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참 아름다운 기사를 읽고...

나무^^ 2012. 4. 5. 22:35

 

 

 

                                                                                                                    (관악구 삼성산의 봄숲)

 

                     

                        손창근님의 '아낌없는 숲사랑' 남산 2배 1000억대 임야 국가 기부 (지명훈 기자) 

 

 

      

           

              비리와 거짓을 알리는 기사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오늘 아침 동아일보(2012. 4. 5.)에 난 기사 중에서 이 내용을 

              읽으며 마음 훈훈한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몸이 허약한 나는 '나무' 라는 법명을 스스로 지을 만큼 숲에 가기를 즐기고 나무를 좋아하며 감사하게 생각한다.

              웬만한 미용실에서 피부관리를 받은 것보다 산에 다녀와 거울에 비친 안색이 더 밝고 깨끗한 것을 느낀다.

              새소리 즐거운 숲은 돈 받지 않고 산소맛사지와 함께 마음까지 위안해 주는 더할 수 없이 고마운 곳이다.

              그럼에도 쓰레기를 흘리고 오거나 나무를 훼손하는 사람들이 있는 건 참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어린 시절 용산동에서 태어나 남산 밑에 자리한 초등학교를 다니고, 중교교 또한 교실 창에서 남산을 오르내리는 

              케이블카를 바라보며 보냈다. 남산과의 인연이 깊은 시절이었다. 개발되기 전의 울창했던 남산의 숲과 

              이불 빨래를 할 만큼 물이 흘러넘치던 계곡을 지금도 기억한다. 그후 지방에 살 때는 남편과 전국의 많은 산을 돌아다녔다.

              그는 반드시 정상까지 가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고, 나는 때론 토악질이 날 만큼 힘든 것을 참으며 정상에 오른 후 

              그와 함께 시원한 바람을 들이마시며 눈 아래 펼쳐지는 광경에 성취감내지는 초연함을 만끽하곤 헸었다.  

              지금은 아파트 바로 앞에 산을 강아지 산책을 주목적으로 자주 오르내리면서 자연스레 심신의 건강을 지킨다.

 

              용인시와 안성시에 걸쳐있는 자신의 임야 662ha (약 200만평)을 산림청에 기부한 손창근씨(83세)는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꺼려 대리인을 시켜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고 한다. 물론 그 분의 자녀들도 적극 동의하였다고...

              또한 1960 년부터 잣나무, 낙엽송 등 5 종류 200 만여 그루를 심어 가꾸며 임도를 만들고 계곡물이 범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방댐을 설치하는 등 산림관리에 힘쓰셨다고 한다.

             '대기업들이 임야를 매각하라고 요구해왔는데 그럴 경우 산림이 훼손될 우려가 켜 국가에 기부하기로 결심했다...

              이 숲이 다음 세대까지 온전히 잘 보호되고 관리되기를 바란다'라고 말씀하셨단다.  

                 

              이렇게 오랜 시간 정성들이고 마음을 쏟은 산림을 오래오래 보존하기 위해 산림청에 기부하신 그 분의 뜻이

              훌륭하기 그지 없으며, 그 뜻을 잘 받든 자녀들도 훌륭하다. 아마도 그 선한 업에 대한 복을 대대손손 누릴 것이라

              생각된다. 세상살이는 제하는대로 그대로 되돌려 받는 인과응보의 이치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숲을 돈으로 생각하면 어느 사람인들 욕심이 나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고 

              인간에게는 돈 이상의 의미있는 삶의 정신이 존재함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숲에 오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이득을 나누어 주고자 하는 원대한 선함이 아닐 수 없다.

              나무들이 울창해져 깊은 숲이 되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필요하고, 숲은 인간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산소공급을  

              해주며 수많은 생물들의 터전이 된다. 또한 여러 가지 아름다움과 함께 성찰의 공간이 되는 곳이다.

              이제 수많은 사람들이 아토피 치료와 암치료를 위해서 숲으로 가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 분의 기념비를 세운다고 하니 조만간 이 숲을 찾아가 감사의 마음을 가득 전하고 오고 싶다.

              그 분을 보지 않아도 숲에 들어서면 그 분의 큰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개발로 점점 사라지는 숲을 이렇게 우직하게 지키고 가꾸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물려주시는 아름다운 마음을

              이 숲을 지나는 모든 이들이 본 받으며 오래오래 잊지 않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또 하나!

 

         천리포 언덕에 40년간 나무 심어 수목원 일궈낸 '벽안의 미국인'(2012.4.6 글.조연환 전 삼림청장)

 

             글쓴 이는 나도 감명깊게 읽은 '장 지오노'의 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의 주인공 '엘자아르 부피에' 같은 분이라며 

            '칼 페리스 밀러(한국명 민병갈)'님을 소개하였다.

             그 분은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향리 천리포 모래언덕에 40 년간 나무를 심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을

             만드셨다. 나는 예전에 그 수목원의 얘기를 듣고 가보아야지 생각하고 여태 가보지 못한 곳이다.

 

             그 분은 1921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나 우리가 광복되던 해 해군 중위(25세)로 우리나라에 오셨다.

             42 세 때 한 농부의 간절한 부탁으로 얼핏 보기에 모래언덕 뿐인 산을 사서 나무를 심기 시작했으나 거듭 실패하면서

             식물도감이 해지도록 공부를 하고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모래땅에 살 만한 나무를 심으셨다고 한다.  

             현재 400여종의 목련과 370여종의 호랑가시류를 비롯한 1만3000여 종의 식물이 살고 있으며 국제 수목학회로부터              

             아시아  최초의'가장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또'호랑가시수집수목원'으로 인증 받았다고 한다.

             

            '조안 말루프' 의 '나무를 안아보셨나요' 책에 보면, 호랑가시나무는 대표적인 하목으로 오래된 숲에서만 볼 수 있다.

             잎이 넓은 활엽수이면서도 겨울 내내 푸르름을 보여줌으로 숲을 생기있게 하는 독특한 나무인 것이다.

             그래서 기독교인들은 크리스마스에 이 나무의 푸른색과 열매의 붉은 색을 장식하며 의미부여를 하였다.

             즉 '박애와 생명'의 상징으로 이 나뭇가지를 이용한 것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나무 한 그루에 얼마나 많은 

             생명체들이 함께 존재하는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분은 2002 년 4 월, 81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나무와 결혼했다며 모든 열정을 수목원을 가꾸시는데 바쳤다.

             유언으로 '나무가 행복한 수목원으로 만들어 달라'고 하시며 대한민국에 일생을 바친 54만㎡의 토지와 13,000여 종의

             식물을 유산으로 남기신 것이다. '나는 300 년 앞을 내다보고 수목원을 시작했다. 나의 미완성 사업이 내가 죽은 후에도

             계속 이어져 내가 제2의 조국으로 삼은 우리나라에 값진 선물로 남기를 바란다.' 는 그 분의 원대한 희망을 읽으면서

             나는 눈물이 날 만큼 감동과 감사함을 느꼈다.

             제 나라 제 가족을 해치면서까지 눈 앞의 이익에 급급하는 인간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자신의 영달과 상관없이 

             삶의 본질에 충실한 채 묵묵히 살다 이렇듯 훌륭한 뜻을 남기고 가시는 분이 있다는 사실은 각박한 세상의 

             한줄기 빛처럼 찬란하고, 그곳의 나무가 살아있는 한 그 분의 향기 또한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아직은 꽃샘바람이 심술을 부리는 봄, 이번 봄나들이는 이 두 곳의 숲을 향하여 떠나볼 생각을 한다.

             아마도 나의 발걸음을 첫사랑에 빠졌을 때 만큼이나 가볍게 하며 나를 즐겁게 할 것 같다.

 

             P.S : 그 분이 돌아가신지 10 년째 되는 때 (2012. 4. 8.), 수목원에서는 300여명의 지인들이 모인 가운데 고인을

             수목장 했다고 한다. '내가 죽으면 묘지를 쓰지 말고 나무 한 그루라도 더 심으라.'고 하신 말씀을 실천하기 위해

             양지바른 곳에 썼던 묘지를 바꾸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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