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을 읽고/음악, 미술

바하 (이순열 作)

나무^^ 2017. 6. 4. 17:04

 

오늘의 해설이 있는 클래식 - 바흐 파르티타 4번

 

바흐( 독일. ohann Sebastian Bach 1685~1750)

 

 

이 책은 지인께서 주셔서 읽게 된, 아주 오래되어 절판된 문고판을 복사한 책이었다.

오래 전에 바흐 기념 100주년 음악회를 갔던 생각이 난다. 남편이 해외 연수중이여서 혼자 가고있는데, 마침 그가 전화를 해서 바흐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는 음악 전반에 걸쳐 박식한 사람이다. 덕분에 나도 클래식 음악을 즐겨듣고 좋아하게 되었다.

          

흔히들 '음악의 아버지' 또는 '모든 음악은 바흐에서 나와서 다시 바흐에게로 돌아간다'는 말을 한다. 바흐의 음악이 특히 품격 높은 음악이라는 생각을 하며 좋아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말의 의미를 좀 더 알게 되었다. 책의 첫 장을 열면 젊은 시절의 바흐사진이 있다. 그래서 화가들이 그린 다양한 바흐 사진을 찾아보았다. 그의 인상은 유연함과 강직함을 동시에 지닌, 예술가적 면모를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아버지가 음악을 생업으로 하는 가정에서 자란 그는 어린시절 현악주자인 아버지에게서 음악을 배웠을 거라고 한다.

그는 여덟살에 라틴어학교에 들어갔고 우수한 성적과 함께 합창단에서 아름다운 소프라노 목소리로 성가를 불렀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아홉살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그 이듬해에는 아버지마저 돌아가셔서 고아가 되었다. 그래서 오르개니스트였던 큰형과 함께 살던 청소년시절, 향학력에 불타던 그는 주어지는 모든 악보를 사보(寫譜)하며 연구하였다.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생각했는지 형이 보여주지 않는 거장들의 악보를 그는 밤이면 형이 잠든 사이 몰래 꺼내 달빛 아래에서 6 개월에 걸쳐 사보하였다니 그 열정적인 학구열은 대단하였다. 그러나 그 공들인 악보를 결국 형에게 빼앗기고 말아 형이 죽은 후에야 되찾았다고 한다. 아니, 형은 가여운 어린 동생의 재능과 노력을 질투한 것일까? 못됐다. 

넉넉지 않은 신혼 살림에 떠맡아야만 한 어린 동생이 지나치게 뛰어나면 그럴 수도 있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  

  

'건반악기의 기법을 마스터하도록 작곡된 평균율 조차가 겹겹의 신비에 쌓여 그토록 아름다움으로 가득차 있는 것도, 그래서 우리에게 참다운 환희가 무엇인가를 가르켜 준 것도 바하가 그 달밤의 무한에서 신비의 열쇠를 전수받았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필자는 말한다.

그 외에도 계속되는 바흐의 음악적 노력을 이 책은 여러 가지 소개함으로 바흐라는 천재가 있기 까지의 과정을 알려준다. 

뤼네부르크의 수학시절, 그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던 오르개니스트 '뵈엠'의 스승인 거장 '라이켄'의 즉흥연주를 듣기 위해서 함부르크까지 30 마일의 거리를 하루종일 걸어서 찾아가곤 했던 소년 바하의 집념은 우직하고 감동적이다. 필자의 말처럼 인적없는 들길을 종일 걸으면서 굶주렸던 그였지만, 그의 즐거움은 창조적인 영감으로 샘솟았을 것이다.

 

유리한 장학금을 얻기 위해 고향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학업을 마친 그는 직업을 구하기위해 고향인 튀린겐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의 연주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함으로 가장 뛰어난 오르개니스트가 되었다. 

북스테후데를 찾아서, 새로운 직장, 봐이마르 시절, 시련, 궁정악장 시대, 바르바라의 죽음, 안나 등으로, 필자는 소제목을 붙여 그의 생애를 자세하고 재미있게 설명해준다.

 

자녀들에게도 음악을 가르치고 때로는 아름다운 연주를 들려주며 단란한 가정을 꾸렸던 그였지만, 그의 아내 바르바르가 네 자녀를 남기고 숨지자 35살의 젊은 그는 쾨텐을 떠나 함부르크로 가기 원했다. 그러나 기부금을 많이 낸 연주자에게 밀려 옮겨가지 못하고 대신 그 유명한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원명:여러 가지 악기를 수반하는 6개의 협주곡)을 작곡했다. 필자는 다음과 같이 그 곡을 말한다

'이 6 곡의 협주곡은 바하의 전 작품중에서 가장 밀도가 높고, 가장 유쾌하며 즐거운 작품이라고 흔히 말하지만.. 왜냐하면 3 번에서는그 무궁동(無窮洞)같은 선율에도 불구하고 그지없이 우수에 잠긴 명상적인 무드를 조성하는가 하면, 6번에서는 흥겨우면서도 그 흥겨움이 군중속의 떠들썩한 즐거움이 아니라 가장 깊숙한 내면에서, 그리고 고독속에서 솟아나는 환희의 분출과 같은 것이다. 또한 1 번에서도 그 명상적인 메뉴엣 다음의 폴로네즈는 표면적으로는 퍽 명랑하면서 그 밑에는 깊은 우수가 깔려있다. 그리고 그 표면과 내면, 자신과 분신의 무궁한 대화가 전 작품을 통해 펼쳐지고 있다...

 

다행히 그는 그 이듬해 12월에 그를 지극히 사랑하는 안나 막달레나와 재혼하여 다시 안정을 이룬다.

그녀가 쓴 '악나 막달레나의 소박한 기록'이라는 책은 그에 대한 소중한 자료가 되었다고 한다. 그녀의 글은 그녀가 얼마나 그와의 결혼을 기뻐하고 그를 깊이 사랑했는지 잘 드러난다.

'그날, 제바스찬은 한없이 깊은 애정을 쏟아주어 나는 얼마나 행복한 꿈에 젖었는지 모릅니다. 그것은 겪어본 사람이라야 알 수있는 행복이었습니다. 혼례는 여성의 생애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날의 나만큼 행복한 여인은 없었을 겁니다. 왜냐하면 그 아무도 요한 제바스찬 바하와 같은 남편을 맞을 수는 없었을 것이기 때문에... 그의 품에 안겼을 때 나는 마치 대해로 흘러드는 보잘 것 없는 냇물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넓고 깊은 생명의 바다에 빠져 감싸인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해가 갈수록 그에 대한 신뢰감은 더해가고 그의 위대성을 더욱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그녀에게 다시 없을 이상적인 남편이었다.

 

'춤추는 조곡(組曲)'편에서는 다음과 같이 그의 음악을 분류하고 설명하여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한다.

Suite............. 6곡의 프랑스 조곡, 6곡의 영국 조곡, 6곡의 첼로 조곡

Partita...........무반주 바이얼린을 위한 3곡의 파르티타, (라이프찌히 시절의)건반악기를 위한 6곡의 파르티타

Ouverture......프랑스 서곡, 4곡의 관현악 조곡

루이 14 세 치하의 프랑스에서 조곡이 규모가 큰 궁정 민속음악으로 형성되자 음악가들은 오페라를 발전시컸고, 오페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발레를 위한 무용음악이 흥하게 된다. 그러자 무곡을 독립시켜 서곡의 형식으발전시켰다고 한다. 조곡의 양식을 서곡으로 창안한 '뤼일리'가 대표자이다...' 이와 같이 완전한 형태로 발전한 조곡은 순수한 프랑스 정신의 산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큰 스케일 속에서도 극도의 자유로운 악상을 구사할 수 있게 하면서도 서술은 간결하게, 그리고 디테일의 형성은 극히 명확하게 할 수 있는 양식이 완성된 것이다.' 그러나 바흐의 서곡들은 무곡 그 이상의 스케일과 깊이가 있었다.

 

필자도 말했듯이 우리는 바흐의 음악에 넘치는 환희와 함께 깊은 고독이 흐르는 것을 느낀다. 또한 악기 하나로 홀로 화성을 엮어가며 스스로의 힘만으로도 아름다운 화음을 연주하는 그의 곡들은 아주 인상적이다. 음악의 천재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시대를 살던 그는 굴곡 많은 삶의 고통들을 음악으로 승화시켜 세속을 초월하는 고귀한 아름다움으로 가득 채웠다. 그의 가정을 항상 음악으로 채웠듯이...  

 

아버지 외에 선생을 둔 적이 없었다고 말하는 그의 둘째 아들과 손자들도 지금까지 알려지는 음악가들이다.

그는 전처에서 8명, 안나에게서 13명의 자녀를 두었으나 살아남은 자녀는 10 명이었다고 한다.

바흐는 당대 최고의 오르게니스트로 그의 발이 건반에서 춤을 추는 듯 움직였다고 한다. 또한 가정에서는 클라비코오드도 즐겨 연주하여 아내와 자녀들을 즐겁게 하였다고 한다. 상상만 해도 행복한 가정이었음을 알 수 있다.

 

내가 대학에 들어갈 즈음, 다니던 후암교회에 파이프오르겐이 들어왔다. 처음 그 소리를 들었을 때 그 웅장함에 압도되어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 이중으로 된 건반들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절로 성스럽고 경건한 분위기에 빠져들면서...

 

밤늦도록 촛불에 의지해 자잘한 음부를 기록하곤 했던 그의 시력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건강도 악화되었다. 65세 때 그는 시력을 회복하기 위해 수술을 하지만 과도한 약물사용으로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나고 만다. '푸가의 기법'과 함께 바흐의 최후를 장식했다는 '음악의 헌정'을 들어보아야겠다. 

이 책을 주신 분께 감사드리고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읽어도 재미있을 귀한 책이다.

         

    

   

바흐-브란덴부르크 협주곡(Brandenburgische Konzerte BWV 1046∼1051)

       

 바흐(Johann Sebastian Bach) 

  

피아노의 역사

* 클라비코오드 

   

예배음악과 오르간

 *  파이프 오르간