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

殺 (죽일 살)

나무^^ 2010. 7. 19. 14:11

                          吾超 황안웅 선생의  말과 글                                                      

                                                                                            2009. 12. 14 (월) 영남일보

                  殺 (죽일 살 : 베고, 벗기고, 때린다는 뜻)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일을 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일의 결과는 좋을 수도 있고, 좋지 못할 수도 있다.

               이 일의 성취를 두고 가늠하여 잘한 일에 상을 내리는 것을 일러 '논공행상'(論功行賞)이라 하였다.

               그렇기로 '功'(공로 공)이란 힘(力)을 들인 그만큼(工) 얻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勞'(수고로울 로)의 결과가

               곧 '功勞'(공로)인 것이다.

               이와 달리 일을 늘 잘 할 수만은 없다. 일의 시작이나 과정이 아무리 좋았다고 스스로 자부해도

               그 결과가 좋지 않으면 이를 일러 '過'(허물 과)라 한다. 그래서 사람은 대부분 결과적으로 '功'과 '過',

               둘 사이를 벗어나기 어려우며 논공행상의 영예를 차지하기도 쉽지 않다.

               한편 어떤 허물을 지으면 반드시 그에 해당하는 '刑罰'(형벌)이 더해지게 마련이다. 이때에 '罰'(형벌 벌)이란

               가벼운 허물에 더해지는 것을 말하며, '刑'(형벌 형)이란 무거운 허물에 더해지는 것을 말한다.

               예로부터 내려온 '벌'로는 '譴責'(책임을 묻고 나무람)이나 '笞杖'(매를 맞는 일) 등이 그 대표적인 벌이지만,

               무거운 '형'은 소위 '五刑'이라 하여 墨刑(몸에 문신을 표시해 두는 벌), 刑(코 베는 벌, 발을 자르는 벌),

               宮刑(생식능력을 없애는 벌), 大(죽이는 벌) 등이 있었다. 

              '죽이다'는 말은 마치 낫으로 풀을 베어 버리듯 '艾'(벨 애)하거나 나무의 껍질을 벗겨 버리듯 '朮'(벗길 출)하거나,

               몽둥이로 죽도록 끊임없이 때리듯 ''(몽둥이 수)하면 결국 죽을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죽음에 이르도록 하는

               세 가지 방법을 합쳐놓은 글자다. 그렇다면 무슨 죄를 지으면 이처럼 베거나 벗겨 버리거나 때려 죽여 버리는

               큰 벌을 가하게 되었던가? 삼천가지 죄 가운데 가장 큰 죄는 부모님께 막심한 불효를 첫째로 들었고,

               둘째는 신하나 백성이 되어 임금님의 뜻을 거역한 자를 큰 죄로 거론하였다.

               즉 '충효'를 가장 큰 도덕적 실천의 바탕으로 삼아 불충불효(不忠不孝)를 크게 경계하였고,

               도덕적 성취는 반드시 효에서 우애로 나아가고, 충에서 신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에서 이른바 '孝悌忠信'이라 하였다.
               따라서 "충성과 신의를 주장삼을 것이며, 행실은 돈독하고 공경스럽게 해야 한다."(主忠信, 行篤敬·논어)라 하였을 때에

              "행실을 돈독하고 공경스럽게 한다"는 도덕적 함양도 다름 아닌 부모 형제와의 바람직한 도덕적 태도,

               즉 '孝悌(효제)'를 통해 길러져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가정에서부터 길러진 도덕을 큰 사회 또는 나라로 확대
적용하도록 한다는 뜻에서 '국가'(國家)'라는

              말도 나왔다. 그래서 "효는 마땅히 힘을 다할 것이요, 충은 목숨을 다할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孝當竭力, 忠則盡命· 천자문)라 하였고, 또는 "임금이 욕되게 되면 신하는 죽음으로 맞서야 한다"(主辱臣死)라고 하였다.
              임금이 욕되면 신하된 이는 마땅히 스스로 죽음으로 이를 대처해야 한다는 말로 이는 "뜻있는 선비나 어진 이는

              구차스럽게 삶을 구하여 어짊을 해칠 것이 아니라, 제 몸을 버려 어짊을 이뤄내야 한다"

             (志士仁人, 無求生以害仁, 有殺身以成仁·논어)는 말과 상통된다. 어떤 경우라도 제 목숨은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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