志鳥榮八郞 著 尹相烈 譯
가곡 선생님 음악실 책장에서 오래된 문고판의 이 책을 발견하고 빌려와 읽었다.
1889년에 세광교양음악문고로 발행된 이 책은 아쉽게도 지금은 서점에 없는 책이다.
영화를 통해서 유명한 음악가들의 삶을 들여다 보아 알고 있었지만 몇 음악가들의 이야기는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천재적 음악가들의 주변에는 당연히 아름다운 여성들이 많았다. 바흐에서 말러에 이르는 16명의 대작곡가들이 사랑했던 여성들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는 '독일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독일 바로크 음악의 거장으로 동독의 소도시 아이제나흐에서 태어나 65세에 숨졌다. 그의 가문은 200 여년에 걸쳐 50 여명의 음악가를 배출한 집안이다. 그는 어려서는 아버지께, 9 살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는 집안 어른께 음악을 배웠다. 그는 특히 대단한 오르간니스트였다.
말년에 작곡의 총결산이라고 할 수 있는 '푸가의 기법'에 열중하면서 시력이 악화되어 수술을 받지만 끝내 시력을 잃고 건강도 악화되어 그의 두번째 아내 안나 막달레나의 지극한 간호에도 불구하고 숨진다. 그의 첫아내가 8명의 아이를 낳고 갑자기 죽자 아이들을 돌볼 아내가 필요했던 바흐는 16세 연하의 소프라노 가수와 재혼하여 안정된 가정을 꾸리고 13 명의 자녀를 더 낳았으며 그의 두 아내는 모두 현모양처였다. 유아사망이 흔한 때라 10명의 자녀만 살아남았다. 하지만 바흐가 죽은 후 10 여년 그의 자식들은 어머니를 돌보지 않아 빈곤하게 살다 갔다니 그 많은 자식들이 소용없었다. 참 믿기지 않는 일이다.
교향곡의 아버지라 불리는 하이든의 아내는 음악가 3대 악처 중의 하나로 그녀의 고약함에 질렸는지 그녀가 죽자 다시 결혼하지 않고 자유로운 만년을 보내면서 작곡에 몰두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어려서는 교회 합창단원을 했지만 변성기 이후에는 숱한 고생을 하며 필사적으로 음악공부를 해야했다. 25 세때 그가 사랑했던 여인이 수녀원에 들어가는 바람에 3 살 위인 언니와 결혼하게 되면서 비극이 시작되었다. 음악가인 남편을 이해하기는 커녕 질투심만 강했던 그녀는 아이도 낳지 못하고 40 여년을 함께 살다 숨졌다.
오케스트라 단원의 아내이자 가수였던 나이 어린 루이지아와 연인관계였던 그는 그녀에게서 영감을 받아 훌륭한 작품을 만들었으나 그녀의 남편이 죽은 후에도 결혼은 하지는 않고 그녀의 가족을 돌보아주었다.
또한 '교향곡 99번'의 제 2악장은 영국체재 중 알고 지낸 한 부인의 죽음을 애도하여 만든 것이었다.
모짜르트에 관한 이야기는 워낙 많이 알려져 있어 영화 '아마데우스'를 보면 충분하겠다. 또한 그의 누나가 얼마나 음악성이 뛰어났는지 '나넬 모짜르트' 라는 영화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여성이 음악가로서 활동하지 못했던 시기인데다 모짜르트의 그늘에 가려져야만 했다.
모짜르트의 아내 콘스탄체는 남편의 임종시 기절하여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고 하는데,그 이후 17 년 동안이나 그의 무덤을 찾지않아 그의 무덤은 영구히 찾아내지 못하게 되었다니 악처란 소릴 들을 만하다. 철없던 그녀도 그의 두 아이는 잘 키웠고 재혼하여 80 세까지 잘 살았다.
베에토벤 역시 영화로 만들어져 많이들 알고 있다. 그녀가 사랑했던 여성들이 하나같이 귀족들이었고 그는 끝내 결혼하지 못한 채 비운의 삶을 살다갔지만, 자신의 '불멸의 여인'들로 인해 '교향곡 제 7번' 교향곡 제 8번' 등을 작곡할 수 있었다. 말년의 그를 주제로 한 영화 '카핑 베에토벤'을 보면 청각을 잃은 그를 존경하고 따르던 젊은 여인의 도움으로 작곡을 하고 지휘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랑과 예술은 불가분의 관계가 아니던가!
40 여편이 넘는 오페라를 작곡했다는 로시니는 18세 때 '시금석'이라는 오페라로 화려하게 성공했다. 동시대를 살았던 베토벤조차 '세빌리아의 이발사' 같은 재미있는 작품을 많이 써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7세 연상의 성악가와 첫결혼을 한데 이어 10 여년 후 목소리가 나빠진 아내의 좌절로 결혼생활에 파경을 맞자 7세 연하의 헌신적인 여인을 만나 다시 행복한 삶을 이어간다. 말년에는 건강이 좋지않아 더는 오페라 작곡을 하지 못했다. 아내 오랑프는 남편을 지극히 존경하고 섬긴 여자였다.
19세기 중후반 낭만주의의 선구적인 음악가였던 베를리오즈는 프랑스 남동부 시골 도시에서 의사를 하는 부친에게서 태어났다. 모친은 음악에 소질을 보이는 아들을 극구 말려 의대에 진학했으나 해부실에서 도망치는 등 그는 결국 한 오페라에 심취하여 음악공부를 하지만 양친의 보조가 없어서 고전을 면치 못한다. 세익스피어극에 주연으로 출연하는 여배우 스미스슨에게 빠져 27세에 '환상교향곡'을 작곡하여 로마대상에 입상하면서 이름을 알린다. 우여곡절 끝에 그녀와 결혼했으나 8년만에 파경을 맞고, 그 후 13년 후 그녀가 죽자 10 세 연하의 가수와 결혼하지만 8년만에 세상을 떠난다. 그후 사랑했던 연상의 여인은 그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이지 않고, 그의 아들도 세상을 떠나 격정적이었으나 쓸쓸했던 삶을 마감한다.
여류소설가였던 조르쥬 상드와 사랑을 나누었던 쇼팽의 삶은 영화를 통해 알고 있는 것 이상이었다.
슈우만 역시 영화 '클라라'를 통해 브라암스까지 그들의 사랑과 우정을 상세히 알고 있었다.
그외 스캔들이 많았던 리스트, 바그너가 만난 이상적인 여인 코지마에 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코지마는 대작곡가 리스트의 딸이었으며 유부녀였지만 그들은 사랑을 나누며 마침내 결혼하기에 이른다. 은인의 아내를 사랑한 바그너는 '트리스탄과 이졸데'라는 작품을 악극으로 만들어 음악사에 남겼으며, 56세가 되어 장남을 얻은 기쁨을 작곡한 것이 '지그프리트 목가'라고 한다. 코지마의 나이는 33 세였다.
그외 만년에 여가수와 행복한 생활을 한 오페라의 대가인 베르디, 10살 연상의 유부녀와 결혼하여 성공의 길에 들어선 요한 스트라우스 2 세, 오페라 '박쥐'는 그녀의 도움이 컸었다. 그러나 그녀의 불행한 아들은 그들 사이를 금가게 했고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녛었다. 그후 만년에 얻은 아내로 그는 평안을 되찾았다.
브람암스, 차이코프스키, 푸치니, 말러에 대한 이야기가 더 있다.
음악가들 대부분이 사랑에는 물불을 안 가리는 건 그들의 감수성이나 자유로운 영혼으로 인한 열정 때문일 것이다. 창조를 위한 영감, 예술가들에게 사랑은 불가피한 일이었으리라.
'푸치니의 여인'이라는 영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질투심 많은 아내로 인해 순결한 하녀가 죽음에 이른다.
클래식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음악가들의 인간적인 삶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책이다.
바흐 (1685 ~1750. 독일. 65세)
하이든 (1732 ~1809. 오스트리아. 77세)
베에토벤 (1770 ~1827. 독일. 57세)
모짜르트 (1756~1791. 오스트리아.35세)
로시니 ( 1792 ~1868. 이탈리아.76세)
베를리오즈 (1803 ~ 1869. 프랑스. 66세)
쇼팽 (1810~1849. 폴란드. 39세)
리스트 (1811~1886. 헝거리. 75세)
슈만 (1810~1856. 독일. 46세)
브라암스 (1833~1897.독일. 64세) 바그너 ( 1813~1883. 독일. 70세)
푸치니 (1858~1924.이탈리아. 66세)
베르디 (1813~1901. 이탈리아. 88세)
말러 (1860~1911. 오스트리아. 51세)
차이코프스키 (1840~1893. 러시아. 5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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