之 窈窕淑女 寤寐求之. 올망졸망 마름풀을 이리찾고 저리 찾고
참치행채 좌우유지 요조숙녀 오매구지. 얌전한 아가씨를 자나깨나 구한다네.
求之不得 寤寐思服 悠哉悠哉 輾輾反側. 구하여도 얻지 못해 자나깨나 생각하니
구지부득 오매사복 유재유재 전전반측. 그립고 그리워라 잠 못들어 뒤척이네.
參差荇采 左右采之 窈窕淑女 琴瑟友之. 올망졸망 마름풀을 이리 뜯고 저리 뜯고
참치행채 좌우채지 요조숙녀 금슬우지. 얌전한 아가씨를 비파 타며 사귄다네.
參差荇采 左右芼之 窈窕淑女 鐘鼓樂之. 올망졸망 마름풀을 이리저리 골라내고
참치행채 좌우모지 요조숙녀 종고낙지 얌전한 아가씨를 북을 치며 좋아하네.
* 젊은이가 아가씨를 그리워하는 노래로 시 가운데 비파나 북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귀족 청년이 부른 노래이다.
물수리는 물에 사는 수리로 일명 王雎(왕저)라고 한다. 마름은 연못이나 늪에 나는 풀로 흙 속에서 싹이 터 물 위로
긴 줄기를 뻗는다. 여름에 흰꽃이 피며 마름모꼴의 열매를 먹기도 한다.
葛覃 (갈담 : 칡넝쿨)
葛之覃兮 施于中谷 維葉萋萋 에헤야 칡덩쿨이 산골짜기 뻗어가니 그 잎사귀 무성하고
갈지담혜 이우중곡 유엽처처
黃鳥于飛 集于灌木 其鳴喈喈. 꾀꼬리떼 날아와 덤불숲에 모여앉아 지저귀며 울어대네.
황조우비 집우관목 기명개개
葛之覃兮 施于中谷 維葉莫莫. 에헤야 칡덩쿨이 산골짜기 뻗어가니 그 잎사귀 무성하고
갈지담혜 이우중곡 유엽막막
是刈是濩 爲絺爲綌 服之無斁. 잘라다가 삶아내어 굵고 가는 베를 짜서 옷 해입고 좋아하네.
시예시확 위치위격 복지무역
言告師氏 言告言歸 薄汚我私 여스승께 고하리라 친정간다 고하리라. 막 입는 옷 내다 빨고
언고사씨 언고언귀 박오아사
薄澣我衣 害澣害否 歸寧父母. 나들이옷 내다 빨고 모두모두 깨끗이 빨아 부모 뵈러 친정 가리.
박한아의 해한해부 귀녕부모
* 시집간 부인이 친정으로 돌아갈 때를 노래한 시이다. 여스승은 오늘날 가정교사 같은 이다.
여스승이 있을 정도로 부유하고 귀한 집안이면서도 검소한 생활을 했음을 보여주는 시이다.
卷耳 (권이 : 도꼬마리)
采采卷耳 不盈頃筐 嗟我懷人 寘彼周行. 뜯고 뜯어도 도꼬마리 바구니에 차지 않네
채채권이 불영경광 차아회인 치피주행 멀리 간 임 그리워 바구니를 길에 놓네.
陟彼崔嵬 我馬虺隤 我故酌彼金罍 維以不永懷. 높은 저 산 오르려나 내가 탄 말 병났으니
척피최의 아마회퇴 아고작피금뢰 유이불영회 좋은 잔에 술을 따라 이내 시름 잊어볼까.
陟彼高岡 我馬玄黃 我故酌彼兕觥 維以不永傷. 높은 언덕 오르려나 지친 내 말 병났으니
척피고강 아마현황 아고작피시굉 유이불영상 쇠뿔잔에 술을 따라 이내 시름 잊어볼까.
陟彼砠矣 我馬瘏矣 我僕痡矣 云何吁矣! 저 바위산 오르려나 내가 탄 말 병들었고
척피저의 아마도의 아복부의 운하우의 내 하인도 병이 나니 어찌하면 좋으리오!
* 첫 장은 아내가 멀리 부역나간 남편을 그리워하는 내용이고, 나머지 장은 남편이 아내를 생각한 내용으로
화자의 시점이 바뀐다. 현대시에 버금가는 기법이라 하겠다. '도꼬마리'는 국화과의 일년생 풀로 들이나 길가에
노란꽃을 피운다. 봄에는 새순을 먹을 수 있다.
樛木 (규목 : 가지 늘어진 나무)
南有樛木 葛藟纍之 樂只君子 福履綏之. 남산에 늘어진 나무 칡덩쿨이 휘감으니
남유규목 갈루유지 낙지군자 복리수지 즐거워라 우리님이여 복록이 편안하네.
南有樛木 葛藟荒之 樂只君子 福履將之. 남산에 늘어진 나무 칡덩쿨이 뒤덮으니
남유규목 갈류황지 낙지군자 복리장지 즐거워라 우리님이여 복록이 도와주네.
南有樛木 葛藟縈之 樂只君子 福履成之. 남산에 늘어진 나무 칡덩쿨이 휘감기니
남유규목 갈류영지 낙지군자 복리성지 즐거워라 우리님이여 복록이 이뤄주네.
* 상대를 축복해주는 노래이다. 가지가 많이 늘어진 나무에 칡덩쿨이 얽혀있는 것처럼 무성하게 번창하길 비는 마음이다.
螽 斯 (종사 : 메뚜기)
螽斯羽 詵詵兮 宜爾子孫 振振兮. 메뚜기 날개치며 스륵스륵 모여드니
종사우 선선혜 의이자손 진진혜 마땅히 네 자손도 끝없이 번성하리.
螽斯羽 횡횡兮 宜爾子孫 繩繩兮. 메뚜기 날개치며 붕붕붕 날아드니
종사우 횡횡혜 의이자손 승승혜 마땅히 네 자손도 끝없이 이어지리.
螽斯羽 揖揖兮 宜爾子孫 蟄蟄兮. 메뚜기 날개치며 치륵치륵 모여드니
종사우 읍읍혜 의이자손 칩칩혜 마땅히 네 자손도 끝없이 많으리라.
* 메뚜기는 한 번에 99개의 알을 깐다고 하므로 이에 비유하여 자손이 번성하기를 비는 노래이다.
桃夭 (도요 : 복숭아)
桃之夭夭 灼灼其華 之子于歸 宜其室家. 작고 고운 복숭아 나무 복사꽃 활짝 피우니
도지요요 작작기화 지자우귀 의기실가 시집가는 이 아가씨 그 집안을 화목하게 하리.
桃之夭夭 有賁其實 之子于歸 宜其家室. 작고 고운 복숭아 나무 탐스런 열매 맺으니
도지요요 유분기실 지자우귀 의기가실 시집가는 이 아가씨 그 집안을 화목하게 하리.
桃之夭夭 其葉蓁蓁 之子于歸 宜其家人. 작고 고운 복숭아 나무 그 잎사귀 무성하니
도지요요 기엽진진 지자우귀 의기가인 시집가는 이 아가씨 한 집안을 화목하게 하리.
* 시집가는 아가씨를 축복해주는 노래이다. 분홍색 고운 복사꽃과 시집가는 아가씨의 고운 분홍빛 빰이 조화를 이룬다.
兎罝 (토저 : 토끼 그물)
肅肅兎罝 椓之丁丁 赳赳武夫 公侯干城. 가지런한 토끼 그물 말뚝 박는 소리 쿵쿵
숙숙토저 탁지정정 규규무부 공후간성 씩씩한 무사는 나라의 방패라네.
肅肅兎罝 施于中逵 赳赳武夫 公侯好仇. 가지런한 토끼 그물 언덕 위에 쳐졌네.
숙숙토저 시우중규 규규무부 공후호구 씩씩한 무사는 임금의 좋은 신하.
肅肅兎罝 施于中林 赳赳武夫 公侯腹心. 가지런한 토끼 그물 숲 속에 쳐졌네.
숙숙토저 시우중림 규규무부 공후복심 씩씩한 무사는 임금과 같은 마음.
* 무사를 칭송하는 노래로 토끼그물을 치는 작은 일조차 소홀히 하지 않는 사람이 곧 나라의 훌륭한 사람이라는 내용이다.
공후는 주나라 제후의 다섯 등급인 公(공), 侯(후), 伯(백), 子(자), 男(남) 중의 공과 후를 말한다.
芣苢 (부이 : 질경이)
采采芣苢 薄言采之 采采芣苢 薄言有之. 캐고 캐세 질경이 질경이를 캐어보세
채채부이 박언채지 채채부이 박언유지 뜯고 뜯세 질경이 질경이를 뜯어보세.
采采芣苢 薄言掇之 采采芣苢 薄言捋之. 캐고 캐세 질경이 질경이를 모아보세
채채부이 박언철지 채채부이 박언랄지 뜯고 뜯세 질경이 질경이를 어서 캐세.
采采芣苢 薄言袺之 采采芣苢 薄言襭之. 캐고 캐세 질경이 질경이를 치마폭에 싸오세.
채채부이 박언결지 채채부이 박언힐지 뜯고 뜯세 질경이 질경이를 앞치마에 싸오세
* 부인들이 나물 뜯을 때 부르는 가장 오래 되고 소박한 노동요이다. 단조로운 리듬이 빠르게 반복되어 일의 효과를 높인다.
질경이는 잎이 크고 줄기가 긴데 길에서 자라며 봄에 뜯어서 삶아먹는 나물이다.
漢水 (한수)
南有僑木 不可休息 漢有遊女 不可求思 漢之廣矣 不可泳思 江之永矣 不可方思.
남유교목 불가휴식 한유유녀 불가구사 한지광의 불가영사 강지영의 불가방사
翹翹錯薪 言刈其楚 之子于歸 言秣其馬 漢之廣矣 不可泳思 江之永矣 不可方思.
교교착신 언예기초 지자우귀 언말기마 한지광의 불가영사 강지영의 불가방사
翹翹錯薪 言刈其蔞 之子于歸 言刈其駒 漢之廣矣 不可泳思 江之永矣 不可方思.
교교착신 언예기루 지자우귀 언예기구 한지광의 불가영사 강지영의 불가방사
남쪽이라 높은 나무 그늘 없어 쉴 수 없네. 한수가에 나온 여자 말 걸 틈도 주지 않네.
한수는 하도 넓어 헤엄쳐서 갈 수 없고 강수는 하도 길어 뗏목 타고 갈 수 없네.
쑥쑥 자란 섶 가운데 싸리순을 베어다가 저 아가씨 시집갈 때 말에게나 먹여주리.
한수는 하도 넓어 헤엄쳐서 갈 수 없고 강수는 하도 길어 뗏목 타고 갈 수 없네.
쑥쑥 자란 섶 가운데 물쑥 가려 베어다가 저 아가씨 시집갈 때 그 망아지 먹여주리.
한수는 하도 넓어 헤엄쳐서 갈 수 없고 강수는 하도 길어 뗏목 타고 갈 수 없네.
* 한수의 강 이쪽에서 저쪽 기슭을 보니 아리따운 여인이 놀러나와 있는데 말을 걸고 싶으나 용기가 없다.
한수나 강수가 넓고 길어서만이 아니다. 두근거리는 사모의 마음이 후렴구를 통해 잘 드러나 있다.
汝墳 (여분 : 여수가의 방죽)
遵彼汝墳 伐其條枚 未見君子 惄如調飢. 저 여수의 방죽 따라 나뭇가지 베러왔다
준피여분 벌기조매 미견군자 역여조기 님을 뵙지 못하니 허기진 듯 그리워라.
遵彼汝墳 伐其條肄 旣見君子 不我遐棄. 저 여수의 방죽 따라 햇가지를 베러왔다
준피여분 벌기조이 기견군자 불아하기 이제사 님을 뵈오니 날 버리진 않으셨네.
魴魚赬尾 王室如燬 雖則如燬 父母孔邇. 방어꼬리 붉어지듯 왕실이 불타는듯
방어정미 왕실여훼 수즉여훼 부모공이 불탄다 해도 부모님 위해 다시 가지 않으리.
* 여수가에 사는 부인이 남편이 부역 나갔다 돌아온 것을 기뻐하며 다시 가지 않기를 바라는 내용이다.
이 시는 굴만리에 따르면 나라가 어지러움을 표현하고 있으므로 주나라 초기의 시는 아니라고 한다.
방어라는 물고기는 애쓰고 지치면 꼬리가 붉어진다고 한다.
麟之趾 (인지지 : 기린의 발)
麟之趾 振振孔子 于嗟麟兮. 기린의 발이여! 어진 공자들이여!
인지지 진진공자 우차린혜 아아, 기린이여!
麟之정 振振孔姓 于嗟麟兮. 기린의 이마여! 어진 자손이여!
인지정 진진공성 우차린혜 아아, 기린이여!
麟之각 振振孔族 于嗟麟兮. 기린의 뿔이여! 어진 집안이여!
인지각 진진공족 우차린혜 아아, 기린이여!
* 공후의 자손들이 번창하길 바라는 노래이다. 기린은 상서로운 동물로 곤충이나 풀 따위를 밟지 않으며,
정치가 잘 될 때 나타난다고 한다. 매 연의 마지막 구에 감탄사를 넣어 찬양하는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2. 召 南 (소남)
* 문왕의 아들인 소공석이 남방지역에서 모은 노래이다. 후대의 노래도 섞여있는 듯하다.
鵲巢 (작소 : 까치집)
維鵲有巢 維鳩居之 之子于歸 百兩御之. 까치가 집 지으니 비둘기가 와서 살고
유작유소 유구거지 지자우귀 백량어지 저 아가씨 시집올 때 수레 백채 마중가네.
維鵲有巢 維鳩方之 之子于歸 百兩將之. 까치가 집 지으니 비둘기가 차지하고
유작유소 유구방지 지자우귀 백량장지 저 아가씨 시집갈 때 수레 백채 배웅하네.
維鵲有巢 維鳩盈之 之子于歸 百兩成之. 까치가 집 지으니 비둘기가 가득 차고
유작유소 유구영지 지자우귀 백량성지 저 아가씨 시집올 때 수레 백채 따라오네.
* 시집가는 여자를 축하해주는 노래이다. 옛날 사람들은 까치가 집을 지어놓으면 비둘기가 들어가 산다고 믿었다.
까치집에 비둘기가 들어가 사는 것은 훌륭한 집안으로 시집가는 신부를 상징한다.
采蘩 (채번 : 산 흰쑥을 캐다)
于以采蘩 于沼于沚 于以用之 公侯之事. 흰쑥을 뜯었지요 연못가 물가에서
우이채번 우소우지 우이용지 공후지사 어디에 쓰냐구요 공후의 제사예요.
于以采蘩 于沼之中 于以用之 公侯之宮. 흰쑥을 뜯었지요. 산골짝 시내에서
우이채번 우간지중 우이용지 공후지궁 어디에 쓰냐구요 공후의 사당예요.
被之僮僮 夙夜在公 被之祁祁 薄言還歸. 다리머리 단정하게 저녁내 제사보고
피지동동 숙야재공 피지기기 박언환귀 다리머리 사뿐사뿐 이제야 돌아오네.
* 제후의 부인이 제사지낼 때 부른 노래이다. '다리'는 머리 위에 얹는 장식 머리를 말한다.
草蟲 (초충 : 풀벌레)
喓喓草蟲 趯趯阜螽 未見君子 憂心忡忡 亦旣見止 亦旣覯止 我心則降.
요요초충 적적부종 미견군자 우심충충 역기견지 역기구지 아심즉강
陟彼南山 言采其蕨 未見君子 憂心惙惙 亦旣見止 亦旣覯止 我心則說.
척피남산 언채기궐 미견군자 우심철철 역기견지 역기구지 아심즉열
陟彼南山 言采其薇 未見君子 我心傷悲 亦旣見止 亦旣覯止 我心則夷.
척피남산 언채기미 미견군자 아심상비 역기견지 역기구지 아심즉이
풀벌레 울어대고 메뚜기 뛰노는데 님 보지 못하는 내 마음 답답하네.
님을 뵐 수 있다면 님을 만날 수 있다면 내 마음 가라앉으련만...
남산에 올라가 고사리를 뜯으며 님을 보지 못하는 내 마음 애달프네.
님을 뵐 수 있다면 님을 만날 수 있다면 내 마음 기쁘련만...
남산에 올라가 고비나물 뜯으며 님을 보지 못해 내 마음 서글프네.
님을 뵐 수 있다면 님을 만날 수 있다면 내 마음 놓이련만...
* 부인이 부역나간 남편을 그리워하며 부른 노래이다. 풀벌레 울고 메뚜기 뛰는 계절은 가을이고,
고사리와 고비를 뜯는 계절은 봄이다. 따라서 남편이 오랫동안 집에 돌아오지 못하였으니 시절이 변하는 것을 보며
남편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하였다.
采蘋 (채빈 : 개구리밥)
于以采蘋 南澗之濱 于以채조 于以行遼. 개구리밥 뜯으러 남쪽 시냇가로 가고
우이채빈 남간지빈 우이채조 우이행료 마름풀 뜯으러는 저 길가 도랑물로 가요.
于以盛之 維筐及筥 于以湘之 維錡及釜. 어디에다 담을까요 광주리에 담고
우이성지 유광급거 우이상지 유기급부 어디에다 삶을까요 가마솥에 삶아요.
于以尊之 宗室牖下 誰其尸之 有齊季女. 어디에다 올릴까요 종묘 사당에 놓고
우이존지 종실유하 수기시지 유제계녀 누가 맡아 하나요 제나라 막내공주가 해요.
* 제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읊은 노래이다.
甘棠 (감당 : 팥배나무)
蔽芾甘棠 勿翦勿伐 召伯所茇. 우거진 팥배나무 자르거나 베지 마라.
폐비감당 물전물벌 소백소발 소백님이 멈추신 곳이네.
蔽芾甘棠 勿翦勿敗 召伯所憩. 우거진 팥배나무 자르거나 꺾지 마라.
폐비감당 물전물패 소백소게 소백님이 쉬시던 곳이네.
蔽芾甘棠 勿翦勿배 召伯所說. 우거진 팥배나무 자르고 휘지 마라.
폐비감당 물전물배 소백소세 소백님이 머무신 곳이네.
* 소공이 남쪽 나라를 돌아다니며 문왕의 정책을 펼 때 팥배나무 아래에서 쉬어갔다. 백성들이 그를 존경하는 마음에
그 때 쉬던 팥배나무까지도 소중히 여겨 부른 노래라고 한다. 굴만리는 이 시의 주인공 소공석을 후대의 소공호라고 주장한다.
팥배나무는 '杜梨(두리)'라고도 하는데, 흰 것을 梨(이), 붉은 것을 杜(두)라고 한다.
行露 (행로 : 이슬내린 길)
厭浥行露 豈不夙夜 謂行多露.
염읍행로 기불숙야 위행다로
誰謂雀無角 何以穿我屋 誰謂女無家 何以速我獄 雖速我獄 室家不足.
수위작무각 하이천아옥 수위여무가 하이속아옥 수속아옥 실가부족
誰謂鼠無牙 何以穿我墉 誰謂女無家 何以速我訟 雖速我訟 亦不女從.
수위서무아 하이천아용 수위여무가 하이속아송 수속아송 역불여종
촉촉히 젖은 이슬길 이른 아침 깊은 밤 어찌 못 가리오마는 이슬에 젖을까 해서요.
누가 참새에게 부리가 없다 했나요? 없다면 우리 집 지붕은 어찌 뚫었나요?
누가 그대에게 혼인의 예 없다 했나요? 있다면 어찌 나를 옥에서 불렀나요?
아무리 옥에서 부른다 해도 그대에게 시집가지 않겠어요.
누가 쥐에게 어금니가 없다 했나요? 없다면 우리집 담장은 어찌 뚫렸나요?
누가 그대에게 혼인의 예 없다 했나요? 있다면 어찌 나를 소송해 불렀나요?
아무리 소송해 불러내도 그대를 따르지는 않겠어요.
* 여자가 예를 갖추지 않는 청혼을 거절하며 부른 시이다. 이슬길은 험한 세상을 비유한 말이다.
참새 부리는 쪼라고 있는 것이고 쥐의 어금니는 갉으라고 있는 것인데, 그대는 어째서 내게 이야기 하지 않고
소문만 내고 소송이나 한단 말인가 한탄하는 내용이다.
고양 (고양 : 염소)
羔羊之皮 素絲五紽 退食自公 委蛇委蛇. 염소의 털가죽을 다섯땀 흰실로 꾸미니
고양지피 소사오타 퇴식자공 위이위이 저녁 드시러 나오실 때 의젓하고 당당하네.
羔羊之革 素絲五緎 委蛇委蛇 自公退食. 염소의 갖옷을 다섯땀 흰실로 꿰매니
고양지혁 소사오역 위이위이 자공퇴식 의젓하고 당당하게 저녁 드시러 나오시네.
羔羊之繃 素絲五總 委蛇委蛇 退食自公. 염소 가죽 꿰맨 것은 다섯땀 흰실이니
고양지붕 소사오총 위이위이 퇴식자공 의젓하고 당당하게 저녁 드시러 나오시네.
* 당시 관리의 유유자적하는 모습을 읊은 노래이다. 갖옷은 가죽으로 만든 옷으로 관리들이 입었는데,
정치가 잘 되어 백성들이 관리를 칭찬하는 내용이다. 원문의 紽(타), 緎(역), 總(총)은 여러가지 이설이 있으나
여기서는 운이 바뀜에 따라 글자를 바꾸어 쓴 것으로 보아 똑같이 해석하였다.
殷其雷 (은기뢰 : 천둥 소리)
殷其雷 在南山之陽 何斯違斯 莫敢或遑 振振君子 歸哉歸哉.
은기뢰 재남산지양 하사위사 막감혹황 진진군자 귀재귀재
殷其雷 在南山之側 何斯違斯 莫敢遑息 振振君子 歸哉歸哉.
은기뢰 재남산지측 하사위사 막감황식 진진군자 귀재귀재
殷其雷 在南山之下 何斯違斯 莫或遑處 振振君子 歸哉歸哉.
은기뢰 재남산지하 하사위사 막감황처 진진군자 귀재귀재
우르릉 천둥소리 남산 남쪽에서 울리는데
한 번 떠난 그대는 돌아올 겨를 없으신가?
보고프고 보고픈 님이여 돌아오라 돌아오라.
우르릉 천둥소리 남산 곁에서 울리는데
한 번 떠난 그대는 쉬러 올 틈 없으신가?
보고프고 보고픈 님이여 돌아오라 돌아오라.
우르릉 천둥소리 남산 밑에서 울리는데
한 번 떠난 그대는 틈내실 여유 없으신가?
보고프고 보고픈 님이여 돌아오라 돌아오라.
* 부인이 부역 나간 남편을 그리워 하는 노래이다. 천둥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놀래게 하므로 멀리 간 남편을 그리워함이 당연하다.
摽有梅 (표유매 : 떨어지는 메실)
摽有梅 其實七兮 求我庶士 迨其吉兮. 매화열매 떨어지니 일곱개 남았구나.
표유매 기실칠혜 구아서사 태기길혜 나를 찾는 임자는 좋은 날을 놓치지 마오.
摽有梅 其實三兮 求我庶士 迨其吉兮. 매화열매 떨어지니 세 개가 남았구나.
표유매 기실삼혜 구아서사 태기길혜 나를 찾는 임자는 좋은 날을 놓치지 마오.
摽有梅 頃筐墍之 求我庶士 迨其謂之. 매화열매 다 떨어져 광주리에 남는구나.
표유매 경광기지 구아서사 태기위지 나를 찾는 임자는 말 났을 때 놓치지 마오.
* 늦게까지 시집 못간 아가씨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부른 노래이다. 매실이 달랑 일곱 개만 남은 것으로
시집 못간 처지를 비유하고 있다. 늦가을이니 나를 찾는 총각은 빨리 서둘러 더 늦지 말라는 하소연이 절절하다.
小星 (소성 : 작은 별)
暳彼小星 三五在東 肅肅宵征 夙夜在公 寔命不同.
혜피소성 삼오재동 숙숙소정 숙야재공 식명부동
暳彼小星 維參與昴 肅肅宵征 抱衾與裯 寔命不猶.
혜피소성 유삼여묘 숙숙소정 포금여주 식명불유
반짝이는 작은 별들 동쪽에 너댓 개라
총총히 밤길 걸어 밤낮으로 일을 하니
기구해라 이 내 팔자.
반짝이는 작은 별들 삼성과 묘성이라
총총히 밤길 걸어 이불마저 안고 가니
기구해라 이 내 팔자.
* 나라일에 정신 없는 관리의 애환을 노래하였다. 삼성과 묘성은 28 별자리 중에 서방에 속해 있는 별이름이다.
江有汜 (강유사 : 갈라진 물줄기)
江有汜 之子歸 不我以 不我以 其後也悔. 저 강에 갈라진 물줄기처럼 저 아가씨 시집가네.
강유사 지자귀 불아이 불아이 기후야회 나를 마다하고 나를 마다하나 나중에는 후회하리.
江有渚 之子歸 不我與 不我與 其後也處. 저 강에 물가르는 모래톱처럼 저 아가씨 시집가네.
강유저 지자귀 불아여 불아여 기후야처 나와 함께 하지 않고 나와 함께 하지 않으나 나중에는 함께 있으리.
江有沱 之子歸 不我過 不我過 其嘯也歌. 저 강에 흐르는 샛강처럼 저 아가씨 시집가네.
강유타 지자귀 불아과 불아과 기소야가 나를 버리고 나를 버리고 가니 휘파람 슬픈 노래 부르네.
* 사랑하는 여자가 자기를 버리고 다른 남자에게 시집을 가자 슬퍼하며 부른 노래이다.
'汜(사)'는 물이 갈라졌다가 다시 합치는 것을 말하는데, 이 시의 화자는 비록 지금은 떠나가지만
나중에라도 다시 나에게 돌아오길 비는 마음을 절묘하게 표현하고 있다.
野有死麏 (야유사균 : 들에 죽은 노루)
野有死麏 白茅包之 有女懷春 吉士誘之. 들판에 죽은 노루 흰 띠풀로 싸 주었네.
야유사균 백모포지 유녀회춘 길사유지 봄 그리운 아가씨 멋진 사내 유혹하네.
林有僕樕 野有死鹿 白茅純束 有女如玉. 숲에는 떡갈나무 들에 죽은 사슴일랑
임유복속 야유사록 백모순속 유녀여옥 흰 띠풀로 매어주니 저 아가씨 옥 같구나.
舒而脫脫兮 無感我帨兮 無使尨也吠. 가만가만 천천히 하세요.
서이탈탈혜 무감아세혜 무사방야폐 내 손수건 건드리지 마세요.
삽살개가 짖지 않게 하세요.
* 남녀가 들판에서 만나는 광경을 노래한 시이다. 사랑하는 사이라면 무언가 주고 싶지 않겠는가?
마지막 연의 '兮(혜)'는 길게 늘어지는 음조를 가지고 있어 묘한 여운을 느끼게 한다.
何彼襛矣 (하피농의 : 어지 저리 고울까!)
何彼襛矣 唐棣之華 曷不肅雝 王姬之車. 어찌 저리 고울까 아가위꽃 같구나.
하피농의 당체지화 갈불숙옹 왕희지거 의젓하고 기품있는 공주님의 수레여.
何彼襛矣 華如桃李 平王之孫 齊侯之子. 어찌 저리 고울까 복사꽃 오앗꽃 같구나.
하피농의 화여도리 평왕지손 제후지자 평왕의 손녀딸 제나라 공자에게 시집가네.
其釣維何 維絲伊緡 齊侯之子 平王之孫. 고기를 낚으려면 실을 꼬아 줄을 삼는구나.
기조유하 유사이민 제후지자 평왕지손 제나라 공자에게 평왕의 손녀딸이 시집가네.
* 왕희는 주나라 공주를 말하고 공자는 제후의 아들을 말한다. 주나라와 제후국인 제나라 사이의 결혼을 노래한 시이다.
'아가위'는 산앵두를 말하고 '오앗'은 자두보다 조금 작은 과일이다.
騶虞 (추우 : 천자의 동산을 돌보는 관리)
彼茁者葭 壹發五豝 于嗟乎騶虞. 저 무성한 갈대밭에 화살 한 대로 암퇘지 다섯 마리를
피절자가 일발오파 우차호추우 아아 추우여!
彼茁者蓬 壹發五豵 于嗟乎騶虞. 저 무성한 쑥대밭에 화살 한 대로 새끼돼지를 다섯 마리를
피절자봉 일발오종 우차호추우 아아 추우여!
* '추우'는 원래 흰바탕에 검은 무늬가 있으며 살아있는 것을 먹지 않는 어진 짐승을 말한다. 이 이름은
당시 천자의 동산을 관리하는 사람의 관직명으로 쓰기도 했다. 여기서는 후자의 뜻으로 사냥의 힘찬 기세를 나타낸다.
3. 邶 風 (패풍 : 패나라의 노래)
*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를 정복한 뒤에 주왕의 아들 무경을 은나라 유민들이 사는 땅에 봉해주고,
은나라의 제사를 잇게 하였다. 그런 뒤에 그 땅을 셋으로 나누어 무왕이 아들인 管叔(관숙), 蔡叔(채숙), 霍숙(곽숙)에게
다스리게 하였다. 이를 三監(삼감)이라 한다.
은나라 도읍지의 동쪽을 衛(위)라 하여 관숙이 감독하였고, 서쪽을 鄘(용)이라 하여 채숙이 감독하였으며,
북쪽을 邶(패)라하여 곽숙이 감독하였다.
柏舟 (백주 : 잣나무 배)
汎彼柏舟 亦汎其流 耿耿不寐 如有隱憂 微我無酒 以敖以遊.
범피백주 역범기류 경경불매 여유은우 미아무주 이오이유
我心匪鑒 不可以茹 亦有兄弟 不可以據 薄言往愬 逢彼之怒.
아심비감 불가이여 역유형제 불가이거 박언왕소 붕피지노
我心匪石 不可轉也 我心匪席 不可券也 威儀棣棣 不可選也.
아심비석 불가전야 아심비석 불가권야 위의체체 불가선야
憂心悄悄 慍于群小 覯閔旣多 受侮不小 靜言思之 寤辟有摽.
우심초초 온우군소 구민기다 수모불소 정언사지 오벽유표
日居月諸 胡迭而微 心之憂矣 如匪澣衣 靜言思之 不能奮飛.
일거월저 호질이미 심지우의 여비한의 정언사지 불능분비
둥실둥실 잣나무 배 물결 따라 흐르는데 밤새도록 잠 못 이루니
가슴 아픈 이내 시름 술이 없어 마시며 즐기지 못함이 아니라네.
내 마음 거울이 아니니 비추어 보여줄 수 없고 형제가 있으나
의지할 수 없으니 찾아가 하소연해보아야 노여움만 사겠네.
내 마음 돌이 아니니 굴리지도 못하고 내 마음 멍석이 아니니
돌돌 말아 걷을 수도 없으나 의젓한 마음가짐 흠잡을 데 없건만.
근심스런 마음 초초하니 하찮은 무리들에게 원망을 사고
쓰라린 일 이미 많고 수모도 적지 않아 가만히 생각하다 가슴만 쥐어뜯네.
해여 달이여 어찌 서로 번갈아 이그러지나 내 마음의 시름이여
때 묻은 옷과 같아 가만히 생각하니 훨훨 날아가고 싶네.
* 때를 만나지 못한 사람이 잣나무 배를 자신에게 견주어 노래한 시다. 주희는 이 시를 부인이 남편에게 버림받자
자신의 처지를 잣나무에 비유해서 노래하였다고 하였으나 전자가 더 가깝다.
綠衣 (녹의 : 녹색 저고리)
綠兮衣兮 綠衣黃裏 心之憂矣 曷維其已. 겉은 녹색 저고리데 속은 황색이네
녹혜의혜 녹의황리 심지우의 갈유기이 이 마음의 시름은 언제나 그치려나.
綠兮衣兮 綠衣黃裳 心之憂矣 曷維其亡. 녹색 저고리에 황색 치마 입었네
녹혜의혜 녹의황상 심지우의 갈유기망 이 마음의 시름은 언제나 잊히려나.
綠兮絲兮 女所治兮 我思古人 俾無訧兮. 녹색실은 그대가 물들인 것
녹혜사혜 여소치혜 아사고인 비무우혜 옛사람 생각하여 허물없어 하네.
絺兮綌兮 凄其以風 我思古人 實獲我心. 모시옷 베옷에 바람마저 차갑네
치혜격혜 처기이풍 아사고인 실획아심 옛사람 생각하니 내 마음 아시리라.
* 청, 황, 적, 백, 흑의 다섯 가지 색은 正色(정색)이고 나머지 색은 간색(間色)이라 한다. 여기서 황색은 본처를 뜻하고,
녹색은 간색이라서 첩을 뜻한다. 첩이 본처보다 사랑받자 이를 탄식하며 부른 노래이다.
燕燕 (연연 : 제비)
燕燕于飛 差池其羽 之子于歸 遠送于野 瞻望弗及 泣涕如雨.
연연우비 차지기우 지자우귀 원송우야 첨망불급 읍체여우
燕燕于飛 頡之頏之 之子于歸 遠于將之 瞻望弗及 佇立以泣.
연연우비 힐지항지 지자우귀 원우장지 첨망불급 저립이읍
燕燕于飛 下上其音 之子于歸 遠送于南 瞻望弗及 實勞我心.
연연우비 하상기음 지자우귀 원송우남 첨망불급 실로아심
仲氏任只 其心塞淵 終溫且惠 淑愼其身 先君之思 以勗寡人.
중씨임지 기심색연 종온차혜 숙신기신 선군지사 이욱과인
제비들이 날아가네 앞서거니 뒤서거니 우리 누이 시집 가는데
먼 들 나가 전송하나 바라보다 보이지 않아 눈물이 비오 듯 하네.
제비들이 날아가네 오르거니 내리거니 우리 누이 시집 가는데
멀리 나가 전송하나 바다보다 보이지 않아 우두커니 울고 섰네.
제비들이 날아가네 위아래로 지저귀며 우리 누이 시집가는데
멀리 남쪽에서 전송하나 바라보다 보이지 않아 내 마음 괴로우네.
누이는 착실하고 속내도 깊어 그 마음 그윽하니 따뜻하고 부드러워
몸가짐도 아름다이 삼가고 아버님 생각하여 나를 늘 도왔다네.
* 여동생을 시집보낼 때 오빠가 부른 노래이다. 1,2,3 연은 시집가는 누이를 전송하는 장면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노래했고,
마지막 연은 누이동생을 회고하는 것으로 끝맺었다. 누이동생에 대한 오빠의 정이 전편에 녹아있다.
日月 (일월 : 해와 달)
日居月諸 照臨下土 乃如之人兮 逝不古處 胡能有定 寧不我顧.
일거월저 조림하토 내여지인혜 서불고처 호능유정 영불아고
日居月諸 下土是冒 乃如之人兮 逝不相好 胡能有定 寧不我報.
일거월저 하토시모 내여지인혜 서불상호 호능유정 영불아보
日居月諸 出自東方 乃如之人兮 德音無良 胡能有定 俾也可忘.
일거월저 출자동방 내여지인혜 덕음무량 호능유정 비야가망
日居月諸 東方自出 父兮母兮 畜我不卒 胡能有定 報我不述.
일거월저 동방자출 부혜모혜 축아부졸 호능유정 보아불술.
저 하늘 해와 달은 오늘도 이 세상을 비추건만
어찌하여 우리 님은 옛날과는 다르게 차가울까요?
어찌해야 님의 마음 잡을까요? 나를 돌아보지 않으니.
저 하늘 해와 달은 오늘도 이 세상을 비추건만
어찌하여 우리 님은 나를 좋아하지 않을까요?
어찌해야 님의 마음 잡을까요? 내게 말도 하지 않으니.
저 하늘 해와 달은 오늘도 동녘에 떠오르건만
어찌하여 우리 님은 따뜻한 말 한마디 하지 않을까요?
어찌해야 님의 마음 잡을까요? 당신을 잊을 수 없으니.
저 하늘 해와 달은 오늘도 동녘에 떠오르건만
아버님 어머님 그이는 나와 살지 않겠다 하네요.
어찌해야 님의 마음 잡을까요? 내게는 차갑게만 하니.
* 남편에게 버림받고도 변함없이 남편을 사모하는 애절한 마음을 노래하였다.
終風 (종풍 : 바람)
終風且暴 顧我則笑 謔浪笑敖 中心是悼. 온종일 바람 몰아치듯 하다가도 나를 보고 웃네
종풍차폭 고아즉소 학랑소오 중심시도 나를 놀리며 즐거워하니 내 마음 서글퍼라.
終風且暴 惠然肯來 莫往莫來 悠悠我思. 온종일 바람 불고 흙비마저 날리네
종풍차폭 혜연긍래 막왕막래 유유아사 기꺼이 한 번 올 것 같아도 오가지 않으니 아득한 그리움이여.
終風且噎 不日有噎 寤言不寐 願言則嚔. 온종일 바람 불고 음산하더니 하루도 흐리지 않은 날 없네
종풍차열 불일유열 오언불매 원언즉체 자다가 깨어서 잠 못 이루고 생각하면 가슴이 메이네.
噎噎其陰 虺虺其雷 寤言不寐 願言則懷. 온종일 음산하고 음산하더니 우르릉 천둥소리마저 들리네
열열기음 훼훼기뢰 오언불매 원언즉회 자다가 깨어서 잠 못 이루고 생각하면 가슴만 쓰라리네.
* 부인이 남편에게 버림받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노래이다.
擊鼓 (격고 : 북소리)
擊鼓其鏜 踊躍用兵 土國城漕 我獨南行. 북소리 둥둥 울리면 무기 들고 뛰어 일어나네
격고기당 용약용병 토국성조 아독남행 흙일과 성쌓기 한창인데 나만 홀로 남쪽으로 가네.
從孫子仲 平陳與宋 不我以歸 憂心有忡. 손자중 장군을 따라 진나라와 송나라 평정하러 가네
종손자중 평진여송 불아이귀 우심유충 살아서 돌아갈까 생각하니 마음의 근심 하염없네.
爰居爰處 爰喪其馬 于以求之 于林之下. 이곳 저곳 머무는 몸 말마저 잃었으니
원거원처 원상기마 우이구지 우림지하 어디가 찾으리요 숲속을 찾아 헤매네.
死生契闊 與子成說 執子之手 與子偕老. 죽든지 살든지 같이 하자고 그대와 약속했네
사생계활 여자성설 집자지수 여자해로 그대 손을 부여잡고 백년해로 하자 했네.
于嗟闊兮 不我活兮 于嗟洵兮 不我信兮. 아! 너무 멀리 떨어졌으니 함께 살 길 가이없네
우차활혜 불아활혜 우차순혜 불아신혜 아! 아득히 멀리 떨어져 우리 언약 지키지 못하겠네.
* 남들은 서울에서 성을 쌓거나 흙일을 하는데, 사랑하는 이를 두고 남쪽으로 전쟁하러 가는 처지를 한탄한 노래이다.
凱風 (개풍 : 남쪽에서 부는 바람)
凱風自南 吹彼棘心 棘心夭夭 母氏劬勞. 남쪽에서 부는 따뜻한 바람 대추나무 새싹을 어루만지네
개풍자남 취피극심 극심요요 모씨구로 대추나무 새싹 아직 어려도 어머님 노고가 너무 크시네.
凱風自南 吹彼棘身 母氏聖善 我無令人. 남쪽에서 부는 따뜻한 바람 대추나무 가지를 어루만지네
개풍자남 취피극신 모씨성선 아무영인 어머님 마음 지극히 착하신데 우리는 훌륭한 아들 되지 못했네.
爰有寒泉 在浚之下 有子七人 母氏勞苦. 저기 저 준땅의 차가운 샘물 온 고을 골고루 적셔주거늘
원유한천 재준지하 유자칠인 모씨노고 아들을 일곱이나 두었으니 어머님 고생은 가이없었네.
晛晥黃鳥 載好其音 有子七人 莫慰母心. 곱디고운 저 꾀꼬리 노래소리 듣는 이를 즐겁게 하네
현환황조 재호기음 유자칠인 막위모심 아들을 일곱이나 두었으나 어머님 마음 위로하지 못하네.
* 아들 일곱을 둔 어머니가 편안하지 못한 것을 보고 자식들이 효도하지 못한 것을 자책하며 부른 노래이다.
반대로 아들을 일곱이나 둔 어머니가 재혼하려고 하자 자식들이 안 좋은 소문을 감추고 오히려 반어법으로 이 노래를
불렀다고도 한다. 이 이야기는 옛날 민화인 북두칠성 이야기와 닿아 있다.
雄稚 (웅치 : 장끼)
雄稚于飛 泄泄其羽 我之懷矣 自詒伊阻. 장끼가 날아가네 푸득푸득 날개치며
웅치우비 예예기우 아지회의 자이이조 내 마음 그리워라 그대 멀리 떠나갔네.
雄稚于飛 下上其音 展矣君子 實勞我心. 장끼가 날아가네 위아래로 소리치며
웅치우비 하상기음 전의군자 실로아심 진실로 나의 님이여 내 마음 애태우네.
瞻彼日月 悠悠我思 道之云遠 曷云能來. 해와 달을 바라보니 내 마음 아득해라
첨피일월 유유아사 도지운원 갈운능래 멀고 먼 저 길 떠나 언제나 돌아오시려나.
百爾君子 不知德行 不忮不求 何用不臧. 세상 사람들아 덕행을 모르는가
백이군자 부지덕행 불기불구 하용불장 해치고 탐내지 않으면 어찌 좋지 않겠는가.
* 멀리 떠난 남편을 안타까워하며 아내가 부른 노래이다. 아마 남편은 누군가에 이끌려 멀리 떠난 듯하다.
마지막 연의 '군자'는 남편을 데려간 사람이다. 장끼는 숫놈꿩을 말한다.
匏有苦葉 (포유고엽 : 박의 마른 잎)
匏有苦葉 濟有深涉 深則厲 淺則揭. 박에는 쓰디쓴 잎이 있고 개울에는 깊디깊은 건널목이 있어
포유고엽 제유심섭 심즉여 천즉게 깊으면 옷 입은대로 건너고 얕으면 옷을 걷고 건너면 되네.
有瀰濟盈 有鷕雉鳴 濟盈不濡軌 雉鳴求其牡. 개울에는 물이 넘쳐 출렁거리고 저 너머엔 까투리가 울어대네
유미제영 유요치명 제영불유궤 치명구기무 물결이 출렁대도 수레 젖지 않고 까투리는 장끼를 찾아 우네.
雝雝鳴鴈 旭日始旦 士如歸妻 迨冰未泮. 기럭기럭 울어대는 저 기러기들 아침해 환하게 날이 새네
옹옹명안 욱일시단 사여귀처 태빙미반 장가가려는 총각은 이 얼음 풀리기 전에 서둘러 데려와야 하네.
招招舟子 人涉卬否 人涉卬否 卬須我友. 어서 오라 손짓하는 뱃사공 남들은 다 타는데 나는 아니 타네
초초주자 인섭앙부 인섭앙부 앙수아우 다른 이 다 건너도 내가 건너지 않음은 내 짝을 기다리기 때문이네.
* 혼인을 앞둔 남녀가 부르는 노래이다. 꿩, 기러기, 얼음 강물 등의 이미지는 결혼과 관계있다. 까투리는 꿩의 암놈이다.
谷風 (곡풍 : 동풍)
習習谷風 以陰以雨 黽勉同心 不宜有怒 采葑采菲 無以下體 德音莫違 及爾同死.
습습곡풍 이음이우 민면동심 불의유노 채봉채비 무이하체 덕음막위 급이동사
따뜻한 동쪽바람 불더니 어느새 날 흐리고 비가 내리네. 애써 마음 모아 함께 살다가 성내고 노여워하니 너무 하네요.
순무 뽑고 무우 뽑을 땐 밑동만 위함이 아니거늘 좋은 약속 변하지 않는다면 죽도록 그대와 함께 하련마는.
行道遲遲 中心有違 不遠伊邇 薄送我畿 誰謂荼苦 其甘如薺 宴爾新昏 如兄如弟.
행도지지 중심유위 불원이이 박송아기 수위도고 기감여제 연이신혼 여형여제
가는 길 타박타박 발 못 뗌은 마음의 깊은 한 끊지 못함이오 멀리는 그만두고 가까이라도 하다못해 문 밖이라도 바래다 주지.
그 누가 씀바귀를 쓰다 하던가 내게는 냉이보다 달구려 그대는 새 여자 좋아하기를 형같이 아우같이 즐거워하네.
涇以渭濁 湜湜其沚 宴爾新昏 不我屑以 毋逝我梁 毋發我苟 我躬不閱 煌惚我後.
경이위탁 식식기지 연이신혼 불아설이 무서아량 무발아구 아궁불열 황홀아후
경수 때문에 위수가 흐려보이나 파랗게 맑은 곳이 있거늘 그대는 신혼 재미에 취하여 나 같은 건 쳐다보지도 않는구려.
내가 놓은 어살엘랑 가지 말고 내가 놓은 통발일랑 들추지 마오. 하기사 쫓겨난 몸 뒷일을 걱정한들 무슨 소용있으리.
就其深矣 方之舟之 就其淺矣 泳之遊之 何有何亡 黽勉求之 凡民有喪 匍匐救之.
취기심의 방지주지 취기천의 영지유지 하유하망 민면구지 범민유상 포복구지
깊은 물에 이르러선 뗏목 타고 배도 타고 얕은 곳에 이르러선 자맥질에 헤엄쳐 건너가네.
살림살이 살펴보며 고생고생 갖추었고 이웃에 큰일 생기면 힘을 다해 도왔었네.
不我能慉 反以我爲讎 旣阻我德 賈用不售 昔育恐育鞫 及爾顚覆 旣生旣育 比予于毒.
불아능욕 반이아위수 기조아덕 고용불수 석육공육국 급이전복 기생기육 비여우독
그런 날 위해주기는 커녕 도리어 원수처럼 여기며 이같이 내 정성을 저버리니 팔리지 않는 물건 같은 내 신세
예전에 어렵고 가난했을 때 그대와 한 몸되어 고생했건만 이제 겨우 살만하니 나를 마치 독처럼 여기는구려.
我有旨蓄 亦以御冬 宴爾新昏 以我御窮 有洸有潰 旣詒我肄 不念昔者 伊余來墍.
아유지축 역이어동 연이신혼 이아어궁 유광유궤 기이아이 불념석자 이여내기.
내가 갖은 양념 김장 담그는 건 겨울나기 위함인데 그대는 새 여자를 좋아하니 나는 궁할 때나 필요하나요.
사납게도 무섭게도 나를 고생시키고 그 옛날 내게 와서 편히 쉬던 그 때는 잊으셨나요.
*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자가 부른 노래이다. 경수는 새 여자이고 위수는 화자 자신이다. 어려울 때 모질게 고생시켜놓고
이제와 떠나가다니 자조 섞인 한숨이 각 연마다 묻어난다. 달면 삼키고 쓰면 밷는 남정네의 배신에도 불구하고 집안일을
걱정하는 여인의 진실함을 느끼게 한다.
式微 (식미 : 날로 여위면서)
式微式微 胡不歸 微君之故 胡爲乎中露. 여위고 여위면서 어이 아니 돌아가나
식미식미 호불귀 미군지고 호위호중로 그대 아니면 어느 누가 이슬 젖어 살으리.
式微式微 胡不歸 微君之躬 胡爲乎泥中. 여위고 여위면서 어이 아니 돌아가나
식미식미 호불귀 미군지궁 호위호이중 그대 아니면 어느 누가 진흙에 묻혀 살으리.
* 나라를 빼앗기고 다른 나라에 가 그 나라의 푸대접에 돌아가고 싶은 심정을 표현한 노래이다.
여나라 제후가 적인(狄人)에게 쫓겨 나라를 버리고 위나라에 가서 지냈다. 위나라 임금이 군사를 내어주지 않자
신하들이 여후(黎侯)에게 돌아가가자며 부른 노래라고 한다.
旄丘 (모구 : 높고 낮은 언덕)
旄丘之葛兮 何誕之節兮 叔兮伯兮 何多日也. 높고 낮은 저 언덕의 칡덩쿨은 어쩌면 저리도 길어졌을까
보구지갈혜 하탄지절혜 숙혜백혜 하다일야 여러 아저씨 아재들이여 어찌 세월만 보내시는가.
何其處也 必有與也 何其久也 必有以也. 어찌해 거기에 머무시는지 반드시 도와 줄 나라 있으리라
하기처야 필유여야 하기구야 필유이야 어쩌면 그리 오래 걸리는가 반드시 까닭이 있으리라.
狐裘蒙戎 匪車不東 叔兮伯兮 靡所與同. 여우갖옷 헤진지 오래인데 수레가 동쪽으로 가지 않음은
호구몽융 비거불동 숙혜백혜 미소여동 여러 아저씨 아재들이여 그대들 마음이 나와 다른가.
瑣兮尾兮 流離之子 叔兮伯兮 褎如充耳.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이리저리 떠도는 사람들이라
쇄혜미혜 유리지자 숙혜백혜 유여충이 여러 아저씨 아재들이여 귀먹은 사람처럼 들리지 않나.
* 나라가 위태로워 다른 나라에 도움을 청했으나 도와주지 않자 부른 노래이다. 칡덩쿨이 길어진 것은 그만큼 시간이
흐른 것을 뜻한다. 그런데도 태평하게 있자 이를 안타까워하는 내용이다.
簡兮 (간혜 : 익히다)
簡兮簡兮 方將萬舞 日之方中 在前上處. 익히고 익히어 만무춤을 추러하네
간혜간혜 방장만무 일지방중 재전상처 해는 높아 한낮인데 맨 앞 줄에 나섰네.
碩人俁俁 公庭萬舞 有力如虎 執轡如組. 당당한 저 사나이 궁뜰에서 만무 추네
석인우우 공정만무 유력여호 집비여조 힘센 호랑이 같고 말고삐 실 다루듯 하네.
左手執籥 右手秉翟 赫如渥赭 公言錫爵. 왼손에는 피리 잡고 오른손엔 꿩깃 들고
좌수집약 우수병적 혁여악자 공언석작 붉게 상기된 그 얼굴 공께서 술을 주시네.
山有榛 隰有笭 云誰之思 西方美人 彼美人兮 西方之人兮. 산에는 개암나무 진펄엔 감초풀 그 누구를 그리는가
산유진 습유령 운수지사 서방미인 피미인혜 서방지인혜 서쪽의 예쁜 사람 어여쁜 그 사람아 서쪽의 그 사람아.
* 춤추는 씩씩한 사나이를 노래한 시다. 만무는 모든 무용의 총칭이다. 무용에는 문무(文舞)와 무무(武舞)가 있는데,
문무는 새깃털과 피리를 들고 춤을 추며, 무무는방패와 도끼를 들고 춤을 춘다.
泉水(천수 : 샘물)
毖彼泉水 亦流于淇 有懷于衛 靡日不思 孌彼諸姬 聊與之謨. 졸졸대는 저 샘물도 기수로 흘러가는데
비피천수 역류우기 유회우위 미일불사 연피제희 요여지모 위나라 그리운 마음 하루도 못 잊겠네.
어여쁜 여동생들과 돌아갈 일 의논하네.
出宿于泲 飮餞于禰 女子有行 遠父母兄弟 問我諸姑 遂及伯泲. 제수에서 잠을 자고 예땅에서 작별했네
출숙우제 음전우예 여자유행 원부모형제 문아제고 수급백자 여자가 시집가면 부모형제 멀어지네
고모님께 문안드리고 큰언니와 작별했네.
出宿于干 飮餞于言 載脂載舝 還車言邁 遄臻于衛 不塅有害. 간땅에서 잠을 자고 언땅에서 작별하네
출숙우간 음전우언 재지재할 환거언매 천진우위 불단유해 기름치고 빗장 꽂아 수레돌려 달려가면
바로 위나라에 닿으려니 해로울 게 없으련만.
我思肥泉 玆之永歎 思須與漕 我心悠悠 駕言出遊 以寫我憂. 비천을 생각하며 깊은 한숨만 나오나니
아사비천 자지영탄 사수여조 아심유유 가언출유 이사아우 수와 조땅 생각하면 내 마음 아득해라
수레타고 나가 놀아 이내 시름 달래볼까.
* 위나라 여자가 다른 나라에 시집을 가서 마음대로 고향에 가보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노래하였다.
2연은 시집올 때 상황이고, 3,4연은 화자 자신의 생각이다. 비천은 물가 이름이다.
北門 (북문)
出自北門 憂心殷殷 終窶且貧 莫知我艱 已焉哉 天實爲之 謂之何哉.
출자북문 우심은은 종구차빈 막지아간 이언재 천실위지 위지하재
王事適我 政事一埤益我 我入自外 室人交徧謫我 已焉哉 天實爲之 謂之何哉.
왕사적아 정사일비익아 아입자외 실인교편적아 이언재 천실위지 위지하재
王事敦我 政事一埤遺我 我入自外 室人交徧摧我 已焉哉 天實爲之 謂之何哉.
왕사돈아 정사일비유아 아입자외 실인교편최아 이언재 천실위지 위지하재
북문을 나서자니 가슴 가득 근심이네 초라하고 가난한 꼴 이 어려움 누가 알리.
아서라! 하늘이 그리하니 말하여 무엇하리!
나라일 내게 몰려들거늘 정사도 한결같이 내게 더해지고 밖에서 돌아오니
식구들 번갈아 나무라네. 아서라! 하늘이 그리하니 말하여 무엇하리!
나라일 내게 던져지거늘 정사도 한결같이 내게 가해지고 밖에서 돌아오니
식구들 번갈아 나를 책하네. 아서라! 하늘이 그리하니 말하여 무엇하리!
* 자신의 불우한 처지를 탄식하는 말단관리의 노래이다. 밖에서는 관청의 일이 쌓이고 집에서는 가족의 원성이 가득하다.
안팎으로 괴로움을 당하니 어찌할 줄 모르겠는 심정을 하늘에 하소연하며 자조(自照)하는 글이다.
北風 (북풍)
北風其凉 雨雪其䨦 惠而好我 攜手同行 其虛其邪 旣亟只且.
북풍기량 우설기방 혜이호아 휴수동행 기허기사 기극지차
北風其喈 雨雪其匪 惠而好我 攜手同歸 其虛其邪 旣亟只且.
북풍기재 우설기비 혜이호아 휴수동귀 기허기서 기극지차
莫赤匪狐 莫黑匪烏 惠而好我 攜手同車 其虛其邪 旣亟只且.
막적비호 막흑비오 혜이호아 휴수동거 기허기서 기극지차
북풍은 싸늘하고 눈이 펑펑 쏟아지네. 나를 사랑하는 이와 손잡고 떠나리라.
머뭇거릴 시간이 없네 어서 빨리 서둘러 떠나세.
북풍이 사납게 불고 눈이 펄펄 날리네. 나를 사랑하는 이와 손잡고 돌아가리라.
머뭇거릴 시간이 없네 어서 빨리 서둘러 떠나세.
붉지 않다 여우 아니며 검지 않다 까마귀 아니네. 나를 사랑하는 이와 수레 타고 떠나리라.
머뭇거릴 시간이 없네 어서 빨리 서둘러 떠나세.
* 나라의 정치와 기강이 바로 서지 않아 사랑하는 이와 피난가고자 하는 노래이다.
북풍과 눈은 나라의 정치가 어지러움을 말하는 상징이고 여우와 까마귀는 조정에 가득 찬 간신들을 가리킨다.
靜女 (정녀 : 귀여운 아가씨)
靜女其姝 俟我於城隅 愛而不見 搔首踟躕. 귀엽고 예쁜 그 아가씨 성모퉁이서 나를 기다린다 했는데
정녀기주 사아어성우 애이불견 소수지주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아 머리만 긁적이며 서성거리네.
靜女其孌 貽我彤管 彤管有煒 說懌女美. 귀엽고 고운 그 아가씨 내게 붉은 피리 가져다 주었는데
정녀기련 이아동관 동관유위 열역여미 붉은 피리 예쁘고 곱다지만 나는야 아가씨가 더 예쁘다네.
自牧歸苐 洵美且異 匪女之爲美 美人之貽. 들판에서 띠싹을 뽑아다 주니 참으로 예쁘고 기이하구나
자목귀제 순미차이 비여지위미 미인지이 띠싹이 그렇게 고운 것은 아름다운 아가씨가 주어서라네.
* 남녀가 서로 좋아하며 부른 노래이다. '띠싹(苐)'은 '삘기'라고도 하는 억새풀의 새싹인데 봄에 뽑아서 먹을 수 있으며
달짝지근한 맛이 난다.
新臺(신대 : 새로 지은 누각)
新臺有沘 河水瀰瀰 燕婉之求 籧篨不鮮. 새로 지은 누각 곱기도 하고 황하의 물결 넘실거리네.
신대유비 하수미미 연완지구 거저불선 젊고 고운 님 찾아왔더니 늙고 병든 곱추가 기다리네.
新臺有洒 河水浼浼 燕婉之求 籧篨不殄. 새로 지은 누각이 높기도 하고 황하의 물결 넘실거리네.
신대유세 하수매매 연완지구 거저부진 젊고 고운 님 찾아왔더니 늙고 병든 곱추는 죽지도 않네.
魚網之設 鴻則離之 燕婉之求 得此戚施. 고기를 잡으려고 쳐놓은 그물에 걸린 것은 기러기네.
어망지설 홍즉리지 연완지구 득차척시 젊고 고운 님 찾아왔더니 늙고 병든 곱추을 얻었다네.
* 위나라 선공을 풍자한 노래이다. 선공이 세자 급(伋)을 결혼시키려고 제나라 선강을 데려왔다가,
선강의 미모가 뛰어나자 강가에 큰 누각을 짓고 선강을 맞이하여 아내로 삼아버렸다. 백성들이 그 행동을 미워하여
풍자한 노래라고 한다.
二子乘舟 (이자승주 : 두 아들이 탄 배)
二子乘舟 汎汎其景 願言思子 中心養養. 두 아들이 배를 타고 두둥실 떠가는 그림자 보이네
이자승주 범범기경 원언사자 중심양양 그들을 생각하면 울렁거리는 마음 잡을 수 없네.
二子乘舟 汎汎其逝 願言思子 不瑕有害. 두 아들이 배를 타고 두둥실 물결 따라 멀어져 가네.
이자승주 범범기서 원언사자 불하유해 그들을 생각하면 어떤 해나 당하지 않을지 걱정되네.
* 위나라 선공은 자신의 서모인 이강과 정을 통해 세자 급을 낳았다. 그 뒤에 세자의 아내가 될 선강을 가로채어
수(壽)와 삭(朔)을 낳았다. 선강이 삭을 세자로 세우고 싶어 급을 없애려고 제나라 사신으로 보내는 도중 도적들을 시켜
죽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복동생 수가 그 사실을 미리 알게 되어 급에게 몸을 피하라고 알려주었지만 급은 임금의 명령을
어길 수 없다며 제나라로 떠나려 했다. 그러자 수가 몰래 사신의 표식인 깃발을 훔쳐서 먼저 떠났다. 그러자 도적들은 수를
급으로 알고 죽이고 말았다. 뒤에 급이 이를 알고 뒤쫒아가 내가 급이니 나를 죽이라고 하여 그도 죽음을 맞았다. 이 시는
급과 수, 두 형제의 죽음을 슬퍼하며 지은 노래라고 한다.
4. 鄘 風 (용풍 : 용나라의 노래)
백주 (백주 : 잣나무 배)
汎彼柏舟 在彼中河 髧彼兩髦 實維我儀 之死矢靡他 母也天只 不諒人只.
범피백주 재피중하 담피양모 실유아의 지사시미타 모야천지 불량인지
汎彼柏舟 在彼河側 髧彼兩髦 實維我特 之死矢靡慝 母也天只 不諒人只.
범피백주 재피하측 담피양모 실유아특 지사시미특 모야천지 불량인지
저기 잣나무 배는 황하에 떠 있구나 늘어뜨린 저 더벅머리 참으로 내짝이시니
죽을지언정 다른 데로 시집가지 않으리 어머님과 저 하늘은 어이 나를 모르시나.
저기 잣나무 배는 황하에 떠 있구나 늘어뜨린 저 더벅머리 참으로 내 낭군이시니
죽을지언정 다른 마음 허술히 품지 않으리 어머님과 저 하늘은 어이 나를 모르시나.
* 남편이 일찍 죽자 수절하려는 여인의 심정을 노래하였다. 위나라 세자 공백(共伯)이 일직 죽고 그의 아내 공강(共姜)이
수절하며 지내자 그녀의 부모가 억지로 재혼시키려고 했다. 그러자 공강이 이 시를 지어 자신의 굳은 뜻을 표현하였다 한다.
이 시는 이후에 수절하려는 젊은 과부를 표현하기 위해 많이 인용되었다.
牆有茨 (장유자 : 담장의 가시나무)
牆有茨 不可掃也 中冓之言 不可道也 所可道也 言之醜也. 담장 덮은 가시나무 쓸어버릴 수 없고
장유자 불가소야 중구지언 불가도야 소가도야 언지추야 그 속에서 일어난 일 말할 수 없네
말할 수 있다해도 추한 이야기네.
牆有茨 不可襄也 中冓之言 不可詳也 所可詳也 言之長也. 담장 덮은 가시나무 치워버릴 수 없고
장유자 불가양야 중구지언 불가상야 소가상야 언지장야 그 속에서 일어난 일 자세히 말할 수 없네
자세히 말해봐야 말만 길어지네.
牆有茨 不可束也 中冓之言 不可讀也 所可讀也 言之辱也. 담장 덮은 가시나무 묶어버릴 수 없고
장유자 불가속야 중구지언 불가독야 소가독야 언지욕야 그 속에서 일어난 일 외워 말할 수 없네
외워 말할 수 있지만 말만 욕되네.
* 집안에서 일어난 부끄러운 일을 차마 이야기할 수 없음을 표현했다. 위나라 선공이 죽은 후에 아내 선강이 그녀의 서자인
소백과 정을 통했다. 담장 덮은 가시나무는 바로 이러한 사실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가시나무를 '납가새'(심영환 譯)
라고 표현하여 사전을 찾아보았으나 나오지 않아 한자 그대로 풀이했다.
君子偕老 (군자해로)
君子偕老 副笄六珈 委委佗佗 如山如河 象服是宜 子之不淑 云如之何.
군자해로 부계육가 위위타타 여산여하 상복시의 자지불숙 운여지하
瑳兮瑳兮 其之翟也 鬒髮如雲 不屑髢也 玉之瑱也 象之揥也 揚且之晳也 胡然而天也 胡然而帝也.
차혜차혜 기지적야 진발여운 불설체야 옥지진야 상지체야 양차지석야 호연이천야 호연이제야
瑳兮瑳兮 其之展也 蒙彼縐絺 是紲袢也 子之淸揚 揚且之顔也 展如之人兮 邦之媛也.
차혜차혜 기지전야 몽피추치 시설번야 자지청양 양차지안야 전여지인혜 방지원야
그대와 늙을 때까지 살자고 쪽에 꽂은 비녀엔 여섯개 구슬 산같이 바다같이 의젓하고 점잖아
그림무늬 옷이 그리도 잘 어울리는데 그대의 정숙치 못함은 어찌된 일인가?
깨끗하고 빛나는 꿩깃보다 더 고운 그 옷 검은머리 구름같아 다리머리 얹을 일 없고
옥귀걸이 달고 상아머리빗 꽂은 넓고 흰 이마 하늘과 같으니 어쩜 그리 천제와 같을까?
환하게 빛나는 그대의 예복 고운 모시 받쳐입고 가는 삼베옷 동여맸네
그대의 맑은 눈매 하얀 이마 참으로 고운 얼굴이여 나라의 어여쁜 미인이네.
* 위나라 선강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이다. 선강의 아름다운 자태나 의복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백성들이 풍자해 불렀다고
한다. 그러나 그 당시의 관습을 어긴 젊고 아름다운 그녀의 수절하지 못함은 인과응보가 아니겠는가.
桑中 (상중 : 상중 마을)
爰采唐矣 沬之鄕矣 云誰之思 美孟姜矣 期我乎桑中 要我乎上宮 送娥乎淇之上矣.
원채당의 매지향의 운수지사 미맹강의 기아호상중 요아호상궁 송아호기지상의
爰采麥矣 沬之北矣 云誰之思 美孟弋矣 期我乎桑中 要我乎上宮 送娥乎淇之上矣.
원채맥의 매지북의 운수지사 미맹익의 기아호상중 요아호상궁 송아호기지상의
爰采封矣 沬之東矣 云誰之思 美孟庸矣 期我乎桑中 要我乎上宮 送娥乎淇之上矣.
원채봉의 매지동의 운수지사 미맹용의 기아호상중 요아호상궁 송아호기지상의
새삼덩쿨 뜯으러 매마을로 갔다네 누구를 생각하며 갔을까? 강씨집 어여쁜 큰딸이지.
기다리기로 한 곳 상중이고요. 상중에서 나를 맞이하여 올 때는 기수까지 바래다 주었네.
보리 베러 간다고 매마을 북쪽으로 갔다네 누구를 생각하며 갔을까? 익씨집 어여쁜 큰딸이지.
기다리기로 한 곳 상중이고요. 상중에서 나를 맞이하여 올 때는 기수까지 바래다 주었네.
순무를 캐러 간다고 매마을 동쪽으로 갔다네 누구를 생각하며 갔을까? 용씨집 어여쁜 큰딸이지.
기다리기로 한 곳 상중이고요. 상중에서 나를 맞이하여 올 때는 기수까지 바래다 주었네.
* 시경에 실린 나물캐는 노래에는 남녀가 만나는 연애시가 많다. 이 노래는 시시사철 매마을에 가서 연인을 만나고 오는
남자들 이야기이다. 당(唐)은 나물이름으로 몽채, 또는 새삼덩굴이라고도 한다.
鶉之奔奔 (순지분분 : 메추리 짝지어 날고)
鶉之奔奔 鵲之疆疆 人之無良 我以爲兄. 메추리 짝지어 날고 까치도 쌍쌍이 나는데
순지분분 작지강강 인지무량 아이위형 이 못난 사람 형이라고 해야하나!
鵲之疆疆 鶉之奔奔 人之無良 我以爲君. 까치도 쌍쌍이 날고 메추리도 짝지어 나는데
작지강강 순지분분 인지무량 아이위군 이 못난 사람 임금으로 모셔야 하나!
* 날짐승도 제 짝을 찾듯이 질서가 있는데 사람답지 못한 집안, 즉 위나라 선공과 공자 완(頑)을 풍자한 노래이다.
定之方中 (정지방중 : 정성이 정남쪽에 올때)
定之方中 作于楚宮 揆之以日 作于楚室 樹之榛栗 椅桐梓漆 爰伐琴瑟.
정지방중 작우초궁 규지이일 작우초실 수지진률 의동재칠 원벌금슬
升彼虛矣 以望楚矣 望楚與堂 景山與京 降觀于桑 卜云其吉 終然允臧.
승피허의 이망초의 망초여당 경산여경 강관우상 복운기길 종연윤장
靈雨其零 命彼倌人 星言夙駕 說于桑田 匪直也人 秉心塞淵 騋牝三千.
영우기영 명피관인 성언숙가 세우상전 비직야인 병심색연 내빈삼천
정성이 밤하늘 가운데 빛나니 초궁을 세웠다네 해그림자로 방향 재고 초구에 집을 짓네
나무는 개암나무 밤나무 가래나무 오동나무 옻나무를 심고 나중에 베어 거문고 비파 만드리.
저기 성터에 올라 초구를 바라보고 초구 당읍 바라보네 큰산 높은 언덕 살피고
내려와 뽕나무밭 보시며 점치시니 점괘도 길하다 하니 끝내 좋은 터 얻으셨네.
단비 내리니 관리에게 명하길 날 개어 별 보일때 수레 내어라 뽕나무 밭에 머물며 가늠하시니
예사어른 아니신 이 분 마음가짐 깊으시고 큰 암말도 삼천필이나 된다네.
* 위나라를 다시 세운 문공(文公)을 찬양한 노래이다. 위나라는 의공때 적의 침입으로 임금과 백성이 떠돌아다녔다.
제나라 환공이 초구에 성을 쌓아주고 문공을 세워주었다고 한다.
蝃蝀 (체동 : 무지개)
蝃蝀在東 莫之敢指 女子有行 遠父母兄弟. 동쪽 하늘에 무지개 떠도 감히 손가락질 하지 못하네
체동재동 막지감지 여자유행 원부모형제 여자가 한번 시집을 가면 부모형제를 멀리 떠난다네.
朝隮于西 崇朝其雨 女子有行 遠兄弟父母. 아침에 서쪽 무지개 뜨면 아침 내내 비가 온다네
조제우서 숭조기우 여자유행 원형제부모 여자가 한번 시집을 가면 부모형제를 멀리 떠난다네.
乃如之人也 懷婚姻也 大無信也 不知命也. 이같이 사람들이 혼인을 생각하나 크게 신의가 없으니
내여지인야 회혼인야 대무신야 부지명야 사람의 도리를 알지 못하는 것이네.
* 한 번 시집갔던 여자가 다른 사람의 구혼을 거절하는 노래이다. 옛사람들은 음란한 풍속이 유행하면
자주 무지개가 뜬다고 믿었다.
相鼠 (상서 : 쥐를 보라)
相鼠有皮 人而無儀 人而無儀 不死何爲. 보라 쥐에게도 가죽이 있거늘 사람으로서 체통이 없네
사람이 되어 체통이 없으면 차라리 죽기나 하지 무얼 하는가.
相鼠有齒 人而無止 人而無止 不死何俟. 보라 쥐에게도 이빨이 있거늘 사람으로서 행실이 없네
사람이 되어 행실이 없으면 차라리 죽기나 하지 무얼 기다리나.
相鼠有體 人而無禮 人而無禮 胡不遄死. 보라 쥐에게도 몸통이 있거늘 사람으로서 예의가 없네
사람이 되어 예의가 없으면서 어찌 일찍 죽지도 않는가.
* 사람들의 무례함을 풍자한 노래이다. 핯ㄶ아 보이는 쥐에게도 이빨과 몸통이 있는데 멀쩡한 사람이 이토록 예의가 없다는
말인가라고 비꼬는 뜻을 담고 있다.
干旄 (간모 : 깃대)
孑孑干旄 在浚之郊 素絲紕之 良馬四之 彼姝者子 何以畀之.
혈혈간모 재준지교 소사비지 양마사지 피주자자 하이비지
孑孑干旟 在浚之都 素絲組之 良馬五之 彼姝者子 何以予之.
혈혈간여 재준지도 소사조지 양마오지 피주자자 하이여지
孑孑干旌 在浚之城 素絲祝之 良馬六之 彼姝者子 何以告之.
혈혈간정 재준지성 소사축지 양마육지 피주자자 하이고지
우뚝 솓은 쇠꼬리 깃발이 준읍의 교외에서 펄럭이네
흰비단실 깃술을 달고 좋은 말 네 필이 수레를 끄네
저 어여쁜 님에게 무엇으로 보답할까?
우뚝 솟은 새매그림 깃발이 준읍의 마을에서 펄럭이네
흰비단실 수술을 달고 좋은 말 다섯 필이 수레를 끄네
저 어여쁜 님에게 무엇으로 드려야 할까?
우뚝 솟은 꿩깃 깃발이 준읍의 성에서 펄럭이네
흰 비단실 꼬아 달고 좋은 말 여섯 필이 수레를 끄네
저 어여쁜 님에게 무엇으로 고해야 할까?
* 위나라의 대부가 임금의 명령으로 어진 선비를 찾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백성들이 기뻐하며 부른 노래이다.
새매는 매과의 텃새, 또는 떠돌이새로 등은 회색. 배는 하얀색으로 온몸에 암갈색의 가로무늬가 있다.
수컷은 '난추니', 암컷은 '익더귀'라고 부른다.
載馳 (재치 : 수레를 몰다)
載馳載驅 歸唁衛侯 驅馬悠悠 言至于漕 大夫跋涉 我心則憂.
재치재구 귀언위후 구마유유 언지우조 대부발섭 아심즉우
旣不我嘉 不能旋反 視爾不臧 我思不遠 旣不我嘉 不能旋濟 視爾不臧 我思不閟.
기불아가 불능선반 시이불장 아사불원 기불아가 불능선제 시이불장 아사불비
陟彼阿丘 言采其蝱 女子善懷 亦各有行 許人尤之 衆穉且狂.
척피아구 언채기맹 여자선회 역각유행 허인우지 중치차광
我行其野 芃芃其麥 控于大邦 誰因誰極 大夫君子 無我有尤 百爾所思 不如我所之.
아행기야 봉봉기맥 공우대방 수인수극 대부군자 무아유우 백이소사 불여아소지
수레를 몰아 달리고 달려 위나라 제후를 위문하리라. 머나먼 길 말을 달려
조땅에 이르르니 대부는 산넘고 물건너련만 이내 시름 그지없네.
내가 비록 옳지 않을지라도 돌아갈 수 없네. 나를 못마땅히 여겨도 내생각을 되돌릴 수 없네.
내가 비록 옳지 않을지라도 물을 건널 수 없네. 나를 못마땅히 여겨도 이내 시름 그치지 않네.
저 언덕에 올라가 패모라도 캐어볼까? 여자가 생각이 많은 건 다 이유가 있어서네.
허나라 사람이 나를 탓하지만 어리석고 미친 짓이네.
저 들판을 걸어보니 보리싹이 푸릇푸릇. 대국에 호소하려해도 누굴 통해 가야할지
대부와 군자들이여 나를 허물치 말아주오. 그대들 백방으로 생각해 봐도 내 가는 만 못할테니.
* 위나라 선강의 딸이 허나라 목공(穆公)의 부인이 되었다. 적이 위나라를 침공하여 망하게 되자 친정으로 가려했으나
갈 수 없어 이 노래를 지었다고 한다.
5. 衛 風 (위풍 : 위나라의 노래)
淇奧 (기오 : 기수의 물굽이)
瞻彼淇奧 綠竹猗猗 有匪君子 如切如磋 如琢如磨 瑟兮僩兮 赫兮咺兮 有匪君子 終不可諼兮.
첨피기오 녹죽의의 유비군자 여절여차 여탁여마 슬혜한혜 혁혜훤혜 유비군자 종불가훤혜
瞻彼淇奧 綠竹靑靑 有匪君子 充耳琇瑩 會弁如星 瑟兮僩兮 赫兮咺兮 有匪君子 終不可諼兮.
첨피기오 녹죽청청 유비군자 충이수영 회변여성 슬혜한혜 혁혜훤혜 유비군자 종불가훤혜
瞻彼淇奧 綠竹如責 有匪君子 如金如錫 如圭如壁 寬兮綽兮 猗重較兮 善戱謔兮 不爲謔兮.
첨피기오 녹죽여책 유비군자 여금여석 여규여벽 관혜작혜 의중교혜 선희학혜 불위학혜
저 기수 물굽이를 바라보니 푸른 대나무 무성하구나. 빛나는 군자여 깎아내고 다듬고 쪼아내고 갈은 듯 하네.
씩씩하고 꿋꿋하게 빛나고 드러나니 빛나는 군자를 끝내 잊을 수 없네.
저 기수 물굽이를 바라보니 푸르른 대나무 우거졌구나. 빛나는 군자여 옥돌 귀걸이 찬란하고 구슬관 별처럼 아름답네.
씩씩하고 꿋꿋하게 빛나고 드러나니 빛나는 군자를 끝내 잊을 수 없네.
저 기수 물굽이를 바라보니 푸른 대나무 빽빽하구나. 빛나는 군자여 황금인 듯 주석인 듯 규옥인 듯 벽옥인 듯
너그럽고 여유있게 수레 위에 기대셨네. 농담도 잘 하시나 지나치지 않으시네.
* 위나라 무공을 찬양한 노래이다. 무공은 나이가 95세가 되어서도 늘 자기수양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신하나 백성의 가르침을
듣고 고치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공부에 비유되는 '절차탁마'(切磋琢磨 : 천자문)는 이 시 1연에 나온 말이다.
考槃 (고반 : 초가집)
考槃在澗 碩人之寬 獨寐寤言 永矢弗諼. 산골짜기 초가집 지으니 은자의 너그러운 마음
고반재간 석인지관 독매오언 영시불훤 홀로 자고 깨어도 언제나 이 즐거움 못 잊겠네.
考槃在阿 碩人之薖 獨寐寤歌 永矢弗過. 언덕위에 초가집 지으니 은자의 한가로운 마음
고반재아 석인지과 독매오가 영시불과 홀로 자고 깨어 노래하니 더는 즐겁지 못하겠네.
考槃在陸 碩人之軸 獨寐寤宿 永矢弗告. 평평한 땅 초가집 지으니 은자의 여유로운 마음
고반재륙 석인지축 독매오숙 영시불고 홀로 자고 깨어 누웠으니 남에게 말하지 않겠네.
* 현자가 외딴 곳에 은거하면서 그 즐거움을 노래한 시다. 깊은 산속에 혼자 살면 외롭겠지만 의젓하고 관대한 마음을
지녔기에 벼슬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즐거움을 남에게 이야기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碩人 (석인 : 아름다운 여자)
碩人其頎 衣錦褧衣 齊侯之子 衛侯之妻 東宮之妹 邢侯之姨 譚公維私.
석인기기 의금경의 제후지자 위후지처 동궁지매 형후지이 담공유사
手如柔薺 膚如凝脂 領如蝤蠐 齒如瓠犀 螓首蛾眉 巧笑倩兮 美目盼兮.
수여유제 부여응지 영여추제 치여호서 진수아미 교소천혜 미목반혜
碩人敖敖 說于農郊 四牡有驕 朱幩鑣鑣 翟茀以朝 大夫夙退 無使君勞.
석인오오 세우농교 사모유교 주분표표 적불이조 대부숙퇴 무사군로
河水洋洋 北流适适 施罛濊濊 鱣鮪發發 葭菼揭揭 庶姜孼孼 庶士有朅.
하수양양 북류괄괄 시고예예 전유발발 가담게게 서강얼얼 서사유걸
저 여자 키도 크고 날씬한데 비단에 엷은 홑옷 입었네. 제후의 따님이며 위후의 아내요
동궁의 누이며 형후의 처제요 담공의 처형이시네.
손은 부드러운 띠싹 같고 살결은 기름처럼 보드랍고 목은 흰 나무벌레 같고 이는 박씨처럼 하얗고요
매미같은 이마에 나방같은 눈섭 곱게 웃으니 보조개 지고 예쁜눈은 흑백이 또렷하시네.
저 여자 키도 크고 날씬하구나 성밖에 멈추어 서니 건장한 네 마리 숫말 붉은 천 감은 재갈 곱기도 하네요
꿩깃장식 수레타고 조회하니 대부들 일찌기 물어나 행여 우리 임금 수고롭지 않게 하네.
황하는 넘실대며 북쪽으로 콸콸 흐르고 휙휙 그물 던지면 전어와 유어떼 팔닥거리고 강가엔 갈대가 우거졌네요
모시는 시녀들 곱기도 하고 따르는 무사들 씩씩하기도 하네.
* 위나라 장강(莊姜)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라고 한다. 그러나 당시 높은 신분에 있는 여자를 노래한 시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
같다. 미인을 일컫는 말 중에 '아미(蛾眉)'라는 말이 있는데 2연에 나온다. 전어와 유어는 잉어와 붕어떼로 번역하기도 한다.
氓 (맹 : 백성)
氓之蚩蚩 抱布貿絲 匪來貿絲 來卽我謨 送子涉淇 至于頓丘 匪我愆期 子無良媒 將子無怒 秋以爲期.
맹지치치 포포무사 비래무사 내즉아모 송자섭기 지우돈구 비아건기 자무양매 장자무노 추이위기
乘彼垝垣 以望復關 不見復關 泣涕漣漣 旣見復關 載笑載言 爾卜爾筮 體無咎言 以爾車來 以我賄遷.
승피궤원 이망복관 불견복관 읍체연련 기견복관 재소재언 이복이서 체무구언 이이거래 이아회천
桑之未落 其葉沃若 于嗟鳩兮 無食桑甚 于嗟女兮 無與士耽 士之耽兮 猶可說也 女之耽兮 不可說也.
상지미락 기엽옥약 우차구혜 무식상심 우차여혜 무여사탐 사지탐혜 유가설야 여지탐혜 불가설야
桑之落矣 其黃而隕 自我徂爾 三歲食貧 淇水漡漡 漸車帷裳 女也不爽 士貳其行 士也罔極 二三其德.
상지낙의 기황이운 자아조이 삼세식빈 기수상상 점거유상 여야불상 사이기행 사야망극 이삼기덕
三歲爲婦 靡室勞矣 夙興夜寐 靡有朝矣 言旣遂矣 至于暴矣 兄弟不知 咥其笑矣 靜言思之 躬自悼矣.
삼세위부 미실로의 숙흥야매 미유조의 언기수의 지우포의 형제부지 희기소의 정언사지 궁자도의
及爾偕老 老使我怨 淇則有岸 隰則有泮 總角之宴 言笑晏晏 信誓旦旦 不思其反 反是不思 亦已焉哉.
급이해로 노사아원 기즉유안 습즉유반 총각지연 언소안안 신서단단 불사기반 반시불사 역이언재
어리숙한 어리석은 남자가 베를 안고 실을 사자더니 실을 사러 온 것이 아니라 슬며시 나를 꾀러왔네.
결국 그 남자를 전송하러 기수 건너 돈구땅까지 갔네. 내가 기일을 늦춘 게 아니라 그대에게 좋은 중매쟁이 없었던거요.
그렇다고 제발 노여워 말아요. 가을에 다시 만나자며 기약했네.
저기 무너진 담장에 올라가 하염없이 복관땅을 바라보았으나 그대 보이지 않아 옷소매 적시며 눈물 흘렸네.
마침내 복관의 그대 보이기에 그제야 웃으며 이야기했네. 거북점 시초점 쳐보아 나쁘다는 말 없으면
그대는 수레를 몰고와서 짐을 꾸려 날 데리고 가도록 하세요.
뽕나무 잎 떨어지기 전에는 그 잎새 부드럽고 싱싱하였으니 아아! 비둘기들아 오디를 다 따먹지 말아다오.
아아! 여자들이여 사내가 좋다고 빠지지 말아라. 사내들이 빠지는 것은 그래도 할 말이 있지만
여자가 빠지는 것은 핑게도 댈 수 없다네.
뽕나무 잎 떨어질 때는 그 잎새 누렇게 시들어 떨어진다네. 내가 그대에게 시집간 뒤로 삼년이나 가난하게 굶주렸네.
기수가 넘실넘실 흘려와 수레의 휘장을 적시었네. 여자가 무슨 잘못한 게 아니라 사내의 행실이 바르지 않네.
사내의 마음이 터무니없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변덕을 부리네.
삼 년동안 그대의 아내가 되어 집안일 힘들다 안 했으며 새벽에 일어나 밤늦게 자며 하루 아침 편하게 쉬지 못했네.
언약할 땐 그리 다정하더니 나중엔 이리 난폭해지다니 형제들은 알지 못하고 나를 보면 희희거리며 웃기만 하네.
가만히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내 신세 처량하여 서글퍼지네.
그대와 죽도록 백년해로 하자더니 늙어서 이토록 원망케 하네. 기수도 물가 언덕이 있고 진펄도 가생이가 있는데
총각시절 그대와 즐길때는 웃으며 부드럽게 말하고 믿음으로 단단히 맹세하였는데 이렇게 바뀔 줄 생각 못했네.
이렇게 바뀌일 줄 생각도 못했으니 이제는 끝났네. 어쩔 수가 없네.
* 처음 만나 연애하고 결혼할때 좋은 건 잠시, 시집살이와 남편의 변심 등으로 슬퍼하며 과거를 회상하는 옛날 여자의 한이
구구절절 서려있는 시이다. 여기서 '맹(氓)'은 평범한 백성 중에 한 남자를 일컫는다.
竹竿 (죽간 : 낚시대)
籊籊竹竿 以釣于淇 豈不爾思 遠莫致之. 길고 가는 대막대 들고 기수에서 낚시질 하네.
적적죽간 이조우기 기불이사 원막치지 어찌 그대를 생각치 않으리 멀어서 갈수가 없네.
泉源在左 淇水在右 女子有行 遠父母兄弟. 천원은 왼쪽에 있고 기수는 오른쪽에 있네.
천원재좌 기수재우 여자유행 원부모형제 여자는 시집을 가면 부모형제와 멀어진다네.
淇水在右 泉源在左 巧笑之瑳 佩玉之儺. 기수는 오른쪽에 있고 천원은 왼쪽에 있네.
기수재우 천원재좌 교소지차 패옥지나 예쁘게 웃는 모습 패옥차고 나긋나긋 걸었네.
淇水悠悠 檜楫松舟 駕言出游 以寫我憂. 기수는 구비구비 흐르고 전나무 노달린 소나무배
기수유유 회즙송주 가언출유 이사아우 이 배를 타고 나가놀며 이내 시름 씻어볼까.
* 낚시하며 옛날 사랑했던 여자를 그리워하는 노래이다. 낚시질은 많은 생각을 하게하고 여자가 시집을 가면 부모형제와도
멀어진다는데 나는 벌써 잊어버렸겠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芄蘭 (환란 : 왕골)
芄蘭之支 童子佩觿 雖則佩觿 能不我知 容兮遂兮 垂帶悸兮.
환란지지 동자패휴 수즉패휴 능불아지 용혜수혜 수대계혜
芄蘭之葉 童子佩韘 雖則佩韘 能不我甲 容兮遂兮 垂帶悸兮.
환란지엽 동자패섭 수즉패섭 능불아갑 용혜수혜 수대계혜
왕골의 줄기같은 어린 총각이 뿔송곳을 차고 있네. 비록 뿔송곳을 차고 있지만
나보다 지혜롭진 못하리라. 늘어진 듯 쳐진 듯 드리운 띠가 흔들거리네.
왕골의 잎사귀같은 어린 총각이 깍지를 꼈네. 비록 깍지를 꼈다지만
나보다 뛰어나진 못하리라. 늘어진 듯 쳐진 듯 드리운 띠가 흔들거리네.
* 어린 사람이 어른이 해야 할 패물을 차고 있으므로 이를 웃습게 여기며 노래한 시이다. 뿔송곳이나 깍지 띠는 어른들의
차림새이다. '환란'은 보통 새박덩굴로 번역하나 여기서는 송곳의 이미지와 비슷한 왕골로 번역하였다.
河廣 (하광 : 넓은 황하)
誰謂河廣 一葦杭之 誰謂宋遠 跂予望之. 어느 누가 황하를 넓다 하던가. 갈대 하나로도 건널 수 있는 것을.
수위하광 일위항지 수위송원 기여망지 어느 누가 송나라를 멀다 하던가. 발돋음하면 저어기 보이는 것을.
誰謂河廣 曾不容刀 誰謂宋遠 曾不崇朝. 어느 누가 황하를 넓다 하던가. 조그만 배 하나도 띄우지 못할 것을.
수위하광 증불용도 수위송원 증불숭조 어느 누가 송나라를 멀다 하던가. 아침 한나절도 안 가 닿을 수 있는 것을.
* 당시 위나라에 머물고 있던 송나라의 어떤 사람이 고향이 그리워서 지어 부른 노래인 듯하다.
伯兮(백혜 : 그이)
伯兮? 兮 邦之傑兮 伯也執殳 爲王前驅. 그이는 씩씩한 나라의 영걸이네.
백혜흘혜 방지걸혜 백야집수 위왕전구 그이는 긴 창 빗겨들고 임금 위해 앞장 서네.
自伯之東 首如飛蓬 豈無膏沐 誰適爲容. 그이가 동쪽으로 가시니 내 머리 나부끼는 쑥대같네.
자백지동 수여비봉 기무고목 수적위용 머리 감고 기름바르지 못하랴만 누구 위해 곱게 할까.
其雨其雨 杲杲出日 願言思伯 甘心首疾. 비올듯 비올듯 하더니 쨍쨍 뙤약볕 나네.
기우기우 고고출일 원언사백 감심수질 오직 그이 생각에 머리마저 아픈들 어찌 할까.
焉得諼草 言樹之背 願言思伯 使我心痗. 어디서 망우초나 얻어 뒤뜰에 심어볼까
언득훤초 언수지배 원언사백 사아심매 오직 그이 생각에 마음도 병들어 아프네.
* 전쟁터에 나간 남편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도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자 근심하며 그리워하는 여자의 심정을 노래하였다.
망우초는 '원추리'라고도 하며 이것을 심으면 집안에 근심을 잊는다고 한다.
有狐(유호 : 여우)
有狐綏綏 在彼淇梁 心之憂矣 之子無常. 여우는 느긋하게 저 기수 다리위를 어슬렁거리네.
유호수수 재피기량 심지우의 지자무상 내 마음 근심하길 그이의 바지가 헤지지는 않았을까.
有狐綏綏 在彼淇厲 心之憂矣 之子無帶. 여우는 느긋하게 저 기수의 물가를 어슬렁거리네.
유호수수 재피기려 심지우의 지자무대 내 마음 근심하길 그이는 매고있을 허리띠나 있을까.
有狐綏綏 在彼淇側 心之憂矣 之子無服. 여우는 느긋하게 저 기수의 곁을 어슬렁거리네.
유호수수 재피기측 심지우의 지자무복 내 마음 근심하길 그이는 입을 옷이나 있을까.
* 주희는 이 시를 나라가 어지러워져 과부가 홀아비에게 시집가려고 자신의 심정을 짝 찾는 여우에다 비유해 부른 노래라고
하였다. 그러나 여기서는 굴만리의 설을 따라 부역나가 고생하는 남편을 아내가 걱정하여 부른 노래로 번역하였다.
여우의 느긋한 처지와 화자의 근심어림이 잘 대비된 시이다.
木瓜 (목과 : 모과)
投我以木瓜 報之以瓊琚 匪報也 永以爲好也. 내게 모과를 던져주기에 어여쁜 패옥으로 보답하였지.
굳이 갚자고 하기보다 길이길이 사이좋게 지내보자며.
投我以木桃 報之以瓊瑤 匪報也 永以爲好也. 내게 복숭아를 던져주기에 어여쁜 구슬로 보답하였지.
굳이 갚자고 하기보다 길이길이 사이좋게 지내보자며.
投我以木李 報之以瓊玖 匪報也 永以爲好也. 내게 오얏을 던져주기에 어여쁜 옥돌로 보답하였지.
굳이 갚자고 하기보다 길이길이 사이좋게 지내보자며.
* 좋아하는 남녀가 서로 물건을 주고 받으며 읊은 노래이다.
6. 王 風 (왕풍 : 왕나라의 노래)
黍離 (서리 : 기장)
彼黍離離 彼稷之苗 行邁靡靡 中心搖搖 知我者 謂我心憂 不知我者 謂我何求 悠悠蒼天 此何人哉.
피서이리 피직지묘 행매미미 중심요요 지아자 위아심우 부지아자 위아하구 유유창천 차하인재
彼黍離離 彼稷之穗 行邁靡靡 中心如醉 知我者 謂我心憂 不知我者 謂我何求 悠悠蒼天 此何人哉.
피서이리 피직지수 행매미미 중심여취 지아자 위아심우 부지아자 위아하구 유유창천 차하인재
彼黍離離 彼稷之實 行邁靡靡 中心如噎 知我者 謂我心憂 不知我者 謂我何求 悠悠蒼天 此何人哉.
피서이리 피직지실 행매미미 중심여열 지아자 위아심우 부지아자 위아하구 유유창천 차하인재
저 기장 이삭이 우거지고 저 피도 자라 밭이 되었네 차마 발길 떼지 못하고 마음 또한 둘곳이 없네.
나를 아는 이는 내 마음 서글퍼서라지만 날 모르는 이는 무언가 찾으려는 줄 아네.
끝없이 푸른 하늘이여 이것이 누구의 탓입니까?
저 기장 이삭이 우거지고 저 피도 자라 이삭이 패었네 차마 발길 떼지 못하고 취한듯 비틀거리네.
나를 아는 이는 내 마음 서글퍼서라지만 날 모르는 이는 무언가 찾으려는 줄 아네.
끝없이 푸른 하늘이여 이것이 누구의 탓입니까?
저 기장 이삭이 우거지고 저 피도 자라 이삭이 영글었네 차마 발길 떼지 못하고 목이 메여 아프네.
나를 아는 이는 내 마음 서글퍼서라지만 날 모르는 이는 무언가 찾으려는 줄 아네.
끝없이 푸른 하늘이여 이것이 누구의 탓입니까?
* 주나라 평왕 때 낙읍으로 도읍을 옮겼다. 그 뒤 나라의 관리들이 주나라의 옛서울인 호경을 보니 지난날의 종묘와 궁궐이
다 없어지고 그 자리엔 기장이나 피같은 풀만이 무성하게 자랐다. 슬프고 아픈 과거의 역사를 안타까워하는 심정을 노래했다.
君子于役 (군자우역 : 부역나간 님)
君子于役 不知其期 曷至哉 鷄棲于塒 日之夕矣 羊牛下來 君子于役 如之何勿思.
군자우역 부지기기 갈지재 계서우시 일지석의 양우하래 군자우역 여지하물사
君子于役 不日不月 曷其有佸 鷄棲于桀 日之夕矣 羊牛下括 君子于役 苟無飢渴.
군자우역 불일불월 갈기유활 계서우걸 일지석의 양우하괄 군자우역 구무기갈
부역에 나가신 님 돌아올 기약 없네 언제나 오시려나? 닭은 홰에 오르고 날 저물면 양도 소도 우리로 들어오는데
부역나간 그대를 어찌 그리워하지 않으리오!
부역나간 님 몇 날인지 몇 달인지 알 수 없네 언제나 만나려나? 닭은 말뚝에 오르고 날 저물어 양도 소도 우리로 돌아왔는데
부역나간 그대는 굶주리고 목마르지 않으시기를!
* 아내가 부역나간 남편을 그리워하며 근심하는 노래이다.
君子陽陽 (군자양양 ; 즐거운 님)
君子陽陽 左執簧 右招我由房 其樂只且. 님은 즐거우셔라 왼손에 생황 들고 오른손은 방으로 나를 부르시네.
군자양양 좌집황 우초아유방 기락지차 아아 즐겁기도 하여라.
君子陶陶 左執翿 右招我由敖 其樂只且. 님은 즐거우셔라 왼손에 새깃 잡고 오른손은 춤추자 나를 부르시네.
군자요요 좌집도 우초아유오 기락지차 아아 즐겁기도 하여라.
* 주희는 부역에서 돌아온 남편을 맞이하여 즐거워하는 모습을 노래했다고 보았다. 부부가 서로 화락함을 노래한 시이다.
揚之水 (양지수 : 흐르는 물)
揚之水 不流束薪 彼其之子 不與我戍申 懷哉懷哉 曷月予還歸哉.
양지수 불류속신 피기지자 불여아수신 회재회재 갈월여환귀재
揚之水 不流束초 彼其之子 不與我戍甫 懷哉懷哉 曷月予還歸哉.
양지수 불류속초 피기지자 불여아수보 회재회재 강월여환귀재
揚之水 不流束포 彼其之子 不與我戍許 懷哉懷哉 曷月予還歸哉.
양지수 불류속포 피기지자 불여아수허 회재회재 강월여환귀재
콸콸 흐르는 물살에도 나뭇단을 떠내려 보내지 못하네. 아내와 헤어져 나만 홀로 신땅에서 수자리 서네.
그립고 그리워라 어느 달에나 나는 돌아가리.
콸콸 흐르는 물살에도 싸리단을 떠내려 보내지 못하네. 아내와 헤어져 나만 홀로 보땅에서 수자리 서네.
그립고 그리워라 어느 달에나 나는 돌아가리.
콸콸 흐르는 물살에도 버들단을 떠내려 보내지 못하네. 아내와 헤어져 나만 홀로 허땅에서 수자리 서네.
그립고 그리워라 어느 달에나 나는 돌아가리.
* 멀리 변방에 수자리 살러간 남편이 아내를 그리워하며 부른 노래이다. 이와 똑같은 제목이 자주 나오는 것은 아마도
당시에 유행했던 제목인 듯하다. '수자리'는 변방에 수비를 서는 것이다.
中谷有蓷 (중곡유퇴 : 골짜기의 익모초)
中谷有蓷 暵其乾矣 有女仳離 嘅其嘆矣 嘅其嘆矣 遇人之艱難矣.
중곡유퇴 한기건의 유여비리 개기탄의 개기탄의 우인지간난의
中谷有蓷 暵其修矣 有女仳離 條其嘯矣 條其嘯矣 遇人之不淑矣.
중곡유퇴 한기수의 유여비리 조기소의 조기소의 우인지불숙의
中谷有蓷 暵其濕矣 有女仳離 啜其泣矣 啜其泣矣 何嗟及矣.
중곡유퇴 한기습의 유녀비리 철기읍의 철기읍의 하차급의
골짜기의 익모초 가뭄에 마르고 생이별한 저 여자는 깊은 한숨을 쉬네.
깊은 한숨이 나오는 건 집안이 당한 어려움 때문이네.
골짜기의 익모초 가뭄에 시들고 생이별한 저여자는 휘파람 같은 한숨을 쉬네.
휘파람 같은 한숨이 나오는 건 집안이 당한 불행 때문이네.
골짜기의 익모초 가뭄에 말라가고 생이별한 저 여자는 흐느껴 울고있네.
흐느껴 울고 있지만 이제 와 어찌할 수 없네.
* 남편과 생이별한 여인을 시들어 말라버린 익모초에 비유하여 좋지 않은 때를 만나 울어본들 소용없음을 노래하였다.
兎爰 (토원 : 토끼)
有兎爰爰 稚離于羅 我生之初 尙無爲 我生之後 逢此百罹 尙寐無吪.
유토원원 치리우라 아생지초 상무위 아생지후 봉차백리 상매무와
有兎爰爰 稚離于罦 我生之初 尙無造 我生之後 逢此百憂 尙寐無覺.
유토원원 치리우부 아생지초 상무조 아생지후 봉차백우 상매무각
有兎爰爰 稚離于罿 我生之初 尙無庸 我生之後 逢此百凶 尙寐無聰.
유토원원 치리우동 아생지초 상무용 아생지후 봉차백흉 상매무총
토끼는 깡총깡총 저 꿩이 새그물에 걸렸네. 내가 태어날 때는 아무 탈이 없었는데
내가 자란 뒤에는 온갖 근심이 닥쳐오네. 차라리 잠들어 움직이지 않았으면.
토끼는 깡총깡총 저 꿩이 새그물에 걸렸네. 내가 태어날 때는 아무 탈이 없었는데
내가 자란 뒤에는 온갖 걱정이 닥쳐오네. 차라리 잠들어 깨지 말았으면.
토끼는 깡총깡총 저 꿩이 새그물에 걸렸네. 내가 태어날 때는 아무 탈이 없었는데
내가 자란 뒤에는 온갖 흉한 일이 닥쳐오네. 차라리 잠들어 듣지 말았으면.
* 어려운 시대를 만났음을 탄식하는 노래이다. 토끼는 처세술이 뛰어난 사람을 말하고 꿩은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이를 말한다.
차라리 잠들어 깨어나지 않기를 바랄 만큼 어지러운 세상을 한탄하는 내용이다.
葛藟 (갈류 : 칡덩쿨)
緜緜葛藟 在河之滸 終遠兄弟 謂他人父 謂他人父 亦莫我顧.
면면갈류 재하지호 종원형제 위타인부 위타인부 역막아고
緜緜葛藟 在河之涘 終遠兄弟 謂他人母 謂他人母 亦莫我有.
면면갈류 재하지사 종원형제 위타인모 위타인모 역막아유
緜緜葛藟 在河之漘 終遠兄弟 謂他人昆 謂他人昆 亦莫我聞.
면면갈류 재하지순 종원형제 위타인곤 위타인곤 역막아문
치렁치렁 칡덩쿨이 황하의 물가에 자라네. 마침내 형제를 멀리 떠나 남을 아버지라 부르네.
남을 아버지라 부르지만 나를 돌봐주지 않네.
치렁치렁 칡덩쿨이 황하의 물가에 자라네. 마침내 형제를 멀리 떠나 남을 어머니라 부르네.
남을 어머니라 부르지만 나를 가까이하지 않네.
치렁치렁 칡덩쿨이 황하의 기슭에 자라네. 마침내 형제를 멀리 떠나 남을 형이라 부르네.
남을 형이라 부르지만 나를 걱정해주지 않네.
* 세상이 어지러워져 가족이 서로 흩어져 타향에 살면서 한탄하는 심정을 읊었다. 칡덩쿨(또는 칡덩굴)은 모여사는 가족을
의미한다.
采葛 (채갈 : 칡 캐러갈까)
彼采葛兮 一日不見 如三月兮. 칡이나 캐러가세. 하루를 못 보아도 석달이 지난 듯하네.
피채갈혜 일일불견 여삼월혜
彼采蕭兮 一日不見 如三秋兮. 흰쑥을 캐러가세. 하루를 못 보아도 가을이 세번을 지난 듯하네.
피채소혜 일일불견 여삼추혜
彼采艾兮 一日不見 如三歲兮. 약쑥을 캐러가세. 하루를 못 보아도 삼년이 지난 듯하네.
피채애혜 일일불견 여삼세혜
* 남녀가 서로 그리워하는 내용의 시이다. '일일이 여삼추(一日 如三秋)'라는 유명한 귀절이 이 시 2연에서 나온 말이다.
大車 (대거 : 대수레)
大車檻檻 毳衣如菼 豈不爾思 畏子不敢. 큰 수레 덜컹거리며 가니 관복은 푸르기가 갈대잎 같네.
대거함함 취의여담 기불이사 외자불감 어찌 그대 그립지 않으리오만 감히 두려워 다가가지 못하네.
大車哼哼 毳衣如墁 豈不爾思 畏子不奔. 큰 수레 덜컹거리며 가니 관복은 붉기가 홍옥과 같네.
대거형형 취의여만 기불이사 외자불분 어찌 그대 그립지 않으리오만 감히 두려워 달려가지 못하네.
穀則異室 死則同穴 謂予不信 有如曒日. 살아서는 딴 집에서 살아도 죽어서는 한 무덤에 같이 묻히리.
곡즉이실 사즉동혈 위여불신 유여교일 그대 나를 미덥지 않다 한다면 저 하늘 밝은 해를 두고 맹세하리라.
* 주희는 관리들이 법에 어긋난 행동을 한 남녀를 엄격하게 다스리자 두려워하는 내용이라고 해석했으나
사랑하는 사람이 출세를 하자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여인의 심정을 읊은 노래라고 봄이 더 타당할 것 같다.
丘中有麻 (구중유마 : 언덕 위의 삼밭)
丘中有麻 彼留子嗟 彼留子嗟 將其來施. 언덕 위에 삼밭 있으니 저 유씨댁 아드님이여
구중유마 피류자차 피류자차 장기래시 저 유씨댁 아드님 바라건대 어서 달려 오세요.
丘中有麥 彼留子國 彼留子國 將其來食. 언덕 위에 보리밭 있으니 저 유씨댁 자국님
구중유맥 피류자국 피류자국 장기래식 저 유씨댁 자국님 어서 오셔서 드셔 보세요.
丘中有李 彼留之子 彼留之子 貽我佩玖. 언덕 위에 오얏나무 있으니 저 유씨댁 아드님
구중유리 피류지자 피류지자 이아패구 저 유씨댁 아드님이 내게 검고 예쁜 패옥 주셨네.
* 남녀가 서로 좋아하는 노래이다. '모시서'에는 어진이를 생각하며 노래한 시라고 했다.
7. 정 풍 (鄭風 : 정나라의 노래)
* 처음에 주나라 선왕이 동생 우(友)를 함림에 봉한 땅이 정이다. 뒤에 무공이 평왕을 도와 동천할 때 공이 있어서
사도(司徒)가 되어 여러 고을을 받았다. 정풍은 아마도 이 때 이후에 지어진 득하다.
緇衣 (치의 : 검은 옷)
緇衣之宜兮 敝予又改爲兮 適子之館兮 還予授子之粲兮. 검은 옷이 잘도 어울리네요 해지면 다시 지어 드리지요.
치의지의혜 폐여우개위혜 적자지관혜 환여수자지찬혜 관청에 일보러 나가셨다 돌아오시면 진지 차려드리지요.
緇衣之好兮 敝予又改造兮 適子之館兮 還予授子之粲兮. 검은 옷이 좋기도 하네요 해지면 다시 지어 드리지요.
치의지호혜 폐여우개조혜 적자지관혜 환여수자지찬혜 관청에 일보러 나가셨다 돌아오시면 진지 차려드리지요.
緇衣之席兮 敝予又改作兮 適子之館兮 還予授子之粲兮. 검은 옷이 점잖기도 하네요 해지면 다시 지어 드리지요.
치의지석혜 폐여우개작혜 적자지관혜 환여수자지찬혜 관청에 일보러 나가셨다 돌아오시면 진지 차려드리지요.
* 정나라의 환공과 무공이 계속 주나라의 사도(司徒)가 되므로 사람들이 이들을 칭송하여 노래불렀다고 한다.
그러나 이 시의 화자는 일반 백성이라기 보다는 관리의 아내라고 보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將仲子 (장중자 : 둘째 도련님)
將仲子兮 無踰我里 無折我樹杞 豈敢愛之 畏我父母 仲可懷也 父母之言 亦可畏也.
장중자혜 무유아리 무절아수기 기감애지 외아부모 중가회야 부모지언 역가외야
將仲子兮 無踰我檣 無折我樹桑 豈敢愛之 畏我諸兄 仲可懷也 諸兄之言 亦可畏也.
장중자혜 무유아장 무절아수상 기감애지 외아제형 중가회야 제형지언 역가외야
將仲子兮 無踰我園 無折我樹단 豈敢愛之 畏人之多言 仲可懷也 人之多言 亦可畏也.
장중자혜 무유아원 무절아수단 기감애지 외인지다언 중가회야 인지다언 역가외야.
제발 둘째 도련님 우리 마을 넘어들어와 내가 심은 버드나무 꺾지 마세요. 어찌 버드나무 아껴서겠어요.
우리 부모님 두려워서지요. 둘째 도련님 그립지마는 부모님 말씀도 두렵답니다.
제발 둘째 도련님 우리집 담장 넘어들어와 내가 심은 뽕나무 꺾지 마세요. 어찌 뽕나무 아껴서겠어요.
우리집 여러 오빠들 두려워서지요. 둘째 도련님 그립지마는 여러 오빠 말씀도 두렵답니다.
제발 둘째 도련님 우리집 정원 넘어들어와 내가 심은 박달나무 꺾지 마세요. 어찌 박달나무 아껴서겠어요.
다른 사람 남의 말 많은 게 두려워서지요. 둘째 도련님 그립지마는 다른 사람들 말도 두렵답니다.
* 구애를 정중히 거절하는 노래이다. 그러나 속 뜻은 그렇지 않으니 역설법이 잘 나타난 시이다.
叔于田 (숙우전 : 숙이가 사냥을)
叔于田 巷無居人 豈無居人 不如叔也 洵美且人. 숙이님이 사냥가시니 거리에는 사람 하나 없네.
숙우전 항무거인 기무거인 불여숙야 순미차인 어찌 사람이 없겠냐마는 그대같이 아름답고 어진 이가 없다네.
叔于狩 巷無飮酒 豈無飮酒 不如叔也 洵美且好. 숙이님이 사냥가시니 거리에는 술 마시는 사람도 없네.
숙우수 항무음주 기무음주 불여숙야 순미차호 어찌 술 마시지 않겠냐마는 그대같이 아름답고 좋은 이가 없다네.
叔適也 巷無服馬 豈無服馬 不如叔也 洵美且武. 숙이님이 들에 나가시니 거리에는 말탄 이가 하나 없네.
숙적야 항무복마 기무복마 불야숙야 순미차무 어찌 말을 타지 않겠냐마는 그대같이 아름답고 늠름한 이가 없다네.
* 정나라 정공의 아우 공숙단을 찬양한 노래라고 한다. 또는 어떤 여자가 사냥가는 남자를 찬양하는 노래로 볼 수도 있다.
사랑하는 그대가 없으면 마을이 텅 빈듯 느껴지는 심정을 노래한 것이다.
大叔于田 (대숙우전 : 대숙의 사냥)
叔于田 乘乘馬 執轡如組 兩驂如舞 叔在藪 火烈具擧 檀裼暴虎 獻于公所 將叔無狃 戒其傷女.
숙우전 승승마 집비여조 양참여무 숙재수 화열구거 단석포호 헌우공소 장숙무뉴 계기상여
叔于田 乘乘黃 兩服上襄 兩驂雁行 叔在藪 火烈具揚 叔善射忌 又良御忌 抑磬控忌 抑縱送忌.
숙우전 승승황 양복상양 양참안행 숙재수 화열구양 숙선사기 우량어기 억경공기 억종송기
叔于田 乘乘鴇 兩服齊首 兩驂如手 叔在藪 火烈具阜 叔馬慢忌 叔發罕忌 抑釋掤忌 抑鬯弓忌.
숙우전 승승보 양복제수 양참여수 숙재수 화열구부 숙마만기 숙발한기 억석붕기 억창궁기
숙이 사냥 가시니 네필의 말이 끄는 수레를 탔네 고삐를 실다루듯 능란하고 두 곁말은 춤추는 듯하네.
숙이 늪가에 드시니 햇불이 일제히 올라오네 웃통 벗고 맨손으로 범을 잡아 임금님께 바친다네.
그대여 이런 일 자주 하지 마세요 그대가 다칠까 봐 두렵답니다.
숙이 사냥 가시니 네 필의 누런 말이 끄는 수레를 탔네 두 복마가 앞에서 끌고 두 곁말은 뒤따라 가네.
숙이 늪가에 가시니 햇불이 일제히 타오르네 그대는 활 잘 쏘고 말도 잘 타시네.
말을 달리다 멈추고 활을 쏘았다 새를 쫒았다 하며 달리시네.
숙이 사냥 가시니 네 필 오총이 끄는 수레를 탔네 두 복마는 머리를 나란히 하고 양옆의 곁말은 뒤따라 가네.
숙이 늪가에 닿으시니 햇불이 무성하게 타오르네 그대는 천천히 말을 몰며 활쏘기 뜸해지더니
이제는 전통 투껑을 닫아 허리에서 풀어놓으시고 활도 화살통에 넣으시네.
* 옛날에 수레는 네 필말이 끌었다. 안의 두 마리 말은 복마(服馬)라 하고 밖의 양 옆 두 마리 말은 참마(驂馬)라고 한다.
오총이는 흰털이 섞인 검은 말이다.
淸人 (청인 : 청땅 사람)
淸人在彭 駟介旁旁 二矛重英 河上乎翶翔. 청땅 사람 팽땅에 수자리 오니 씩씩한 네 필 말이 수레를 끌고
청인재팽 사개방방 이모중영 하상호고상 창 두 개 붉은 장식 겹쳐 매고는 황하 기슭을 오르내리네.
淸人在消 駟介표표 二矛重喬 河上乎逍遙. 청땅 사람 소땅에 수자리 오니 늠름한 네 필 말 수레를 끌고
청인재소 사개표표 이모중교 하상호소요 창 두 개 꿩깃을 겹쳐 매고는 황하 기슭을 돌아다니네.
淸人在軸 駟介陶陶 左旋右抽 中軍作好. 청땅 사람 추땅에 수자리 오니 날쌘 네 필 말 수레를 끌고
청인재추 사개도도 좌선우추 중군작호 왼쪽은 기 흔들고 오른쪽은 칼을 뽑으니 군중은 좋아하네.
* 정나라 문공은 고극(高克)이란 장수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고극을 변방인 황하기슭으로 보내 적의 침략을 막게 했는데,
세월이 흘러도 불러주지 않았다. 뒤에 군대가 흩어지고 고극도 진나라로 도망가버렸다. 그래서 당시 정나라 사람들이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羔裘 (고구 : 염소갖옷)
羔裘如濡 洵直且侯 彼其之子 舍命不渝. 저기 매끄러운 염소갖옷이 참으로 부드럽고 아름답네.
고구여유 순직차후 피기지자 사명불투 저같은 사람은 명령을 전달해도 변하지 않으리.
羔裘犳飾 孔武有力 彼其之子 邦之司直. 염소갖옷에 표범가죽을 선두르니 늠름하고 씩씩하네.
고구작식 공무유력 피기지자 방지사직 저같은 사람은 나라일 맡겨도 바르게 하리라.
羔裘晏兮 三英粲兮 彼其之子 邦之彦兮. 저기 곱고 성한 염소갖옷 세 번 꿰맨 흰실 자국 선명하네.
고구안혜 삼영찬혜 피기지자 방지언혜 저같은 사람은 나라의 아름다운 선비 되리라.
* 나라의 정치가 잘 될 때 관리를 칭찬하는 노래이다.
遵大路 (준대로 : 큰 길)
遵大路兮 摻執子之袪兮 無我惡兮 寁不故也. 큰 길을 따라 나가 그대 옷소매 부여잡는다고
준대로혜 섬집자지거혜 무아오혜 잠불고야 나를 미워하지 말아요. 옛정을 잊지 마세요.
遵大路兮 摻執子之手兮 無我魗兮 寁不好也. 큰 길을 따라 나가 그대 두 손을 부여잡는다고
준대로혜 섬집자지수혜 무아추혜 잠불호야 나를 추하다 하지 말아요. 옛정을 버리지 마세요.
* 두 사람이 사랑하다 한 사람이 떠나자 다른 한 사람이 큰 길까지 나가 만류하며 애원하는 시이다.
女曰鷄鳴 (여왈계명 : 닭이 우네요)
女曰鷄鳴 士曰昧旦 子興視夜 明星有爛 將翶將翔 弋鳧與鴈.
여왈계명 사왈매단 자흥시야 명성유란 장고장상 익부여안
弋言加之 與子宜之 宜言飮酒 與子偕老 琴瑟在御 莫不靜好.
익언가지 여자의지 의언음주 여자해로 금슬재어 막불정호.
知子之來之 雜佩以贈之 知子之順之 雜佩以問之 知子之好之 雜佩以報之.
지자지내지 잡패이증지 지자지순지 잡패이문지 지자이호지 잡패이보지
아내가 닭이 우네요 말하자 남편은 아직 날이 밝지 않았어요. 당신은 일어나 밖을 보세요
샛별이 반짝이며 동이 텄으니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주살로 오리와 기러기를 잡아오세요.
주살로 쏘아 잡아오시면 당신에게 안주를 만들어 드릴께요. 안주가 맛있거든 술을 마시며
당신과 백년해로 하지요. 거문고 비파 타며 어찌 아니 기쁘고 즐겁겠어요.
당신이 오는 것을 안다면 여러 가지 패옥을 선물하리라. 당신이 나를 따른다면 여러 가지 패옥을 보내리라.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면 여러 가지 재물로 보답하리라.
* 사랑하는 부부가 서로 좋아하며 부르는 노래이다. 주살은 화살에다 실을 매어 쏘는 기구이다.
有女同車 (유녀동거 : 함께 수레를 탄 여자)
有女同車 顔如舜華 將翶將翔 佩玉瓊琚 彼美孟姜 洵美且都.
유녀동거 안녀순화 장고장상 패옥경거 피미맹강 순미차도
有女同行 顔如舜英 將翶將翔 佩玉將將 彼美孟姜 德音不忘.
유녀동행 안녀순영 장고장상 패옥장장 피미맹강 덕음불망
함께 수레를 탄 여인 아름다운 얼굴이 무궁화꽃 같네. 이리저리 수레를 몰고 가니 패옥이 눈부시네.
저 어여쁜 강씨댁 맏딸이여! 참으로 아름답고 우아하구나.
함께 수레 타고 가는 여인 아름다운 얼굴이 무궁화꽃 같네. 이리저리 수레를 몰고 가니 패옥 소리 찰랑이네.
저 어여쁜 강씨댁 맏딸이여! 사람들 칭찬하는 소리 잊지 못하겠네.
* 혼인하는 남자가 꽃처럼 아름다운 신부를 노래한 시이다.
山有扶蘇 (산유부소 : 산의 부소나무)
山有扶蘇 隰有荷華 不見子都 乃見狂且. 산에는 부소나무 있고 늪에는 연꽃이 피었네.
산유부소 습유하화 불견자도 내견광차 보기 전엔 미남이라더니 이같은 미치광이라니.
山有橋松 隰有遊龍 不見子充 乃見狡童. 산에는 우뚝 솟은 소나무 갯펄엔 말여뀌 자랐네.
산유교송 습유유룡 불견자충 내견교동 보기 전엔 호남이라더니 이같은 못난이라니.
* 중매장이의 말만 듣고 결혼을 한 여자가 자연의 조화로움에 빗대어 자신을 처지를 후회하는 시이다.
'부소'란 무궁화의 별종이며, '말여뀌'는 잎이 크고 흰색으로 연못에서 자라는 풀이다.
'내견'은 시집가서 남편을 만나본 것을 뜻하고, '자도'나 '자충'은 잘생긴 남자, 실한 남자를 말한다.
蘀兮 (탁혜 : 마른 잎)
蘀兮蘀兮 風其吹女 叔兮伯兮 倡予和女. 마른잎 시든잎은 바람이 불면 떨어지리.
탁혜탁혜 풍기취녀 숙혜백혜 창여화녀 그대여 그대여 나를 부르면 화답하리라.
蘀兮蘀兮 風其漂女 叔兮伯兮 倡予要女. 마른잎 시든잎은 바람이 불면 날아가리.
탁혜탁혜 풍기표녀 숙혜백혜 창여요녀 그대여 그대여 나를 부르면 따르리라.
* 혼기가 지난 여자가 남자에게 구애를 청하는 노래이다. 마른잎은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떨어지는 것처럼
그대가 눈짓만 해도 응하겠다는 내용이다.
狡童 (교동 : 교활한 아이)
彼狡童兮 不與我言兮 維子之故 使我不能餐兮. 저 교활한 녀석은 나와는 말도 하지 않네.
피교동혜 불여아언혜 유자지고 사아부능찬혜 아무려면 저 녀석 때문에 내가 밥도 먹지 못할까.
彼狡童兮 不與我食兮 維子之故 使我不能息兮. 저 교활한 녀석은 나와는 밥도 먹지 않네.
피교동혜 불여아식혜 유자지고 사아부능식혜 아무려면 저 녀석 때문에 내가 편히 쉬지도 못할까.
* 여자가 마음 변한 남자를 원망하는 마음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노래이다. '교동'이란 큰 욕이다.
褰裳 (건상 : 치마를 걷어올리고)
自惠思我 褰裳涉溱 子不我思 豈無他人 狂童之狂也且.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면 치마를 걷어올리고 진수라도 건너련만
자혜사아 건상섭진 자불아사 기무타인 광동지광야저 그대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다른 좋은 사람 없을까보냐
바보같은 미친 녀석아!
自惠思我 褰裳涉洧 子不我思 豈無他士 狂童之狂也且.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면 치마를 걷어올리고 유수라도 건너련만
자혜사아 건상섭유 자불아사 기무타사 광동지광야저 그대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다른 좋은 사내 없을까보냐
바보같은 미친 녀석아!
* 남자에게 버림받은 여자가 읊은 노래이다. 깊은 물은 인생의 험난한 길을 말한다.
그대가 나를 사랑한다면 어떤 험난한 일도 헤쳐나갈 수 있는데 나를 버리다니 바보 미치광이라고 조롱하는 내용이다.
丰 (봉 : 어여쁜 님)
子之丰兮 俟我乎巷兮 悔予不送兮. 믿음직한 그대여 길거리에서 기다렸는데
자지봉혜 사아호항혜 회여불송혜 왜 아니 따라 갔나 후회가 되네요.
子之昌兮 俟我乎堂兮 悔予不將兮. 씩씩한 그대여 나를 방안에서 기다렸는데
자지창혜 사아호당혜 회여부장혜 왜 아니 찾아갔나 후회가 되네요.
衣錦褧衣 裳錦褧裳 叔兮伯兮 駕予與行. 비단 저고리에 겉저고리 덧입고 비단치마에 겉치마를 덧입었으니
의금경의 상금경상 숙혜백혜 가여여행 그대여 그대여! 다시 수레 몰고 와 나와 함께 가주세요.
裳錦褧裳 衣錦褧衣 叔兮伯兮 駕予與歸. 비단치마에 겉치마 덧입고 비단 저고리에 겉저고리 덧입었으니
상금경상 의금경의 숙혜백혜 가여여귀 그대여 그대여! 다시 수레 몰고 와 나를 데려가 주세요.
* 남자와 결혼하려다가 못 하고 나중에 후회하며 읊은 노래이다. '봉'은 의젓하고 잘 생긴 모습을 의미한다.
흔히 '봉 잡았다'는 말이 이 시에 나오는 봉을 뜻하는 말인 듯하다.
東門之墠 (동문지선 : 동문 밖 공터)
東門之墠 茹藘在阪 其室則邇 其人甚遠. 동문 밖 넓은 공터 그 언덕엔 꼭두서니 자란다네.
동문지선 여려재판 기실즉이 기인심원 그 집이야 가깝지만 그 이는 너무 멀리 있다네.
東門之栗 有踐家室 其不爾思 子不我卽. 동문 밖 밤나무 아래 집들이 차례차례 늘어서 있네.
동문지율 유천가실 기불이사 자불아즉 어찌 그대 생각지 않겠냐만 그이는 내게 오지 않네.
* 사랑하는 이가 가까이 있음에도 서로 만나지 못하는 심정을 노래했다.
'꼭두서니'는 수염뿌리가 비대하고 황적색이며 줄기는 네모난 모양을 하고 있으며 가시가 있는 식물이다.
붉은 물감의 재료로 쓰였다.
風雨 (풍우 : 비바람)
風雨淒淒 鷄鳴喈喈 旣見君子 云胡不夷. 새벽내 비바람 몰아치고 닭울음 소리 들려오더니
풍우처처 계명개개 기견군자 운호불이 이제 그대를 만났으니 어찌 내 마음 기쁘지 않으리오.
風雨瀟瀟 鷄鳴膠膠 旣見君子 云胡不瘳. 새벽내 비바람 쓸쓸하고 닭울음 소리 들려오더니
풍우소소 계명교교 기견군자 운호불추 이제 그대를 만났으니 어찌 이내 시름 낫지 않으리오.
風雨如晦 鷄鳴不已 旣見君子 云胡不희. 새벽내 비바람 불어 캄캄하고 닭울음 소리 그치지 않더니
풍우여회 계명불이 기견군자 운호불희 이제 그대를 만났으니 어찌 내 마음 즐겁지 않으리오.
* 남녀가 몰래 만나는 반가움을 노래한 듯하다.
子衿 (자금 : 님의 옷깃)
靑靑子衿 悠悠我心 縱我不往 子寧不嗣音. 푸르고 푸른 그대 옷깃 아득하고 아득한 내 마음이여
청청자금 유유아심 종아불왕 자녕불사음 내가 비록 가지 못하나 님은 어이하여 소식 없는가요.
靑靑子佩 悠悠我思 縱我不往 子寧不來. 푸르고 푸른 그대 패옥 아득하고 아득한 그리움이여
청청자패 유유아사 종아불왕 자녕불래 내가 비록 가지 못하나 님은 어이하여 오지 않는가요.
挑兮達兮 在城闕兮 一日不見 如三月兮. 이리저리 왔다갔다 성 위에서 날을 보내네
도혜달혜 재정궐혜 일일불견 여삼월혜 하루를 못 보아도 석달이나 지난 듯하네.
* 푸른 옷깃을 단 옷은 옛날 학자들이 입은 옷이라고 한다. 그래서 '모시서'에서는 학교를 없애버린 것을 풍자한 노래라고
하였다. 그러나 남녀가 서로 사랑하는 그리운 마음을 노래했다고 볼 수도 있다.
揚之水 (양지수: 흐르는 물)
揚之水 不流束楚 終鮮兄弟 維子與女 無信人之言 人實迋女.
양지수 불유속초 종선형제 유자여녀 무신인지언 인실광녀
揚之水 不流束薪 終鮮兄弟 維子二人 無信人之言 人實不信.
양지수 불유속신 종선형제 유자이인 무신인지언 인실불신
콸콸 흐르는 물살에도 싸리단은 안 쓸려가네 형제 적은 우리 너와 나 둘 뿐이네.
남의 말 믿지 말아라. 사람들은 널 속이리라.
콸콸 흐르는 물살에도 나뭇단은 안 쓰려가네 형제 적은 우리 너와 나 둘 뿐이네.
남의 말 믿지 말아라. 사람들은 믿을 수 없느니라.
* 똑같은 제목의 글이 앞에서도 나왔다. 형제 사이가 멀어지자 이를 경계한 노래이다.
出其東門 (출기동문 : 동문을 나서니)
出其東門 有女如雲 雖則如雲 匪我思存 縞衣棊巾 聊樂我員.
출기동문 유여여운 수즉여운 비아사존 호의기건 요락아원
出其闉闍 有女如荼 雖則如荼 匪我思且 縞衣茄藘 聊可與娛.
출기인도 유녀여도 수즉여도 비아사저 호의가려 요가여오
동문을 나섰더니 여자들이 구름같이 많구나. 아무리 구름처럼 많다해도 내 마음 그들에게 있지 않네.
흰옷에 쑥색 수건 쓴 여자 오로지 그녀만이 나는 좋다네.
성문 밖을 나섰더니 여자들이 띠꽃 핀 듯 어여쁘구나. 아무리 띠꽃처럼 예쁘다해도 내 마음 그들에게 있지 않네.
흰옷에 붉은 수건 쓴 여자 오로지 그녀만이 나는 좋다네.
* 어떤 남자가 한 여자만을 사랑할 것을 맹세하는 노래이다. 1연의 쑥색과 2연의 붉은색을 잘 대비시켰다.
野有蔓草 (야유만초 : 들의 덩굴풀)
野有蔓草 零露漙兮 有美一人 淸揚婉兮 邂逅相遇 適我願兮.
야유만초 영로단혜 유미일인 청양완혜 해후상우 적아원혜
野有蔓草 零露瀼瀼 有美一人 婉如淸揚 邂逅相遇 與子偕臧.
야유만초 영로양양 유미일인 완여청양 해후상우 여자해장
들에 뻗은 덩굴풀에 이슬방울 맺혀있네. 저 아름다운 사람은 맑은 눈에 반듯한 이마가 곱기도 하구나.
우연히 이곳에서 서로 만나니 내마음 기쁘기 그지 없네.
들에 뻗은 덩굴풀에 이슬이 촉촉히 젖었네. 저 아름다운 사람은 맑은 눈에 반듯한 이마가 곱기도 하구나.
우연히 이곳에서 서로 만나니 그대와 함께 즐거워하네.
* 남녀의 애정을 노래했다. 옛날에 남녀가 만나는 장소는 주로 들판이었으므로 이슬이 덩쿨풀에 맺혀 있다면 아침나절이다.
보고 싶은 마음은 한시도 기다릴 수 없음을 느낄 수 있다.
溱洧 (진유 : 진수 유수의 강물)
溱與洧 方渙渙兮 士與女 方秉蕑兮 女曰觀乎 士曰旣且 且往觀乎 洧之外 洵訏且樂 維士與女 伊其相謔 贈之以勺藥.
진여유 방환환혜 사여녀 방병간혜 여왈관호 사왈기저 차왕관호 유지외 순우차락 유사여녀 이기상학 증지이작약
溱與洧 瀏其淸矣 士與女 殷其盈矣 女曰觀乎 士曰旣且 且往觀乎 洧之外 洵訏且樂 維士與女 伊其將謔 贈之以勺藥.
진여유 유기청의 사여녀 은기영의 여왈관호 사왈기저 차왕관호 유지외 순우차락 유사여녀 이기장학 증지이작약
진수와 유수에 봄물이 넘실거리고 남자와 여자가 난초를 들고 있네. 여자가 구경가자 말하니 남자는 벌써 보았다 하네.
나랑 한 번 더 가봐요. 유수 건너 저쪽은 참으로 넓고 즐거울텐데. 남자와 여자는 손잡고 장난하며 작약꽃을 꺾어 주네.
진수와 유수가 깊고 맑으니 남자 여자가 많이도 가득 모였네. 여자가 구경가자 말하니 남자는 벌써 보았다 하네.
나랑 한번 더 가봐요. 유수 건너 저쪽은 참으로 넓고 즐거울텐데. 남자와 여자는 손잡고 장난하며 작약꽃을 꺾어 주네.
* 작약은 3월에 피는 꽃이다. 정나라 풍속에 삼월 상사일(上巳日)에 진수와 유수 사이에서 혼을 부르며 액땜을 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이들을 따라 강가로 짝을 지어 놀러나온 연인들을 읊은 노래이다.
8.齊 風 (제풍 : 제나라의 노래)
* 제나라는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를 정벌하고 문왕 때부터 공신인 태공망(太公望) 여상(呂尙)을 봉(奉)한 땅이다.
鷄鳴 (계명 : 닭 울음소리)
鷄旣鳴矣 朝旣盈矣 匪鷄則鳴 蒼蠅之聲. 닭이 벌써 우네요 조회때가 다 되었어요.
계기명의 조기영의 비계즉명 창승지성 닭 울음이 아니라 파리 소리겠지.
東方明矣 朝旣昌矣 匪東方則鳴 月出之光. 동이 벌써 떠오네요. 조회가 한창이겠어요.
동방명의 조기창의 비동방즉명 월출지광 동방이 밝은 것이 아니라 달빛이겠지.
蟲飛薨薨 甘與字同薨 會且歸矣 無庶予子憎. 벌레가 붕붕거리며 날아다니니 그대와 더 누워 단꿈을 꾸고 싶지만
충비횡횡 감여자동횡 회저귀의 무서여자증 조회가 끝나 돌아들가면 나 때문에 그대가 미움을 사면 안 되지요.
* 제나라 애공이 여색에 빠져 정치를 돌보지 않자 왕비가 경계하여 읊은 시라고 해석해 왔다. 늦게 일어나는 남편을 깨우는
이 시는 대화체로 되어있다. 조회를 간다는 말로 보아 당시 관리의 집안이라고 추정할 수도 있다.
還 (선 : 날쌘 사냥군)
子之還兮 遭我乎峱之間兮 竝驅從兩肩兮 揖我謂我儇兮. 그대는 날쌔기도 하네 나와 만난 곳은 노산 골짜기
자지선혜 조아호노지간혜 병구종양견혜 읍아위아현혜 나란히 말을 몰아 두 짐승을 쫓으며 내게 달쌔다 인사했네.
子之茂兮 遭我乎峱之道兮 竝驅從兩牡兮 揖我謂我牡兮. 그대는 멋지기도 하네 나와 만난 곳은 노산의 길
자지무혜 조아호노지도혜 병구종양무혜 읍아위아무혜 나란히 말을 몰아 숫짐승을 쫓으며 내게 멋있다 인사했네.
子之昌兮 遭我乎峱之陽兮 竝驅從兩狼兮 揖我謂我臧兮. 그대는 풍채가 좋기도 하네 나와 만난 곳은 노산 남쪽 기슭
자지창혜 조아호노지양혜 병구종양랑혜 읍아위아장혜 나란히 말을 몰아 두 마리 이리를 쫓으며 내게 잘한다 인사했네.
* 사냥을 즐기며 서로 상대방을 칭찬하는 노래이다. 옛날의 사냥은 단순히 유희가 아니라 군사훈련의 장이였다.
그래서 읍이라는 인사의 예를 갖추었다.
著 (저 : 문간에서)
俟我於著乎而 充耳以素乎而 尙之以瓊華乎而. 나를 문간에서 기다리시니 하얀 실 귀막이 하셨네.
사아어저호이 충이이소호이 상지이경화호이 그 위에 예쁜 꽃모양 옥돌을 달으셨네.
俟我於庭乎而 充耳以靑乎而 尙之以瓊瑩乎而. 나를 뜰에서 기다리시니 푸른 실 귀막이 하셨네.
사아어정호이 충이이청호이 상지이경영호이 그 위에 꽃처럼 어여쁜 옥돌을 달으셨네.
俟我於堂乎而 充耳以黃乎而 尙之以瓊英乎而. 나를 마루에서 기다리시니 노오란 실 귀막이 하셨네.
사아어당호이 충이이황호이 상지이경영호이 그 위에 꽃 모양 곱디고운 옥돌을 달으셨네.
* 신부가 자기를 기다리는 신랑의 모습을 읊었다. 문간에서, 뜰에서, 마루에서 기다리는 것이 신부를 친히 맞이하는 예절이었다.
귀막이는 솜에다 여러가지 실로 구슬같은 옥돌을 꿰어 귀 위를 덮는 일종의 장식물이다.
동방지일 (동방지일 : 동녁의 해)
東方之日兮 彼姝者子 在我室兮 在我室兮 履我卽兮. 동녁에 해뜨니 저 예쁜 님이 내 방에 있네.
동방지일혜 피주자자 재아실혜 재아실혜 이아즉혜 내 방에 있네 나를 따라 왔다네.
東方之月兮 彼姝者子 在我闥兮 在我闥兮 履我發兮. 동녁에 달뜨니 저 예쁜 님이 내 집에 있네.
동방지월혜 피주자자 재아달혜 재아달혜 이아발혜 내 집에 있네 나를 따라 간다네.
* 남녀가 은밀히 만나는 광경을 노래한 시이다.
東方未明 (동방미명 : 동도 트기 전에)
東方未明 顚倒衣裳 顚之倒之 自公召之. 아직 동도 트기 전인데 바지 저고리를 바꿔 입으며 야단이네.
동방미명 전도의상 전지도지 자공소지 넘어지고 엎어지며 허둥대는건 임금님이 부르시기 때문이네.
東方未晞 顚倒裳衣 倒之顚之 自公令之. 아직 동도 트기 전인데 저고리 바지를 바꿔 입으며 야단이네.
동방미희 전도상의 도지전지 저공영지 엎어지고 넘어지며 허둥대는 건 임금님이 부르시기 때문이네.
折柳樊圃 狂夫瞿구 不能辰夜 不夙則莫. 버드나무 가지 꺾어 울타리치면 미친 사람도 안 들어가는데
절류번포 광부구구 부능신야 불숙즉모 새벽과 밤도 모르시는가 이른 아침 아니면 늦은 저녁 부르네.
* 나라일이 절도없이 시도 때도 없이 명령이 내려옴을 풍자한 노래이다. 우리가 흔히 앞뒤가 바뀌었다는 뜻으로 쓰는
'전도(顚倒)'라는 말이 여기에 나온다.
南山 (남산)
南山崔崔 雄狐綏綏 魯道有蕩 齊子由歸 旣曰歸止 曷又懷止. 남산이 높고 높은데 숫여우가 어슬렁거리네.
남산최최 웅호수수 노도유탕 제자유귀 기왈귀지 갈우회지 노나라 가는 훤한 이 길로 제나라 공주 시집갔네.
이미 시집간 사람을 어찌하여 또 그리워하나.
葛屢五兩 冠緌雙止 魯道有蕩 齊子庸止 旣曰庸止 曷又從止. 칡으로 삼은 신 다섯이 쌍이요 갓끈 두 가닥도 한 쌍이네.
갈루오량 관유쌍지 노도유탕 제자용지 기왈용지 갈우종지 노나라 가는 훤한 이 길로 제나라 공주 시집갔네.
이미 시집간 사람을 어찌하여 또 뒤쫓아 가나.
藝麻如之何 衡從其畝 取妻如之何 必告父母 旣曰告止 曷又鞠止. 삼 심을 때 어찌하나 가로 세로 이랑을 내지.
예마여지하 형종기묘 취처여지하 필고부모 기왈고지 갈우국지 장가들 때는 어찌하나 부모님께 아뢰어야지.
이미 아뢰고서 얻었거늘 어째서 이렇게 버려두나.
析薪如之何 匪斧不克 取妻如之何 匪媒不得 旣曰得止 曷又極止. 장작 쪼갤 때는 어찌하나 도끼없으면 할 수 없네.
석신여지하 비부불극 취처여지하 비매부득 기왈득지 갈우극지 장가들려면 어찌하나 중매 아니면 얻을 수 없네.
이미 중매놓아 얻었거늘 어째서 이렇게 버려두나.
* 제나라 양공이 이복누이 문강을 노나라 환공에게 시집보내고도 계속 간통함을 풍자한 노래라고 한다.
1연의 숫여우는 양공을 상징하고 ,2연은 문강이 시집가는 모습이고, 3,4연은 노나라 환공을 풍자하고 있다.
甫田 (보전 : 넓은 밭)
無田甫田 維莠驕驕 無思遠人 勞心忉忉. 넓은 밭을 갈지 마오 강아지풀만 우거지리.
무전보전 유유교교 무사원인 노심도도 멀리 간 사람 그리워 마오 마음만 애태우며 근심하리.
無田甫田 維莠傑傑 無思遠人 勞心怛怛. 넓은 밭을 갈지마라 강아지풀만 무성하리.
무전보전 유유걸걸 무사원인 노심달달 멀리 간 사람 그리워 마오 마음만 애태우며 괴로우리.
婉兮戀兮 總角丱兮 未幾見兮 突而弁兮. 예쁘고 고운 상투 튼 총각이 얼마있다 만나보니
완혜연혜 총각관혜 미기견혜 돌이변혜 갑자기 관을 쓰고 있네.
* 멀리 간 사람이 그리워 돌아오기를 바라며 부른 노래이다. 그리운 마음 애태우던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총각이 관을 쓰고 어른이 되었다는 마지막 연이 재미있다.
盧令 (노령 : 사냥개 방울)
盧令令 其人美且仁. 사냥개 방울 소리 딸랑딸랑 그 사람 아름답고 어질기도 하네.
盧重環 其人美且鬈. 사냥개 목걸이 크고 작은 고리 그 사람 아름답고 수염도 많네.
盧重鋂 其人美且偲. 사냥개 목걸이 두 개의 사슬 고리 그 사람 아름답고 재주도 많네.
* 사냥하는 모습을 읊은 노래로 가볍고 경쾌한 리듬을 타고 있다.
敝苟 (폐구 : 해진 통발)
敝苟在梁 其魚魴鰥 齊子歸止 其從如雲. 해진 통발을 여살에 놓았더니 방어와 환어가 멋대로 드나드네.
폐구재량 기어방환 제자귀지 기종여운 제나라 공주가 시집을 가니 따르는 사람이 구름과 같네.
敝苟在梁 其魚魴鱮 齊子歸止 其從如雨. 해진 통발을 여살에 놓았더니 방어와 연어가 멋대로 드나드네.
폐구재량 기어방서 제자귀지 기종여우 제나라 공주가 시집을 가니 따르는 사람이 빗줄기처럼 많네.
敝苟在梁 其魚唯唯 齊子歸止 其從如水. 해진 통발을 여살에 놓았더니 고기들이 유유히 드나든다네.
폐구재량 기어유유 제자귀지 기종여수 제나라 공주가 시집을 가니 따르는 사람이 흐르는 물과 같네.
* 노나라 환공이 음란한 행동을 하는 문강을 막지 못함을 풍자한 노래라고 한다. 자기 아내를 바로 다스리지 못하는
노나라 환공을 해진 통발에 비유하고 있다. 통발은 고기를 잡기 위해 놓는 것인데 해져 구멍이 났으니 고기들이 드나든다.
載驅 (재구 : 수레를 몰아)
載驅薄薄 簟茀朱鞹 魯道有蕩 齊子發夕. 수레를 몰고 쏜살같이 달리니 대로 엮은 발 가죽장식 붉기도 해라.
재구박박 점불주곽 노도유탕 재자발석 노나라 길이 훤하니 평탄하여 제나라 공주 이 밤에 떠난다네.
四驪濟濟 垂轡濔濔 魯道有蕩 齊子豈弟. 내 마리 검은 말 아름다우니 드리운 고삐 부드럽게 흔들리네.
사리제제 수비이니 노도유탕 제자개제 노나라 길이 훤하니 평탄하여 제나라 공주 즐거이 의연하네.
汶水湯湯 行人彭彭 魯道有蕩 齊子초翔. 문수의 물결 출렁이고 길가는 사람들 모여들어 웅성거리네.
문수탕탕 행인방방 노도유탕 제자초상 노나라 길이 훤하니 평탄하여 제나라 공주 유유히 가네.
汶水滔滔 行人儦儦 魯道有蕩 齊子游敖. 문수의 물결 넘실거리고 길가는 사람들 모여들어 웅성거리네.
문수도도 행인표표 노도유탕 제자유오 노나라 길이 훤하니 평탄하여 제나라 공주 즐거이 노니네.
* 문강이 이미 환공에게 시집을 가서도 제나라 양공과 몰래 만나는 것을 풍자하는 노래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대담해지는 문강이 사람들의 시선조차 신경쓰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猗嗟 (의차 : 멋지고 늠름해라)
猗嗟昌兮 頎而長兮 抑若揚兮 美目揚兮 巧趨蹌兮 射則臧兮.
의차창혜 기이장혜 억양양혜 미목양혜 교추창혜 사즉장혜
猗嗟名兮 美目淸兮 儀旣成兮 終日射侯 不出正兮 展我甥兮.
의차명혜 미목청혜 의기성혜 종일사후 불출정혜 전아생혜
猗嗟孌兮 淸揚婉兮 舞則選兮 射則貫兮 射矢反兮 以禦亂兮.
의차연혜 청양완혜 무즉선혜 사즉관헤 사시반혜 이어란혜
아! 멋지셔라 훤칠하게 큰 키에 아름다운 넓은 이마 고운 눈매여
절도있게 걸어나와 쏘시는즉 맞추시니 활쏘기도 잘 하시네.
아! 훌륭하셔라 아름다운 눈동자 맑기도 해라 의젓한 몸가짐이여
종일토록 활을 쏘아도 빗나가지 않으니 진정 임금님의 조카일세.
아! 아름다워라 맑은 눈매 곱고도 시원해라 춤추듯 사뿐히 움직이네
활을 쏘면 맞혀 네 화살이 한 곳에 맞으니 난리를 막고도 남겠네.
* 노나라 장공을 찬양한 노래라고 한다. 장공은 환공과 문강 사이에서 태어나 잘 생기고 활솜씨도 뛰어났다고 한다.
9. 魏 風 (위풍 : 위나라의 노래)
* 위나라는 주나라 초기에 종실인 희성(姬姓)을 봉했지만 누구인지는 알 수 없고, 나중에 진나라 헌공이 위나라를 멸망시켰다.
葛屨 (갈구 : 칡신)
糾糾葛屨 可以履霜 摻摻女手 可以縫裳 要之襋之 好人服之. 성기게 짠 칡신으로는 서리내린 땅이라도 밟겠네.
규규갈구 가이이상 섬섬녀수 가이봉상 요지극지 호인복지 곱디고운 섬섬옥수 바지라도 꿰매겠네.
허리 달고 동정달아 좋은 님 입히리라.
好人提提 宛然左辟 佩其象揥 維是褊心 是以爲刺. 좋은 님 점잖은 듯 가만히 왼쪽으로 비켜다닐 새
호인제제 완연좌피 패기상체 유시편심 시이위자 상아빗 허리에 차고 있지만 소견이 좁고 급한 듯 해
절로 무어라 말을 한다네.
* 위나라는 땅이 좁고 험하여 그 풍속이 검소하고 인색하였는데 시집온 여인이 이를 풍자한 노래인 듯 하다.
汾沮洳 (분저여: 분수의 물가)
彼汾沮洳 言采其莫 彼其之子 美無度 美無度 殊異乎公路. 저 분수의 물가에서 나물을 뜯고 있네
피분저여 언채기막 피기지자 미무도 미무도 수이호공로 저기 저 사람이 아름답기 그지없네
아름답기 그지없지만 높은 이 같지는 않네.
彼汾一方 言采其桑 彼其之子 美如英 美如英 殊異乎公行. 저 분수의 한컨에서 뽕잎을 따고 있네
피분일방 언채기상 피기지자 미여영 미여영 수이호공행 저기 저 사람이 아름답기 꽃과 같네
아름답기 꽃과 같지만 높은 이 같지는 않네.
彼汾一曲 言采其藚 彼其之子 美如玉 美如玉 殊異乎公族. 저 분수의 한 굽이에서 쇠귀나물 뜯고 있네
피분일곡 언채기속 피기지자 미여옥 미여옥 수이호공족 저기 저 사람이 아름답기 옥과 같네
아름답기 옥과 같지만 높은 사람 같지는 않네.
* 화려하게 치장한 관리를 풍자한 노래인 듯하다. 겉모습이 화려하지만 관리의 자격이 부족함을 말한다. 이 시를 옛사람들은
위나라의 검소한 생활과 관련지어 설명하였으나 다소 무리가 있는 듯 하다.
園有桃 (원유도 : 정원의 복숭아 나무)
園有桃 其實之殽 心之憂矣 我歌且謠 不知我者 謂我士也驕 彼人是哉 子曰何其 心之憂矣 其誰知之 其誰知之 蓋亦勿思.
원유도 기실지효 심지우의 아가차요 부지아자 위아사야교 피인시재 자왈하기 심지우의 기수지지 기수지지 개역물사
園有극 其實之식 心之憂矣 聊以行國 不知我者 謂我士也罔極 彼人是哉 子曰何其 心之憂矣 其誰知之 其誰知之 蓋亦勿思.
원유극 기실지식 심지우의 요이행국 부지아자 위아사야망극 피인시재 자왈하기 심지우의 기수지지 기수지지 개역물사
정원의 복숭아 나무는 그 열매나 따먹지 내 마음에 근심 있으니 노래나 불러볼까나
나를 모르는 이는 나를 교만하다 말하며 저 사람이 옳거늘 당신은 어찌 그러느냐 말하네
내 마음의 근심을 그 누가 알아주리 그 누가 알아주리 차라리 생각하지 말아야지.
정원의 대추나무는 그 열매나 따먹지 내 마음에 근심있으니 나라를 떠나볼까나
나를 모르는 이는 나를 옳지 않다 말하며 저 사람이 옳거늘 당신은 어찌 그러느냐 말하네
내 마음의 근심을 그 누가 알아주리 그 누가 알아주리 차라리 생각하지 말아야지.
* 자신이 살고있는 시대를 걱정하며 부른 노래이다. 올바르지 못한 정치에 자신의 울분을 길고 비장하게 나타내었다.
陟岵 (척호 : 민둥산)
陟彼岵兮 瞻望父兮 父曰嗟予子行役 夙夜無已 上愼旃哉 猶來無止.
척피호혜 첨망부혜 모왈차여자행역 숙야무이 상신전재 유래무지
陟彼屺兮 瞻望母兮 母曰嗟予季行役 夙夜無寐 上愼旃哉 猶來無棄.
척피기혜 첨망모혜 모왈차여계행역 숙야무매 상신전재 유래무기
陟彼岡兮 瞻望兄兮 父曰嗟予弟行役 夙夜必偕 上愼旃哉 猶來無死.
척피강혜 첨망형혜 형왈차여제행역 숙야필해 상신전재 유래무사
저 황폐한 산에 올라가 아버님 계신 곳 바라보네 아버님 말씀 들리는 듯
아! 내 아들아 부역 나가 밤낮으로 쉴 새 없겠구나 부디 조심하여 무사히 돌아오너라.
저 민둥산에 올라가 어머님 계신 곳 바라보네 어머님 말씀 들리는 듯
아! 막내아들아 전쟁 나가 밤낮으로 잠잘 틈도 없겠구나 부디 조심하여 우리를 저버리지 말고 돌아오너라.
저 산등성이에 올라 우리 형님 계신 곳 바라보네 형님 말씀 들리는 듯
아! 내 아우야 싸움으로 밤낮없이 고생하겠구나 부디 조심하여 제발 죽지말고 돌아오너라.
* 부역나가 고생하는 아들이 부모형제를 그리워하는 노래이다. 작은 나라인 위나라는 외부로부터 잦은 침범을 당하여
젊은이들이 전쟁터에 나가있는 경우가 많았다. 저자의 고통스럽고 슬픈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十畝之間 (십묘지간 : 조그마한 땅)
十畝之間兮 桑者閑閑兮 行與子還兮. 조그마한 밭이지만 뽕 따는 이들 한가롭네 그대와 함께 돌아가리라.
십묘지간혜 상자한한혜 행여자환혜
十畝之外兮 桑者泄泄兮 行與子逝兮. 조그마한 밭이지만 뽕따는 이들 거니는 곳 그대와 함께 떠나가리라.
십묘지외혜 상자예예혜 행여자서혜
* 어지러운 정치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가고픈 심정을 노래했다고 전한다. 옛날에 뽕밭은 남녀의 밀회장소였다.
세상이 어지러우니 차라리 그대와 함께 어디론가 떠났으면 하는 심정을 느낄 수 있다.
伐檀 (벌단 : 박달나무 베어서)
坎坎伐檀兮 寘之河之干兮 河水淸且漣猗 不稼不穡 胡取禾三百廛兮 不狩不獵 胡瞻爾庭有縣貆兮 彼君子兮 不素餐兮.
감감벌단혜 치지하지간혜 하수청차연의 불가불색 호취화삼백전혜 불수불렵 호첨이정유현환혜 피군자혜 불소찬혜
坎坎伐輻兮 寘之河之側兮 河水淸且直猗 不稼不穡 胡取禾三百億兮 不狩不獵 胡瞻爾庭有縣特兮 彼君子兮 不素食兮.
감감벌복혜 치지하지측혜 하수청차직의 불가불색 호취화삼백억혜 불수불렵 호첨이정유현특혜 피군자혜 불소식혜
坎坎伐輪兮 寘之河之漘兮 河水淸且淪猗 不稼不穡 胡取禾三百囷兮 不狩不獵 胡瞻爾庭有縣鶉兮 彼君子兮 不素飱兮.
감감벌륜혜 치지하지순혜 하수청차윤의 불가불색 호취화삼백균혜 불수불렵 호첨이정유현순혜 피군자혜 불소손혜
꽝꽝 박달나무 베어서 황하 기슭에 쌓아놓는데 황하의 맑은 물결 일어나네
씨도 뿌리지 않고 거두지도 않았거늘 어찌하여 수백호의 전세를 받아놓는가
겨울에 사냥도 하지 않고 어떻게 뜰에는 담비가죽이 매달려 있나 군자는 일하지 않고 밥 먹지 않는 법이라네.
꽝꽝 수레바퀴살감을 베어서 황하 곁에다 쌓아놓는데 황하의 맑은 물결 출렁이네
씨 뿌리고 거두어들이지도 않았거늘 어찌하여 수백다발의 곡식을 받아놓는가
겨울에 사냥도 하지 않고 어떻게 뜰에는 집승을 매달아 놓는가 군자는 놀면서 밥 먹지 않는 법이라네.
꽝꽝 수레바퀴감을 베어서 항하물가에 쌓아놓는데 황하의 맑은 물결 주름지네
씨 뿌리고 거두지도 않았거늘 어찌하여 수백창고의 곡식을 받아놓는가
겨울에 사냥도 하지 않고 어떻게 뜰에다 메추리를 매달아 놓는가 군자는 일하지 않고 밥 먹지 않는 법이라네.
* 관리의 탐욕을 풍자한 노래이다. 황하의 물결이 저리 맑은데 아랫사람들 고생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가라는 질타가 숨어있다.
碩鼠 (석서 : 큰 쥐)
碩鼠碩鼠 無食我黍 三歲貫女 莫我肯顧 逝將去女 適彼樂土 樂土樂土 爰得我所.
석서석서 무식아서 삼세관여 막아긍고 서장거여 적피낙토 낙토낙토 원득아소
碩鼠碩鼠 無食我麥 三歲貫女 莫我肯德 逝將去女 適彼樂國 樂土樂國 爰得我直.
석서석서 무식아맥 삼세관여 막아긍덕 서장거여 적피낙국 낙국낙국 원득아직
碩鼠碩鼠 無食我苗 三歲貫女 莫我肯勞 逝將去女 適彼樂郊 樂郊樂郊 誰之永號.
석서석서 무식아묘 삼세관여 막아긍로 서장거여 적피낙교 낙교낙교 수지영호
큰 쥐야 큰 쥐야 우리 기장 먹지 마라 삼년간이나 너를 위했건만 나를 돌보지 않네
내 장차 너를 떠나 즐거운 땅 찾아가리 즐거운 땅 찾아가서 내 살 곳을 얻으리라.
큰 쥐야 큰 쥐야 우리 보리 먹지 마라 삼년간이나 너를 위했건만 내게 보답하지 않네
내 장차 너를 떠나 좋은 나라 찾아가리 좋은 나라 찾아가서 바르게 살 곳 얻으리라.
큰 쥐야 큰 쥐야 우리 벼싹 먹지 마라 삼년간이나 너를 위했건만 나를 위해주지 않네
내 장차 너를 떠나 즐거운 들 찾아가리 즐거운 들 찾아가서 다시는 울부짖지 않으리라.
* 백성들이 무거운 세금에 짓눌려 살 수 없게 되자 새로운 곳으로 떠나갈 뜻을 노래하였다.
관리가 탐욕스러우면 큰 쥐 같다. 먹어도 먹어도 멈출 줄 모르는 큰 쥐를 버리고 다른 곳을 찾아보겠다는 풍자가 담겨있다.
유쾌하고 통렬한 듯 보이지만 가슴 베이는 아픔을 담고있다.
10. 唐 風 (당풍 : 당나라의 노래)
* 당나라는 주나라 성왕이 아우인 숙우(叔虞)를 봉한 땅이다. 나중에 진(晉)으로 나라 이름을 고쳤다.
蟋蟀 (실솔 : 귀뚜라미)
蟋蟀在堂 歲聿其莫 今我不樂 日月其除 無而大康 職思其居 好樂無荒 良士瞿瞿.
실솔재당 세율기모 금아불락 일월기제 무이대강 직사기거 호락무황 양사구구
蟋蟀在堂 歲聿其逝 今我不樂 日月其邁 無而大康 職思其外 好樂無荒 良士蹶蹶.
실솔재당 세율기서 금아불락 일월기매 무이대강 직사기외 호락무황 양사궐궐
蟋蟀在堂 役車其休 今我不樂 日月其慆 無而大康 職思其우 好樂無荒 良士休休.
실솔재당 역거기휴 금아불락 일월기도 무이대강 직사기우 호락무황 양사휴휴
귀뚜라미 방에 들어 우니 이 해도 저물었네 지금 아니 즐긴다면 세월은 흘러가리
편안히만 있지 말고 집안 일도 생각하세 지나치게 놀지않는 좋은 선비는 늘 조심한다네.
귀뚜라미 방에 들어 우니 이 해도 지나가네 지금 아니 즐긴다면 세월은 지나가리
편안히만 있지말고 집밖의 일도 생각하세 지나치게 놀지 않는 좋은 선비는 늘 힘쓴다네.
귀뚜라미 방에 들어 우니 짐수레도 한가하네 지금 아니 즐긴다면 세월은 지나가리
편안히만 있지말고 닥쳐올 일 생각하세 지나치게 놀지 않는 좋은 선비는 늘 편안하다네.
* 한 해의 농사를 마치고 세모에 즐겁게 놀자는 노래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놀기만 하면 안 된다는 경계를 함으로
놀 때 놀고 일할 때는 열심을 다해야 한다는 세상 사는 지혜를 가르친다. 여유와 멋이 담긴 시이다.
山有樞 (산유추 : 산의 느릅나무)
山有樞 隰有楡 子有衣裳 弗曳弗屢 子有車馬 弗馳不驅 宛其死矣 他人是愉.
산유추 습유유 자유의상 불예불루 자유거마 불치불구 완기사의 타인시유
山有樞 隰有杻 子有廷內 弗洒弗掃 子有鐘鼓 弗鼓不考 宛其死矣 他人是保.
산유고 습유고 자유정내 불쇄불소 자유종고 불고불고 완기사의 타인시보
山有칠 隰有栗 子有酒食 何不日鼓瑟 且以喜樂 且以永日 宛其死矣 他人入室.
산유칠 습유률 자유주식 하불일고슬 차이희락 차이영일 완기사의 타인입실
산에는 참느릅나무 진펄엔 흰 느릅나무 있네 그대에게 옷이 있어도 입어서 떨구지 않고
그대에게 말과 수레 있어도 타지도 달리지도 않으면 그러다 죽으면 다른 이만 좋은 일 시키리라.
산에는 북나무 진펄엔 참죽나무 있네 그대에게 집이 있어도 물 뿌리고 쓸지 않으며
그대에게 종과 북이 있어도 치지도 두드리지도 않으면 그러다 죽으면 다른 이가 차지하리라.
산에는 옻나무 있고 진펄엔 밤나무 있네 그대에게 술과 음식 있어도 어찌하여 비파타며
종일토록 맘껏 기뻐하며 즐겁게 지내지 않는가 그러다 죽으면 다른 이가 그 집을 차지하리라.
* 친구에게 삶을 즐기며 살라고 권하는 노래이다. 너무 아끼면 인색하여 진짜로 써야할 때 쓰지 못한다.
쓰지 않고 아낀 것을 무덤에 가지고 가겠는가. 지나친 인색함은 삶을 무미건조하게 만들기 쉽다.
揚之水 (양지수 : 흐르는 물)
揚之水 白石鑿鑿 素衣朱襮 從子于沃 旣見君子 云何不樂. 콸콸 흐르는 물 속에 흰 바위 선명하기도 하네
양지수 백석착착 소의주박 종자우옥 기견군자 운하불락 흰옷에 붉은 수 깃 달고 당신을 따라 곡옥을 가리
우리 님 만나뵈니 즐거운 마음 이를데 없네.
揚之水 白石皓皓 素衣朱繡 從子于鵠 旣見君子 云何其憂. 콸콸 흐르는 물 속에 흰바위 깨끗하기도 하네
양지수 백석호호 소의주수 종자우곡 기견군자 운하기우 흰옷에 붉은 수 놓아 당신을 따라 곡땅을 가리
우리 님 만나뵈니 무슨 근심이 있겠는가.
揚之水 白石粼粼 我聞有命 不敢以告人. 콸콸 흐르는 물 속에 흰 바위 반짝거리네
양지수 백석인린 아문유명 불감이고인 나도 이미 소문을 들었지만 차마 남에게 말 못하겠네.
* 진나라의 소후가 그의 숙부인 성사(成師)를 곡옥땅에 봉했는데 이가 곧 환숙(桓叔)이다.
그후 곡옥이 강성해지고 진나라가 쇠해지자 백성들의 마음이 곡옥으로 쏠리는 것을 풍자한 노래라고 한다.
椒聊 (초료 : 산초나무)
椒聊之實 番衍盈升 彼其之子 碩大無朋 椒聊且 遠條且.
초료지실 번연영승 피기지자 석대무붕 초료저 원조저
椒聊之實 番衍盈匊 彼其之子 碩大且篤 椒聊且 遠條且.
초료지실 번연영국 피기지자 석대차독 초료저 원조저
산초나무 열매 다닥다닥 맺혀 한 되도 넘네
저 사람 훌륭하여 견줄 데 없네 산초나무여 그 가지 길게도 뻗는구나.
산초나무 열매 다닥다닥 맺혀 한 웅큼도 넘네
저 사람 훌륭하고 진실하다네 산초나무여 그 가지 길게도 뻗는구나.
* 다른 사람을 축하해 주는 노래이다. 산초는 한 송이에 많은 열매를 맺는다. 열매도 많고 가지도 멀리 뻗어 있으니
안될 일이 없다는 내용이다. 산초는 문향과의 큰잎이 달린 작은 나무이다. 8,9월에 꽃이 피고 가을에 작고 동그란 적갈색
열매가 달리며 먹을 수 있다.
綢繆 (주무 : 나뭇단을 묶다)
綢繆束薪 三星在天 今夕何夕 見此良人 子兮子兮 如此良人何.
주무속신 삼성재천 금석하석 견차양인 자혜자혜 여차양인하
綢繆束芻 三星在遇 今夕何夕 見此邂逅 子兮子兮 如此邂逅何.
주무속추 삼성재우 금석하석 면차해후 자혜자혜 여차해후하
綢繆束楚 三星在戶 今夕何夕 見此粲者 子兮子兮 如此粲者何.
주무속초 삼성재호 금석하석 견차찬자 자혜자혜 여차찬자하
나뭇단을 묶노라니 삼성이 하늘에 떴네 오늘 밤은 어떤 날이기에 이리도 좋은 이를 만났을까
그대여 그대여! 이리 좋은 당신 어찌하오리.
꼴단을 묶노라니 삼성이 동판에 떴네 오늘 밤은 어떤 날이기에 이리도 반가운 이를 만났을까
그대여 그대여! 반가운 이 만남을 어찌하오리.
싸리단을 묶노라니 삼성이 문 위에 바로 떴네 오늘밤은 어떤 날이기에 이리도 어여쁜 이를 만났을까
그대여 그대여! 이 어여쁜 이를 어찌하오리.
* 혼인할 때를 놓친 남녀가 어느날 갑자기 좋은 배필이 나타나자 혼인할 기회가 왔음을 좋아하며 부른 노래라고 한다.
혼자였던 내가 마침 나뭇단을 묶고 있다 바라던 그대가 나타났으니 함께 묶고 싶은 기쁨을 나타내었다.
杕杜 (체두 : 홀로 서있는 아가위나무)
有杕之杜 其葉湑湑 獨行踽踽 豈無他人 不如我同父 嗟行之人 胡不比焉 人無兄弟 胡不佽焉.
유체지두 기엽서서 독행우우 기무타인 불여아동부 차행지인 호불비언 인무형제 호불차언
有杕之杜 其葉菁菁 獨行睘睘 豈無他人 不如我同姓 嗟行之人 胡不比焉 人無兄弟 胡不佽焉.
유체지두 기엽청청 독행경경 기무타인 불여아동성 차행지인 호불비언 인무형제 호불차언
우뚝 솟은 아가위나무 그 잎새 무성하네 홀로 쓸쓸하니 어찌 다른 사람 없으랴마는 내 형제만 같지 않네
아! 길가는 사람들은 어찌하여 나와 친할 수 없는가 형제도 없는 사람을 어찌하여 도와줄 줄 모르는가.
우뚝 솟은 아가위나무 그 잎새 푸르르네 홀로 외로우니 어찌 다른 사람 없으랴마는 내 동기간 같지 않네
아! 길가는 사람들은 어찌하여 나와 친할 수 없는가 형제도 없는 사람을 어찌하여 도와줄 줄 모르는가.
* 형제도 친척도 없는 사람이 자신의 외로움을 노래하였다. 아가위나무는 들이나 산에서 자라는 능금나무과의 교목이다.
초여름에 희꽃이 피고 가을에 붉은 열매가 달린다. 과실은 아가위, 또는 산사자(산사자)라고 하는데 보통 약용으로 쓰인다.
그런 나무가 홀로 서있으니 외로운 시인의 마음에 감흥을 일으켰다.
羔裘 (고구 : 새끼양갖옷)
羔裘豹袪 自我人居居 豈無他人 維子之故. 새끼양가죽옷에 표볌가죽 단 소매 입으시고 계시니 보기도 좋네
고구표거 자아인거거 기무타인 유자지고 어찌 다른 사람 없으랴마는 그대를 예전부터 알기에.
羔裘豹袪 自我人究究 豈無他人 維子之好. 새끼양가죽옷에 표볌가죽 단 소매 입으시고 일하시니 보기도 좋네
고구표거 자아인구구 기무타인 유자지호 어찌 다른 사람 없으랴마는 그대를 좋아하기에.
* 새끼양 갖옷은 대개 당시 관리들이 입던 옷으로 관리를 칭찬하는 내용이다.
鴇羽 (보우 : 너새)
肅肅鴇羽 集于苞栩 王事靡盬 不能蓺稷黍 父母何怙 悠悠蒼天 曷其有所.
숙숙보우 집우포허 왕사미고 불능예직서 부모하호 유유창천 갈기유소
肅肅鴇翼 集于苞棘 王事靡盬 不能蓺黍稷 父母何食 悠悠蒼天 曷其有極.
숙숙보익 집우포극 왕사미고 불능예서직 부모하식 유유창천 갈기유극
肅肅鴇行 集于苞桑 王事靡盬 不能蓺稻梁 父母何食 悠悠蒼天 曷其有常.
숙숙보행 집우포상 왕사미고 불능예도량 부모하상 유유창천 갈기유상
푸드득 너새가 날개치며 떡갈나무 숲에 모여앉네 나라일에 쉴 틈 없어 기장도 심지 못하니
부모님은 무엇을 믿고 살아가리 아득한 푸른 하늘이여 언제나 편안히 살 수 있을까?
푸드득 너새가 날개치며 가시나무 덤불에 모여앉네 나라일에 쉴 틈 없어 기장도 심지 못하니
부모님은 무얼 드시고 살아가리 아득하고 푸른 하늘이여 언제나 이 어려움 그칠 수 있을까?
푸드득 너새가 날개치며 뽕나무 숲에 모여앉네 나라일에 쉴 틈이 없어 벼 수수도 심지 못하니
부모님은 무엇을 맛보시리 아득하고 푸른 하늘이여 언제나 옛날로 돌아갈 수 있을까?
* 백성들이 부역 나가 부모님을 봉양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너새는 기러기와 비슷하게 크고 뒷다리에 발톱이 없다.
나라일에 손발이 닳도록 고생하면서도 부모님을 봉양하지 못함을 너새에 견주어 노래하고 있다. 너새는 등에 적갈색, 흑색의
가로띠 무늬가 있고 몸 아래는 백색이다. '느시', '능에', '야안(野雁)'이라고도 한다.
無衣 (무의 : 옷이 없으리)
豈曰無衣七兮 不如子之衣 安且吉兮. 어찌 일곱 무늬 옷이 없으리요마는
기왈무의칠혜 불여자지의 안차길혜 그대가 주신 옷만큼 편안하고 좋지 못해서라네.
豈曰無衣六兮 不如子之衣 安且燠兮. 어찌 여섯 무늬 옷이 없으랴마는
기왈무의육혜 불여자지의 안차욱혜 그대가 주신 옷만큼 편안하고 따뜻하지 못해서라네.
* '사기' 진세기에 따르면 곡옥땅의 무공이 진나라를 합병하고 보물을 주나라 이왕에게 바쳤다. 이에 이왕이 무공을 진후로 삼았다.
이 시는 주나라 이왕에게 뇌물을 주며 왕명을 청하는 뜻을 읋었다 하낟. 일곱 무늬 옷은 제후가 입는 옷이다.
有杕之杜 (유체지두 : 우둑 솟은 아가위나무)
有杕之杜 生于道左 彼君子兮 噬肯適我 中心好之 曷飮食之.
유체지두 생우도좌 피군자혜 서긍적아 중심호지 갈음식지
有杕之杜 生于道周 彼君子兮 噬肯來游 中心好之 曷飮食之.
유체지두 생우도주 피군자혜 서긍내유 중심호지 갈음식지
우뚝 솟은 아가위 나무 길 왼쪽에 서 있네 저 군자여 나를 찾아주면 좋겠네
마음 속으로 좋아하나 어찌해야 음식을 대접할 수 있으려나.
우뚝 솟은 아가위나무 길 모퉁이에 서 있네 저 군자여 놀려오시면 좋겠네.
마음 속으로 좋아하나 어찌해야 음식을 대접할 수 있으려나.
* 마음 속으로만 남몰래 좋아하는 감정을 노래하였다. 주희는 어진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초청하지 않는 것을 풍자한 시라고
하였다.
采苓 (채령 : 감초를 캐세)
采苓采苓 首陽之顚 人之爲言 苟亦無信 舍旃舍旃 苟亦無然 人之爲言 胡得焉.
채령채령 수양지전 인지위언 구역무신 사전사전 구역무연 인지위언 호득언
采苦采苦 首陽之下 人之爲言 苟亦無與 舍旃舍旃 苟亦無然 人之爲言 胡得焉.
채고채고 수양지하 인지위언 구역무여 사전사전 구역무연 인지위언 호득언
采葑采葑 首陽之東 人之爲言 苟亦無從 舍旃舍旃 苟亦無然 人之爲言 胡得焉.
채봉채봉 수양지동 인지위언 구역무종 사전사전 구역무연 인지위언 호득언
감초를 케네 감초를 케네 수양산 마루에서 다른 사람 하는 말들 참으로 믿지 마오.
들어도 흘려 들어 옳게 여기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 하는 말들 어찌 어찌 먹혀 들겠는가.
씀바귀 케네 씀바귀 케네 수양산 아래에서 다른 사람 하는 말들 맞장구 치지 마오.
들어도 흘려 들어 옳게 여기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 하는 말들 어찌 어찌 먹혀 들겠는가.
순무를 케네 순무를 케네 수양산 동쪽에서 다른 사람 하는 말들 참으로 따르지 마오.
들어도 흘려 들어 옳게 여기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 하는 말들 어찌 어찌 먹혀 들겠는가.
* 남의 없는 죄를 마치 있는 것처럼 꾸며서 헐뜯는 것을 풍자한 노래이다.
11. 秦 風 (진풍 : 진나라의 노래)
* 진나라는 처음에 백익(伯益)이 우나라 치수(治水)에 공이 있어 영성(嬴姓)을 하사받았다.
주나라 평왕이 동천할 때 그 후예인 양공의 공이 있어 비로서 제후가 되었다.
車鄰 (거린 : 수레소리)
有車鄰鄰 有馬白顚 未見君子 寺人之令. 수레소리 덜컹거리더니 이마에 흰털난 말이 보이네
유거린린 유마백전 미견군자 사인지령. 우리 님 만나기 전에 시종이 나와 마중하네.
阪有漆 隰有栗 旣見君子 竝坐鼓瑟 今者不樂 逝者其耋. 언덕에는 옻나무 진펄에는 밤나무가 있네
판유칠 습유률 기견군자 병좌고슬 금자불락 서자기질 우리 님 만나뵙고 나란히 앉아 비파를 타네
지금 즐기지 않는다면 세월은 흘러 어느덧 늙어가리.
阪有桑 隰有楊 旣見君子 竝坐鼓篁 今者不樂 逝者其亡. 언덕에는 뽕나무 진펄에는 버드나무 있네
판유상 습유양 기견군자 병자고황 금자불락 서자기망 우리 님 만나뵈고 나란히 앉아 생황을 부네
지금 즐기지 않는다면 세월은 흘러 어느덧 죽으리라.
* 진중이 주나라 선왕의 대부가 된 뒤에 비로소 진나라에 수레와 예악이 들어왔으므로 백성들이 보고 기뻐하며 읊었다고 한다.
駟驖 (검은 말)
駟驖孔阜 六轡在手 公之嵋子 從公于狩. 네 필 검은 말 크기도 하고 여섯 줄 말고삐 손에 잡은
사철공부 육비재수 공지미자 종공우수 그대가 사랑하는 저 사람 공을 따라 사냥 나섰네.
奉時辰牡 辰牡孔碩 公曰左之 舍拔則獲. 때맞춰 짐승을 몰아 나오니 짐승들 살지고 크기도 해라
봉시신모 신모공석 공왈좌지 사발즉획 그대는 왼쪽으로 몰라 하시고 화살을 쏘아 바로 맞히네.
遊于北園 四馬旣閑 輶車鸞鑣 載獫歇驕. 북쪽 동산에 노니실 때 네 필말 한가로이 쉬고
유우북원 사마기한 유거난표 재렴헐효 가벼운 수레에 방울 재갈 달고 사냥개도 몇 마리 싣고 가네.
* 진나라 양공의 사냥하는 모습을 찬미한 노래라고 전한다. 진나라는 양공 때 비로소 제후국이 되어 사냥은 제후의 군사훈련이다.
그러므로 백성들이 보고 즐거워하며 부른 노래라고 하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小戎 (소융 : 병거)
小戎俴收 五楘梁輈 游環脅驅 陰靷鋈續 文茵暢轂 駕我騏馵 言念君子 溫其如玉 在其板屋 亂我心曲.
소융천수 오목양주 유환협구 음인옥속 문인창곡 가아기주 언념군자 온기여옥 재기판옥 난아심곡
四牡孔阜 六譬在手 騏駵是中 騧驪是驂 龍盾之合 鋈以觼軜 言念君子 溫其在邑 方何爲期 胡然我念之.
사모공부 육비재수 기류시중 왜려시참 용순지합 옥이결납 언념군자 온기재읍 방하위기 호연아염지
俴駟孔群 厹矛鋈錞 蒙伐有苑 虎韔鏤膺 交韔二弓 竹閉緄騰 言念君子 載寢載興 厭厭良人 秩秩德音.
천사공군 구모옥대 몽벌유원 호창루응 교창이궁 죽폐곤등 언념군자 재침재흥 염염양인 질질덕음
병거는 뒷턱이 낮고 멍에를 가죽으로 다섯 번 감았네 바깥끈은 고리에 넣고 안끈은 말가슴에 앞막이 널가죽끈 매고
백금고리로 이었네 범가죽 방석을 깐 수레바퀴통을 철총이와 왼흰발말이 끄네 언제나 생각나는 님 따스하기 옥과 같네
오랑캐땅 판자집에 계실까? 내 마음 어지럽기 그지없네.
네 필 숫말 씩씩하고 여섯 가닥 말고삐를 한손에 쥐었네 철총이와 월다말은 가운데서 끌고 공골말과 가라말은 곁에 선
참마로다. 용무늬 방패 겹쳐 세우고 백금고리에 속고삐 매었네 언제나 생각나는 님 어느 읍에 무사히 계실까?
돌아오실 날은 그 언제일까? 어쩌면 이리도 그리울까요.
얇은 갑옷 입힌 네 필 말 잘 달리고 세모난 창 창고달은 도금하였네 무늬새긴 방패는 아름답게 번쩍거리고
활집은 호피가죽 쇠로 만든 가슴걸이 두 자루 활을 마주보게 꽂고 대나무 도지개는 끈으로 묶었네
언제나 생각나는 님 자다가도 일어나네 자상하고 착한 그대 가지가지 좋은 말씀 언제 다시 들으리.
* 남편이 무인인 아내가 남편이 전쟁터로 떠나는 정경과 떠난 후에 그리운 마음을 노래하였다.
협구는 가죽으로 만들어 앞은 멍에의 양끝에 매고 뒤는 수레턱나무 양쪽에 매어 복마의 옆구리 바깥에 늘어뜨려
달릴 때 참마가 안으로 들어옴을 막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철총이는 푸르고 검은 줄무늬가 있는 말이고, 월다말은 털빛이 붉고 갈기가 검은 말이다. 공골말은 주둥이가 검은 말이고,
가라말은 온몸의 털빛이 검은 말이다. 도지개는 활을 끼워 두는 기구이다.
제후가 타는 수레는 대융(大戎)이라 하고 신하들이 타는 수레를 소융이라 하였다.
당시 진나라는 서융과 사이가 좋지 않아 양공이 주나라 평왕의 명령을 받아 정벌한 일이 있었다.
전쟁이 잦으니 이처럼 출전하는 모습을 자세히 묘사할 수 있었다.
蒹葭 (겸가 : 갈대)
蒹葭蒼蒼 白露爲霜 所謂伊人 在水一方 遡洄從之 道阻且長 遡遊從之 宛在水中央.
겸가창창 백로위상 소위이인 재수일방 소회종지 도조차장 소유종지 완재수중앙
蒹葭凄凄 白露未晞 所謂伊人 在水之湄 遡洄從之 道阻且躋 遡遊從之 宛在水中坻.
겸가처처 백로미희 소위이인 재수지미 소회종지 도조차제 소유종지 완재수중지
蒹葭采采 白露未已 所謂伊人 在水之涘 遡洄從之 道阻且右 遡遊從之 宛在水中沚.
겸가채채 백로미이 소위이인 재수지사 소회종지 도조차우 소유종지 완재수중지
갈대가 푸르더니 흰이슬이 서리가 되었네 바로 그 사람은 강물 저쪽에 산다네
물결 거스러올라가 만나려니 길은 험하고 멀기만 하네 물따라 내려가보려고 하니 여전히 물 가운데 있네.
갈대가 무성한데 흰 이슬은 마르지 않네 바로 그 사람은 강가 수풀에 산다네
물결 거슬러올라가 만나려니 길은 험하고 높기만 하네 물따라 내랴가보려고 하니 여전히 모래섬에 있네.
갈대가 무성한데 흰 이슬은 그치지 않네 바로 그 사람은 강물 기슭에 산다네
물결 거슬러올라가 만나려니 길은 험하여 돌기만 하네 물따라 내랴가보려고 하니 여전히 모래톱에 있네.
*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까이 가고자 하나 그럴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며 부른 노래이다.
또는 어진 사람을 찾아가는 내용이라고 보기도 한다.
終南 (종남 : 종남산)
終南何有 有條有梅 君子至止 錦衣狐裘 顔如渥丹 其君也哉. 종남산에 무엇 있나 개오동나무 매화나무
종남하유 유조유매 군자지지 금의호구 안여악단 기군야재 우리님 오셨는데 비단옷에 여우갖옷 입으시고
붉으레한 얼굴이 참말로 우리 임금일세.
終南何有 有紀有堂 君子至止 黻衣繡裳 佩玉將將 壽考不忘. 종남산에 무엇 있나 구기자나무 팥배나무
종남하유 유기유당 군자지지 불의수상 패옥장장 수고불망 우리님 오셨는데 불무늬 저고리 수놓은 바지
패옥소리 찰랑거리니 만수무강 하옵소서.
* 진나라 백성들이 임금을 찬양하는 노래라고 전한다.
주희는 2연의 원문 '기(紀)'를 산의 능선으로, '당(당)'을 산 위의 평평한 곳으로 해석했다.
黃鳥 (황조 : 꾀꼬리)
交交黃鳥 止于棘 誰從穆公 子車奄息 維此奄息 百夫之特 臨其穴 惴惴其慄 彼蒼者天 殲我良人 如可贖兮 人百其身.
교교황조 지우극 수종목공 자거엄식 유차엄식 백부지특 임기혈 췌췌기률 피창자천 섬아양인 여가속혜 인백기신
交交黃鳥 止于桑 誰從穆公 子車仲行 維此仲行 百夫之防 臨其穴 惴惴其慄 彼蒼者天 殲我良人 如可贖兮 人百其身.
교교황조 지우상 수종목공 자거중행 유차중행 백부지방 임기혈 췌췌기률 피창자천 섬아양인 여가속혜 인백기신
交交黃鳥 止于楚 誰從穆公 子車鍼虎 維此鍼虎 百夫之禦 臨其穴 惴惴其慄 彼蒼者天 殲我良人 如可贖兮 人百其身.
교교황조 지우초 수종목공 자거침호 유차침호 백부지어 임기혈 췌췌기률 피창자천 섬아양인 여가속혜 인백기신
꾀꼴 꾀꼴 꾀꼬리 가시나무에 앉았네 누가 목공 따라 갔나 자거엄식이라네
이 사람 엄식은 백 사람보다 뛰어나건만 무덤으로 들어갈 때 벌벌 떨며 두려워하네
저 푸른 하늘이여! 어이 우리 낭군 죽였는가 대신할 수 있다면 백사람이라도 바치리라.
꾀꼴 꾀꼴 꾀꼬리 뽕나무에 앉았네 누가 목공 따라 갔나 자거중항이라네
이 사람 중항은 백 사람을 당해내지만 무덤으로 들어갈 때 벌벌 떨며 두려워하네
저 푸른 하늘이여! 어이 우리 낭군 죽였는가 대신할 수 있다면 백사람이라도 바치리라.
꾀꼴 꾀꼴 꾀꼬리 싸리나무에 앉았네 누가 목공 따라 갔나 자거겸호라네
이 사람 겸호는 백 사람도 막아내지만 무덤으로 들어갈 때 벌벌 떨며 두려워하네
저 푸른 하늘이여! 어이 우리 낭군 죽였는가 대신할 수 있다면 백사람이라도 바치리라.
* 진나라 목공을 따라 순장시킨 자거씨네 세 아들을 백성들이 슬퍼하며 부른 노래라고 전한다. 옛날 순장 풍속이 있어
목공은 죽으면서 산 사람을 자기 무덤에 함게 묻어 달라고 했다. 엄식, 중항, 겸호 외에도 '사기'에 따르면 177명이 묻혔다고
한다. 이 중에 자거씨의 세 아들이 특히 아까운 인재들이었기에 이런 노래가 나왔다고 한다.
晨風 (신풍 : 새매)
鴥彼晨風 鬱彼北林 未見君子 憂心欽欽 如何如何 忘我實多. 쏜살같이 나는 새매가 우거진 북쪽 숲으로 사라지네
율피신풍 울피북림 미견군자 우심흠흠 여하여하 망아실다 그대를 보지못해 이내 시름 그지없네
어떤 사연 있길래 그렇게도 날 잊으셨오.
山有苞櫟 隰有六駁 未見君子 憂心靡樂 如何如何 忘我實多. 산에는 무성한 떡갈나무 진펄에는 가래나무 있네
산유포력 습유육박 미견군자 우심미락 여하여하 망아실다 그대를 보지못해 이내 시름 그지없네
어떤 사연 있길래 그렇게도 날 잊으셨오.
山有苞棣 隰有樹檖 未見君子 憂心如醉 如何如何 忘我實多. 산에는 무성한 아가위나무 진펄에는 돌배나무 있네
산유포체 습유수수 미견군자 우심여취 여하여하 망아실다 그대를 보지못해 이내 시름 술 취한 듯 하네
어떤 사연 있길래 그렇게도 날 잊으셨오.
* 북쪽 숲으로 쏜살같이 날아가는 새매를 보고 멀리 떠난 남편이 빨리 돌아오기를 빌면서 부른 노래라고 전한다.
無衣 (무의 : 옷)
豈曰無衣 與子同袍 王于興師 修我戈矛 與子同仇. 어찌 옷이 없어 그대와 솜옷을 같이 입겠오
기왈무의 여자동포 왕우흥사 수아과모 여자동구 왕께서 군사를 일으키시면 긴 창 짧은 창날을 닦아
그대와 함께 싸우러 가리.
豈曰無衣 與子同澤 王于興師 修我矛戟 與子偕作. 어찌 옷이 없어 그대와 솜옷을 같이 입겠오
기왈무의 여자동택 왕우흥사 수아모극 여자해작 왕께서 군사를 일으키시면 긴 창 짧은 창날을 세워
그대와 함께 일어나리라.
豈曰無衣 與子同裳 王于興師 修我甲兵 與子偕行. 어찌 옷이 없어 그대와 바지를 같이 입겠오
기왈무의 여자동상 왕우흥사 수아갑병 여자해행 왕께서 군사를 일으키시면 갑옷과 무기를 닦아
그대와 함께 떠나리라.
* 양공이 주나라 평왕이 동천할 때 호위했던 일을 읊은 노래라고 전한다.
주나라 유왕이 서융의 견융에게 죽임을 당하고 그 뒤를 이은 평왕이 낙읍으로 도읍을 옮겨갈 때
진나라 양공이 평왕을 지키며 따라갔다고 한다. 그 때 양공이 평왕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渭陽 (위양 : 위수 북녁)
我送舅氏 曰至渭陽 何以贈之 路車乘黃. 외삼촌을 배웅하러 위수 북녁까지 왔네
아송구씨 왈지위양 하이증지 노거승황 무엇을 드렸느냐고? 수레와 누런 사마라네.
我送舅氏 悠悠我思 何以贈之 瓊瑰玉佩. 외삼촌을 배웅하니 이내 그리움 아득하네
아송구씨 유유아사 하이증지 경괴옥패 무엇을 드렸느냐고? 옥돌과 패옥이라네.
* 진나라 강공이 외삼촌인 중이(重耳)를 송별하며 지은 노래라고 전한다. 진나라 공자 중이는 여희의 난 때문에
매부인 목공이 있는 진나라로 망명을 왔다. 나중에 목공이 중이를 진나라로 돌려보내 임금으로 세우니 이가 바로
진문공이다.이 때 당시 태자로 있던 강공이 고국으로 돌아가는 외삼촌 중이를 배웅하며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權與 (권여 : 부귀와 권세)
於我乎 夏屋渠渠 今也每食無餘 于嗟乎 不承權與. 일찍이 나에게 넓고도 큰 집에서 살게 하더니
어아호 하옥거거 금야매식무여 우차호 불승권여 지금은 밥 먹을 때 남길 게 없네 아! 이제는 처음처럼 하지 못하네.
於我乎 每食四簋 今也每食不飽 于嗟乎 不承權與. 일찍이 나에게 매일 진수성찬 차려주더니
어아호 매식사궤 금야매식불포 우차호 불승권여 지금은 밥 먹어도 배 안 부르네 아! 이제는 처음처럼 하지 못하네.
* 처음엔 어진 사람을 극진히 대접하다 날이 갈수록 예의가 사라지는 것을 풍자한 노래이다.
12. 陳 風 (진풍 : 진나라의 노래)
* 진나라의 조상은 순임금의 후손이다. 무왕 때 이 후손 중에 우암보가 무왕의 질그릇을 구웠다.
무왕이 우암보의 아들 규만에게 딸 태희를 주어 진나라에 봉하였다.
宛丘 (완구 : 언덕 이름)
子之湯兮 宛丘之上兮 洵有情兮 而無望兮. 방탕한 그대 완구 위에서 맘껏 놀고 있네
자지탕혜 완구지상혜 순유정혜 이무망혜 노는 재미 있겠지만 우러러 볼 게 없노라.
坎其擊鼓 宛丘之下 無冬無夏 値其鷺羽. 둥둥둥 북을 치며 완구 아래서 놀고 있네
감기격고 완구지하 무동무하 치기노우 겨울도 없이 여름도 없이 백로깃을 들고 춤을 추네.
坎其擊缶 宛丘之道 無冬無夏 値其鷺翿. 둥둥둥 질장구 치며 완구 길에서 놀고 있네
감기격부 완구지도 무동무하 치기노도 겨울도 없이 여름도 없이 백로깃을 들고 춤을 추네.
* 완구 언덕 위에서 방탕하게 노는 진나라 귀족을 백성들이 풍자하는 노래라고 전한다.
백로깃은 춤추는 사람이 손에 들고 그 깃으로 부채처럼 얼굴을 가리기도 한다. 질장구는 기와로 만든 그릇으로
박자를 맞추는 것이다. 완구는 사방이 높고 가운데가 낮은 언덕이다.
東門之枌 (동문지분 : 동문의 흰 느릅나무)
東門之枌 宛丘之栩 子仲之子 婆娑其下. 동문에는 흰 느릅나무 언덕에는 상수리나무
동문지분 완구지허 자중지자 파사기하 자중씨네 딸들이 그 밑에서 더덩실 춤을 추네.
穀旦于差 南方之原 不績其麻 市也婆娑. 날씨 좋은 아침 날을 잡아 남쪽 언덕에 모여
곡단우차 남방지원 부적기마 시야파사 삼베 길쌈 버려두고 신나게 더덩실 춤을 추네.
穀旦于逝 越以鬷邁 視爾如荍 貽我握椒. 날씨 좋은 어느 아침 모두 함께 몰려가네
곡단우서 월이종매 시이여교 이아악초 그대 보니 금규화 같아 산초 한 줌 내게 주네.
* 날 좋은 날 남녀가 한데 어울려 춤추고 노는 모습을 노래했다.
衡門 (형문 : 초가삼간)
衡門之下 可以捿遲 泌之洋洋 可以樂飢. 초가삼간 집에서도 한가로히 쉴 수 있네
형문지하 가이서지 비지양양 가이락지 졸졸대는 샘물에도 굶주림을 달랜다네.
豈其食魚 必河之魴 豈其取妻 必薺之姜. 고기를 먹는다해서 황하의 방어라야 될까
기기식어 필하지방 기기취처 필제지강 아내를 얻는다해서 제나라 강씨라야 될까.
豈其食魚 必河之鯉 豈其取妻 必宋之子. 고기를 먹는다해서 황하의 잉어라야 될까
기기식어 필하지리 기기취처 필송지자 아내를 얻는다해서 송나라 자씨라야 될까.
* 어진 사람이 세상에 등용되지 못하자 몸을 숨기면서 부른 노래이다.
제나라 강씨와 송나라 자씨는 제후의 집안을 가리키고, 황하의 방어와 잉어는 맛있는 물고기를 말한다.
東門之池 (동문지지 : 동문의 연못)
東門之池 可以漚麻 彼美淑姬 可與晤歌. 동문 밖 연못에는 삼을 담글 수 있네
동문지지 가이구마 피미숙희 가여오가 저 어여쁜 아가씨와 함께 노래하고 싶네.
東門之池 可以漚紵 彼美淑姬 可與晤語. 동문 밖 연못에는 모시를 담글 수 있네
동문지지 가이구저 피미숙희 가여오어 저 어여쁜 아가씨와 함께 이야기하고 싶네.
東門之池 可以漚菅 彼美淑姬 可與晤言. 동문 밖 연못에는 왕골을 담글 수 있네
동문지지 가이구관 피미숙희 가여오언 저 어여쁜 아가씨와 더불어 말을 나누고 싶네.
* 남자가 여자를 만나고 싶어하는 마음을 노래하였다. 어여쁜 아가씨가 일하는 곳이 동문 밖 연못이고
하는 일은 삼을 담그는 일이다. 일할 때 가서 한 번 말이라도 해봤으면 하는 심정을 나타내었다.
東門之楊 (동문지양 : 동문의 버드나무)
東門之楊 其葉牂牂 昏以爲期 明星煌煌. 동문의 버드나무 그 잎사귀 무성하네
동문지양 기엽장장 혼이위기 명성황황 저녁에 만나자 하더니 샛별만 반짝이네.
東門之楊 其葉肺肺 昏以爲期 明星晢晢. 동문의 버드나무 그 잎사귀 우거졌네
동문지양 기엽패패 혼이위기 명성제제 저녁에 만나자 하더니 샛별만 총총하네.
* 남녀가 서로 만나기로 약속하였으나 님이 오지 않음을 표현하였다.
墓門 (묘문)
墓門有棘 斧以斯之 夫也不良 國人知之 知而不已 誰昔然矣. 묘문의 가시나무는 도끼로나 찍어내지
묘문유극 부이사지 부야불량 국인지지 지이불이 수석연의 저 사람 불량한 건 백성들이 다 안다네
알아도 그치지 않으니 옛날 그대로네.
墓門有梅 有鴞萃之 夫也不良 歌以訊之 訊予不顧 顚倒思予. 묘문의 매화나무에는 올빼미만 모여드네
묘문유매 유효취지 부야불량 가이신지 신여불고 전도사여 저 사람 불량한 건 노래불러 알려주네
알려줘도 못 들은 척 언제가는 생각나리.
* 높은 자리에 있는 어떤 안 좋은 관리를 풍자한 노래인 듯 하다.
防有鵲巢 (방유작소 : 방죽의 까치집)
防有鵲巢 邛有旨苕 誰侜予美 心焉忉忉. 방죽에는 까치집 언덕에는 능소화 피네
방유작소 공유지초 수주여미 심언도도 누가 내 님 꾀어내나 이내 마음 시름겨워라.
中唐有甓 邛有旨鷊 誰侜予美 心焉惕惕. 뜰 안에는 벽돌길 언덕에는 수초가 우거졌네
중당유벽 공유지역 수주여미 심언척척 누가 내 님 꾀어내나 이내 마음 애달퍼라.
* 자기의 연인을 누가 꾀어낼까 걱정하며 부른 노래이다.
月出 (월출 : 달이 뜨다)
月出皎兮 佼人僚兮 舒窈糾兮 勞心悄兮. 달이 훤히 뜨니 아름다운 님의 얼굴 떠오르네
월출교혜 교인료혜 서요규혜 노심초혜 어여쁜 님이여 내 맘의 시름 끝이 없네.
月出皓兮 佼人懰兮 舒窈受兮 勞心慅兮. 달이 훤히 뜨니 아름다운 님의 얼굴 보는 듯 하네
월출호혜 교인류혜 서유수혜 노심초혜 어여쁜 님이여 내 맘의 근심만 더하네.
月出照兮 佼人燎兮 舒夭紹兮 勞心慘兮. 달이 훤히 뜨니 아름다운 님 보는 듯 하네
월출조혜 교인요혜 서요소혜 노심참혜 어여쁜 님이여 내 맘의 아픔 참담하네.
* 아름다운 님을 그리워하는 남자의 노래이다. 사랑하는 여인은 달밤에 보면 더욱 아름답다. 이같이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지 못하는 시름이 달빛과 함께 어울린다.
株林 (주림)
胡爲株林 從夏南 匪適株林 從夏南. 주림에는 왜 가는가 하남에게 가는가
호위주림 종하남 비적주림 종하남 주림에 가는 게 아니라 하남에게 가는가.
駕我乘馬 說于株野 乘我乘駒 朝食于株. 네필 말 수레 몰고 주림 들판에 세워놓았네
가아승마 세우주야 승아승구 조식우주 네필 망아지 수레 타고 주림에서 조반 먹네.
* 진나라 영공은 음란하기로 이름이 났다. 대부 하숙경이 죽은 후 그의 아내 하희와 정을 통하었다.
주림은 하씨의 봉읍이고, 영공이 하징서의 아들 지남을 만나러 갔다고 풍자하며 부른 노래이다.
澤陂 (택피 : 연못의 둑)
彼澤之陂 有蒲與荷 有美一人 傷如之何 寤寐無爲 涕泗滂沱.
피택지파 유포여하 유미일인 상여지하 오매무위 체사방타
彼澤之陂 有蒲與蕑 有美一人 碩大且卷 寤寐無爲 中心悁悁.
피택지파 유포여간 유미일인 석대차권 오매무위 중심연연
彼澤之陂 有蒲菡萏 有美一人 碩大且儼 寤寐無爲 전전복침.
피택지파 유포함담 유미일인 석대차엄 오매무위 전전복침
저 연못 둑에는 부들과 연꽃 피어 있네 아름다운 이여
애태운들 어찌하리 자나깨나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네.
저 연못 둑에는 부들과 난초 피어 있네 아름다운 이여
훤칠하니 멋진 자태 자나깨나 하염없이 마음만 애태우네.
저 연못 둑에는 부들과 연꽃 피어 있네 아름다운 이여
의젓하고 훌륭한 자태 베개 안고 이리저리 뒤척이네.
* 사랑하는 남자를 보고 싶어하는 여자의 안타까움을 표현하였다.
앞의 '월출'과 같은 설정이지만 화자가 여자인 것이 다르다.
13. 檜 風 (회풍 : 회나라의 노래)
* 회나라는 축융의 후손이고 성은 운(妘)이다. 주나라 평왕이 동천할 때에 정나라 무공에게 멸망하였다.
羔裘 (고구 : 염소갖옷)
羔裘逍遙 狐裘以朝 豈不爾思 勞心忉忉. 염소갖옷 입고 거닐다가 여우갖옷 입고 조정일 보시네
고구소요 호구이조 기불이사 노심도도 어찌 님을 생각지 않으랴마는 이내 시름 끝이 없어라.
羔裘翶翔 狐裘在堂 豈不爾思 我心憂傷. 염소갖옷 입고 분주하시다가 여우갖옷 입고 공당에 계시네
고구고상 호구재당 기불이사 아심우상 어찌 님을 생각지 않으랴마는 이내 시름 애달파라.
羔裘如膏 日出有曜 豈不爾思 中心是悼. 염소갖옷 자르르 윤기 흐르니 해가 뜨면 더욱 빛나네
고구여고 일출유요 기불이사 중심시도 어찌 님을 생각지 않으랴마는 이내 마음 서글퍼라.
素冠 (소관 : 하얀 갓)
庶見素冠兮 棘人欒欒兮 勞心慱慱兮. 하얀 갓 쓴 님 보고파서 병든 이 몸 여위네
서견소관혜 극인난란혜 노심단단혜 내 마음 근심스럽고 괴로워라.
庶見素衣兮 我心傷悲兮 聊與子同歸兮. 하얀 옷 입은 님 보고파서 내 마음 애닮프네
서견소의혜 아심상비혜 요여자동귀혜 당신과 함께 돌아갈 수 있을까.
庶見素鞸兮 我心蘊結兮 聊與子如一兮. 하얀 슬갑 찬 님 보고파서 내 맘의 그리움 맺히네
서견소필혜 아심온결혜 요여자여일혜 당신과 함께 한 몸 되고 싶어라.
* 이 시는 흰옷 입은 사람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주희는 당시 사람들이 부모의 삼년상을 지키지 않자 이를 풍자한 노래라고 하였다.
그러나 옛날의 상복은 베올의 굵기만 정해져 있었지 꼭 흰색이어야 한다는 제한이 없었다.
그렇다면 하얀 옷입은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가 부른 노래라고 볼 수 있다.
'슬갑'은 무릎가리개이다.
隰有萇楚 (습유장초 : 진펄의 장초나무)
隰有萇楚 猗儺其枝 夭之沃沃 樂子之無知. 진펄에 장초나무 그 가지 아름답네
습유장초 의나기지 요지옥옥 낙자지무지 싱싱하고 어여쁜 너 무지함이 부럽구나.
隰有萇楚 猗儺其華 夭之沃沃 樂子之無家. 진펄에 장초나무 그 꽃이 아름답네
습유장초 의나기화 요지옥옥 낙자지무가 싱싱하고 어여쁜 너 집없음이 부럽구나.
隰有萇楚 猗儺其實 夭之沃沃 樂子之無室. 진펄에 장초나무 그 열매 아름답네
습유장초 아나기실 요지옥옥 낙자지무실 싱싱하고 어여쁜 너 임없음이 부럽구나.
* 나라의 정치가 어지러워지고 세금이 무거워지자 백성들이 이것을 나무에 빗대어 한탄한 노래이다.
장초나무를 고얌나무로 번역하기도 하고, 3연의 실(室)은 배필을 뜻한다.
匪風 (비풍 : 바람)
匪風發兮 匪車偈兮 顧瞻周道 中心怛兮. 바람은 일어나고 수레는 달리는데
비풍발혜 비거걸혜 고첨주도 중심달혜 주나라 가는 길 돌아보니 이내 마음 애달퍼라.
匪風飄兮 匪車嘌兮 顧瞻周道 中心弔兮. 회오리바람 몰아치고 수레가 흔들리는데
비풍표혜 비거표혜 고첨주도 중심조혜 주나라 가는 길 돌아보니 이내 마음 서글퍼라.
誰能亨魚 漑之釜鬵 誰將西歸 懷之好音. 누가 물고기 삶는다면 가마솥에 물을 부을까
수능형어 개지부심 수장서귀 회지호음 누가 주나라 서녘 돌아가서 좋은 소식 전해주려나.
* 당시 회나라 사람이 주나라를 걱정하여 부른 노래이다. 아마도 회나라가 정나라 무공에게 멸망하기전에 지은 것 같다.
14. 曹 風 (조풍 : 조나라의 노래)
* 조나라는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를 정벌한 뒤에 아우 숙진탁을 봉한 땅이다. 나중에 송나라에게 망하였다.
蜉蝣 (부유 : 하루살이)
蜉蝣之羽 衣裳楚楚 心之憂矣 於我歸處. 하루살이 깃인가 옷이 선명하기도 하네
부유지우 의상초초 심지우의 어아귀처 마음에는 근심이네 내게 와 살았으면...
蜉蝣之羽 采采衣服 心之憂矣 於我歸息. 하루살이 날개인가 옷이 화려하기도 하네
부유지우 채채의복 심지우의 어아귀식 마음에는 근심이네 내게 와 쉬었으면...
蜉蝣掘閱 麻衣如雪 心之憂矣 於我歸說. 하루살이 껍질인가 삼베옷이 눈과 같네
부유굴열 마의여설 심지우의 어아귀세 마음에는 근심이네 내게 와 머물렀으면...
* 당시 초나라 귀족들이 정치보다는 화려한 옷차림에만 신경을 쓰자 하루살이의 덧없음을 빗대어 풍자한 노래이다.
주희는 이시를 작고 가까운 것에만 신경쓰고 멀고 큰 것은 잊어버리는 것을 하루살이에 비유해 풍자하였다 하였다.
候人 (후인 : 길잡이)
彼候人兮 何戈與祋 彼其之子 三百赤芾. 저 길잡이는 길고 짧은 창 매었고
피후인혜 하과여대 피기지자 삼백적불 저 사람은 붉은 옷 입은 삼백 명과 가네
維鵜在梁 不濡其翼 彼其之子 不稱其服. 어살에 있는 사다새는 날개조차 젖지 않고
유제재량 불유기익 피기지자 불칭기복 저 사람은 그들 옷이 어울리지 않네.
維鵜在梁 不濡其咮 彼其之子 不遂其媾. 어살에 있는 사다새는 부리조차 젖지 않고
유제재량 불유기주 피기지자 불수기구 저 사람은 만나려도 따르지 않네.
薈兮蔚兮 南山朝躋 婉兮孌兮 季女斯飢. 울창하고 무성한 남산에 아침 무지개 피고
회혜위혜 남산조제 완혜연혜 계녀사기 예쁘고도 고운 어린 소녀들 굶주릴 줄이야.
* 조나라 임금이 현명한 사람을 멀리하고 소인배를 등용하자 이를 풍자한 노래라 전한다.
鳲鳩 (시구 : 뻐꾸기)
鳲鳩在桑 其子七兮 淑人君子 其儀一兮 其儀一兮 心如結혜. 뽕나무에 뻐꾸기 새끼가 일곱마리 어진 군자여!
시구재상 기자칠혜 숙인군자 기의일혜 기의일혜 심여결혜 거동이 한결 같네 거동이 한결 같아 마음이 변함 없네.
鳲鳩在桑 其子在梅 淑人君子 其帶伊絲 其帶伊絲 其弁伊騏. 뽕나무에 뻐꾸기 새끼들은 매화나무 어진 군자여!
시구재상 기자재매 숙인군자 기대이사 기대이사 기변이기 허리띠는비단실 허리띠 비단실에 얼룩무늬 고깔 달았네.
鳲鳩在桑 其子在棘 淑人君子 其儀不忒 其儀不忒 正是四國. 뽕나무에 뻐꾸기 새끼들은 가시나무 어진 군자여!
시구재상 기자재극 숙인군자 기의불특 기의불특 정시사국 거동이 어김없네 거동이 어김없어 나라를 바로 잡네.
鳲鳩在桑 其子在榛 淑人君子 正是國人 正是國人 胡不萬年. 뽕나무에 뻐꾸기 새끼들은 개암나무 어진군자여!
시구재상 기자재진 숙인군자 정시국인 정시국인 호불만년 나라 사람 바로잡네 나라 사람 바로 잡아 만수무강 하시네.
* 위정자의 선정을 찬양하는 노래이다. 새끼는 이 나무 저 나무 옮겨다녀도 어미는 한 자리를 지키고 떠나지 않음을 주시하여
이처럼 굳은 마음을 지닌 임금이 나라를 바로 잡으므로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下泉 (하천 : 흐르는 샘물)
洌彼下泉 浸彼苞稂 愾我寤嘆 念彼周京. 차가운 샘물 흘러 강아지풀 적시네
열피하천 침피포랑 개아오탄 염피주경 자다 깨어 탄식하며 주나라 서울 생각하네.
洌彼下泉 浸彼苞蕭 愾我寤嘆 念彼京周. 차가운 샘물 흘러 무성한 쑥을 적시네
열피하천 침피포소 개아오탄 염피경주 자다 깨어 탄식하며 주나라 서울 생각하네.
洌彼下泉 浸彼苞蓍 愾我寤嘆 念彼京周. 차가운 샘물 흘러 서초풀을 적시네
열피하천 침피포시 개아오탄 염피경주 자다 깨어 탄식하며 주나라 서울 생각하네.
芃芃黍苗 陰雨膏之 四國有王 郇伯勞之. 무성한 기장 싹은 단비가 적셔주고
봉봉서묘 음우고지 사국유왕 순백노지 온 나라의 임금님은 순백께서 위로하네.
* 주나라 왕실이 쇠약해지자 이를 위해 힘쓴 순백을 찬양한 노래이다.
순백은 순나라의 제후이며 문왕의 후예로 일찍이 제후를 다스린 공로가 컸다.
15. 豳 風 (빈풍 : 빈나라의 노래)
* 빈은 주나라 조상이 살았던 땅이다. 하나라 때 농사일을 맡은 기(棄)의 후손인 공류(公劉)가 빈땅에
살기 시작하면서 주나라의 기틀을 잡았다. 공류의 후손 고공단보(古公亶父)가 빈땅의 동남쪽인
기주로 옮겨갔고, 손자인 무왕은 호(鎬)로 옮겨 은나라를 멸망시켰다.
七月 (칠월 )
七月流火 九月授衣 一之日觱發 二之日栗烈 無衣無褐 何以卒歲 三之日于耜 四之日擧趾 同我婦子 饁彼南畝 田畯至喜.
칠월유화 구월수의 일지일필발 이지일율렬 무의무갈 하이졸세 삼지일우사 사지일거지 동아부자 엽피남묘 전준지희
七月流火 九月授衣 春日載陽 有鳴倉庚 女執懿筐 遵彼微行 爰求柔桑 春日遲遲 采蘩祁祁 女心傷悲 殆及公子同歸.
칠월유화 구월수의 춘일재양 유명창경 여집의광 준피미행 원구유상 춘일지지 채번기기 여심상비 태급공자동귀
七月流火 八月萑韋 蠶月條桑 取彼斧斨 以伐遠楊 猗彼女桑 七月鳴鵙 八月載績 載玄載黃 我朱孔陽 爲公子裳.
칠월유화 팔월환위 잠월조상 취피부장 이벌원양 의피여상 칠월명격 팔월재적 재현재황 아주공양 위공자상
四月秀葽 五月鳴蜩 八月其穫 十月隕蘀 一之日于貉 取彼狐狸 爲公子裘 二之日其同 載纘武功 言私其豵 獻豣于公.
사월수요 오월명조 팔월기확 시월운탁 일지일우학 취피호리 위공자구 이지일기동 재찬무공 언사기종 헌견우공
五月斯螽動股 六月莎雞振羽 七月在野 八月在宇 九月在戶 十月蟋蟀入我牀下 穹窒熏鼠 塞向墐戶 嗟我婦子
오월사종동고 유월사계진우 칠월재야 팔월재우 구월재호 시월실솔입아상하 궁질훈서 색향근호 차아부자
曰爲改歲 入此室處.
왈위개세 입차실처
六月食鬱及薁 七月亨葵及菽 八月剝棗 十月穫稻 爲此春酒 以介眉壽 七月食瓜 八月斷壺 九月叔苴 采荼薪樗 食我農夫.
유월식울급욱 칠월형규급숙 팔월박조 시월확도 위차춘주 이개미수 칠월식과 팔월단호 구월숙저 채도신저 식아농부
九月築場圃 十月納禾稼 黍稷重穋 禾麻菽麥 嗟我農夫 我稼旣同 上入執宮功 晝爾于茅 宵爾索綯 亟其乘屋 其始播百穀.
구월축장포 시월납화가 서직중륙 화마숙맥 차아농부 아가기동 상입집궁공 주이우모 소이삭도 극기승옥 기시파백곡
二之日鑿冰沖沖 三之日納于凌陰 四之日其蚤 獻羔祭韭 九月肅霜 十月滌場 朋酒斯饗 曰殺羔羊 躋彼公堂 稱彼兕觥 萬壽無疆.
이지일착빙충충 삼지일납우능음 사지일기조 헌고제구 구월숙상 시월척장 붕추사향 왈살고양 제피공당 칭피시굉 만수무강
칠월에는 대화성이 기울고 구월에는 겨울옷을 준비한다네 동지 되면 찬바람 불고 섣달에는 추위 닥치니
겨울옷 없다면 어찌 해를 나겠는가 정월에는 보습을 닦고 이월에는 밭갈러 가네 아이를 데리고 아내는
남쪽 밭에 들밥을 내가니 농사짓는 이들은 이를 기뻐한다네.
칠월에는 대화성이 기울고 구월에는 겨울옷을 준비한다네 봄이 되면 햇살도 따스하여 꾀꼬리 울기 시작하고
아가씨들 광주리 저기 오솔길로 종종걸음 어린 뽕잎 따러 간다네 봄날은 길어 흰쑥을 수북히 뜯고 있노라면
아가씨 마음 울적해져 도련님께 시집가고 싶어지네.
칠월에는 대화성이 기울고 팔월이면 갈대를 베네 누에치는 봄날이라 가지치기하러 큰 도끼 작은 도끼 들고
멀리 뻗은 가지는 찍어내고 어린 뽕잎만 따온다네 칠월에는 때까치 울고 팔월에는 길쌈을 하니 검게도 물들이고
누렇게도 물들여서 그 중 제일 고운 붉은색은 도련님 바지 지어드리리.
사월에는 애기풀 패고 오월에는 매미가 우네 팔월에는 나락 거두고 시월에는 낙엽이 지네 동짓달엔 담비를 잡고
여우와 삵괭이도 잡아 도련님 갖옷 지어드리네 섣달이면 모두 나가 사냥을 하여 무술을 연습하며
한살배기 멧돼지는 내가 갖고 세살배기 멧돼지는 나랏님께 바친다네.
오월에는 여치가 울고 유월에는 베짱이가 우네 칠월에는 들에 있다 팔월에는 처마 밑에 들어서고 구월에는 문가에
시월에는 귀뚜라미 상 아래로 들어오네 구멍 막고 불을 놓아 쥐를 쫓아내고 북창을 막아 문을 바르네
아! 나의 처자들이여 한 해가 바뀌려 하니 모두 모여 편히 쉬어보세.
유월에는 산앵두와 머루 따 먹고 칠월에는 아욱과 콩 삶아 먹으며 팔월에는 대추를 털고 시월에는 벼를 거두어
이것으로 봄술을 빚어 노인들 장수를 빌리라 칠월에는 참외를 따먹고 팔월에는 박을 타며 구월에는 삼씨 주으며
씀바귀 캐고 가죽나무 베어다가 우리 농부들을 먹여보세
구월에는 텃밭을 다지고 시월에는 곡식을 거두네 매기장, 차기장, 늦은 벼, 올벼, 삼, 콩, 보리 같은 것들이네
아! 농부들이여 이제 추수를 마쳤으니 집으로 들어가서 지붕을 고치세 낮에는 띠풀을 베어오고 밤에는 새끼를 꼬아
빨리 지붕을 이어야 내년에 다시 씨 뿌릴 수 있다네.
섣달에는 얼음 쩡쩡 깨어다가 정월에는 얼음창고 쌓아놓네 이월의 이른 아침에는 염소와 부추로 제사를 지내네
구월에는 된서리 내리고 시월에는 타작마당을 쓸고 통술로 잔치를 열어 대접하고 염소 안주 마련하여
저기 공당에 올라앉아 물소뿔잔 들어올리며 만수무강 축원하세.
鴟鴞 (치효 : 올빼미)
鴟鴞鴟鴞 旣取我子 無毁我室 恩斯勤斯 鬻子之閔斯. 올빼미야 올빼미야 내 새끼 잡아먹었으니 내 둥지는 헐지마라
치효치효 기취아자 무훼아실 은사근사 육자지민사 알뜰살뜰 어린 새끼들 길러내느라 근심했건만.
迨天之未陰雨 徹彼桑土 綢繆牖戶 今女下民 或敢侮予. 장마비가 오기 전에 뽕나무 뿌리 벗겨다가 창을 엮고 문을 엮으면
태천지미음우 철피상토 주무유호 금여하민 혹감모여 이제 저 아랫 사람들이 감히 나를 모욕할까.
予手拮据 予所捋荼 予所畜租 予口卒瘏 曰予未有室家. 내 발이 다 닳도록 갈대 이삭 뽑아다가 띠풀 모아 쌓았으니
여수길거 여소날도 여소축조 여구졸도 왈여미유실가 내 입이 병든 것은 둥지를 아직 못 지어서라네.
予羽譙譙 予尾翛翛 予室翹翹 風雨所漂搖 予維音嘵嘵. 내 깃이 다 뽑히고 내 꼬리는 다 닳았네 내 둥지 위태롭게
여우초초 여미소소 여실교교 풍우소표요 여유음요요 비바람에 흔들리니 슬픈 울음 절로 나는구나.
* 주나라가 은나라를 멸한 뒤에 그 자리에 은나라의 마지막 왕인 주왕의 아들 무경(武庚)을 봉하고, 주공의 아우인
관숙과 채숙으로 하여 돕게 하였다. 무왕이 죽고 어린 성왕이 즉위하여 주공이 섭정을 하게 되자, 관숙과 채숙은
주공이 반심을 품고 있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이에 성왕이 의심하자 주공은 동쪽으로 피했다가 오해가 풀리자
이 노래를 지어 성왕에게 주었다고 한다. 즉 집짓는 어미새는 주공 자신을 뜻하고 올빼미는 주공을 모함한 무경,
관숙, 채숙의 무리를 뜻한다.
東山 (동산)
我徂東山 慆慆不歸 我來自東 零雨其濛 我東曰歸 我心西悲 制彼裳衣 勿士行枚 蜎蜎者蠾 烝在桑野 敦彼獨宿 亦在車下.
아조동산 도도불귀 아래자동 영우기몽 아동왈귀 아심서비 제피상의 물사행매 연연자촉 증재상야 돈피독숙 역재거하
我徂東山 慆慆不歸 我來自東 零雨其濛 果鸁之實 亦施于宇 伊威在室 蟰蛸在戶 町畽鹿場 熠燿宵行 不可畏也 伊可懷也.
아조동산 도도불귀 아래자동 영우기몽 과라지실 역시우우 이위재실 소소재호 정탄녹장 습요소행 불가외야 이가회야
我徂東山 慆慆不歸 我來自東 零雨其濛 鸛鳴于垤 婦歎于室 洒掃穹窒 我征聿至 有敦瓜苦 烝在栗新 自我不見 于今三年.
아조동산 도도불귀 아래자동 영우기몽 관명우질 부탄우실 쇄소궁질 아정율지 유돈과고 증재율신 자아불견 우금삼년
我徂東山 慆慆不歸 我來自東 零雨其濛 倉庚于飛 熠燿其羽 之子于歸 皇駁其馬 親結其縭 九十其儀 其新孔嘉 其舊如之何.
아조동산 도도불귀 아래자동 영우기몽 창경우비 습요기우 지자우귀 황박기마 친결기리 구십기의 기신공가 기구여지하
동산으로 떠나가서 오랫동안 못 돌아왔네 동산으로 떠나갈 때는 안개처럼 보슬비 내리고 나는 동에서 돌아갈 날 생각하며
서쪽 생각에 슬프네 평복을 지어입으며 다시는 군에 종사하지 않고 싶네 뽕나무 벌레 꿈틀꿈틀 뽕밭에 있고
혼자서 움크리고 새우잠을 자거나 수레밑에서 뽕벌레처럼 밤을 지새네.
동산으로 떠나가서 오랫동안 못 돌아왔네 동산으로 떠나갈 때는 안개처럼 보슬비 내리고 주렁주렁 하늘타리 열려
처마 밑에 뻗어있네 방안에는 쥐며느리 기고 문간에는 말거미 줄을 치고 뒤곁에는 여기저기 사슴 발자욱
밤길에는 도깨비불 어지러히 날고 그래도 고향이 두렵지 않고 그립다네.
동산으로 떠나가서 오랫동안 못 돌아왔네 동산으로 떠나갈 때는 안개처럼 보슬비 내리고 개미둑에 황새가 울고
아내는 집에서 홀로 한숨 쉬며 쥐구멍 막고 청소할 때 내가 마침 도착했네 씁쓸한 둥근 외 밤나무에 뻗어있는
이것들을 못 본 지가 벌써 삼년이 되었구나.
동산으로 떠나가서 오랫동안 못 돌아왔네 동산으로 떠나갈 때는 안개처럼 보슬비 내리고 꾀꼬리 훨훨 날아
그 깃이 반짝이네 그 사람 시집올 때 얼룩무늬 갈색말이 수레를 끌었는데 장모님은 향주머니 매어주며
모든 법도 다 갖추었네 신혼살림 그토록 즐거웠는데 오랜 지금 우리 아내는 어떨까.
* 주나라 성왕이 '올빼미'의 노래를 듣고 비로소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다. 이때 주공은 반란을 일으킨 무경 일당을
정벌하러 동쪽으로 갔는데, 이 시는 주공을 따라갔던 병사들이 3년만에 고향집에 돌아와 부른 노래라고 한다.
떠나던 때와 지금 돌아왔을 때의 감회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破斧 (파부 : 깨진 도끼)
旣破我斧 又缺我斨 周公東征 四國是皇 哀我人斯 亦孔之將. 내 도끼 이미 깨어지고 자루마저 부러졌네
기파아부 우결아장 주공동정 사국시황 애아인사 역공지장 주공께서 동쪽을 정벌하여 나라를 바로 잡으니
우리 백성 위하시는 마음 장하기도 하셔라.
旣破我斧 又缺我錡 周公東征 四國是吪 哀我人斯 亦孔之嘉. 내 도끼 이미 깨어지고 내 끌도 부러졌네
기파아부 우결아기 주공동정 사국시와 애아인사 역공지가 주공께서 동쪽을 정벌하여 나라를 교화하니
우리 백성 위하시는 마음 매우 아름다워라.
旣破我斧 又缺我銶 周公東征 四國是遒 哀我人斯 亦孔之休. 내 도끼 이미 깨어지고 내 연장 다 부서졌네
기파아부 우결아구 주공동정 사국시주 애아인사 역공지휴 주공께서 동쪽을 정벌하여 나라를 굳건히 하니
우리 백성 위하시는 마음 매우 훌륭하셔라.
* 주공이 무경, 관숙, 채숙의 반란을 평정하고 나라를 안정시키자 주공을 따라갔던 병사들이 주공의 덕을 찬양하여
부른 노래라고 한다.
伐柯 (벌가 : 도끼자루)
伐柯如何 匪斧不克 取妻如何 匪媒不得. 도끼자루 베려면 도끼 아니면 할 수 없네.
벌가여하 비부불극 취처여하 비매부득 아내를 얻으려면 중매쟁이 없으면 아니 되리.
伐柯伐柯 其則不遠 我覯之子 籩豆有踐. 나무 베어 도끼자루 만들려면 치수 맞춰야 하네.
벌가벌가 기칙불원 아구지자 변두유천 내 그 사람 만난다면 진수성찬 차려 성혼하리.
* 주공이 동쪽으로 정벌하러 갔을 때 동쪽 사람들이 주공을 보고 기뻐서 부른 노래라고 한다.
도끼자루를 찍으려면 손에 든 도끼가 본보기이듯이 주나라를 안정시킬 수 있는 사람은 성왕을 보좌하는 주공이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시는 배우자를 구하는 당시의 유행가로 볼 수도 있다.
九罭 (구역 : 아홉코의 그물)
九罭之魚 鱒魴 我覯之子 袞衣繡桑. 아홉코의 그물에 잡힌 고기 준어와 방어라네
구역지어 준방 아구지자 곤의수상 우리 님 만나니 곤룡포 수놓은 바지 입으셨네.
鴻飛遵渚 公歸無所 於女信處. 기러기 물가에 날아와 앉네 우리 님 머물 곳이
홍비준저 공귀무소 어여신처 없어서 그대들에게 머무시겠는가?
鴻飛遵陸 公歸不復 於女信宿. 기러기 뭍으로 날아가 앉네 우리 님 돌아갈 곳이
홍비준륙 공귀불복 어여신숙 없어서 그대들에게 묵어 가시겠는가?
是以有袞衣兮 無以我公歸兮 無使我心悲兮. 이같이 곤룡포 입은 분을 모셨는데 돌아가신다는 말
시이유곤의혜 무이아공귀혜 무사아심비혜 하지 마시고 우리 마음 슬프게 하지 마옵소서.
* 주공이 동쪽으로 정벌나가 있을 때 동쪽 사람들이 기쁘게 맞이하여 영접하였다. 주공이 서쪽으로 떠나가고자 하니
사람들이 주공의 떠남을 아쉬여하며 부른 노래라고 한다.
狼跋 (낭발 : 늙은 이리)
狼跋其胡 載疐其尾 公孫碩膚 赤舃几几. 늙은 이리 앞으로 나가려다 턱살 밟히고 뒤로 물러서다 꼬리를 밟고 넘어지네
낭발기호 재치기미 공손석부 적석궤궤 주공께서 큰 공을 사양하시니 붉은 신이 편안도 하구나.
狼疐其尾 載疐其호 公孫碩膚 德音不瑕. 늙은 이리 뒤로 물러나다 꼬리를 밟고 앞으로 나가려다 턱살을 밟고 넘어지네
낭치기미 재발기호 공손석부 덕음불하 주공께서 큰 공을 사양하시니 좋은 칭찬이 끝이 없구나.
* 주공이 관숙, 채숙의 유언비어 때문에 성왕의 의심을 샀으나, 몸가짐과 행실이 빗나가지 않았으므로 이를 아름답게 여겨
부른 노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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