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드니 빌뇌브
제작 캐나다, 프랑스 (2011년. 130분)
출연 루브나 아자발, 멜리사 데소르모-풀랭, 막심 고데트 외 다수
이영화는 상을 여러 개 받은 영화지만 영상이 아름답거나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다. 그러나 여운이 긴 인상적인 영화다.
인습에 도전한 한 여자의 기구한 운명이 마치 '오이디프스'의 내용처럼 처참하다. 그러나 그녀는 그 운명까지도
스스로 껴안으며 자식에게 사랑을 가르친다. '함께 있는 것은 축복이다.'...
강렬한 인상의 주인공 여배우, 벨기에 태생의 '루브나 아자발', 그녀의 연기는 그야말로 실제를 방불케한다.
기독교도인 '나왈'이 회교도 난민과 사랑에 빠져 임신에 이르고, 가문의 수치라며 남자를 총살하고 그녀까지 죽이려는
오빠들에게서 할머니의 도움으로 간신히 살아난다. 도시에 사는 삼촌집에 가 학교를 다닌다는 조건으로...
할머니는 아기를 고아원에 보내기 전 발꿈치에 점 세 개를 새겨놓으며 다시 만나게 될 것을 기원한다.
테러와 복수가 반복되는 중동, 영화 속 장소를 뚜렷히 알 수 없는 건 감독의 정치적 배려였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종교와 이념으로 인한 전쟁으로 파괴되는 인간성과 아수라장을 생생히 드러내며 충격적인 사실을 다루고 있다.
쌍둥이 남매 '잔느'와 '시몽'은 어머니의 유언장을 보고 혼란에 빠진다. 죽은 줄만 알았던 생부와 존재조차 몰랐던 형을
찾아 자신이 남긴 편지를 전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러기 전에는 절대로 장례를 치루지도 말고 관도 없이 돌아눕혀 땅에
묻으라고 한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자는 장례를 치룰 자격도 비석을 세울 자격도 없다면서....
잔느는 어머니의 과거를 향해 떠나고 영화는 현재와 과거를 번갈아 오간다.
진실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진실이 미칠 영향은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다.
고문의 처절함을 달래기 위해 '노래하는 여인'이 되어야 했던 엄마의 용서와 화해가 곧 자식들의 것이 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그녀의 삶이 보여주는 진실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녀의 죄가 아니기 때문이다.
불완전한 인간의 삶에서 벌어지는 불가사의한 일들의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아무도 지지 않는 세상이다.
그녀는 자신이 못다한 사랑을 자식들에게 염원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마치 다큐처럼이나 생생하게 전해지는 내용이 충격적이지만 설득력이 있었다.
전쟁은 어떠한 명분으로든 사라져야 한다. 인간이 저지르는 가장 비열하고 어리석은 짓이기 때문이다.
한 인간의 내면 속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갈등과 분쟁으로도 모자라 타인과 또 싸워야 하겠는가!
무슨 이유로도 타인을 희생시켜서는 안 되는 일이다. 아, 종교나 거대한 집단에 희생당하는 가엾은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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