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

派 (물갈래 파)

나무^^ 2010. 6. 17. 18:42

                         吾超 황안웅 선생의  말과 글                                                      

                                                                                            2009. 10.. 12 (월) 영남일보

          派 (물갈래 파 : 바다에서 샘까지 거슬러 본 물의 흐름 ) 

 

 

                물은 바람처럼 한없이 부드러운 것이기 때문에 그 어떤 막힘도 없이 낮은 곳을 향해 밤낮으로 흐른다.

                샘에서 바다까지 흐르는 흐름은 그 어떤 것보다도 길기 때문에 이를 '永(길 영)'으로 나타냈다.

                반대로 바다에서 샘까지 거슬러 그 흐름을 따라 가다가 보면 수많은 물갈래가 결국 하나의 바다로 모인 셈이니

                이를 본떠 만든 글자가 '永'을 뒤짚어 놓은 '派(물갈래 파)'이다. 그래서 우리 몸 속의 물갈래를 나타내는 글자

               '月永' 을 '힘줄'이라는 뜻으로 쓰고 있다.

                그렇다면 우선 샘에서 바다까지 자연
적으로 흐르는 물의 줄기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어떤 '샘(泉)'은 또 다른 어떤 샘과 골짜기에서 만나 마치 가는 실이 서로 엮이듯 작은 물줄기를 이룬다.

                골짜기에는 산에서 굴러 떨어진 '바위 덩어리(口)'가 있고 그 바위 덩어리를 비켜 흐르는 물줄기가 있게 마련이므로

                이 바위를 비켜 흐르는 물의 모양을 합쳐 '谷(골짜기 곡)'이라 쓴 것이다.

               '만학천봉'이라는 말처럼 산봉우리 보다는 골짜기가 훨씬 많다. 그래서 이 골 물과 저 골 물이 한데 모이는 꼴은

                마치 작은 물 줄기(; 작을 요)를 손톱(爪;손톱 조)으로 긁어 큰 물 줄기(大)를 이룬 것과 같다는 뜻에서

                이를 '溪(시내 계)'라 하였다.

                샘에서 시내까지의 물줄기는 작은 줄기라 물을 막는 일에 큰 신경
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저 산골물과 이 산골물이 합쳐 흘러 나온 물을 평지에서 받아들일 때에는 반드시 물의 흐름을 제한하는

                제방이 튼튼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산골을 벗어나 흘러온 물을 좌우 두 제방 속에 가두어 흐르도록 한 물을 일러

               '川(내 천)'이라 하였다. 속담에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은 그럴 수 없는 환경에서 특이한 인물이 나왔다는 말로

                용은 고사하고 잉어조차 등짝이 드러나 살 수 없는 곳은 곧 '溪'나 '川'이다. 

               '川'은 다시 다른 '川'과 합쳐 '河(강물 하)'를 이룬다. 그런데 이 글자는 '강물'이라는 뜻 이전에 

               '黃河'의 '河'라는 고유명사가 변하여 '川'이 합쳐진 큰 물기를 뜻하는 일반명사로 쓰이게 된 것이다.

                그리고 '河'보다 더 큰 물 줄기를 뜻하는 '江'(큰물 강)도 실은 '揚子江'의 '江'이 일반명사로 바꿔져 쓰이게 된 것이다.

                같은 ''(물 수)에 '工'이 붙고 '가(可)'가 붙어 크고 작은 뜻을 나타낸 것은 곧 물 소리를 붙여 구분한 것이다.

                즉 아무래도 흐름이 격하고 황토의 침전
으로 인해 컬컬컬 소리를 내며 흐를 수밖에 없는 것은 '河'요,

                수심이 깊고도 강폭이 넓어 꿍꿍꿍 소리를 내며 흐르는 물은 '江'이 된 것이다.

                강물은 끊임없이 바다로 흘러들어 간다. 마치 '자식을 다 낳은 비녀 꼽은 어미(每)'가 많은 자식을 다 받아들이듯

                받아들이기 때문에 '받아'에서 '바다'가 되었다.

                바다는 또 모여 더 큰 바다를 이룬다. 마치 양들이 떼를 이루듯 모여 한없이 바람 부는 그대로 출렁이니

                이 큰 바다를 '洋'이라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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