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을 읽고

세종대왕실록 (박영규 作)

나무^^ 2013. 6. 17. 13:39

 

 

 

 

                                                                  박영규 作  웅진지식하우스 출판

 

          가끔, 지나가다 만나는 할인 도서매장에 눈길을 주면 생각지 않았던 좋은 책을 구입해 읽을 수 있다.

 

                 학창시절 배웠다기보다는 짧은 지식을 달달 외었던 역사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며 기억이 되살아났다. 

                 한글의 고마움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평소 세종대왕을 존경하였기에 선듯 이 책을 손에 들었다.

                 TV 드라마를 통해서도 여러 번 접했던 세종대왕, 과연 얼만큼 사실에 충실했나 알아볼 수 있었다.  

                 역사연구를 하는 학자가 아닌 이상 방대한 양의 실록을 열람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므로 이런 책을 쓴 작가의

                 열정어린 노고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무력이 아닌 순리에 의해 왕위계승을 한 조선의 왕인 세종은 그야말로 태종의 업적이라 할 만하다

                 첫아들 양녕이 왕으로서 적합치 않았기에 둘째아들 세종을 왕위에 오르게 하고 그의 지위를 안정시키기 위해

                 태종은 무고한 사돈 '심온'과 양녕과 절친한 외숙들을 모두 제거했다.  

                 형 양녕의 행실을 몹시 염려하며 간절한 충고를 올리던 세종, 그의 비범한 성숙함은 어릴 때부터 감출 수 없었다.

  

                 옛말에 왕은 하늘이 낸다고 함은 그만큼 왕으로서의 자질을 갖춘 이가 나라를 다스릴 때 안정과 번영을 이룬다는

                 뜻일게다. 그렇지 못할 때 나라 살림은 피폐해지고 인심이 흉흉해지는 것이다.

                '과학혁명의 초석을 다진 정초' 편에서 세종이 심한 가뭄에 고민하며 신하들에게 물을 때 정초는 이렇게 아뢴다.

                '하늘과 사람이 한 이치이니 사람이 아래서 느끼면 하늘은 변고로써 위에서 응합니다. 이것은 진실로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러나 어찌 아무 일 때문에 아무 재앙이 왔다고 꼬집어 말 할 수 있겠습니까?

                 신의 어리석은 소견으로는 새롭게 마련된 법이 많아서 백성들의 원망하는 마음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러나 그의 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언관에서 내쫓긴 듯 실록에서 그의 이름을 7년간 찾을 수 없었다 한다.

                 세종때 이르러서야 다시 요직으로 돌아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세종 개인의 학문적 출중함은 언어학, 천문학, 음악 등 등에서 감히 신하들이 따를 수 없을 만큼 깊이가 있었기에 

                 적재적소에 인재들을 배치하고 활용함으로 나라의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음을 이 책은 알려주고 있다.

 

                 제1부 '조선왕조의 주춧돌을 마련한 세종의 삶과 정치'에서는 세종의 어린 시절과 즉위과정, 훈민정음 창제에 

                 관하여 기술하고 있다. 집현전 학자들의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그것은 미미한 부분에 그치며 글자창제의 

                 모든 과정을 세종이 직접 관리하고 반포했음을 알 수 있다. 세종을 도운 대표적인 인물은 정인지 등이었다.

 

                 제2부 '세종실록 요략' 편에서는 세종1년에서 세종32년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일들을 다루었다.

                 총163권 154책으로 이루어진 방대한 분량의 세종실록은 단종 원년인 1452년 정월에 거의 마무리되어 감수작업을 거쳐

                 1453년 3월에야 완성을 보아 춘추관에 보관했다. 이후 왜란 등으로 전주사고본만 남고 소실되어 다시 영인본을 만들어 

                 보급하였다. 편년체로는 도저히 모두 수용할 수 없어 128권에서 163권까지는 지(志)로 구성하였다 한다.

 

                 제3부 '황금시대를 일군 세종의 인재들'편에서는 학창시절 배워 아는 이들에 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이 흥미로웠다.

                '정무 처리에 귀재, 황희', '정계의 음유 시인, 맹사성', '청백리 대명사, 류관' '대마도 정벌의 영웅, 이 종무',

                '무관의 표상, 최윤덕', '북방의 호랑이, 김종서', 그리고 세종의 학문적 스승으로서 '변계량'. '이수', '윤회'와 

                 정인지를 비롯한 집현전 학자들, 과학 혁명을 이끌어 간 '정초', '이순지', '장영실' 또한 음악의 거장 박연에 관한

                 이야기이다.

                 

                 실록에 기록된 사실을 근거로 한 내용들을 읽으며 각 분야에 걸쳐 세종의 깊고 다양한 학문적 지식과 폭 넓은 됨됨이가

                 어느 신하도 그를 능가하지 못할 정도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랬기에 그는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재들을 그들의 능력

                 이상으로 잘 활용할 수 있었다.  따라서 그는 막대한 업무에 자신을 혹사하므로 여러 가지 지병을 앓을 수 밖에 없었다.

                 소헌왕후 심씨에게서 8남2녀, 5명의 후궁에게서 10남 2녀를 본 다복한 왕이었으며 그들 사이에 이렇다 할 분쟁이

                 없을 만큼 잘 다스렸다. 또한 어떤 상소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형 양녕을 보호하며 형제간의 우애를 지킨 속 깊은

                 의리는 감동적이 아닐 수 없다. 권력을 쥐기 위하여 자진해

부모 형제를 죽이기까지 하는데...   

 

                 세종의 손자인 단종, 조카인 그를 제거하고 왕이 된 수양대군의 면모를 이 책을 통해서 제대로 인식할 수 있었다.

                 작가 '김동인'의 '수양대군'에서는 수양의 편에서 이야기를 전개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훌륭한 지도자가 다시 나온다면 우리 나라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다.

                 수많은 고난 속에서도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우리 민족의 역사를 보노라면 희망을 버릴 수 없는 일이다.

                 한 나라의 지도자란 자신의 욕망을 내려놓고 국민들의 삶을 위해 희생하는 큰 그릇이어야만 한다. 

                 그러나 현대사에 있어 그렇지 못한 지도자들로 인해 정치는 신뢰받지 못하고 국민의 혈세는 이곳저곳에서

                 어처구니 없는 낭비를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점은, 합쳐도 시원찮을 이 작은 나라가 둘로 쪼개져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왜 그래야 하는가?  북한의 실정은 여러 가지로 언급조차 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언젠가는 위정자들의 훌륭한 지도력의 합심으로 통일이 이루어지길 기대할 뿐이다.              

                  

                 정치인의 필독서이자 일반인의 교양서로, 자녀들의 교육서로도 매우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