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안 말루프 지음 · 주혜명 옮김
아르고스 출판
몇년전 산에 가서 커다란 아름드리 나무를 안고 가만히 속삭이곤 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가끔 그 나무들를 어루만지며 잘 자라길 바라는 내 마음을 전하곤 한다.
책의 제목이 그런 내 마음과 통하여 사서 읽으며 나무에 대한 많은 것들을 알고 느낄 수 있었다.
작가는 나무를 무척 사랑하는 식물학자이며 환경운동가이다. 그녀는'소로우의 성찰'과
'릴케의 영성'이 담긴 언어로 나무들에 대한 사랑과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고 있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교육적으로도 아주 좋은 책이었다.
나의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고 건강을 지켜주는 고마운 숲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나는
집 앞의 산을 주 4회 정도 가볍게 등산하며 숲이 주는 계절의 아름다운 변화를 만끽한다.
숲이 우리에게 주는 수많은 선물들에 대해서 식물학자로서의 전문적인 지식으로 좀 더 상세하고
폭넓게 설명해 준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수많은 식물들에 대한 신비한 사실들을...
양버즘 나무, 너도밤나무, 참나무, 단풍나무, 소나무의 효용과 그에 따른 여러 가지 간과되는 일들,
아카시아 나무, 호랑가시 나무, 낙우송, 풍나무 등에 얽힌 그녀의 이야기는 잔잔하지만 강한 메세지를
남기며 마음에 파고든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매혹되고 그것을 즐기는 행복은 '소유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말하는
작가의 말에 동감한다.
숲을 살리기 위해서 절박한 그녀가 9.11 추모의 숲을 만든 아이디어는 개발을 막음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과 치유의 장소를 제공하게 하였고 또 수많은 나무들과 그에 따른 상상을 초월하는 수많은 생명체를
보존하게 하였다.
태반을 나무 밑에 묻는 문화는 생명과 나무가 동일시되는 인간의 마음이 드러남을 알 수있었다.
'좀 더 깊이 살펴보면 하나 안에는 다른 하나가 숨어있다. 달팽이의 삶 이면에도 예측이 불가능한
자연의 주사위 게임에서 놀랍게 생명을 이어가는 또 다른 유기체가 숨어있다. 숲이 파괴되면
이들 생명 도한 위험하다. 작고 윤기나는 몸을 가진 적갈색 파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렇게 우주 안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드넓은 그물망에 의해 촘촘히 연결되어 살아지는 것이다.
어리석을수록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그릇된 생각으로 사물을 지배하고 군림하려드는 한
결코 인간의 삶은 평안할 수도 행복할 수도 없는 일이다.
나중에 또 다시 읽어도 재미있을 그녀의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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