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중국 운남성 여행을 예정하였다가 한 지인의 청으로 미서부 여행(5박 7일)을 하게 되었다. 그 친구는 '싱글여행동아리', 일명 '싱여동'이라는 까페 회원이였다. 여행사 '노랑풍선'과 함께 한 여행이였는데, 까페회원이 22명, 홈쇼핑 상품으로 온 노랑풍선 여행객 10명이 함께 다닌, 장거리 강행군 여행이여서 퍽 피곤했지만 무사히 잘 마쳤다. 여행사를 통해 온 이들보다 몇십만 원의 차이가 있을 만큼 저렴한 여행(140만원+가이드비100$+ 옵션비총 200여만원)이었는데, 두세군데 상점을 거쳐야했다. 덕분에 친구들 줄 가벼운 물건들을 구입할 수 있었다.
11시 공항에서 그들을 만나 레크리에이션하듯 인사를 나누고 여행수속을 밟은 후 아시아나 비행기에 올랐다. 여행의 시작과 끝이 늘 힘들게 느껴지는 건 비행기 좌석에서 밤을 지새워야 하는 일이다. 잠깐 졸기도 하면서 두어편의 영화를 보고 나면 여행지에 첫발을 내딛게 된다. '폴 뉴먼'주연의 '폭력탈출',과 인도영화 '카스미르의 소녀'를 재미있게 보았다. 올때는 '인턴'과 한 번 보았던 '아마데우스'를 다시 보았다. 안내를 맡은 가이드는 말솜씨가 청산유수인, 용모반듯한 이였다.
미국이란 나라는 나의 어린 시절을 슬프게 했던, 세상을 떠난 큰오빠가 유학 가기위해 준비했던 꿈의 나라였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이역만리 타국에서 접시닦이 등을 하며 공부했던, 막강한 부를 이룬 나라라고 알았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 인디언들의 멸망사를 담은 '운디드니에 나를 묻어주오'라는 책을 읽고 그 나라의 실상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나는 선조들을 핍박하며 수모를 주었던 일본과 미국이라는 두 나라를 내 여행목록에서 제외시키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순전히 '친구 따라 강남 간' 여행이었으며, 대단히 아름답고 광활한 자연경관을 본 것으로 만족했다.
환락의 도시 라스베가스에 도착하여 멋지게 잘 빠진 리무진을 타고 수천개의 붉은 첩탑들이 모인 '브라이스 케넌'을 관광하였다. 유구한 세월이 말없이 이루어낸 어마어마한 장관 앞에서 사람들은 환호성과 함께 그저 감탄할 뿐이었다. '벅시'라는 영화를 보면, 사막지대였던 라스베가스가 세계적인 유흥도시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바로 그 장소에 오게 된 것이다. 카지노를 통과해 객실에 올라갈 수 있는 호텔은 정신 사납고 내 취향이 정말 아니었다. 호텔을 향해 가며 황량한 사막지대를 찍은 사진과 화려하게 번쩍거리는 라스베가스 야경을 구경하며 찍은 사진들이다.
* 실용적으로 단순하게 지은 집들은 장식이 없고 마치 모형들 같았다.
* 카지노를 통해 들어가야 하는 호텔은 어찌나 건물이 크고 객실이 많은지 까딱 한눈 팔다가는 잃어버리기 십상이었다. 짐을 푼 일행은 밤거리를 구경하기 위해 가이드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 엄청난 규모의 화려한 호텔들이 즐비한 가운데 음악과 함께 십여분 동안 요란하고 멋지게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는데 그 규모가 엄청나게 크고 가히 예술적이었다 모여든 많은 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경탄해 마지 않았다. 영화에서만 보던 이런 딴세상이 있었다. 지구 한쪽에서는 수많은 난민들이 죽어나가고 이런 곳에서는 흥청망청 넘쳐나는 지나친 소비와 향락이 즐거움보다는 마음을 씁쓸하게 하였다.
* 거리 천장에서 미술쇼가 벌어졌다. 나는 아름답다는 느낌보다는 유치하게 느껴지는 화려함이었다.
* 성이나 궁을 연상케하는 대형 호텔이다. 이름은 들었지만 생각나지 않는다. 음악이 연주되고 물길에는 곤돌라가 떠다녀 마치 중세시대 유럽의 향락을 재현해보는 듯한 호화로움이었다.
* 태양의 서커스 'KA'를 관람하였다. 상설 대형극장의 장치는 어마어마했다. 쇼의 내용을 잘 모르고, 전날 늦게까지 다니고 새벽 4시부터 일어나 움직인 탓에 피곤이 산처럼 몰려와 제대로 감상하기 어려웠다. 좌석도 너무 멀고... 나는 망원경을 가져가 그들의 예술적인 아름다운 분장을 보며 즐겼지만, (모든 것은 아는 만큼 즐길 수 있다.ㅎ)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용을 모르니 졸다 나와 돈 아깝다는 소리를 했다. 서울에서 그들의 공연 '퀴담'을 즐긴 적 있는 나는 그들이 얼마나 수준높은 공연을 하는지 익히 알고 있어 쏟아지는 피곤함을 참고 잘 보았다. 그러나 다국적 사람들을 위해 만든 공연이라 화려한 볼거리 위주로 만들었는데도 내용을 모르니... 음악, 미술, 무용 등 종합적인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이 되어야 그들의 작품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 유타주에 위치한 '브라이스 케년'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나는 차창밖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수천개의 붉은 첨탑으로 이루어진 계곡의 장엄한 아름다움은 그만 할 말을 잃게 하였다. 이곳만 보아도 이번 여행은 여한이 없을 만큼 대단하였다.
* 다리가 잘린 내모습. 이래서 사진을 잘 찍지 않는다. 허리쯤에서 자르든지 발까지 나오던지 해야 보기좋은데... 나도 아직 잘 찍지 못한다.
* 일행 중 한 분이 혼자 앉아 조용히 경치를 감상하고 계셨다. 그 모습이 보기 좋아 사진을 찍으려니 돌아앉으셨다.ㅎ 말없이 가만히 앉아 유구한 시간이 전해주는 기운을 오래 느끼고 싶었지만 사진 몇 장 찍고 아쉽게도 곧 일어서야 했다.
* 수직절벽이 연속적으로 펼펴져 있는 멋진 자이언케년은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보았다. 노니는 산양들도...
나와 5일간 한 방을 쓴 룸메이트이다. 외모만 고운 게 아니라 마음씨도 고와서 손님 한 사람을 받는 바람에
번갈아가며 함께 침대를 사용했다. 룸메이트가 맘에 안 든다고 뛰쳐나와 다른 이들을 불편하게 하는 경우는
처음 보았다. 양쪽 말을 다 들어보니, 양쪽 다 메너 부족인데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도 없어 다툴만 했다.
다행히 우리와는 잘 지냈지만, 그녀는 남을 아랑곳 하지 않는 성격이었다. 나는 여행시 늘 좋은 짝을 만나
고맙게 생각한다. 이이는 일행이 있어 낮에는 별반 어울리지 않았는데, 다음 여행을 함께 가자 한다.ㅎ
차창밖 펼쳐지는 넓고 넓은 대지에는 포도밭, 아몬드밭, 오렌지밭 등이 이어지며 풍요로움을 드러냈다.
사막지대여서인지 흙먼지색벽에 장식이 없는 집들은 왠지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세째날, '그랜드케년'을 아이맥스 영화로 구경하였다.
오래전 중남미여행때 경비행기를 타고 심하게 멀미를 한 경험 탓에, 또 함께 간 친구도 영화를 보자 하여서...
아마도 친구가 경비행기 타자했으면 다시 도전했을텐데ㅎ...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하는 관광이었다.
화면이 너무 멋진 바람에 사진 찍는 실례를 범했다. 살아남은 탐험자들의 활동을 보여주는 내용이었는데,
아주 생생하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영화에서만 보았던 '그랜드케년'!!!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장관이 펼쳐졌다. 어찌 신의 존재를 느끼지 않겠는가!
이 자체로 신이기에 충분하다! 무엇을 따로 만들어 섬기고 하겠는가! 인간이 한낮 미물에 불과한 것을 느끼게 하는
장엄함이다. 이곳에 그만 몸을 던지고 싶을 만큼 멋지고 아름다웠다. 이곳을 처음 탐험한 이들의 희생이 컸다고 한다.
아름다운 강변도시 '리플린'으로 이동하여 하룻밤 묵고 서부 은광촌 '켈리코'로 이동하여 관광하였다.
새벽에 일어나 이동하는 관계로 잠이 부족하고... 버스 타고 가는 시간이 길어 불편하고 많이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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