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

刀 (칼 도)

나무^^ 2010. 10. 31. 10:19

                              吾超 황안웅 선생의  말과 글                                                       

                                                                                         2010. 4. 26 (월) 영남일보

                                刀 (칼 도 : 칼날과 칼등을 그린 모양)

 

 

               물건을 베는 도구이자 생명을 위협하는 무기인 칼은 신석기시대부터 돌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다.

               돌칼은 날과 등으로 나뉘어 있는 외날 칼도 있고, 두 날로 된 양날 칼도 있었다. 외날 칼은 물건을 자르는 

               생활도구로 사용됐다. 양날 칼은 물건을 자르는 생활도구가 아니라 전쟁 때 사용하는 무기였다.

               따라서 칼에도 두 종류가 있다. 외날로 된 칼은 '刀(칼 도)'라 하여 생활도구로 사용되는 것이고,

               양날로 된 칼은 '劍(칼 검;劒과도 같음)'이라 하는데, '劍'이란 '누구나 지니는 호신용 칼'로 '刀'에 

              '僉(여러가지 첨)'을 붙인 무기를 말한다.

              '상서 고명'에는 "주나라 무왕이 폭군 주를 베어 백성을 위로했다. 폭군을 응징했던 칼은 붉은 칼(赤刀)이었다"라고

               적혀 있다. 주나라 때 이미 금속으로 정교한 칼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이 금속으로 만든 칼을 써서 문자를 기록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생활도구로 쓰는 칼은 옷을 마름질(형체에 맞추어서 천이나 모피·가죽 등을 자르는 일)할 때 썼다.

              '衣(옷 의)'에 '刀(칼 도)'를 붙인 글자 '初(처음 초)'는 원래 옷의 시작을 뜻하는 '마름질'을 말한 글자다.

              '(줄기 경)'에 '刀(칼 도)'를 붙인 '(목벨 경)'은 사형을 뜻하는 글자다. 사형 도구로 칼을 썼다는 것을 보여주는 글자다.

  
              '천자문'에
따르면 "칼은 '巨闕(거궐)'을 가장 알아준다(劒號巨闕)"고 했다.

              '거궐'이란 왕이 있는 궁궐의 대문을 지키는 큰 칼이다. '闕(궁궐 궐)'이란 글자는 '欠(모자랄 흠)'에

              '逆(거스를 역)'을 붙여 신분이 미치지 못하는 이들이 궁궐을 드나드는 걸 막는 궁궐의 대문이라는 뜻이다.

               칼은 정의를 실현하는 도구다. 가를만한 곳을 찾아 가르되 마구잡이로 갈라서는 안 된다.

               일정한 원칙을 세워 그 원칙에 따라 갈라야 한다. '원칙'이니 '법칙'이니 하는 말에도 '칼'이 붙어 있다.

              '則(법칙 칙)'이란 쓸모있는 값대로 나눈다는 뜻이다.

               중국은 지세가 지는 언덕을 가늠해 9개 즉, '구주(九州)'로 나눴고, 조선은 서울에서 지방으로 이르는 길을 중심으로

               팔도로 나눴다. 원칙에 걸맞은 가름이다.

               옳고 그름도 가름해 나눠야 할 틈새가 있고, 이롭고 해로운 것도 정확히 보고 정확히 나눠야 할 분기점이 있다.

               원칙 없이 임의로 그 어떤 값어치를 나누다 보면, 모든 일은 엉키고 망하고, 더 이상 나갈 수 없어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칼로 나눌 것을 나누고, 기록할만한 것을 새기고, 죽여 마땅한 이를 목 베어 처단하였으며

               마름질하여 옷을 만들어 입었다. 또한 큰 것을 잘라 서로 나누어 먹고 살아 왔다.

               이 칼은 사용만 잘 하면 참으로 쓸만한 도구이고, 유용한 무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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