吾超 황안웅 선생의 말과 글
2010. 1.4. (월) 영남일보
예나 지금이나 인간은 누구나 다 불확실한 미래를 미리 알아 볼 수 있는 '점'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작게는 내일 날씨에 대한 것에서부터 크게는 전쟁에 있어서의 승패에 대한 결과를 미리 알아보는 방법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점'이었다. 점치는 방법으로는 두 가지가 있었다. 거북을 태운 결과 뼈에 갈라진 금을 보고 길흉을 가늠하는 '卜'(점 복)과, 시초라는 점대를 써서 수를 얻고 그 수를 조합시켜 길흉을 가늠하는 '筮'(점 서)가 있다. 이런 뜻에서 일찍이 "거북으로 치는 점은 모양을 얻어 보는 점이요, 시초로 치는 점은 수를 얻어 보는 점이다" (龜, 象也, 筮, 數也·춘추좌전 희공 15년)라고 하였다. 하나의 '卦'(걸칠 괘)를 짓고, 그에 따른 풀이를 통해 길흉을 판단하는 점이다. 즉 '어떤 일을 이룰 수 있는지 없는지, 또는 어떻게 하면 잘 이룰 수 있는지'를 미리 알아보는 변화의 수를 얻는 점이었다. 명확하게 살펴서 어떤 일 자체의 상태를 일단 점검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강구해 보려는 것으로 '징조의 포착'에 더한 관심을 둔 점이었다. 이런 까닭에 거북을 태울 때에 일어나는 일차적 현상을 그대로 본뜬 글자가 곧 '卜'이다. 즉 'ㅣ'은 불 위에 매달린 거북을 본뜬 것이요, 그 거북이 불에 태워지면 반드시 살이 찢어지면서 '푸우-'하고 소리를 내기 때문에 이를 '`'로 본뜨고 글자의 소리를 '푸우-'에서얻어 '복'이라 한 것이다. 그리고 거북의 뼈가 가로 세로로 수많은 실금으로 갈라진 모양을 '兆'(징조 조)라 하였는데, 이때 나타나는 실금들은 한둘이 아니고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금을 내놓다는 뜻에서 인간이 뜻 둔 글자라는 '億'(억 억)보다 더 많은 수를 가리키는 '兆'(억조 조)로 쓰기도 한다. 필요한 일이었다. 특히 임금의 거취를 비롯한 제반 일에 대하여 점을 쳐 오늘날까지 '兆朕(조짐)'이라는 말이 그대로 내려오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朕'(나 짐)은 천자나 임금이 자신을 낮춰 부르는 대명사다. 또한 점친 결과도 아무나 해독할 수 없었다. 그 조짐을 보고 길흉을 판단하는 사람은 예사로운 사람이 아니었다. 그 어떤 나름대로의 풀이하는 법이 있었을 것인데 이렇게 점친 결과의 길흉을 판단해 알려주는 일을 '卜'에 '口'(입 구)를 붙여 '占'(점칠 점)이라 하였다. 말할 것도 없이 '죽음'이 가장 흉한 일이요, '태어남'이 가장 길한 일이라 생각했다. 이 태어남과 죽음 사이에 같은 값이면 부드럽게 사는 것이 또한 길한 일이었다. 이렇게 보면 '점'은 곧 언제나'壽'(목숨 수)와 '福'(복 복)을 가늠해 보는 일이다. '店'(상점 점)이라는 글자가 있고, 저녁 때에 치는 점은 뜻밖의 일이라는 뜻에서 '外'(밖 외)가 있다.
'수'를 얻어 길흉을 판단하는 시초점(蓍草占)은 시초를 통해 '六爻'(여섯 무늬라는 뜻)를 얻어
이에 반해 모양을 얻어 길흉을 판단해 보려는 거북점(龜占)은 불에 탄 거북 뼈가 가로 세로로 어떻게 갈라져 있는가를
애당초 점은 일반 백성들에게서 이뤄진 것이라기보다 임금을 중심으로 한 지도자 집단들이 나라를 경영해 나가는데
그렇다면 인간에게 있어서 길한 일과 흉한 일은 어떤 것인가?
그래서 오늘날 백화점에 많은 이들이 모이듯 옛날에는 점치는 집에 많은 이들이 모였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