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빈코 브레잔
제작 크로아티아 (2013년. 96분)
출연 크레시미르 미키츠, 닉사 브티에르, 말리자 스카리치치 외 다수
TV 쿡에서 찾아 본 무척 재미있는 일명 '섹스 코메디' 영화이다.
크로아티아의 출생률 0% 작은 섬에 신부 '파비앙'이 부임한다. 그에게 고해성사하러 온 매점 주인은
자신이 수많은 생명을 죽이고 있다며 털어놓는다.
알고본 즉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콘돔을 사가고 카톨릭 종교에 어긋하는 생활을 하는 것이다.
신부는 궁리 끝에 그와 함께 출산장려 프로젝트를 실행하면서 출생률이 70%에 이르게 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갖가지 해프닝과 부작용을 영화는 해학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금욕적 삶을 지켜오던 파비앙 신부가 프로젝트 동업자 '페타'가 가져온 야동을 보며 상상의 유혹을 뿌리치는 모습,
수많은 콘돔 속에 파묻혀 작업에 몰두하는 모습 등은 종교인의 이미지를 허물며 그 자체로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나 웃음 이면에 숨어있는 인간들의 강한 성적 욕망과 위선, 나냑한 의지 등을 표현하며 공감을 끌어낸다.
신과 인간의 문제 본능과 이성, 인종간의 차별 등무거울 수 있는 소재들을 유쾌한 웃음과 풍자로 사유하게 한다.
후반부의 반전은 웃음을 뚝 그치게하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카톨릭계의 신성모독이 거론될 것 같은 내용인데 시대적 흐름에 힘입어 표현의 자유를 누린 듯하다.
인간의 성적욕망과 종교적 갈등을 유쾌한 유모어로 승화시켜 통찰력 강한 영화를 만든 '빈코 브레잔' 감독의
재능이 돋보인다. 저예산 작품으로 흥행에 성공했다는 그의 또 다른 작품 <전쟁이 일어난 까닭은?>(1996년)을
보고싶다.
이 영화는 제 18회 부산국제영화제와 일반시사회를 통해 웃음폭탄을 선사하며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크로아티아는 아름다운 풍광과 평화로운 휴양지로 유명하지만 이 작은 섬은 천 여년 동안 프랑크 왕국을
시작으로 동로마 제국, 헝거리, 이탈리아, 러시아, 오스트리아 등 여러 나라의 통치를 받았다.
1991년 독립한 후에도 세르비아와 오랜 내전을 겪으며 파란만장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영화의 무대인 '달마티아'섬은 한때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다스리던 곳으로 인종적 갈등과 편견이 남아있다고 한다.
그런 배경에서 영화 속 인물 약사 '마린'은 반년은 세르비아에, 또 반년은 이슬람에 포로로 잡혔었기에 그런 행동을
하는 '미친 사람'으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슬픈 역사가 오히려 그들에게 생존을 위한 희화적 블랙코미디의 여력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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