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프랑수아 르벨. 마티유 리카르 作
이용철 옮김 이끌리오 출판
철학이나 불교에 관심있는 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대화를 나눈 두 사람이 승려와 철학자이기에 앞서 가치관이 좀 다르지만 혈육지간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프랑스 한림원의 정회원인 유명한 철학자인 아버지와 분자생물학 박사 출신의 과학자였던 아들이
티벳의 승려가 되어 서로의 입장에서 질문하며 그에 따른 명쾌한 답으로 독자들을 사유의 길로 이끌어 간다.
불교는 무조건의 믿음을 전제로 비는 구복신앙과 달리 자기자각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따라서 부처님의 말씀을 바르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깨달음이 필수이다.
따라서 나역시 석가의 가르침은 종교이기 이전에 철학이며 삶의 지침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이란 현상세계와 마음의 본성을 바르게 인식하는 것이다.
전도 유망한 과학도였던 마티유는 세분화된 과학적 지식에 평생을 바치는 일보다 더 가치있다고 믿는
승려의 길을 선택한 과정과 이유를 이야기 해 간다.
아버지 장 프랑수아는 현상세계의 본질과 사유의 본질을 철학의 역사를 통해 아들과 논의한다.
그리고 그는 아들이 믿는 불교의 지혜에 감탄하지만 형이상학적인 면에서는 회의한다.
서양철학의 황폐화가 몰고온 공백을 불교가 채워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지혜는 과학적 확실성에 근거를 두고 있지 않으며, 과학적 사실성은 지혜에 이르지 못한다.
그럼에도 그 둘은 존재한다. 그 둘은 언제까지나 없어서는 안 되며, 영원히 서로 분리되어 있지만
또한 영원히 서로 보충적이다.' 라고 결론 짓는다.
승려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행복은 우리 모두가 내면에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발휘하는데 우리의 인생을 사용할 수 있으며,
마음의 참된 그리고 궁극적인 본성을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모든 순간은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과 같다. 그 방법을 알지 못한다는 것은
낙담과 무상함으로 이어지는데, 무상함은 궁극적인 실패인 자살로까지 이를 수 있다
행복은 필연적으로 지혜를 조건으로 한다. 지혜가 없으면 불행, 즉 마음을 지배하는 영속적인 불만의
주요 원인을 바로 잡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불만은 증오,질투, 집착, 탐욕, 자만 등 마음의 독을 극복하지
못하는 데서 생겨나며, 마음의 독은 자기중심적인 세계관과 자신의 내면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자아'라는
관념에 집착하는 데서 기인한다. 행복의 또 다른 본질적인 구성 요소는 이타주의, 사랑, 자비심으로 요약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더 이상 종속되지 않는 자유로움,
즉 평상심을 유지하기 위해서 항상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겨야 한다고 다시 생각한다.
우리들 내면에 지니고 있는 불성, 즉 내면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깨우기 위한 가르침을
함께 하며 살아가야 한다.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아둔한 인간이 되지 않으려면...
우리의 삶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수많은 인과법칙에 의해 종속되어 있으므로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내가 한대로 되돌아오는 것에 불과하다. 이 세상이 아닌 곳에서까지...
다만 내가 알지 못할 뿐이다.
나는 뒤늦게나마 경전을 통해 부처님의 말씀을 배우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내가 감당하기 힘든 험난한 세상을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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